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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고딩 연예인과 사귄다면... <10> 사랑이란..

이원영 |2004.06.07 12:14
조회 1,540 |추천 0


꼬마 녀석을 데리고 고시텔 내 방으로 들어왔다



「우아~~」



방을 본 녀석의 눈이 휘동그래진다

난 널려져 있는 쓰레기들을 잽싸게 비닐봉지에 담았다



「미안하다. 방이 너무 지저분해서」



그러나 녀석의 감탄사는 다른 의미였다

녀석은 손을 뻗어서는 빙그르르 한 바뀌 돌더니 신기한 듯 외친다



「아저씨! 양팔 벌려서 돌면 딱 방크기에여!! 장난감 나라의 방 같아여!!」



녀석은 침대를 발견하곤 붕 몸을 던진다



「어머! 이 코딱지만한 방에 침대도 있네!! 진짜 신기해!!」



이 녀석 봐라

방금 전까지 죽을꺼 같이 내 품에 안겨서 갸날픈 숨을 내쉬더니

방에 들어오자마자 붕붕 날아 다니네



「너 좀 전에 다 죽어 가더니 이젠 안 아픈거냐」


「아참... 저 많이 아파여...」



침대를 히쁘짝으로 쿵쿵거리다가 아~ 하면서 금새 휙 쓰러진다

사악한 녀석...



「비 맞은채로 그냥 자면 몸살난다. 얼른 가서 씻고 와라」



마땅히 입힐 게 없어 아쉬우나마 반바지랑 면티를 던져 주었다

녀석이 면티를 몸에 대 본다



「반바지 없이 면티면 충분하겠어여. 이거 완전 원피스인데」


「이, 임마... 그래도 아래 뭔가를 입고 있어야 할 거 아니냐」


「안 입어도 충분한...」


「돼써! 어서 빨랑 씻고 와!」



녀석을 문 밖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잽싸게 호흡을 조절했다




어휴... 저 놈의 지지배...

알면서 그러는건지 정말 모르고 그러는건지...

왜 자꾸 잠자는 싸나이의 본능을 일깨우려는 거냐구...



「아저씨」



녀석이 문을 빼꼼 연다



「아직 안 갔어? 빨리 씻고 와」


「아저씨, 나 혼자 씻으러 가야 되여?」


「그럼 혼자 씻지 내가 등이라도 밀어주랴」


「등이라니! 아저씨 응큼해여!」


「아쭈! 그러니까 빨리 가서 씻고 와」


「근데 아저씨. 지금 새벽이라서 나 무서운데」


「샤워실 불 켜면 되잖아」


「그래도 무섭다구여. 누가 확 덮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여」


「여기 여자 전용 고시텔이라서 나만 안 덮치면 아무도 안 덮친다」


「그래도 무섭다니까여」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구!」


「아저씨도 씻어야 되져?」


「너 씻은 다음에 씻을거다」


「옆에서 같이 씻어여」




엥?




「샤워실마다 칸막이 쳐 있을 테니까 상관 없잖아여」


「이, 임마... 우, 우리는 그냥 커텐으로만 막아져 있어...」


「막아져 있으니까 됐네여. 빨리 가서 씻어여 우리」


「이, 이러면 안, 안되는...」








「쏴아아아~~」


옆에서 녀석이 샤워를 하고 있다...



「이름도 모올라요 성도 몰라아~~

처음 본 남자품에 얼싸 안겨어~~」



녀석이 흥얼흥얼 노래를 하고 있다




물이 살에 부딪치는 소리...

나긋나긋 옥구슬 같은 목소리...

가사도 예술... (남자품에 얼싸안겨어~~)




이 커텐만 확 걷어 버리면 녀석이 전라로 있다는 소린데...

이래도 되는 것인가...

정녕 이래도 되는 것인가...



「아저씨!」



녀석이 부르는 소리에 흠칫 정신이 든다



「어, 어... 」


「아저씨 왜 커텐에 손 대고 있어여?」


「어, 어?... 그, 그게... 커텐이 벗겨질까 봐...」


「아저씨이~ 딴 맘 먹으면 안 되요」


「이, 임마... 따, 딴 맘을 먹다니...」


「아저씨, 샤워는 하긴 하는 거에여?」


「그, 그럼...」


「근데 왜 씻는 소리가 안 들리고 물 소리가 일정해여?」


「아, 아니야... (몸을 박박 부비면서) 씨, 씻고 있잖아」


「딴 맘 먹지 말아여. 난 아직 법적으로 미성년자에여」


「(정색을 하면서) 이, 이눔아... 내, 내가 뭔 맘을 먹는다구 그래」


「저봐봐. 말 더듬고 티가 팍 난다니까

에휴~~ 우리 아저씨 괜히 힘들게 하지 말아야지

나 먼저 들어갈 테니까 금방 씻고 와여」




녀석이 수건으로 몸만 가린 채 샤워실을 나간다

난 녀석의 멀어져 가는 발걸음을 들으면서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어휴 정말...

이러다 뭔 일 단단히 나겠구만...






「들어간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녀석은 어느틈엔가 면티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반바지가 아니라 완전 칠보에여」



녀석이 헤 웃는다

아가한테 큰 옷을 입혀 놓은 듯 하다




난 가방에서 속옷을 (잽싸게 몰래) 꺼내서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어디가여?」


「어... 옷 좀 갈아 입게」


「여기서 갈아 입어여」


「여기서?」



난 뜨악해서 녀석을 쳐다보았다

녀석은 태연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여, 여기서 어, 어떻게 갈아 입냐」


「왜 못 갈아 입어여?」


「너, 너가 있잖아!」


「아이구 참 나. 왜 내가 훔쳐 볼까봐 그래여? 남자가 소심하긴」



녀석은 등을 휙 돌렸다



「걱정마세여. 보라고 해도 안 볼 테니까」



녀석은 룰루랄라 노래를 하면서 책상 위를 만지작거린다

불안해서 나가서 갈아 입고 싶었지만

소심하다는 말까지 들은 이상

괜히 책 잡히기 싫어서 후딱 갈아 입기로 작정했다




녀석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폈다

녀석은 모르는 척 하면서 이젠 냉장고에서 뭔가 바리바리 꺼낸다



「우아! 박카스 되게 많네여?」


「어... 사무실에 있으면 많이들 갔다 주더라구」



난 자연스럽게 말하면서 잽싸게 옷을 벗었다

그리고 총알 같이 빤쓰를 끌어 올렸는데...

녀석이 날 힐끔 보면서 충격적인 말을 던지는 게 아닌가!!



「크기가 무슨 상관이야. 키우면 되지」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크.기.가.무.슨.상.관.이.야....................................





키.우.면.되.지...................................................






이녀석......

보지 말랬더니 결국...




분하고 억울했다!

악에 받쳐서 녀석에게 소리쳤다!



「안 본다고 했잖아!!」


「네?」



녀석이 순진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이 가증스런 녀석!!



「왜 봤어! 안 본다고 해 놓구선!」


「무슨 말이에여?」


「이 나쁜놈아! 나쁜놈아!」



서러워서 목까지 메어온다



「아저씨 왜 그래여」


「나뻐! 넌 나쁜 놈이야! 엉엉!」


「갑자기 왜 그러...」


「왜 봐! 왜 반칙해! 그러는 게 어딨어! 나 어떡하라구!」


「아저씨...」

「책임져! 이 나쁜놈아... (울먹울먹) 그리고! 왜 키워! 충분히 큰데 왜 키워! 난 크다구!」


「에구~ 왜 이렇게 흥분해서 그래여? 알아듣게 좀 설명해 보라구여」


「나뻐 임마... 너 나쁘다구... 」



녀석은 멍한 표정으로 내가 울먹거리는 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박카스를 내 눈 앞에 흔들어 보였다



「아저씨 박카스 선전 몰라여?

(갑자기 빨래 너는 흉내 내더니) 어 형 어디 가?

(양복 입고 출근하는 폼으로 갑자기 쑥떡을 멕이고) 앗싸붕~

(갑자기 어딘가 누굴 마주친 듯 포즈로) 아저씨 저 오늘 첫 출근이에요

(뭔가 대견한 표정 지으며) 뭐 하는 회사인데?

(쑥스러운 듯 머리 긁으며) 작은 회사에요

(내 어깨를 툭툭 치며) 크기가 무슨 상관이야. 키우면 되지」




녀석은 혼자 광고를 찍은 다음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왜 그래여? 아저씨 무슨 일 있어여?」






이.런.젠.장...................



뭔가 당한 느낌인데 물증이 없다......




「말해 봐여. 충분히 크다는 게 무슨 뜻이에여?」


「아, 아니... 어! 벌써 시간이! 빨리 자야겠다」



난 녀석을 강제로 침대에 눕혔다



「어서 자. 내일 스케줄 바쁠 거 아니냐」


「내일 촬영 없어여. 나 내일 한가해여」


「아니야. 바쁠거야. 그러니까 빨랑 자라」



녀석을 강제로 눕힌 다음에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리고는 난 바닥에 누웠다

녀석이 침대를 손으로 팡팡 치면서 말한다



「아~ 침대가 너무 넓다아

혼자 자긴 너무너무 넓은 걸~」


「그 침대 한 명 누우면 딱 맞는 소형 침대다」


「그래도 내겐 너무 넓은데여」


「그럼 넓게 편하게 써」



녀석이 몸을 휙 뒤집어서는 엎드려서 바닥에 누운 뒤 날 쳐다본다



「왜 쳐다보냐」


「......」


「왜 자꾸 쳐다보냐구」


「신경 쓰지 마세여 그냥 쳐다보는 거니까여」


「쳐다보지 마라. 코딱지 파고 싶은데 손가락이 경직된다」


「내가 파 줄까여? 내가 파면 대박 건질 수 있는데」




아유 저 여우 말하는 거 봐

애초부터 녀석하고는 상대가 안 되는 거였는데 내가 바보다



「나 잔다. 잘 자라」



난 녀석에게 등을 돌리고 모로 누웠다

물론 잠은 안 오겠지만 이대로 있다간 잡생각만 날 거 같아서

복식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그런데



「흐으읍!!」



뒤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껴안는 것이 아닌가!!



「뭐, 뭐야!」


「이야~~ 아저씨 배 진짜 포근하다」


「이, 이놈아! 손 치워!」


「아저씨 푸우 배 같아여」



녀석은 배를 더 꽉 끌어 안는다



「숨막혀 임마! 빨리 올라가서 자!」


「아저씨, 아저씨는 고딩 여학생의 소원이 뭐일 거 같아여?」


「말 돌리지 말고 빨리 올라가라니깐!」


「먼저 대답해 봐여. 대답하면 올라갈지도 몰라여」


「거 참... 」



녀석이 떼를 쓴다




에이...

할 수 없이 져 줘야지 뭐...



「고딩 여학생들이라면... 좋은 대학 가는 건가?」


「땡!」


「음... 그러면 멋진 연애 하는 거?」


「좀 비슷하지만 결국은 땡!」


「그럼 연예인하고 사귀는 거」


「땡!」


「몰라몰라. 답이 뭔데」


「정말 몰라여? 이거 설문조사에서도 많이 나온 건데」


「몰라」


「고딩 여학생들의 소원은여... 바로 현모양처가 되는 거에여」


「에? 진짜?」


「그래여. 고딩 여학생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 만나서

시집가서 이쁜 사랑하면서 사는 것을 꿈꿔여」


「요즘 애들이 그런다고? 그거 옛날 설문조사 아니냐?」


「아니에여. 하여튼 내 소원도 그거에여. 현모양처 되는 거」


「그래. 능력 있는 남자 만나서 꼭 현모양처가 되거라」


「꼭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날 필요는 없어여

돈은 내가 벌어도 되니까. 그냥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남자면 되여」


「그래. 꼭 좋은 남자 만나길 바란다」


「아이구 되게 싱겁게 대답하네...

그럼 아저씨는 어떤 여자 만나고 싶은데여?」


「나야 뭐 그냥 나한테 어울릴 평범한 여자 만나서 살아야지」


「귀엽고 깜찍하고 발랄하고 적당히 싸가지도 없는 평범한 여자?」


「아니. 적당히 귀엽고 적당히 깜찍하고 적당히 착한 평범한 여자」


「고딩 때 잘 나가는 연예인이었지만 나중엔 평범한 현모양처의 여자?」


「아니. 고딩때도 평범했고 나중에도 평범한, 현모양처가 아니어도 좋은 여자」


「피이! 아저씨 진짜 특이해!」


「내가 뭘 특이해 임마. 니가 더 특이해」


「내가 뭘 특이해여!」


「고딩 연예인 주제에 현모양처 될 생각을 하는 게 안 특이하냐

대부분 더 성공하길 꿈꾸고 돈과 명예도 더 높아지길 꿈꾸고

나중에 결혼해도 정말 킹카 중의 킹카랑 결혼하는 게 꿈일텐데 말이다」


「그런 게 행복할까여? 그런 건 행복하고 거리가 멀어여

그냥 내가 사랑하고 날 사랑해 주는 남자 만나서 평생을 함께 사는 거

그게 진정한 행복이라구여」


「그런 건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은 연예계에서

더욱 성공할 생각을 해라. 그게 우리나라 영화계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하다」


「내가 만약... 아저씨하고 사귀자고 하면 아저씨는 어쩔 거에여? 그니까 만약...」


「(한 마디로 딱 자르듯) 그럴리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약간 당황하고 어이 없는 듯) 그렇다고 그렇게 말할 필요까진 없잖아여?

만약 이라는 게 있잖아여. 만약 그렇다면...」


「되지도 않을 걸 뭐하러 생각하냐. 생각할 가치도 없다」


「(어이 없는) 왜 자꾸 그렇게 말해여? 기분 나쁘려고 그러네」


「난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다

3류 소설가에다가 앞날이 불투명하고 나이까지 많은 남자와

고교 랭킹 1위의 잘 나가는 연예인이다가 말 그대로 고딩인 아이와

둘이 사귄다는 게 만약이라는 말을 할 꺼리가 되냐

아무리 요즘 신데렐라를 꿈꾸는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나온다고 해도

난 신데렐라 전혀 관심 없다. 각자 수준에 맞는 사람하고 사는 게 좋은 거다」


「아저씨 말 참 이상하게 하네여」




녀석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다




「신데렐라라니요? 그런 말이 세상에 어딨어여?

사랑은 절대로 그런 게 아니에여!

사랑은 한 쪽이 잘나고 한 쪽이 못난 그런 게 절대 아니에여!

언제나 서로 부족한 것이고 서로를 채워주는 거에여!

그래여! 세상 사람들이 보기엔 한 쪽은 부자고 능력있고

한 쪽은 가난하고 없어 보일지도 몰라여!

그러나, 그건 세상의 잣대라구여!

부자건 가난뱅이건 능력 있건 능력 없건 그들이 사랑할 때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상대이고

둘이 하나가 되어 진정으로 완성체가 될 수 있는 것! 그게 사랑이라구여!

결코 둘 중 하나가 구제하듯이 적선하는 것이 아니라구여!」


「알았다. 그렇게 흥분할 거 까지 없잖냐

그러나 말이다

사랑은 둘 만 할 수 있지만 사랑이 결합되어 결혼을 할 때는

결코 둘 만 하는 게 아니다. 집안과 집안이 서로 결합하는 거다

당사자 둘은 괜찮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불행해진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사랑할만한 사람을 사랑하는게 좋다」


「아저씨... 아저씨는 그런 게 가능한가 보져...?

여러 가지 잣대를 대 보고 사랑할만한 사람을 골라서 사랑하는 게...?」


「글쎄다...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되는가 보다...」


「그렇다면 난 나이가 들지 않을 거에여

난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어여. 죽어도, 죽어도 그렇게 할 수 없어여

난 말이에여...

난 내가 꼭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해여...

이제껏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는 내 마음을 활짝 열 수 있는 사랑이어야 해여...

그런 사랑을 만나서 난 다 말 할 거에여...

어려서부터 혼자 꾹꾹 참아 왔던 아픔과... 슬픔과... 괴로움과...

지금도 더해져 가는 고통과... 분노와... 절망과...

날 내 모습 그대로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거에요...

내가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날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날 거에여...

그런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그 감사함이면 난 그것으로 충분해여...」




녀석이...

울고 있는 듯 하다...




녀석이 얼굴을 파묻고 속삭이듯이 말하는 내 목덜미가...

뜨거운 눈물로 인해 천천히 타들어가고 있다...

마치 내 심장처럼...



「그래...

그런 남자 꼭 만날 수 있을 거다...

당장 네 눈 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조바심내지 말고 기다려라...

언젠간 나타날 거야... 아직 어리니까 기다리면 된다...」


「지금 나타났다면 그 사람을 꼭 잡아야겠죠...?」



녀석의 말에...

누군가 가슴을 칼로 찌르는 듯 아려온다...




그렇지만...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짓이잖는가...

가슴이 찢어져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

냉정한 목소리로 말해야 된다...



「넌 아직 어리잖아

지금은 그런 것 생각하지 말고

나중에 그런 남자가 나타날 때를 대비해서 예쁘게 널 가꾸고 있어

혹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사귀거라

아직 결혼 같은 말을 하는 건 니 인생에 도박을 거는 거니까

가볍고 편하게 사귀거라...

나이차이가 적은 또래를... 말이다...」


「......」




녀석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어느덧 내 가슴까지 올라 온 자신의 손으로...

내 가슴을 꼬옥 안을 뿐이었다...




그리고...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 잘래여...」



녀석은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잠을 청하는 듯 하다...

가끔...

울음이 섞인 듯한 숨소리가 들려 왔지만...

잘 참아내는 것 같았다...




나는...

녀석의 손이 내 얼굴에 오지 않게 하려고...




내가 흘리는 눈물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고...




두 손으로 녀석의 손을 감싸 안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녀석의 손을 밤새 안고 있는 것이니까...




그것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그것만큼은...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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