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엉덩이 만지지 마..!!
아이들 방학을 앞두고 남편은 광고지 한장을 들고 와서.. "이번 여름 방학때는 아들
수영장 등록 시켜 배우도록 하자.. 당신도 같이 등록해.." 라고 했다.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을 남편이 챙겨 우리는 수영장으로 달려가 당장 등록을 했다.
아이들이 방학을 하고 이른 아침을 먹고 수영장으로 가면 큰애는 고학년반 뽀빠이는
저학년반 나는 성인반으로 가는데 어느새 한달이 가까워지며 큰애는 자유형을 제법 잘
할 만큼 진도가 나갔다.
뽀빠이는 물이 얕은 수영장에서 강습을 받지만 아직 어려 별 진도가 나간것 같지않고..
큰애가 강습을 받는 라인은 내가 받는 바로 오른쪽이라 하는 모습을 다 볼수 있으며 왼쪽라인에는 10년 가까이 수영을 해온 선수같은 사람들이 수영을 한다.
조금 일찍 수영장에 도착하는 날 큰애랑 나는 옆라인에서 서로 연습을 하는데 큰애는
잠수를 해서 내가 연습하는 곳으로 와서 내 엉덩이를 살짝 만지고 달아나기도 하고
어떤때는 가슴까지 만지고는 날렵하게 달아난다.
나는 큰애를 향해.."내 엉덩이 만지지 마..!!" 라고 눈을 흘기면 큰애는 더 재미있어 하며
방긋 웃으며 손을 살짝 흔드는 모습에 나는 그만 뽕 넘어간다. 정말 내가 어쩜 저렇게
잘생긴 꽃미남 엄마란 말인가..
잠시 후 각자 담당 강사가 오면 우리는 강습을 받는다. 근데 열심히 연습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내 엉덩이를 툭 툭 차고 지나간다. 라인 앞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옆에 고급반
주부들이 연습을 하는데 다리에 힘이 얼마나 센지 툭툭 차면 나는 10리나 밀려나고 온
엉덩이에 몽고반점같은 퍼런 멍이 들었다.
이제는 알것 같다. 남편이 왜 내게 수영장에 등록 하라고 했는지..
12년 가까이 살며 내게 대한 불만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수영장에 등록 시켜
다른 사람에게 발로 차이게 만든것 아닌가 모르겠다. 웬쑤 미우면 그냥 말로 하지않구..
오늘은 수영장을 나서는 큰애가 챙기는 시간이 길어 나는 "니 뭐하노?" 라고 물었더니..
"오늘 제가 한턱 쏠려고 용돈 챙깁니더.."란다. 차를 타고 가며 나는 "얼마 가지고
가는데?" 라고 물었더니 1500원 가지고 간다며 수영 마치고 집으로 오며 더우니 셋이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서 먹을 거라고..
나는 아이스크림보다 커피가 좋다며 큰애에게 500원을 받아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고 아이들은 수영을 마치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으며 내게 한입 먹어보란다.
오늘 저녁 뽀빠이가 통닭이 먹고 싶다고 해서 시켰더니 뽀빠이는 일요일 빌린 비디오를
반납해야 한다며 집을 나선다.
오늘 반납하지 않으면 100원을 더 내야 하는데 아이들은 한번도 연체하지 않고 알뜰히 챙겨 반납을 한다. 나는 아이들이 통 크게 돈 쓸 줄도 알고 적은 돈이라도 필요없이
낭비는 못하게 경제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데 잘 따라주는 아이들이 고맙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비가 내리는 깊은 밤 음악을 듣고 있는데 주방에서 달그락
거린다. 아마 큰애가 나를 위해 커피를 준비하는 모양인데 내 엉덩이를 만지며 장난을
하기도 커피를 끓여 주기도 하는 나의 기쁨조 두아이는 이젠 잠이 들고 나는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이 시간 부자가 된다. 이 세상에서 제일 큰 마음의 부자가..!!
Sweet Caroline - Neil Diam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