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군가가 손을 내미는 꿈을 자주 꾼다.
그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냥 깨곤한다.
에라 모르겠다. 오늘도 그 꿈을꾸면 콱 잡아버려야지..
하는 생각을 하긴하지만..막상 또 그꿈을 꾸게되면
그냥 쳐다보기만하다가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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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지내기로한 외할아버지의 친구분의 손자는 동만씨라고한다.
동만씨는 내가 처음 우려했던거와는 달리
참 성실하고 매너좋은 사람이였다.
성격도 싹싹하고 부지런해서 함께지내기에 불편함이없었다.
오히려 청소나 음식같은걸 나보다 더 잘해서
내가 신세를 지고있는거라해도 별반없었다.
우린 제법친해져서 주말에 함께 술을마시고 영화를 보는등
여과생활을 함께 즐기게되었고
나도 힘들거나 어려운일있으면 아무 꺼리꺼림없이
동만씨에게 부탁을 할수있게되었다.
물론.. 다좋은것만은아니였다.
몇가지 불편한 사항은있었지만
동만씨가 사각팬티차림으로 거실을 싸돌아다니는것과
한달에 한번 내가 마법에걸린날을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견딜만했다.
어김없이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래층에 내려가보니
동만씨는 벌써 외출을 한듯보였고
테이블에 메모한장이 놓여있었다.
[영자씨 오늘 시골에 다녀오려구요. 귀찮다고 굶을까바
영자씨좋아하는 오징어볶음해놨어요. 전자렌지에 댑혀먹는거정도는
귀찮지않죠?^^ 가스 사용후에 밸브잠구고 외출할땐 저번처럼 문열어놓고가지마요.
글엄 다녀올게요 내일 오후정도면 올라올듯싶네요.
p.s 우편물이와서 쇼파에올려놓고갑니다]
쪽지를 읽는데 웃음이 절로났다.
와이프가 친정가면서 남편한테 써놓은 편지같아서...
냉장고안에서 오징어볶음을 꺼내 전자렌지에 돌려놓고
우편물을 보기위해 쇼파로갔다.
친구 혜미에게서 온 편지였다.
내용물은... 다름아닌 청/첩/장/...
그동안 난 혜미에게 전화한통 벌벌떨며 지내고있었다.
그 왕재수가 극장에서 내 등을 다독거렸을때
그 이상한 기분때문에 죄인 아닌 죄인이 되버린것이다.
그렇게 미루다 미루다..
이렇게 청첩장을 받을때까지 난 내 친구의 인생이 걸린일을
방종하고 있었던것이다.
'그래..다시한번 메일을 보내자'
메일을다시보내려고 로그인을했다.
메일을 잘 사용하지않아서 수십통의 광고편지와 스팸편지들이 들어차있었다.
모조리 선택해서 지우는데
언뜻 반송편지가 스쳐지나갔다.
확인해보니..그건 다름아닌 내가 혜미에게 보냈던 그 메일이였다.
메일이 꽉차서 돌아왔다는 어이없는 메세지였다.
메일정리한번안해서 일생일대의 중요한 메세지를 전달받지못하다니..
왕재수는 억수로 운이 좋은놈이 분명했다.
청첩장을 쳐다보면서 한참을 고심했다.
청첩장까지 돌린 이마당에 이제와서 내가 모든걸
애기하는것이 과연 현명한 생각일지.
어쩌면 모르는게 약일수도있을거란 생각도들고...
혹여 나중에 결혼생활이 잘못대면 그땐 정말 혜미한테 죽일년이 될텐데..
아~~~~~평소에 잘 쓰지않던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려니까
심한 부작용이왔다.
생각만으론 결론을 낼수가없어 혜미를 만나기로했다.
헤미는 결혼준비로 바쁜듯보였지만
오랫만에 연락된 나를 너무 방갑게 만나주었다.
얼굴이 활짝핀게...결혼앞두면 예뻐진다는걸 실감할수있었다.
"기집애~ 그동안 연락도 뚝끊고 뭐하고지냈어?"
"미..미안 엄마랑 영원이 이사가고 혼자 이것저것 정신없었어"
"이사가다니?"
"영원이따라서 신랑이 해외로 파견나갔거든"
"그럼 혼자지냈던거야?"
"으...응 그건 아니구..애기하자면 좀 복잡해"
다큰 처자가 남자랑 한집에서 같이지낸다는 말을
외할아버지의 친구분의 조카라하더라도 사람들한테 이해시킬수가있을까나..
"혜미야? 남자친구는 잘해줘?"
난 말을 돌려 본론으로 들어갔다.
"우리오빠? 글엄~~잘해주지. 결혼준비하면서 많이 다투기는 했는데
몇시간도못가서 서로 금새 풀려"
남자친구애기하면서 저렇게 활짝웃는 혜미에게
나 니 남자친구가 바람피는거 목격했어.
그 바람피는 여자가 너도 아는여자고 그여자도 혜미너 알고있대..라고 죽어도 애기못하겠다.
그래..어른들이 가끔 모르는게 약이라고하지않던가..
나중에 그 왕싸가지때문에 울일생기면
그땐 내가 너를 책임질께....지금은 그냥 그렇게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해하렴
결정을 짓고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그제서야 나다운 축하인사를 해줄수있었다.
"기집애 나 버리고가서 얼마나 잘사나 두고볼꺼야"
"글엄~ 잘살꺼야. 내가 시집가서 잘살아야 우리영자도 시집가고싶은생각들꺼아냐
내가 샘플로다가 시집가면 얼마나 좋은지 보여줄께"
우리를 쳐다보는 시선들을 아랑곳않고 우린 카페가 떠나가라 깔깔댔다.
예비신부의 특권쯤으로 생각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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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미에게 책임감이 생긴 나는 본격적으로 혜미의 결혼준비를 도왔다.
취향이 비슷했던 나는 혜미의 쇼핑짝꿍으론 두말할것도없었다.
그릇이며..가구, 가전, 장식품, 악세사리등등...여자들의 혼을 빼앗을만한것들이
아마 수천가지는 됐을것이다.
백수였던 나는 40시간처럼 긴하루를 보내왔는데
요새같아선 하루가 12시간처럼 짧게느껴졌다.
오늘은 혜미의 야외웨딩촬영이있는날이라
김밥을 좀싸들고 집앞에서 기다리고있었다.
준비할것도 많은 애가 기어코 집앞으로 데리러온다는 배려심많은 혜미였다.
그 왕싸가지는 호박이 넝쿨째굴러온줄도모르고..
그런 혜미를 나두고 바람을 피우다니... 결혼해서도 그러면 벌받을거다
하늘이 안주면 나라도 줄셈이니까..
골목을 꺽어 차한대가 들어오더니 내앞에 멈췄다
혜미였다.
"영자야~"
차안에서 손짓하는 혜미는 너무 너무 예뻐서 입이벌어졌다.
"우아~ 못알아보겠다. 누구세요? ㅎㅎ"
차를타자 혜미 여동생이 운전석에 앉아서 손짓했고
그옆에 왕싸가지의 얼굴이 보였다.
"오빠 인사해! 내 전애인 영자야"
"하하..영자씨 방가워요. 애기많이들었어요. 최민영입니다"
허..헉..저 능청을 봐라..
저렇게 안면몰수를 하다니..일만의 양심도 없을까. 얼굴색 하나 안변하고
저 천진난만한 웃음이라니..
"네..저는 민영씨 몇번 봤어요"
"그러세요? 그런데 난 왜못밨지?"
난..왜 못밨지...난 왜 못밨지...난 왜 못밨지...란다.
공원에 도착할때까지 난 왕싸가지의 뻔뻔함에 기가차있었다.
내 그런 근심관 상관없이 웨딩사진을 찍는 두사람은 무척 잘어울렸다
민영이랬지..솔직히 왕싸가지가 멋있는구석은 많았다.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갖춰입은 두사람은
우리가 어릴적 잃었던 동화속의 왕자님 공주님 처럼 근사했다.
해당화처럼 생글 생글 잘웃는 혜미의 얼굴이
오늘따라 더욱 활짝피어서..왠지 코끝이 찡~해지고말았다.
점심시간이 훌쩍넘어서야 잠시 촬영을 멈출수있었고
우리는 그틈에 내가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
그 도시락에는 동만씨의 세심함이 또 한번 발휘되었다.
예비신부가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김밥 한입가득물고 먹어대는 모습은
그리 환상적이지않다며 혜미가 먹을껀 한입에 쏙들어가는 크기에
양치를 할수없을때를 대비해 음식냄새가 적게나도록 초밥과 과일로 김밥을싼거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는지..
아마 일류요리사도 상상해낼수없는 특급 메뉴일것이다.
동만씨덕에 그날 난 센스걸이라는 새 별명을 가지게되었다.
오늘 동만씨가 좋아하는 피자한판 시켜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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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안보이신다그래서 크기를 수정하긴했는데 그래도 안보이시면 애기해주세요
너무 죄송해요 ^^;; 글읽어주시는것도 감사한데 불편하게했어요
항상 리플과 추천해주시는분께 너무 감사하구있어요
날이 추워졌는데 감기조심하시구요 좋은하루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