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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 흡혈귀 마녀와 동침을 -11 >>

연지바른 마녀 |2004.07.25 13:25
조회 1,180 |추천 0

또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개봉한다는 영화 '분신사바'있지요?

TV에서 그 영화 예고편이나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갑자기 비위가 상하고 토하기 직전이 됩니다.

다른 공포영화는 잘도 보는데, 분신사바 -에만 여러 번 대뜸 몸이 반응을 하니까...

이젠 생각만해도 속이 울렁거리니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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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 흡혈귀 마녀와 동침을 -11 >>

 

쓰는 이 : 연지바른 마녀(mskim0920@nate.com)

 

등장인물

-최선우(남, 34세, 화자) :엔터테인먼트(탈렌트, 영화배우, 가수)
-김윤아(여, 31세) :드라마 작가
-강현민(남, 26세) : 엔터테인먼트(탈렌트, 영화배우, 가수)
-이태석(남, 36세) : 탈렌트, 영화배우
-드라마 감독 및 스탭들
-매니저
-소희영(여, 27세) : 탈렌트, 영화배우
-그 외 ...

 

 

#
태석형이 신문지상에 갑작스럽게 결혼발표를 했다.
아침에 스포츠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
태석형한테 전화걸었다.


[선우 : 형 사고쳤지? 원래 내년에 하기로 했었잖아.]

 

[태석E : 하하 ^^; 뭘 그런걸 묻냐, 뻔한거지.]

 

[선우 : 어이구, 조심 좀 하지.
어쩌다가 자유시간을 1년이나 반납하게 되셨어...?]

 

[태석E : 중국서 돌아와서 얼굴보니 너무 반갑다보니까...]


그 넘의 송림 세자 드라마 후유증이군 -_-;

 


#
나는 즉시 현민이한테 연락했다.


[선우 : 야, 태석형 총각파티는 우리가 해줘야 되는 거 아냐?]

 

[현민E : 당연하지. ^^ 언제 하지?]

 

[선우 : 태석형이 워낙 날짜를 급하게 잡았드라, 우리도 서두르자.]

 

[현민E : 오케바리~ ^^ 장소 날짜 정해지면 연락해!  뚝-]

 

[선우 : -_-;;;;]


이런....어린 놈이 감히 먼저 전화를 끊어!!!!

바로 중요한 그 장소와 날짜를 의논하려고 전화했더니만!! -_-;;

 


#
[태석 : 뭐? 총각파티? 오호~ 역쉬 니들밖에 없다 ^0^]

 

[선우 : 근데... 형 그 파티 할만한 데 알아?]

 

[태석 : 뭐?]

 

[선우 : 현민이 자식은 지 친구들이랑 여자친구랑 노느라구
전화도 제멋대로 끊어, 나쁜 넘.
난 그런데 잘 모르잖아.]

 

[태석 : 너 부산가면 잘도 찾아들어가 잘 놀잖아~]

 

[선우 : 아, 거기야... 아무데나 들어가도
적당히 잘 놀 수 있으니까.
우리가 연예인인 거 별로 신경 안쓰이게 해주고.]

 

[태석 : 여기도 비슷비슷해, 임마.]

 

[선우 : 그래두... 아예 딴 도시로 가서 할까?
여기서 놀다가 행여 형수님이 알게되면
심기가 불편할텐데.]


뚜르르르- <--태석형 핸드폰 벨소리


[선우 : 내 노래로 벨소리 바꾸라니까...]

 

[태석 : 시러. (받는) 여보세요? 아.. 김작가님.]


마녀...?
마녀가 웬일로 태석형한테 전화를 하지?
캐스팅 때문인가?

 

웬일로 태석형의 분위기가 제법 심각해진다.


[태석 : ...일단 이리로 오시죠, 총각 아저씨들 포차에요.
그리고, 선우도 같이 있어요. (끊고, 술마신다)]

 

[선우 : 김작가가 무슨 일로 형한테 먼저 연락해?]

 

[태석 : 지금 질투하냐?]

 

[선우 : -_-;;; 뭔 소리래? 미쳤어?
나한테 전화할 여자들 줄섰어. 봐- ]

일부러 핸드폰 전화메모에 입력된
전화번호들을 주르르 보여줬다.


[태석 : -_-;;;]


그, 그렇다... 난 유치찬란한
그 질투란 걸 하고 있었다.-_-;;

 

젠장, 내가 왜? 내가 왜?
그것도 마녀때문에?
그것도 태석형을?


[태석 : 너 기억나냐? 쫑파티때 김작가님한테 땡깡부린 거.]


뜬금없이 왜 그 때 얘기는 꺼낸대?

술꾼들 사이엔 묵인되는 사항이 있다.
-바로 몇 분전까지도 술 퍼마시고 한 실수는
언급하지 않을 것.-


[선우 : 하, 핫 ^^ 대충은... 기억나려고...하지이...?]

 

[태석 : 너 김작가한테 결혼하자구 매달린 것두?]

 

[선우 : 허걱! 내가 그런 황당무계한 짓을 했단말야?
아... 내 주량 역사상 치욕스런 오점이다.]

 

[태석 : 오버하지마, 임마.]

 

[선우 : -_-;;; 그 얘기는 왜 꺼내는 건데?]


마녀가 들어왔다.
장미꽃다발을 들고...


[마녀 : 태석씨 결혼 축하해요~ ^^]


태석형한테 장미꽃을 내민다.


[선우 : 야~ 형 좋겠네...
결혼 축하로 꽃도 받고.
아...난 언제쯤 저런 거 받아 볼 수 있을라나.]

 

[태석 : ^^ 고마워요, 앉으세요.]

 

[마녀 : 고마우면 술이나 한 잔 주세요~
아까운 남잘 딴 여자한테 보내는데
그 정도 위로주는 줄 수 있죠? ^^]

 

[태석 : 그냥 다른 음료수 시켜드릴게요.]

 

[마녀 : 그냥 술 마시죠, 뭐.
벌어진 판이 술판인데.]


어이, 두 사람 다 나는 안보이지?
그래, 난 투명인간이다 -_-;


갑자기 태석형이 벌컥 화를 냈다.
평소에 아무리 힘들어도 화같은 거 안내는 사람인데...


[태석 : 음료수 드세요!
그리고 이젠 이기지도 못하는 술 하지 마요!]

 

[선우 : 형, 형, 왜 그래... 왜 갑자기 김작갈 챙기는 척 해?]


어라... 분위기가 이상하잖아?
설마... 마녀가 태석형한테 사랑한다고 고백이라도 한건가?
태석형두 마녀한테 맘이 없지 않다가
흔들리고 있는거야?  지금?
그, 그래도... 태석형은 곧 결혼할 사람인데...

그런데... 마녀의 반응은,


[마녀 : 괜찮다니까요 ^^
딱 한 잔만 마시고 가서 푹 잘거에요.]

 

[태석 : (미심쩍) 정말이죠?]

 

[마녀 : 네에- ^^]


그제서야 태석형이 마녀에게 술을 따라준다.


[마녀 : (태석형한테 술 따라주며) 제가 왜 여기 왔는지 짐작하시죠?]


점점... 알 수 없는 대화들이 이어진다.

나는 대체 왜 여기있는 거냐? 홀짝!


[태석 : ....]

 

[마녀 : 부탁할게요.]

 

[태석 : ....]

 

[마녀 : 태석씨-]

 

[태석 : 필요한 경우 아니면 뭐 좋은 거라고 떠벌리겠어요.]

 

[마녀 : ...고마워요.]


마녀는 정말 딱 한 잔만 마시고, 일어났다.


[선우 : 어? 정말 이대로 그냥 가요?]

 

[마녀 : 술취한 남자들 정말 무겁드라구요,
이젠 내뺄랍니다 ^^]

 

[태석 : 택시 타고 가요.]

 

[마녀 : 알았어요.^^]

 

[태석 : 선우야, 김작가님 택시 잡아 드려라.]


정말 이상했다....
태석형... 평소에 주변 사람들 잘 챙기긴 했어도
이렇게까지 유난을 떨다니.
게다가 마녀는 대부분 여의도 포차에서 술마시면
집까지 술 깨며 걸어가곤 했다.
그걸 나보다 더 잘 아는 형인데...


[선우 : 어, 어...]


포장마차를 나와서
골목을 걸어나와 차도로 나왔다.

택시들이 쌩쌩 달리기만 하지
잘 잡히지 않는다.

마녀가 화단에 걸터 앉는다.


[선우 : 한잔 갖고 취했어요?]

 

[마녀 : 아뇨, 피곤해서요.]


태석형이나 마녀... 둘 다 방황하는 건가?


[선우 : 형하고 무슨 일 있었어요?
형 곧 결혼할 사람인 거 알잖아요.]

 

[마녀 : 풋... 선우씨 무슨 생각하는거에요?
아하...^^ 태석씨랑 내가 썸씽이라도 있었나 걱정되요?]

 

[선우 : (우물우물) 뭐, 뭐...]

 

[마녀 : 맞구나? 그런 상상했어요?]

 

[선우 :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마녀는 갑자기 마구 웃기 시작했다.
조용한 새벽 차도...웬 미친 뇨자 웃음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진다. -_-;
저만치 떨어져 서 있었다 -_-


[마녀 : (겨우 웃음 멈추고)
선우씬 정말 사람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선우 : 난 개그맨 아닌데요...]

 

[마녀 : 훗 ^^ 그만 걸어갈게요.]

 

[선우 : 아, 안돼요!!!
형이 작가님 택시잡아 드리랬어요.
같이 들었잖아요!!!]

 

[마녀 : 괜찮아요 ^^]

 

[선우 : 안돼요!!! 형이 그럴 때 다 이유가 있는 거라구요!!
난 모르지만, 모르지만... 하여튼 택시 타고 가요!]

 

[마녀 : 괜찮아요 ^^]

 

[선우 : 이익! 그 황소고집! 오늘은 안돼요!]

 

[마녀 : 최선우씨.]

 

[선우 : 네.]

 

[마녀 : 내가 여자로 보여요?]


이건 또 웬 황당한 질문이냐?
그럼 마녀가 여자지, 남자냐?


[마녀 : 작가교육원서도 뒷풀이하고 돌아갈 때
한번도 여자라구 집에 바래다준 인간 하나도 없었어요.
걷는 거리가 40분은 넘는데도요.
국회 의사당에서 내 옥탑방까지...
아무리 밤거리가 환하다고 해도, 그 거리를 
예의상으로라도 나하고 같이 걸어준 남잔 하나도 없었다구요.
서울 올라와서 특히 그 바닥선, 여자로도 안보인거죠.]

 

[선우 : ...]

 

[마녀 : 걸어갈게요, 여태 멀쩡했어요.
아무 사고도 없었구요.]

 

[선우 : 그래도 택시 타고 가요, 나도 한 고집해요.]

 

[마녀 : (황당) ...]


차도로 뛰어들어 겨우 택시를 잡았다.


[선우 : 타요.]

 

[마녀 : 풋...^^]


순순히 택시를 탄다.


[선우 : 중간에 내리지 마요.]

 

[마녀 : 핫...^^ 그 방법이 있었구나~]

 

[선우 : -_-;;;]

 

[마녀 : 선우씨 지금 보니 꽤 괜찮은 남자같긴 하네요.]

 

[선우 : 네?]


마녀는 또 의미 애매한 말을 남기고 떠났다.

 


#
포장마차에 돌아가니
태석형은 이미 많이 취해있었다.

 

어이구, 얼마나 갈등때리시겠어.

솔직히 마녀도 그닥 악녀는 아니잖아?
드라마 작가로 어느정도 자리도 잡았지,
인간성이야 중국서 한 공간에서
몇 달 겪어보니 그다지 나쁜 거 같진 않고..


[선우 : 형~ 먼저 취하면 재미없잖아,
난 완샷이 아니라 두샷해야겠다.^^]

 

[태석 : 최선우! 끅!]

 

[선우 : 넵!]


적당히 장단 맞춰주는 것도 때론 재미있다.


[태석 : 너 임마, 솔직히 불어~]

 

[선우 : ?_? 뭘 불어?]

 

[태석 : 너 김작가 좋아하지?]


[선우 : 뭐? 내가 그 여자를 왜 좋아해?]

 

[태석 :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냐?]

 

[선우 : ...-_-;;;]


진실게임서 마녀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다 좋았지, 사람 좋을 땐 이유가 없는 거야.
눈에 색안경이 씌어지거든, 세상이 온통 천연색으로 보이고 눈부시지.
그런 배경에 서있는 사람이 어디가 안멋있고, 어디가 안좋겠냐."


분명...태석형... 마녀하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마녀는 아니라지만, 아닌 척했지만...


[태석 : 그럼 사랑하냐?]

 

[선우 : 얼씨구... 형이 그런 거 아니구?]

 

[태석 : 너 후회할 짓 하지마, 니 속을 들여다보라구.
다른 사람들은 다 알겠는데,
왜 막상 너만 니 맘을 모르고 있는거냐?]

 

[선우 : ...형, 벌써 취했어?]

 

[태석 : 너 귀후비고 들어.]

 

[선우 : (부시럭) 엉.. 귀 후볐어. ^^]

 

[태석 : ...(휴우-)]


태석형은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한참 망설이다가 한숨쉬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성질급한 넘은 벌써 숨넘어갔다.-_-;
나두 넘어갈려 한다.


[태석 : 김작가... 오래 못산다, 아픈 사람이야.]

 

[선우 : 뭐?]

 

[태석 : 너 김작가 좋아하면,
나중에 땅치고 후회하지 말구,
지금 잡어.]

 

[선우 : 형, 형, 지금, 하하...장난치는 거야? ^^
그 마녀가, 뭐, 뭐라구?]

 

[태석 : ...내 애인이랑 임신 검사 받으러 그 병원에 갔었어..
나 중국가기 전에 교통사고 후유증 검사받으러
김작가랑 너랑 갔던 병원.  기억나지?]


...태석형은 꽤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었다.
서로 악!하면 윽! 할 정도로 눈빛만 봐도
기분도 알아차릴 정도로 느낌이 잘 통하는 우리였다.
그런데 이렇게 자세하게 나열한다는 것은...
점점 불길한 느낌이...


[선우 : 아, 알지... 홍소연이란 여자 의사가 형을 검사했잖아.
내가 여자 이름은 잘 기억하지 ^^
마녀 협박때문에 하루만에...]

 

[태석 : 병원서 우연히 김작가와 마주쳤어.
그 여자 의사하고 심각하게 얘기하고 있더라.
내가 아는 척 하니까 둘 다 당황했어.]

 

[선우 : 혀, 형... 그만해! 그만해!]

 

[태석 : 아까도 나한테 와서 부탁한다는 거...]

 

[선우 : 그만해!!!]


...왜 이렇게 미칠 거 같은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그냥 지금은 태석형의 말을 막고 싶었다.
더이상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았다.


[태석 : 함부로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말아달란 거였어.]

 

[선우 : T_T  형 그만해!!! 빌께, 이렇게 빌께...]


나는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빌고 있었다.


[태석 : 너 임마, 너 자신을 그만 속여.
정말 모르고 있었어?]

 

[선우 : T-T 몰라, 몰라...
그냥, 그냥, 그 여자가 저보다
다른 사람, 드라마에만 신경쓰다가
아프고 다치면 자꾸 화났어, 화만 났어...
근데... (울먹) 형, 형...
지금은 너무 아파, 가슴이 총맞고 뚫린 거 같아..
(주룩주룩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왜 그러지? 왜 그러지?
형이 나한테 총을 쏜 거 같아...
그 여자가 어떻다구? 응?
아무일도 없는거잖아? 응?
아까두 나랑 입씨름해서
겨우 택시태워 보냈단 말야.]

 

[태석 : ...]


가슴이... 자꾸 조여왔다, 아팠다.
왜 이렇게... 아플까...
친한 친구가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을 때와
또 다른 아픔이었다, 그건 분명했다.

내가 정말 그 여잘 좋아하나...?
사랑하나...?
그래서 자꾸 화를 냈나...?

그... 최면 전생이라는 것도 정말이었나?

******************************
해장국 집서...

 

[마녀 : 거기선 신녀를 호위하는 무사가 신녀를 사랑해서
목숨걸고 지켜주다가 같이 죽는데...]

 

[현민 : 그랬으면 더 멋있었겠다 ^^]

 

[마녀 : 맞어, 맞어... 그랬으면 현생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면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겠지 ^^ ]
******************************


[선우 : 형... 나 지금 뭘 어떻게 해야 돼?
형이 뭔가 말했음 좋겠는데, 또 그게 듣기 싫어! T_T]

 

[태석 : (휴우-)본인한테 가서 직접 들어.
그 전에 니 속 부터 알아보고.]


울음이... 진정되고서야
몇 가지는 확실해졌다.

태석형은 연신 물처럼 술만 들이키고 있다가
나한테 술을 따라줬다.


[선우 : ...형... 그 여자가 보고 싶다.]

 

[태석 : ...]

 

[선우 : ...형... 그 여자 없어지면,
내 눈에서 안보이면...
나 있지...

 

[태석 : ...]

 

[선우 : 미쳐버릴 거 같아.]

 

[태석 : 돌대가리.]

 

[선우 : ...]

 

[태석 : 늦된 놈.]

 

[선우 : ...]

 

[태석 : 너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냐? 어?
당장 안 튀어나가?
김작가 지금 뭐하고 있는 줄 아냐?
다 정리하고 대전 부모집에 내려가려고
방송국하고 계약 파기하고,
자취방도 정리하고 있어.]

 

[선우 : ! ]


멍해졌다...
나만 모르는 사이 모든 것이 빛의 속도처럼
너무나도 빠르게 처리되고 있었다.


[태석 : 이 새끼가! 자꾸 멍청하게 있을래!!!
당장 안 튀어나가!!!]


태석형한테 쫓겨나듯 포장마차를 튀어나왔다.
그리고...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옥탑방... 마녀의 옥탑방으로.

 


#
드라마 쫑 파티때...
결코 내가 취해서 잘못들은 게 아니었다.

 

*********회상*********************
[마녀 : 방향 틀었어요, 드라마는 다신 안쓸거에요.
그래서 파기하는 거구요.]

 

[선우 : 아하하하- 거짓말 마요.
당신이 드라마를 안 쓴다고?
차라리 지금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요~^^
당신은 드라마 아님
사는 것도 귀찮은 사람이잖아.딸꾹!]
******************************

 

그래...

드라마에 미쳐서
드라마만 얘기하고
드라마만 생각하고
드라마가 일상인 여자가....
드라마를 다신 안 쓴다고....?

 

그 때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알아야 했다.


************회상******************
[마녀 : 일본의 한 섬엔 라디오 방송국의 아나운서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대요.]

 

[선우 : ?]

 

[마녀 : 2차 대전 때요, 섬이 고립되서 죽는 순간까지도 방송을 했대요.
사실 그 전에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자기들은 방송인이라면서 마이크를 놓을 수 없다고
비장하게 죽음을 각오하고 계속 전시 상황을 방송했다네요.
그걸 기념하는 기념비래요.]

 

[선우 : ...]

 

[마녀 : 언제 기회되면 한 번 가서 보고 싶어요.]
******************************

 

사고났다는 태석형을 기다리면서...
까페에서...

유학도.. 분명
드라마를 잘 만드는 일본,
다큐를 잘 만드는 뉴질랜드,
미국의 방송 실습을 위해
브로드웨이에 가고 싶다던 여자였다.

반짝반짝 희망에 눈빛이 빛나던...

아... 어쩌면 난 그 때부터 그 여자를
사랑하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 드라마와 낯선 해외 환경들 속에서
어느새 감각이 무뎌버린 나도 모르는 새에
그냥 스며들어버려서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나보다.

 

왜... 난 바보같이 그 모든 힌트들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헉헉헉...
계단을 두개씩 뛰어올라 옥탑방 앞에 왔다.

 

언젠가 마녀가 취했을 때...
태석형의 건망증때문에
결국 나 혼자 떠맡아야 했을 때,
어렵게 알아내 데려다줬던 곳...
그 땐 처음 문만 보곤 무슨 창고인 줄 알았다. -_-;;

 

주먹을 불끈 쥐고 쾅쾅- 두드렸다.

 

나와라, 나와라 마녀!
나와라, 나와라 마녀!

딴 데 안갔지?
택시타고 여기 들어와 있는거지?

나와라 마녀!


벌컥!

...문이 열렸다.

나도 마녀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마주본 채 잠시의 침묵이 흘렀다.


[선우 : 뭐에요!!! 자기 몸 잘 안다면서요!!!
남들은 잘도 치료해주면서!!!
자기도 뻑하면 뜸도 뜨고 치료하면서!!!
왜 몰랐어요?!! 그렇게 아프도록 왜 몰랐어요?!!]

 

[마녀 : ...허준은 유명한 명의였는데, 왜 늙어죽었을까요? ^^]

 

[선우 : 그, 그건... -_-;;]


느닷없는 퀴즈에 말문이 막혔다.


태석형이 연락했겠지...
그러니까 이렇게 태연하게 날 놀릴 수 있는 거잖아.


[마녀 : 들어와서 땀 좀 닦을래요?]


처음으로... 옥탑방 안에 들어갔다.
꽤 어수선하다.
한 쪽 벽은 아예 신문들이 천장까지 쌓여있고...
좁은 공간에 컴퓨터, 주변기기, TV, 책들, 그림도구들로
빡빡하다.

 

마녀가 건네준 물수건으로
대충 얼굴과 목덜미 땀을 닦아냈다.


[선우 : 뭐에요? 벌써 이삿짐 싸요?]

 

[마녀 : 사는 게 원래 이래요 ^^ 늘 이사가기 직전 ^^]

 

[선우 : -_-;;;]

 

[마녀 : 답답한데 한강 구경갈래요?]

 


#
S 방송국 건물을 지나치고...
터널을 지나..
잔디밭 사이의 산책로를 걸어...
한강 시민 공원...

한강 앞의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이렇게 나란히... 앉아본 적, 처음인 거 같다.


[선우 : 어디가 어떻게 안좋은거에요?]


알 건 알아야 하지..
물으면서도 난 자꾸 두려워진다.


[마녀 : 위암하고 뇌종양이요,
서로 전이까지 했다네요.]


-_-;;; 미, 미쳤구나....둘 다 중병인데...
그래갖고 중국까지 따라와서 온갖 일 다하고...
여기 들어와서도 대본 수정에, 드라마 시청자들 의견 모니터링까지!


[마녀 : 원래 뇌종양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써먹는 거처럼,
악성은 흔치 않아요.
그건 드라마틱한 설정을 위해서 함부로 쓰여진 거에요.
대부분 양성이라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하다거든요.
그 점 때문에 의사들이 영화나 드라마 보면 제일 열받는거죠.
환자들이 지레 겁먹고 이제 자긴 죽는가보다 하고 난리치니까. ^^]

 

[선우 : 지금 그게 우스워요?]

 

[마녀 : 또 화내요?]

 

[선우 : -_-;;;]

 

[마녀 : 나 같은 경운... 양성이었다가,
위암에서 원격 전이가 되면서 악성이 된 거래요.
뇌암은 원래 전이를 잘 못시키는데...
위에서 자극받아서 또 위의 암세포를 건드리고...
소연이 말이...]


마녀는 자기 손가락을 서로 만지작거렸다.
나도 모르게 덥썩 그 손을 잡았다.
화들짝 놀라긴 하지만, 뿌리치지 않는다.


[선우 : 그 동안 안 아팠어요?
어떻게 그렇게 모를 수 있어요?]

 

[마녀 : 사혈하고 뜸뜨고, 침놓고...
그걸로 임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고
느낌이 무뎌졌었나봐요.]

 

[선우 : 치료 받아요, 지금이라도.]


마녀가 나를 빤히 쳐다봤다...
한강물의 출썩거리는 물결소리가 들렸다...


[마녀 : 소연이 말이...]


안듣고 싶었다, 이런 두려운 예감은
항상 너무 정확했으므로.

아까 태석형에게서 듣고 싶지 않았던 것처럼.


[선우 : 어떻게든 치료 받아요,
좋은 병원은 가서 정밀 검사도 받고.
수술도 하고.]

 

[마녀 : 의사도 어떻게도 손댈 수 없는 상황이에요.  난요, ....]


마녀는 벤치에서 일어나
앞으로 걸어가 한강물을 한참 들어다보더니
마침내 돌아서서 나를 바라봤다.


[마녀 : 난 죽는 거 두렵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내가 정말 두렵고 겁나는 건...
내가 살아있는 동안 통증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고통 속에서 벌벌떨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걸 아는 처참한 느낌에도 어떻할 수 없는 남은 시간이에요.
그걸... 보고 있어야 하는 내 부모님, 내 형제 가슴에 박힐 한이에요.
우리 엄마... 안그래도 신경이 예민한데...
자식을 먼저 앞세우고....(목 메인) 어떻게 사실까..]


마녀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울고 있구나.

 

내 몸은 아주 무거웠다.

워낙 급작스런 충격때문에, 몸이 돌덩어리처럼 무거웠다.
그래도 몸을 일으켜야 했다.

마녀의 어깨를 뒤에서 조심스럽게 안았다.


[선우 : ...당신이 날 싫지 않다고 한다면,
우리... 어떻게든 뭐든 해봐요.
당신이 두려워하는 시간...난 겁 안나.
나랑 있음 내가 그 시간...없앨거야,
병원 치료든, 민간요법이든, 대체요법이든,
무슨 수를 쓰든.]


어깨를 감싸고 있는 내 손을 꽉 쥐는
마녀의 손 힘이 느껴졌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
내 말을 들어주는구나...
믿고싶어 하는구나...


[선우 : 자꾸 날 화나게 하더니...
나요, 누가 믿어주면 잘 해내요.
그러니까 이젠 나 화나게 하지 마요.
그럼 난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주저리주저리...

이 여자가 당장이라도 강물 속에 뛰어들 거 같아서...
마술을 부려 당장 어디론가 사라질 거 같아서...
그냥 계속 잡고 있어야 할 거 같아서...그런다.

 

[선우 : 나요, 나요...]


울컥! 눈물이 났다.


[선우 : 당신 때문에 자꾸 화가 나...
이제, 겨우 당신이란 여자를 만났는데...
왜 아프냔 말야...
내가 바라는 건 그냥 평범한 거 뿐인데...
남들처럼 평범하게 결혼하고,
적당히 투닥거리고 삐지고 화해하고...
작은 거에 행복해지고...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왜 자꾸 나를 화나게 하냔 말야...
왜 내 맘을 구멍나게 하냔 말야...
당신, 당신... 정말 나빠.]


.... 난 어린애처럼 마냥 울었다.

내 가슴이 뻥 뚫려 너무 아파서...
검은 밤, 검은 강물처럼...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알 수 없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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