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십 년전쯤인가.
축제기간에 학교에서 번지점프하다가 연결고리가 풀려 학생 하나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참으로 허망하다. 지가 죽는줄도 모르고 뛰어내린것 아닌가. 땅바닥이 점차 눈앞에 다가오는 순간 죽는 줄도 모르고 유희를 즐긴다고만 생각했을 것 아닌가. 스스로도 얼마나 끔찍했을까...
이상하게도 그 달에 사건 사고가 많았다.
체육학과 교수님이 캔서로 돌아가셨고, 회화과 여자애하나가 치정에 얽혀 살해된 마당에, 축제 중에 죽는 일까지 발생했으니...
축제기간에 학교를 잘 가지 않던 나는 학교가 침통한 분위기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떡 하니 학교를 가보니 아이러니하게도 학교 한쪽 어귀에서는 교수님을 위한 분향소가 설치되어 그쪽에선 조문하고, 한쪽에서는 유가족들이 항의하고, 또 한쪽에서는 계속 축제를 즐기고 있는(중단해야 마땅할 축제를 계속 진행하고 있더란 말이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 눈앞에 보였다.
학교입장에서는 교수님 분향소도 설치했어야 했을테고, 학교축제추진위에서는 업체와의 계약에 따라 축제를 계속 진행해야했어야 남는 장사였을테고, 각자의 입장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니 각자의 행동을 하는 것은 마땅할런지 모르겠으나 그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말도 안되고, 웃기고, 황당하고, 엿같은 상황이었는지 그때의 심정은 다시 생각해보아도 괴롭다.
그런데 지금 세상사람들의 작태를 보아하니 그때랑 별반 다를게 없다.
남의 땅 기름 빼앗아 배부르게 쓰겠다고 전쟁하는 놈이나, 자기 땅에 쳐들어왔다고 그 나라 사람 혹은 그 나라를 돕는(인정할건 인정해야한다-.-) 다른 나라 사람까지 죽이는 놈이나(그것도 참수라는 잔인한 방법으로), 자기 회사 직원 그 전쟁폐허에서 실종되었는데 자기 밥그릇 챙기기 급급해서 신고안하고 뭉개다가 뉴스에 나오니깐 실토하는 놈이나, AP에서 김선일氏 피랍 사실 인지를 확인했을때 모른다고 대답한 무능한건지 얍삽한건지 모를 외교부나, 그 와중에 이번이 사업 호기라며 현지의 동업자에게 김선일氏를 구출해서 돈벌어보겠다고 메일을 보낸 경호업체 사장놈이나, 다들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연연해한게 아니던가...
그런데 어떠한가.
이러한 아랍권에서의 말도안되는 상황 저편에선 유로 2004가 열려 축구팬들이 열광하고, 국내에선 탈영하는 군인이 생기고, 카드빚 안갚아준다고 조모·모친 살해한 놈이 생기고, 연예인들은 지들끼리 욕하고 헐뜯고,,, 세상이 엿같아 이슈가 하도 많아 사람들은 책같은 것 읽어보지도 않을텐데 그와중에 책팔아보겠다고 책만들고 있는 나나,,
작은 별 지구에서 세계인들이 서로 할퀴고 상처내는 일이나, 한 자그마한 국가의 대학에서 벌어지는 일이 뭐가 다른가.
이런게 지구촌 한 가족인가? -.-
정말 끔찍하고, 어이없다...
슬프다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요즈음...
그러나 국가를 원망하지는말자.
어찌하겠는가. 내 아버지 무능하여 가난하다고 가족을 버릴순 없는것 아닌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부끄럽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