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변한건 아무것도 없었다.
화실 앞에 혜령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전화기가 울어 데기 시작했다.
"..... 말해요..듣고 있어요.."
"네... 아니요.. 그냥..어제 밤엔... 친구랑 있었어요.."
건우는 잠시 혜령을 봐라 보다가 잘가 라는 듯 손을 한번 들어 손짓한 뒤 차를 출발 시켰다.
"혜령이요..? 어제 화실로 간다고 해서 화실 앞에 내려 줬어요.. 친구들 만났나 보죠..네~"
"근데 언제부터 그렇게 혜령이 걱정을 했어요~? 후후후 아니요! ...지금은 조금 피곤해요. ..네.. 그럼 내일 봐요!"
그는 휴대폰을 를 닫고, 잠시 차를 멈춰 새워 담배 한가치를 꺼내 물었다.
방금 전 헤어진 혜령의 표정이 떠올랐다. 하룻밤 사이에 그녀는 어른이 되있었다.
'그래서는 안됐었는데..'
건우는 이제야 때늦은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빠아앙~' 모든게 맘에 안 든다는 듯 한 손으로 핸들을 내려 쳤다.
"젠장~ 후~"
이건 아니 였다. 그가 생각지도 못했던 장해 요소들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항상 자신이 세워둔 틀 안에서만 행동하곤 했는데 어제 같은 일은 정말이지 자신의 예상 밖의 일이 였다.
아직은 아니다... 그들 에겐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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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세 번째 재회가 있은 뒤 얼마 후 생각지도 못한 손님들이 그녀의 화실에 방문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여기 까지 어쩐 일 이세요..!"
"잠은 집에 들어와서 자거라!"
몇 걸음을 옮긴 '강여사'가 감정 없는 시선으로 화실을 한번 휙 둘러 보고는 말을 이어 나갔다.
"너저분 하구나.."
그녀는 시선을 돌려 어머니의 동행자를 봐라 봤다 눈이 마주치자 그는 한쪽 눈을 찡긋 하며 인사를 건냈다 혜령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자신의 어머니 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무슨 일이세요! "
"둘이 구면이겠구나 ~? 이분이 오늘부터 네가 그림 그리는 걸 도와 주실 꺼다!"
"뭐라구요??...... 하~전 필요 없어요!"
"결정은 내가 한다. 넌 그냥 따르기만 하면되..
"어머니!"
'강여사'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돌아서 입구에 서있는 그를 향해 걸어 갔다.
"건우씨! 난 바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되거든 여기 있다가 짐오면 대충 정리하고 저녁이나 같이 해요!"
"그러시죠"
얼굴 전체에 환한 미소를 띄우 며 그가 대답 했다.
"짐이라뇨~???"
"당분간은 건우씨가 여기서 생활하게 될게다. 뭐 내가 곧 지낼 곳을 알아봐 줄 거지만 말이야!!"
건우를 봐라 보는 혜령의 눈 속에 불꽃이 일었다.
'강여사'가 가고 화실엔 혜령과 건우 만이 남게 되자 혜령이 드뎌 폭발했다.
"훗~~ 그 몇 일 사이에 밑바닥 까지 추락 하셨나 보죠!!"
"...... '피식' 글쎄~ 아직은 그 정도 까진 아닌 걸로 아는데~"
"그래 대체 얼마를 봐라고 이러는 거지~? "
"훗~~ 글쎄~ 나도 아직 내 목적이 뭔지 모르 겠 는데~ 다 흥미로 와서 말야~"
"내가 말했던가 당신이 얼마나 재수 없는지.."
"내가 말했던가 니가 상당히 맘에든다고~"
그가 짖궂은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한 발작 다가 오자 혜령이 손을 올렸다.
'짝~'
순식간에 혜령의 손과 그의 볼이 마찰을 일으켰다.
생각보다 큰 소리의 마찰음이 화실에 퍼지자 혜령이 흠찟 놀라며 한발작 뒤로 물러 났다.
그의 하얀 얼굴 위에 금새 붉은 손 자국이 새겨 졌다.
"아~미..."
"여어~~ 보기보다 손이 매운데.."
얼얼해진 볼을 쓰다 듬으며 혜령이 도망간 만큼의 발걸음으로 다가 갔다.
"모델 얼굴에 함부로 손을 올리면 쓰나 ~...
그가 위험스런 눈빛을 띄우며 한 걸음 더 다가가자 혜령 또한 뒤로 한걸음 더 도망 쳤다.
처음 느끼는 공포감에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이 겁없은 아가씨야! 남자의 얼굴에 함부로 손을 데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가르쳐 주지.."
그의 손이 올라가자 혜령은 맞는 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둔탁한 통증을 기다리던 그녀는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자 살짝 눈을 열어 앞을 봐라 보자, 1m도 안되는 거리를 두고 그의 얼굴이 다가와 있었다. 그녀가 놀라 물러서려 하자 그의 손이 기다렸다는 듯 한손으론 그녀의 허리를 한손으론 그녀의 머리를 잡아 자신 쪽으로 끓어 당겼다.
그리곤... 앙 다문 그녀의 입술 사이로 조심스럽게 그의 입술이 겹쳐 왔다.
살금살금 그리고 조심조심 그녀의 입술을 간질 데던 그가 그녀 안으로 들어가길 원했다.
"열어.."
잠시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버티던 그녀였지만 참을성 있게 기다리던 그에게 자신을 열어 주었다.
그는 그녀에게 조심스러우면서도 깊고 진한 키스를 선사했다.
'스르르'
혜령은 다리의 뼈들이 녹아 내리는 것 같았다. 아니 온몸에 자리 잡고 있는 뼈라는 뼈들이 모두 녹아 내리는 기분이였다.
잠시 후 긴 입맞춤을 맞힌 그가 한 걸음 물러서며 멍해져 있는 혜령을 봐라보곤 개구쟁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어때 맘에 들었어~?"
"하하하 뇌물이야~ 이제부터 잘해 보자구~"
다시 한번 윙크를 날리며 그가 웃었다.
"............당신.."
"어?"
"나랑 사겨!"
"뭐라구~? ~
그가 잠시 황당한 듯 하더니 이내 우숩다는 듯 뒤돌아 서 여기 저기 두리번 거렸다..
"나랑 사귀자구~"
"싫어.."
"왜?"
"그러는 넌 왜 나랑 사귀자는 건데?? 키스 한번 했다고 아무나 하고 사귀는건 아니라고 봐~"
"당신 키스가 싫지 않아.. 그리고 한번이 아니라 두 번이야!! "
"후후~ 사귀지 않더라도 원한다면 언제든지 키스해 줄 수 있어~"
".... 걸레 같은 자식~ "
혜령이 옆에 노여 있던 붓과 물감들을 집어 던지자 이리 저리 피하며 그런 그녀가 재밌다는 듯 약을 올리는 그였다.
"이크~ 걸레랑 놀면 너도 걸레가 되는 거야~ 그러니까 포기해"
"이~ 당장 나가~"
"조금만 참아 너희 엄마가 집 얻어 주는 데로 나갈테니까~"
그는 씩씩거리며 자신을 노려보는 그녀가 상당히 맘에 들기 시작했다.
혜령이 지쳤는지 바닥에 주저 앉자, 그제서야 그도 따라 바닥에 주저 앉아 담배하나를 꺼내 물었다.
"담배 펴도 되지?"
"......싫어"
"훗~"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건우는 입에 문 담배 끝에 불을 붙여 한 모금 깊게 들이 마셨다.
'후~'
그의 붉은 입술 사이에서 하얀 연기가 하늘하늘 춤을 추며 피어 올랐다.
혜령은 그 모습이 나름데로 맘에 들었는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체 그가 한 개비의 담배를 다 피울때 까지 그를 봐라만 보았다.
잠시후 그가 다 태운 담배를 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러 끄자 혜령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
"어머니.. 좋아하해?"
"훗~ 아니"
"그럼..왜 만나는데.."
"그것도 질문이라고 하냐?"
그는 비웃었지만 그녀는 단호 했다.
"....후 ~ 그냥 필요하니까 만나는것 뿐야.."
"뭐가 필요한데.."
"그여자가.."
"..........? 그럼 키스 했니?"
그가 그녀의 눈을 봐라 봤다.
"'피식'............아니 아직은..."
"그럼.. 앞으로는 할수도 있단 소리네.."
"필요하다면..
"허~당신이란 사람은 정말.....모르니? 그여자 우리 엄마야! 난 그여자 딸이고.."
"알아!"
그는 바닥에 누워며 눈을 감았다.
"나한테 키스는 왜 했니..우리 어머니랑 키스 할꺼잖아.."
"아직은 안했으니까.. 그리고.. 내겐 넌 그냥 너고 그여잔 그냥 그여자일 뿐야!!
이제 질문은 여기 까지 "
"뭐하는 거야?"
"자려는 거야.."
까맣고 긴 속눈썹이 그의 눈동자를 뒤덮자 그는 곳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 들었다.
한참동안 그를 봐라 보다 문득 그의 볼에 생긴 붉은 손 자국이 눈에 들어 왔다.
처음엔 핑크빛을 띄던 자국이 조금조금 검붉은 빛깔을 띄우며 부풀어 올라있었다.
혜령은 조심히 일어나 화실 한곳에 놓여있는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냉주머니를 만들어 그의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아 차거~ 뭐하는 거야 너?"
"가만 있어.. "
"...명령조로 얘기 하지마.."
건우는 다시 눈을 감으며 말했다.
"미안...부어 올랐잖아.."
"................"
부풀어 오른 곳이 조금은 갈아앉는 듯 보이자 혜령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건우는 눈을 감은체 말했다.
"나 나쁜놈이야..!"
"'피식' 알긴 아네.."
"......나.... 너무 깊게 들여 놓친 마라.."
"............"
" 난 심장이 없어.."
"ㅊ ㅣ~ 그럼 어떻게 살아?"
"오래전에 누군가한테 줘 버렸거든.. 귀찮아서.."
"..................."
"이젠 진짜 잘꺼야 깨우지 마!"
"...바닥에서 자면 허리 아파 저기 간이 침대 가서 자.."
"....?"
그는 몸을 일으켜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간이 침대로가 몸을 뉘였다.
오후 5시가 다되어서야 그의 짐이 도착했다. 짐이라고는 옷가방 몇개 와 그의 책들 그리고 미술 도구들..이 전부 였기에 혜령은 그를 깨우지 않고 한쪽 구석의 빈공간에 그의 짐들을 옮겨다 놓았다.
그가 잠들어 있는 간이 침대 곁으로 다가가 잠들어 있는 그를 봐라 봤다.
그는 꿈을 꾸는지 간간을 미간을 찡그렸다 폈다를 반복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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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젠 심장이 없어..그래서 이번엔 못 살지도 몰라.."
"괜찮아.. 오빠 심장 너 줄테니까...."
"그럼 오빤.. ?"
"괜찮아... 너만 있으면 심장 없이도 살 수 있어.."
"피~ 거짓말 ~ 오빠...나 가따 올께......."
"그래 ... 가따와.. 여기서 기다릴께....그리고..계속 곁에 있어 줄께.."
그의 천사는 눈처럼 하얀 미소를 지으며 수술실로 들어 갔다.
'기다린다 했는데... 가따 온다 했는데... 나의 심장을 가져가 놓고..'
올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 아영이를 구름위에 뿌리고 돌아온 그밤..
더이상 심장이 없는 그는 슬픔을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잃어버린 그녀의 심장을 자신이 찾아 주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그녀 곁에 뿌려 줄껏이다. 그곳에선 절대 혼자 외롭지도..아푸지도 않게..
"..봐요.. 이봐요.. 이봐요..?"
꿈.... 오랫만에 꾼 아영의 꿈이였다.
지금 눈앞의 이 여자가 깨우지만 안았어도..
걱정스런 눈빛으로 그를 봐라보던 혜령이 손을 뻗어 그의 이마에 가따 되려 하자
차갑게도 그 손을 뿌리치는 그였다.
"건딜지마.."
그의 낮게 잠긴 목소리에 슬픔이 묻어 나왔다.
무안해진 혜령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응했다.
"당신 짐 도착했어요.. 그리고.. 아까부터 당신 주머니에서 울어데는 핸드폰
좀 어떻게 하지 그래요.."
혜령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뒤 건우는 울어데는 전화를 받았다.
"네... 잠깐 잤어요.. 예 거기 알죠... 혜령이도 같이 갈까요?"
"아..네 그럼 거기서 뵙죠.."
그가 전화를 끈은 뒤 아무 말없이 나가려 하자 혜령이 그의 옷자락을 을 붙잡았다.
"어디가요?"
"너의 엄마 만나러.."
"대체 왜 그래요.. 난 악몽꾸는것 같아서 깨워 졌더니..고맙다고는 못할 망정"
"고맙군, 오랫만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깨워 져서..."
건우는 자신의 옷에서 그녀의 손을 뿌리 치곤 나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