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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매 추억속의 가로등..

전망 |2004.07.04 20:53
조회 303 |추천 0

 

 

우리 남매 추억속의 가로등..

 

어제 아이들 기말고사를 치르고 주말인 오늘 아이들 바람도 쐬주고 외식도 시켜줄 겸

늦은 오후시간에 시내 할인점으로 갔다. 아이들은 장남감 코너에서 오락도 하고

새로나온 장난감 구경도 하고 나는 서점을 한바퀴 돌며 요즘 꼬맹이들이 어떤 책을

읽나 살펴봤다.

 

그리고 나는 'TV동화 행복한 세상 5'를 들고 편안한 자리에 앉아 책갈피 몇장을 넘기니

그 책속에 지난날 나의 고단했지만 행복했던 삶이 들어 있어 잠시 추억 여행을.. 

 

국민학교를 꼴찌 비슷하게 졸업을 하고 중학교 반편성 시험을 쳤는데 의외로 문제가

쉽게 출제되어 나는 내가 원하는 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우리 형제들

국민학교 성적이 나빴던 것을 사는 것이 바빠 학교엘 거의 찾아다니지 못한 당신 탓으로

생각 하셨다.

 

그것을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형제들이 이상하게 중학교만 입학하면 우등상을 받았던

친구들 보다 공부를 잘 해 어머니의 불편한 마음을 덜어드려 참 다행이었으며 얼마전

친구 민지를 만났을때 민지는 "**는 학교를 자주 드나들었던 어머니 덕분에 학교 생활이

편했다 그지.." 라고 얘기를 하여 우리는 마주보고 웃기도 했다.

 

나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하숙도 자취도 통학도 하며

다녔는데 모두 내게는 힘이 들었다. 그중 남의 집에 하숙이나 자취를 하면 주인집에서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늦은 밤에 불을 켜고 있으면 은근히 눈치를 줬다.

 

한집은 다행히 대문에 가로등이 있어 늦은밤에 독서가 하고 싶을 때 나는 아무도 몰래

의자를 가로등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가져다 놓고 어깨에 따뜻한 스웨트를 걸치고 책을

읽곤 했는데 그때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행복을 느꼈었다.

 

많은 세월이 흐른 어느날..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동생이 중학생이 되었을때 동생은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을 어려워 했지만 당시 우리집에는 학교 다니는 책가방이 셀수 없을 정도로 많았던

때라 우리 형편에 학원은 몰라도 개인과외를 받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

 

어리지만 우리 형편을 뻔히 아는 남동생은 과외 대신 친한 친구에게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가로등 밑에서 수학을 배웠다고 했다. 동생 친구는 다른과목도 잘 했지만

특히 수학을 잘해 나중에 과학고에 진학을 했고 동생도 평균점수 90점은 돼야 진학할

수 있는 명문 고등학교에 무사히 들어 갔었다.

 

그 당시 우리집은 마산으로 이사를 와서 살았는데 워낙 소형아파트에 살아 변변한

공부방 하나 없을 때 가로등 밑에서 공부를 했던 동생은 지금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직장에 다니며 얼마전 자신이 하는 일에 뭤을 개발을 하여 신문에도 나고 했다고 한다.

 

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창밖을 바라보니 가로등이 휘영청 밝았는데

지난날 그 가로등 밑에서 내가 독서를 하고 동생이 친구에게 수학을 배웠던 생각이 문득

나며 덕분에 우리 남매는 시력을 잃었지만 살아가는데 보이지 않는 힘이 된것 같다.

 

그때 나빠졌던 시력을 나는 몇년전 라식 수술을 통해 기적같이 밝은 눈을 되찾았고 아직

안경을 사용하는 남동생이 오늘밤 무척 그립다.

창밖의 가로등 불빛이 빛나듯이 지난날 고생을 딛고 열심히 살아가는 동생의 앞날이 

영원히 밝게 빛나길 멀리서 기원하는 사랑하는 누나가..!! 

 

 

 

 

 A Little Peace - Licole

어제 늦은밤 이 글을 써며 왠지 콧등이 시큰하더군요.

부모님과 7남매 아홉식구가 힘겹게 살아왔던 지난날이 생각나..

그래도 시골 다른 친구들 보다 형편이 나은 편이었답니다.

도시와 시골의 환경의 차이는 너무 크죠.. 특히 문화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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