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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복님의 예전글...

블루러버 |2004.09.12 20:36
조회 2,061 |추천 0
나의 꿈은 물론 연예인이 아니었다. TV에서 보는 연예인들은 그저 먼나라의 일이었다. 나중에 그리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처음에 되고싶었던 것은 슈퍼맨이었다. <슈퍼맨>영화를 보고는 너무 멋있어 날아다니는 흉내를 내고 다녔고 동네에 예쁜 여자아이를 보면 달려가 누가 "괴롭히면 말해라. 내가 도와주마"고 말했다.

정의의 사도였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꿈이 바뀌었다. 언젠가 부모님 따라 호텔뷔페식당에 처음가 식사를 했는데 그 푸짐함에 팔짝 팔짝 뛰며 좋아했다.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니 나는 당연히 이 다음에 호텔 사장이 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꿈은 꽤 현실성이 있었고 장래 희망 물을때 대통령, 장군하는 다른 친구들과 달라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듣기도 했다.

호텔경영인이 되야겠다는 꿈은 오래갔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대학에 진학해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 경영학을 공부하고있는 것도 그 꿈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막상 대학진학을 눈앞에 두고서는 꿈이고 뭐고 없었다.

성적되는 대로 어디든 들어가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우선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야 했고 또 친구들 다가는 대학 들어가 함께 어울려 놀고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워낙 공부를 등한시한데다 1년 동안 여자친구와 사랑에 푹 빠졌더니 발등에 불이 떨어져 공부를 해보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원래 싫어하는 과목이던 수학은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영어는 좀 하는 편이었는데 오랜만에 책잡아보니 한참 멀리 가있었다.

학과공부가 뒤떨어지면서 예체능계로 빠질까하는 알량한 생각을 했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해 장차 호텔사장이 되겠다는 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 있었다. 그렇다고 음악이나 미술쪽으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학과 점수는 떨어지고 특별한 재주도 없었으니 이런 잔꾀만 떠오를 수밖에. 적당히 몸좋은 친구들은 모두들 헬스클럽으로 달려갔다. 체대로 가보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한동안 나도 이 부류에 속해 있었다. 운동은 웬만큼 하는 편이었고 골격이 좋아 헬스클럽에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아 역삼각형의 슈퍼맨 몸매가 거울 속에 떡 하니 자리잡았다. 지금 주변 사람들로부터 몸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아마 당시 운동한 덕인 것 같다.

데뷔작인 SBS TV 미니시리즈<아름다운 그녀>에서 복서역할을 맡은 것을 보고, 더구나 내가 봐도 괜찮은 몸매와 몸놀림을 보고는 싸움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물론 남자치고 어린시절 싸움 한번 안 해보고 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당시 아무 생각없이 다른 학교 학생들과 벌이는 패싸움에 끼기도 했고, 더 어린 시절 옆동네 아이들과 연탄재 집어던지며 싸우던 기억도 나지만, 기본적으로 난 평화주의자다.

다 큰 지금에 와서 무슨 싸움이겠는가.

그러나 반드시 싸워야하고 그래야만 우리나라가 잘 된다면 한 몸 바쳐 싸워볼 수 있다.

만일 복싱으로 올림픽에 나간다면 <아름다운 그녀>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3라운드는 씩씩하게 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다른건 몰라도 몸 하나만은 참 건강한 것 같다. 아파본 적이 거의 없고 병원에 들어가 누워본 적은 더구나 없다.

친구들이 "넌 참 건강해서 좋겠다. 그런데 군대는 확실하게 고생하는 데로 가겠구나"하고 놀린다. 그들 말대로 군대는 화끈한 곳으로 가고싶다. 어영부영 요령이나 피우고 시간만 때우고 나온다면 어차피 보낼 시간이고 나이는 먹는 건데 얼마나 아까운 일인가.

바라건대 군입대를 한다면 둘 중의 하나이다. 때굴때굴 구르며 생각할 틈조차 없는 특수부대나 아니면 연예인으로서의 재질을 잊지 않고 닦을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닌 것은 안다.

지난해 군입대를 위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키1m79에 70kg에 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현역판정을 받았다. 문제가 있다면 시력이 양쪽다 0.1로 나빠 대한민국 최고의 군자원이 될수는 없었다.

군입대는 아마 대학졸업후가 될 것 같다. 우선은 연예인으로서 탄탄한 기반을 닦고 설익은 연기력이나 무대매너를 수준급으로 올려 놓은 후 가고싶다. 군에서 보내야될 26개월이란 시간은 요즘처럼 변덕이 심한 청소년팬들에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잊기 쉬운 긴 기간이다.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어차피 평생을 연기자로 살아갈 뜻을 세운 지금 아이돌스타들이 얻는 한시적인 인기보다는 진정한 연기자로서의 매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군대 갔다오면 여학생 팬들이 별 관심갖지 않는 '아저씨'가 돼서 나타나겠지만 개의치않는다. 오히려 연기자로서 변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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