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첫키스, 이별의 전주곡
윤과 함께 온 세진을 본 유진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세진의 뒤를 따라온 윤은
거대한 접시 모양의 물체를 보고 그 자리에 멈춰섰다.
“이게 뭐야?”
“윤아...”
“이게 뭐냐고?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지? 응? 아니라고 말해, 어서!”
“여긴 왜 온 거냐?”
“지금 그게 중요해? 이거... 비행접시지? 그렇지? 너 여기서 뭐하는 거야?”
“점검중이다.”
너무도 태연한 유진의 말에 윤이 휘청거렸다.
“점검이라니? 왜? 너 이거 타고 가버릴 생각이야?”
“너무 오래 방치해 두어서 잘못된 곳은 없는지 보는 것뿐이다.”
“정말이야? 이걸 탈 생각은 아니지?”
“그렇다.”
“하아...”
갑자기 힘이 빠진 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놀랬잖아! 세진오빠도 그렇고 너도 이상한 말을 하고...
난 정말 네가 가버리는 줄 알고...”
말끝에 눈물을 흘리는 윤을 보며 유진과 세진은 착잡한 표정이었다.
“못 됐어, 정말. 하긴... 네가 나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가버릴 리는 없지.
그 정도는 믿어도 되지?”
“물론이다.”
“나 우주선 처음 봐. 이게 하늘을 날아 우주로 나간단 말이지? 언제 한번 타보고 싶다.”
신기한 듯 미끈한 금속을 만져보며 윤은 여기저기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유진님... 이대로 가실 겁니까? 윤이가 얼마나 아파할지는 상관없습니까?”
“입 다물어라. 윤이 들으면 널 가만 두지 않겠다.”
“하지만...”
“입 다물라고 했다.”
“유진아, 나 여기 들어가 봐도 돼?”
“문을 열어주마. 에이피, 아레스의 정문을 연다.”
-아레스의 문을 엽니다. 5,4,3,2,1. 완료.
“먼저 들어가 있어라. 난 에이피와 아레스의 연동을 확인해야 한다.”
“알았어. 금방 와야 돼.”
신이 나서 우주선으로 들어가는 윤의 뒷모습을 확인한 유진은
돌아서서 세진에게 사나운 얼굴을 했다.
“윤이를 데려온 건 네 생각이냐?”
“아닙니다. 윤이도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꼈는지 달려왔더군요.”
“지구인들한테 예지능력이 있는 것인가?”
“그걸 육감이라고 합니다.
확실히는 모르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의 신변에 일어난 일을
꿈이나 느낌으로 아는 것 같습니다.”
“소중한 사람... 인가...”
유진은 윤이 사라진 우주선의 문쪽을 바라보았다.
“이대로 가시면 안 됩니다. 윤이가 받을 상처는 고려하지 않으십니까?
지켜주고 싶다면서 정작 상처를 주는 건 유진님 자신입니다.”
“그만 해라. 나라고 슬프고 괴롭지 않겠느냐.
하지만... 원하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일이 더 많은 법이다.
난 그렇게 배우며 자랐다. 지도자의 길이란 늘 원하지 않는 쪽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적어도 난 나의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지 않느냐.”
“기어이 가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이대로 윤이를 내버려두고 죽음을 맞을 생각이신 겁니까?”
“세진, 너에게는 감사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참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대 지도자께도 이제는 솔직하게 감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는 쫓겨났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디가 어떻게 부족한지 알 수 없어 더욱 괴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그 분은 나를 위해 이 곳으로 보내준 것이다.”
“유진님... 그런 말씀을...”
“이곳에서 사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
윤이, 한이형, 온이형.... 그 외에 내가 만나고 겪었던 사람들과 생활들.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귀중한 시간이었다.
어울려서 함께 만들어가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배웠다.
화성인들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육신을 벗기 위한 고행으로 삶을 보낸다.
산다는 자체만으로 고행이고 수련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모른다.
그들에게도 내가 맛 본 이 행복을 알려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나는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삶에는 능력을 가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많다는 것을. 그리고 살아가는 즐거움을.”
유진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부탁이 있다, 세진. 들어주겠느냐?”
“명령하십시오. 부탁은... 못 들어드립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고집을 부리는 세진의 손을 유진이 다정하게 맞잡았다.
“형... ”
“유진님!”
“언젠가 한번 이렇게 불러보고 싶었다.
형에게 하는 동생의 무리한 부탁이라 생각하고 들어주길 바란다.”
경악과 감격으로 뒤범벅된 세진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윤의 기억을... 지워다오.”
“유진님... 꼭 그렇게 하셔야 하는 겁니까?”
“괴로울 것이다. 너무 힘들어서 아파하겠지. 그런 건 바라지 않는다.”
“유진아! 이거 이상해!”
우주선 안에서 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갑자기 전면의 금속이 빛을 뿜었다.
“동력장치를 건드린 모양이다. 가봐야겠다.”
쓴웃음을 짓고 돌아선 유진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나직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형, 부탁해.”
‘그렇게 부탁하면 거절할 수가 없잖아... 이건 너무 불공평해...’
혼자 남은 세진은 멍하니 아름다운 지구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보석처럼 빛나던 별들이 부옇게 흐려져 마치 울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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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
“응? 왜?”
“아까는 내가 거짓말을 했다.”
“무슨 뜻이야?”
윤의 눈에 긴장이 어렸다.
안타까운 마음에 뻗은 유진의 손을 뿌리친 윤은 겁먹은 얼굴이었다.
“화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뭐라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유진의 말에 윤은 뒷걸음질을 쳤다.
그렇게 해서 유진이 말한 사실로부터 도망이라도 칠 것처럼.
“아냐, 그럴 리 없어. 아닐 거야.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떨리는 목소리로 채근하는 윤의 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니라
유진의 심정 역시 참담하기만 했다.
유진은 차마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말해. 아니지? 그냥 장난친 거지? 네가 나한테 그런 짓을 할 건 아니지?”
“미안하다. 하지만 사실이다. 사랑에 관한 연구도 끝났고 하니
화성에 돌아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화성 현실에 적용시켜야 한다.”
“싫어!”
윤은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무슨 말을 해도 안 믿어. 안 들을 거야.
나 몰래 어디 가지 않는다고 약속했잖아.
내가 모르면 넌 아무 데도 못 가. 절대 안 보내.”
“윤아...”
“안 들려. 난 아무 말도 못 들었어. 내일은 어디 갈지 벌써 다 정해놨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어라 끌고 다닐 거야. 네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그러니까...”
“윤아, 내 말을 좀 들어줘.”
도망치려는 윤을 잡아 품에 가둔 유진이 조심스럽게 윤의 손을 귀에서 떼어냈다.
잔뜩 움츠러든 윤을 달래 한참을 보듬으며 유진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장난이라고, 내가 가긴 어딜 가냐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윤아, 정말로 나는 여기서 너와 같이 살고 싶다.
너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너와 같은 것을 보면서 너랑 같이 나이를 먹어가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거야. 네 슬픈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너를 망가트리면서까지 너와 같이 있을 용기는 없다.’
“유진아... 가지 마. 제발... 가지 마. 응? 내가 이렇게 빌께.
잘못한 게 있다면 다시는 안 그럴게. 네가 싫다고 하면 고칠께. 뭐든 네 말대로 할 테니까... ”
애원하는 윤의 모습에 유진의 마음이 흔들렸다.
‘세진의 말대로 할까? 세진이 말한 것처럼 너랑 나,
이 넓은 우주 한 구석 몸 누일 데가 없겠느냐.
너와 같이라면 외로운 생활도 괜찮을지 모른다.
어차피 나는 혼자였으니... 모성으로부터도 버림받은 내가 아니냐?
윤아, 그렇게 할까? 너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도 행복할 수 있겠느냐?’
흐느끼는 윤을 품은 채 유진은 갈등했다.
그러나 벌써 몇 백번 몇 천번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문제다.
그리고 그 답은 늘 같았다.
다시는 못 느낄지도 모르는 윤의 온기에 얼굴을 묻고 유진은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삭였다.
“저기, 윤아... 읍.”
우는 줄 알았던 윤은 발딱 고개를 들고 눈을 화르륵 빛내며 있는 힘껏 유진의 입을 막았다.
“아무 말도 하지 마. 지금부터 너 입 다물고 있어.
기어이 가겠다면 묶어놓기라도 할 거야. 나 이대로 너 못 보내. 절대 못 보내.”
“#%&#^%^*&(I*&^@#$"
기괴한 소리를 내며 유진이 발버둥쳤지만 사랑을 지키려는 윤의 힘을 당할 수는 없었다.
‘무, 무슨 여자애가 이렇게 힘이 센 거냐? 좋아하긴 좋아하지만 이건 좀... 제발 놔라!’
한참을 실랑이하다기 간신히 윤의 팔에서 벗어난 유진은
윤에게서 후다닥 떨어져 심호흡을 했다.
“말 좀 하자.”
“안 듣는다니까. 얼른 이리 못 와? 나 좋아한다며? 그럼 이리 와.”
한발 한발 다가오는 윤에게서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유진은
왜 그 대단한 한이 윤에게만은 쩔쩔 매는지 알 것도 같았다.
등에서 식은땀이 주륵 흘러내리고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스톱~! 거기 그대로 서 있어. 더 이상 오면...”
“흥, 네가 어쩔 건데?”
유진의 위협을 콧등으로 흘려버린 윤이 막 유진을 잡으려는 순간 유진이 외쳤다.
“보고차 가는 거라 두 달이면 온단 말이다!”
“에? 뭐라고?”
어이가 없어진 윤은 우뚝 멈춰 선 채 유진을 쳐다봤다.
땀을 뻘뻘 흘리며 윤의 곱지 않은 눈길을 피하느라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는 유진이었다.
‘나 그럼 뭐한 거냐? 제, 젠장, 개쪽이다. 근데 저 자식이 사람을 놀렸어?’
윤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생글생글 웃으며 유진을 불렀다.
손가락을 까딱거려 유진을 부르는 윤의 뒤에서 검은 색 오러가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지은 죄가 있는 유진은 별 수 없이 범의 아가리에 머리를 밀어넣어야 했다.
“나, 나 불렀느냐?”
“그러엄. 여기 너 말고 또 누가 있다고.”
“안 웃으면 안 되겠냐? 시각적인 공포 때문에 차마 네 곁으로 가기가 힘들구나.”
“어머나, 그게 무슨 소리? 유진이를 너무너무 좋아하니까 붙어 있고 싶은 것뿐인데.
그렇게 말하면 윤이가 섭섭하지이~”
“...차라리 때려라.”
“그럼 네가 안 맞을 줄 알았냐? 어?
사람을 놀려도 분수가 있지, 어떻게 그런 걸로 놀려?
너 오늘 잘 걸렸어. 안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너 때문에 쌓인 것도 많았는데
우리 오늘 여기서 풀 건 풀고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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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비명소리에 놀라 달려온 세진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말을 잃었다.
조종석 밑으로 기어들어가 떨고 있는 유진과
그런 유진을 끌어당기는 기세등등한 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울고불고 난리가 날 줄 알았는데...
이별하는 사람들은 다 울더구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일부러 자리도 피해 줬더니.’
“세진아! 살려다오!”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세진에게 도움을 청하는 유진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세진이었다.
“자자, 윤이 진정하고... 유진님도 그만 나오시지요. 보기 참...”
적당히 정리를 하고 자초지종을 들은 세진은 어이가 없어 한숨밖에 안 나왔다.
애처로운 눈으로 유진을 살폈지만 누명을 쓰고 얻어맞고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유진은 윤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랑을 하면 바보가 된다지만 정말 눈뜨고는 못 보겠군.’
“사람을 놀려도 분수가 있지, 세상에 그런 걸로 거짓말을 하다니.
생각할수록 화나네. 이리 와, 너 좀 더 맞자.”
아직 화가 덜 풀린 윤이 씩씩거렸다.
세진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에서 유진을 진심으로 동정했다.
‘하필 그런 거짓말을 해서... 쯧쯔. 본전도 못 건지는군요.’
“두 달이라도 이별은 이별이잖아. 윤아, 멀리 갈 사람한테 그러면 안 되지.”
“그렇긴 하지만...”
갑자기 풀이 죽은 윤의 어깨를 유진이 감싸 안았다.
찌릿 노려보는 유진의 눈길에 세진은 조용히 이마를 짚고 밖으로 나왔다.
‘편을 들어줘도 난리군. 진짜 더럽고 치사해서 원.’
*
“왜 그렇게 우울한 거냐?”
“이번에는 두 달이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게 무슨 소리냐?”
“넌 외계인이니까 언젠가는 정말로 가 버릴지도 모르잖아.
잊고 있었어. 네가 항상 내 곁에만 있을리라는 보장도 없는데.
너도 네 고향이 있고 가족이 있는데...”
“내 고향은 여기고 가족은 세진이랑 너희 식구다.
살아온 곳도 이곳이고 앞으로 살아갈 곳도 이곳이라고 이미 정했다.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갈 거잖아. 내가 아까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르지?
다시 그런 일 있으면 나 정말 심장이 터져서 죽을지도 몰라.”
“이번은 특별케이스라고 생각해라. 다시는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다.
가라고 등 떠밀어도 절대 안 갈 거니까 각오나 해 둬라.”
“정말이지? 다시는 어디 간다는 말 하면 안 돼. 약속해.”
진지하게 내미는 윤의 새끼 손가락에 자신의 것을 걸고 유진은 윤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한없는 신뢰와 애정으로 충만한, 지켜주고 싶은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눈동자.
유진은 이 눈을 들여다보고 사랑할 수 있었던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자신을 달랬다.
‘언젠가는 나를 잊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게 되겠지. 그래도... 난 만족한다.
너를 지킨 스스로를 대견스러워 할 거다.
사랑한다, 이윤. 네 과거와 현재, 내가 없을 네 미래까지도.’
“왜, 왜 그런 눈으로 봐? 민망하게.”
발그스름한 볼을 가리며 윤이 유진에게서 떨어지려 했다.
그러나 유진은 윤을 놓아주지 않았다.
“윤아...”
“...왜?”
머리꼭대기에 와 닿는 유진의 시선이 뜨거웠다.
차마 고개도 들지 못하고 윤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 심장이 머리 위로 붙어버린 것 같았다.
“우리 만난지 벌써 12년인데 너무 진도가 느리다고 생각 안 하냐?”
“지, 지, 진도라니...?”
“너한테 내숭은 안 어울린다.”
‘그럼 난 여자도 아니냐?
아무리 너랑 나랑 모를 것 없는 사이라고 해도 그 말은 너무 치명적이다.’
하지만 입이 붙어버렸는지 도무지 떨어지지 않아서
윤은 그저 유진의 느끼한 목소리를 듣고만 있어야 했다.
“이별의 키스, 어때?”
“이 자식이 못 하는 말이 없네!”
“싫어?”
“누, 누가 싫대?”
“그럼 하자.”
“야! 넌 무드도 없고 분위기도 모르냐? 그런 걸 물어보고 하는 사람이 어딨어? 흡!”
순식간에 당한 일에 굳어버린 윤은 다정하게 감싸 안는 유진의 손길에 긴장을 풀었다.
놀라서 크게 치켜떴던 눈도 스르륵 감겼다.
부드럽고 뜨겁게 다가온 유진의 입술을 느끼며 완전히 힘을 잃은 윤은
자연스럽게 유진의 품에 몸을 맡겼다.
머리 속에 천연색 불꽃이 터졌다.
오색으로 찬란하게 피어오르는 색색의 불꽃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등줄기를 타고 흘러 발끝에까지 짜릿한 충격을 주었다.
온 몸을 관통하는 강렬한 감각이 시작되는 곳은 부드럽고 따뜻한 유진의 입술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윤에게는 그것이 한 시간 같기도 했고 1초도 안 되는 것 같기도 했으며
한편으로는 마치 평생 그러고 있었던 것 같은 착각까지 들었다.
마침내 입술을 떼었을 때 윤은 몽롱한 눈동자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온통 새빨개진 유진은 낯설기도 하고 너무 익숙하기도 했다.
화끈거리는 기운이 느껴지는 걸로 봐서
아마 자신도 유진의 얼굴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색깔일 것 같았다.
둘은 말없이 그대로 서로를 안고 있었다.
윤은 유진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들었다. 편안했다.
윤은 속으로 유진의 몸 한 가운데서 힘차게 생명을 뿜어 올리는 심장에 감사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살게 해 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이 사람의 심장은 너지만 내 심장은 이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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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환님, 진짜 오랜만이네요. ^^
그동안 왜 이렇게 뜸하셨어요?
앞으론 자주 봐요. 네? ^^
희동이마을님, 윤이는 씩씩하니까 잘 이겨 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돌아오는 유진을 기다리는 것도 어쩌면 행복일지도요. ^^;;
윤호사랑해님, ㅎㅎㅎ 설마 미워한다거나...;;;
그건 아니고요, 그냥 윤이는 절대 지구를 떠나선 살 수 없는 인간이라...
헤어지지 않으면 좋을 텐데.... 정말 마음이 아파요. ㅠ.ㅠ
좋은아이님, 힘으로 하면 잡을 수 있을지도...요...-_-;;;
그치만 역시 유진이는 가야만 하겠죠.
안 그러면 이 지구가...ㅠ.ㅠ 그건 안 돼요~!
봄꽃님, 알고보면 유진이가 괜찮은 녀석이라니까요. ^^
사랑을 하면 누구든 로맨틱해지는 거겠죠. ^^
비야님, 아픔과 슬픔이 역시 사랑의 최대 강점이겠죠.
항상 기쁘고 즐겁기만 한 사랑이라면 애틋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밥풀님, 죽음도 불사하는 게 사랑이라지요.
유진인 윤이를 위해 가는 거니까 마음은 행복할지도요. ㅠ.ㅠ
그리고 그 mib는 나눠가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