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사랑은 이렇게....(남자이야기-5)

써니 |2004.07.02 15:50
조회 571 |추천 0

그 다음날부터 아라는 예전의 아라로 돌아와 있었다. 마치 자기가 언제 조용했었냐는듯 크게 웃고 떠들고 나한테 말 장난치면서 놀았다. 한가지 다른게 있다면 수업시간만은 조용히 있었다. 아니 아이들 모두 내가 화낸 뒤로는 수업시간에 조용히 있어줬다. 덕분에 난 좀더 편하게 학원 생활을 할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가지 아라는 여 선생님을 완전히 무시해 버렸다. 말을해도 들어주지도 않았고 불러도 대답도 않고 가버렸다. 여 선생님은 화가나는데도 억지로 참고 있는듯 보였다. 난 나한테도 처음에 그랬었다고 이해하라고 말했다. 그 여선생님은 나를 이상하단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는 무슨말을 할려다가 말아 버리는것 같았다. 좋은말은 아닌듯 싶어서 물어 보지 않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아라 편을 들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마음이 그만큼 가있다 보니까 어쩔수 없는 일인것 같았다.

비가 추척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아라는 지각을 했다. 그런데 학원에 들어온 아라의 행색은 가관이였다.

흙탕물에 뒹굴었는지 교복 치마는 진흙 투성이였고 머리는 헝클어져서 완전히 젖어 있었다.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나는 아라의 그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천방지축인 아라였어도 늘 깔끔하게 하고 다니는 아이였다. 아라는 내가 아무말 없이 쳐다만 보고 잇자 멋 쩍게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 그러고 있지만 말고 수건이라도 좀 주세요"

"어? 알았어"

나는 아라에게 수건을 갖다 주었다.

"에이 나는 비오는날이 제일 싫어"

아라는 그렇게 투덜대면서 화장실로 들어가서 한참을 있다가 나왔다.

"무슨일 있었니?"

"예? 아~ 별일 아니예요"

"누구랑 싸웠니?"

"헤헤 날을 잘못 잡은거 같아요 오늘 이렇게 비올줄 알았으면 내일로 하는건데.."

"무슨 소리야?"

"별거 아니예요 더이상 알려고 하지 말아주세요"

아라는 그렇게 말하고 나선 한참을 혼자 킥킥 거리다가 주머니를 뒤적거려 사탕 두개를 내밀었다.

"단건 싫어해도 사탕 하나 정도는 드시죠?"

"어? 어"

"어떤맛 좋아하세요?"

"오렌지 맛"

아라는 내게 오렌지맛 사탕을 주고는 하나는 자기가 먹으면서 들어가다가 뒤돌아서서 한참동안 나를 쳐다봤다.

"왜?"

"좋으시겠어요"

"뭐가?"

"아니예요 사탕이나 드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돌아서서 들어 가 버렸다. 아라가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건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다짜고짜 뭐가 좋겠다는건지 행색은 왜 또 그모양인지 자꾸만 신경이 쓰였지만 아라는 더이상 내게 아무말도 해주지 않았고 나는 그일을 차츰 잊어 갔다. 그런일이 있고난후 나는 강의실에 혼자 앉아 있는 아라를 보고는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뭐해?"

아라는 아무말 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귀에 이어폰이 꽂혀져 있었다. 나는 조용히 옆에 다가가 앉아 가만히 쳐다보다가 아라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을 하나 빼서 내 귀에 가져다 꽂았다. 아라는 눈을 떠서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살며시 웃고 또다시 눈을 감았다. 햇빛이 내리 쬐는 창가에 앉아서 우리는 한참동안 아무말 없이 그렇게 앉아 있었다. 늘 천방지축이던 아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나고 있었다. 소녀가 아닌 숙녀로 변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순간 가슴 이두근 거렸다. 너무 가까이 앉아 있던게 위험했던것 같다. 그런생각을 하고 있는데 듣고 있던 노래가 다 끝나가고 있었다. 조용하고 애절한 발라드 풍의 노래였다. 아라는 나를 쳐다보더니 쑥쓰러운듯 웃었다.

"선생님은 어떤 노래 좋아하세요?"

"나? 나도 발라드쪽 좋아해"

"그래요"

"너두지? 이노래 발라드 풍인데"

"네 댄스보다는 발라드가 좋아요"

"왜?"

"시끄럽지 않고 부드럽쟎아요 애절하기도 하고 선생님은 왜 좋아하세요?"

"나두 너랑 똑같지 뭐"

"가수는요?"

"응 신XX 좋아해 노래 잘 부르쟎아"

"맞아요 팬이신가봐요?"

"어 그사람 테잎은 다갖고 있으니까"

"그래요? 저두 좋아하는데 그럼 저 테잎 빌려 주실수 있어요?"

"그럼"

"그럼 내일 빌려주세요"

"응 알았어"

아라는 굉장히 기뻐했다. 아라는 특별히 가수중에 누굴 좋아하거나 팬은 아니였다. 발라드풍의 애절한 노래는 다 좋아한다고 했다. 아라는 가끔 자기 나이 또래 보단 조금은 더 어른스러워 보이곤 했다. 아라랑 말하다보면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아픈곳을 자연스레 치유해주곤 했다. 사람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아는것 같았다. 그런 아라인데 정작 내마음은 몰라주는것 같아서 서운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늘 바보같이 아라 주위만 맴도는 내 자신에게 화도 나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서 다짐한다.

'오늘은 꼭 말해야지'

하지만 항상 생각만하곤 한다. 아라 앞에 가면 엉뚱한 얘기만 하기 일쑤였다. 나는 아라에게 빌려주기로 한 테잎을 건네 주었다.

"어 고맙습니다."

"아니 뭘"

"이거 한 일주일 정도 제가 갖고 있어도 되요?"

"어 괜찮아"

"네 잘듣고 돌려 드릴께요"

"응"

아라는 일주일 내내 쉬는 틈틈이 노래를 듣고 있는것 처럼 보였다. 나는 그냥 갖으라고 할걸 하고 후회했다. 무척 좋아하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라가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은 무척 예뻐 보였다. 표정이 한없이 따뜻하고 부드러웠기 때문인것 같았다. 아라는 한군데에 집중하면 그외에 것은 전혀 보지 않는 아이였다. 덕분에 일주일 내내 음악에만 집중해 있는 아라를 볼수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뒤 아라는 내게 테잎을 돌려 주었다.

"선생님 여기요"

"어? 어"

"잘 들었어요"

"좋니?"

"네 이가수 노래 잘하쟎아요"

"응 잘하긴하지"

"저기 이거요"

아라는 내게 사탕을 내밀었다.

"뭐야?"

"오렌지맛 좋아하신댔죠?"

"응"

"드시라구요"

"어 고마워"

"아니예요 그럼"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나가려는 아라를 불러 세웠다.

"아라야"

"네 왜요?"

"이거 너 갖을래?"

"진짜요? 그래두 되요?"

"응 갖고 싶음 가져 난 이제 잘 않들으니까"

"와~ 고맙습니다."

나는 그냥 웃었다. 아라는 무척이나 기뻐 보였다. 처음에 줄때부터 그냥 갖으라고 할걸 후회가 됐다. 어찌 됐건 아라가 기뻐하는 걸 보니 나두 좋았다. 그렇게 옆에서 바라보기만 하면서 속앓이만 하고 있는 내게 또한번의 기회가  다가왔다. 학원에서 3박4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아라도 친구들과 같이 간다고 했다. 여행지에선 쉽게 말이 나올거란 생각이 들어서 나는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