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동안 잠깐 멈췄던 비가
밤사이에 또 내렸어
덕분에 아침 기분은 더 깨끗하고..
잘 잤니?
아침엔 반찬을 만드느라 분주했어
무 생채랑 솎은 무잎 겉저리랑 만들었어
솎은 무잎 다듬으며
아침부터 잠깐 추억여행을 떠나기도 했어
내 작은 외가는 은진인데
과수원을 하셨거든
복숭아랑 포도가 주종이었는데
여름방학때 놀러 가면
그 일대가 전부 과수원이라
온동네가 복숭아 지천이었어
나무에서 갓 딴 복숭아의 향기란..
생각만해도 입에 침이 고여
그런데 그 과수원 주변에 대부분 채소밭을 가꾸는데
내 할머니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 밭에 콩이며 배추며 무를 가꾸셨거든
한이랑엔 콩 한 이랑엔 무.. 이렇게 심으시는데
땡볕 내리쬐는 한낮에
그 밭에서 듬성듬성 여린 무잎이랑 호박잎이라 고추랑 또, 약간 단단해진 호박을
거두셔서 짚을 태우는 아궁이에 점심을 지으셔
땀 뚝뚝 흘리시며
호박이랑 고추랑 썰어넣고 끓인 된장찌개에 그 여린 무잎 겉절이를 해서
대문간에 멍석 펴놓고 상을 펴시고
우리가 먹는 사이 옆에 앉으셔서 부채질을 해주시는데
시원한 우물에서 막 퍼올린 주전자에 담긴 물은 얼마나 시원하고
할머니의 정성은 또 얼나나 시원하게 느껴지는지..
거기에 더불어 먹는, 그 겉절이며 된장찌개의 맛이란...
음.. 지금도 그 냄새가 나는거 같아
행복했겠지...?
그런데 지금..
그 된장찌개며 겉절이를 해주시던 그 때도 할머니였던 그 분은
과수원 농사가 힘드셔서
도시의 삼촌들께 가서 사시고
그 땐..
아직 중년도 안되었던 내 엄만 내 곁에 안계시고
추억속에만 존재하셔..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기다 엄마에게 생각이 미쳐
좀..쓸쓸해진 아침을 맞은 나...
오늘도 행복해야 해..
나도..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