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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만 생각하시는 할아버지

ㅠㅠ |2009.07.21 02:59
조회 209 |추천 0

쓰다보니 스압이..;;

 

안녕하세요 톡을 즐겨보는 22살 톡녀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절대 손 안벌리고 대학~박사 미국서 하셨습니다

항상 생활비까지 나오는 장학금을 받으셔서 다니셨고

주말에 과일농장에서 일하시고

(주말에 편히 앉아 공부하는게 소원이셨다 합니다)

편의점 알바 하시고 남의 아이 돌봐주고 시장에서 짝퉁시계 행상도 하시며

수중에 단돈 1달러가 없어 책을 못사 답답해하시고 굶기도 하며 공부하셨습니다.

그 때 친할아버지께서는 외면하셨습니다.

(가라 하셔서 갔는데 저희 아버지도 돈을 안주실 줄은 모르셨다 합니다;;)

 

그러다가 아빠 대학원 1년 남았을 때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친할아버지께서는 고모 댁에서 사시게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전화해서 앓는 소리로

먹을것도 제대로 못 먹고 힘들어 죽겠다  나 보살피러 얼른 귀국해라

넌 어찌 된 놈이 지 혼자 잘먹고 잘살겠다고 애비는 모른채하냐

이러면서 매일 잘 들리지도 않는 환자 목소리로 전화를 하셨다 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하던 공부를 접고 귀국해야하나 했더니

고모께서 펄쩍 뛰시면서 

 

돈이 없어 우리는 못 먹어도 할아버지께서 매일 고기반찬 올리고

사달라는 건강 식품 다 사드리고

연금 나오시는건 생활비로 한 푼도 안보태시는데도 본인만 구독하시는 신문값 5000원

받으러 사람이 오면 고모 없다고 돈내는 사람 없다고 돌려보내신다고

그러면서 고모께는 

내가 돈이 없어 버스비도 없어 일이 있어도 밖에 못나가신다고 하신답니다

 

몸이 망가지실 정도로 새벽까지 과외 하시면서

뒷바라지 해드리고 보살펴 드리는데도 매일 아들한텐 죽겠다 하시고

고맙다는 말 한 번 못듣고 150만원이 넘는 (20년도 더 되었던 시절입니다)

연금을 받으시고 버스비가 없다 그러시는 매우 건강하신 할아버지

어느 며느리가 모시고싶겠냐며 저희 아버지께 그대로 공부해라 하시더랍니다.

그러면서 저희 아버지께 세상에 어떤 부모가 타지에 나가 공부하는 자식에게

있는 병도 숨기는게 정상이거늘 없는 병을 만들어내며 그러냐 한탄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선 무사히 박사학위도 하시고 귀국을 하셨을 땐

땡전 한푼 없는 상황에서 살길은 막막하니 외가댁에 살았습니다.

저는 결국 환율이 오르고 하면서 다니던 외국인 학교도 그만둬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친할아버지께서는

풀무원이 처음 나와 모두들  돈지랄이라 하며 외면할 때 풀무원을 드셨고

고기는 롯데백화점 본점(본점이 아니면 안됩니다)에서 가장 비싼 한우를 드셨고

모든건 무조건 백화점에서 구매를 하시고 상품 선택 방법은 가장 비싼것 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말만 걱정해주시며 금전적으로는 항상 외면하셨습니다

 

이번에 제가 유학을 갑니다

저는 대학 입학, 유명 특목고에 입학,졸업했을 때에도 용돈을 받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는 받을 생각도 안했습니다만ㅋㅋㅋ(원래 안주시는 분이니;;)

 

그래도 이번에 제가 유학 가는데도 천원한장 쥐어주지 않으시니

아버지께서 본인 유학생활때부터 쌓였던 섭섭함이 터진 모양입니다

 

저희 어머니도 저랑 둘이 있을 때 그러시더군요

부모마음이라는게 너 외가댁처럼 손주들 오면 천원짜리라도 꺼내주고 싶고

자식들 돈 쓰기 아까워하는게 정상인줄 알고 있었는데 참 독특하시다고

 

저희 부모님은 항상 친척들께 베푸십니다

막내고모, 막내 삼촌, 첫째 고모께 각각 매년 천만원 넘는 돈을 준다 하십니다..

(물론 그냥 드리는게 아니라 '빌려'주시거나 힘들다 힘들다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아예 목돈을 따로 모아둔다 하십니다. 가족이니 서로 도와야지요)

양가 조부모님께 매달 부족함 없이 용돈을 보내고 매번 가전제품도 바꿔드립니다

한달에 한두번씩은 외가 친가 친척 혹은

조부모님이라도 모시고 호텔, 비싼 갈비집서 밥사드리고 합니다.

저 역시 유학가기 전 과외해서 돈 꼬박꼬박 모아서

조부모님들 용돈 드리고 사촌동생들 용돈주고 부모님 용돈 드리고

나머지는 안쓰다시피 조금씩 쓰며 다 모았습니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하더군요ㅋㅋ

저야 뭐 부모님께 아직 얹혀사니 먹고살걱정이 없잖아요ㅋㅋ

동생들이 누나가 짱이야!! 라면서 좋아할 때 정말 안먹어도 배부릅니다ㅋㅋㅋㅋㅋ)

 

저희 아버지는 아직도 십년도 더 된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으십니다

그릇들도 다 제가 태어나기 전에 산거 씁니다

에어콘도 가급적 안 키고 그나마도 제가 초딩때 산겁니다.

 

두분다 원가 알뜰이 벌고 모으셔서 제 유학비용이 딱히 걱정은 안되신다 하십니다만

그래도 은근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모양입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본인 보험금과 매달(ㄷㄷㄷ)하시는 최고비싼 종합검진비용

재산세 등등을 비롯한 온갖 세금....거기다 용돈도 드리고... 매일 안부전화에..

 

자식돈 아까운 줄 모르고 본인은 항상 최고급으로 그 넓은 집에서 사시며

자식들이 교육비를 못 대도 외면하시고(저희 부모님께서 그때마다 채워넣으십니다)

맨날 입으로만 너네가 고생하는거 보면 눈물이 난다 하시니 솔직히

부모님따라 섭섭해지려 합니다...

(이번에 부모님이 갑자기 엄청난 회의감을 가지시면서

제가 나이도 이젠 있으니 위에 쓴 말들을 해주시더군요.)

 

저 역시 부모님을 닮아서인지 가족들에게 주는 돈이 아깝진 않습니다

제가 항상 친척들 중에선 공부를 잘 했으니 엔간하면

사촌언니들 사촌동생들 뒷바라지도 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문득 드는 생각이 할아버지께서 정말 날 아끼시나,

할아버지께서는 정녕 본인만이

중요한게 아니신지 은근 섭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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