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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 무덤을 파는것 같아요..

해변의 카프카 |2004.06.22 07:58
조회 2,537 |추천 0

안녕하세요..
힘이 들때마다 이 게시판을 찾아서
다시 마음에 힘을 얻고 돌아가는...
아이가 있는 남자와 같이 사는 사람입니다.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현재..미래..

여러분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
전혀 개의치 않으신가요..

전 너무나 심합니다.. 과거에 집착이랄까요..

오빠 독사진을 보면, 참 멋도 많이 부리고, 얼굴엔 미소가 가득해요. 연애할 시절 사진인거 같은데..
그래서 다 독사진만 있는거 같은데..
진심으로 사랑했으니까..결혼도 한거겠죠.
제가 지금 오빠 사랑하는만큼, 그 옛날엔 서로가 그렇게
사랑했던거겠죠..

아이가 어렸을때 사진을 보면..
너무나 해맑고 행복하게 웃어요.
너무나 행복했었구나, 놀러도 자주 다녔네, 사진 속의.. 아이방엔
이것저것 그림도 많이 붙어있고 정말 모자랄 것 없이 자란것 같습니다.
아이가 신생아일때 사진은.. 오빠가 아이를 안고, 너무나 행복하게 활짝 웃습니다. 카메라를 보고..그 사진은 누가 찍은걸까..생각도 하구요.. 너무 싫어요..

2살 3살 남짓한 아이가.. 여자 머리띠를 하고, 립스틱을 들고 입술에 바른 사진이 있어요..

그렇게 장난하면서, 그들은 행복했겠죠..당장이고 그 사진을 없애고 싶었어요..

그 여자와 관계된 모든것은.. 생각나게 하는것은 싫었어요..눈에선 막 눈물이 흐르고..
아이에겐 너무나 소중한 어릴적 사진인데..
왜 저는 보기가 힘이 든건지.. 이런 제가 너무 밉습니다.

아이 사진에 보니, 지금 저희가 쓰는 가구와 똑같은 가구가 있어요.
갑자기 저 가구들도 버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거슬러 거슬러, 그의 과거를 생각하다보면
가슴 한켠이 답답해지고, 숨 막히고, 너무 힘이 들어집니다.
오빠가..
옛날 그 여자를 생각하고 있진 않을까, 보고싶진 않을까, 뭐 이런저런 생각.. 난 단지 필요로 여기에 있는건 아닐까..라고 정말 심한 생각까지도 해봅니다.

우리 오빠..
저 위해서 참 많이 도와줍니다. 집에 오면, 자기가 밥상 차려주려 난리치구요. 이젠 저보다 음식 더 잘해요. 안마해준다 난리고..
아이와 처음 만난 날부터 오늘까지.. 친해지게 해주려
정말 노력 많이했어요. 그러면서도 저에게, 고맙다고.. 항상 입버릇처럼 말했구요.

아이는 저를 엄마라고 하며 아주 잘 따릅니다.
저도 정말 이 아이의 진짜 엄마였으면 좋겠어요..

같이 밥을 먹으면, 10살날 아이 챙겨주느라.ㅎㅎㅎ
제 밥도 한수저 못먹더라구요. 이것저것 다 먹이고 싶어서..
제게 그런면이 있는줄 몰랐어요...시댁과의 사이도 굉장히 좋습니다..

시아버님, 시어머님.. 절 너무 이뻐하세요..저도 그분들 좋구요..
오빠랑 싸워도, 이젠 아이 얼굴보면 화풀릴때도 있고 하지만...

이렇게 잘 지내다가도..
물밀듯,, 오빠의 과거가 힘들게 할 때가 있어요.
그럴땐 바로 싸우더라구요. 그리곤 다 포기하고 싶고, 끝내버리고 싶구 그래요. 진심으로요..
이런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서로 지칩니다..

아이를 임신했을때.. 얼마나 행복했었을까.. 아이가 태어났을때는??
아주 혼자 별 상상 다 하더군요..

오빤 제가 이런 생각하는줄도 모를걸요..

과거..
지나간 일..
여러분들은 어떻게 이겨내시나요..저도, 이래서는 아무런 이득도 될게 없다는거 잘 알아요.

근데요.. 그게 안돼요...
너무 답답하기만 합니다.
또, 어리석은 과거에 대한 생각으로, 울고 있을 제가 싫어서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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