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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쓰는 편지..

貧妻 |2004.09.17 09:04
조회 376 |추천 0

낮동안 잠깐 멈췄던 비가

밤사이에 또 내렸어

덕분에 아침 기분은 더 깨끗하고..

 

잘 잤니?

 

아침엔 반찬을 만드느라 분주했어

무 생채랑 솎은 무잎 겉저리랑 만들었어

솎은 무잎 다듬으며

아침부터 잠깐 추억여행을 떠나기도 했어

 

내 작은 외가는 은진인데

과수원을 하셨거든

복숭아랑 포도가 주종이었는데

여름방학때 놀러 가면

그 일대가 전부 과수원이라

온동네가 복숭아 지천이었어

나무에서 갓 딴 복숭아의 향기란..

생각만해도 입에 침이 고여

 

그런데 그 과수원 주변에 대부분 채소밭을 가꾸는데

내 할머니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 밭에 콩이며 배추며 무를 가꾸셨거든

한이랑엔 콩  한 이랑엔 무.. 이렇게 심으시는데

땡볕 내리쬐는 한낮에

그 밭에서 듬성듬성 여린 무잎이랑 호박잎이라 고추랑 또, 약간 단단해진 호박을

거두셔서 짚을 태우는 아궁이에 점심을 지으셔

땀 뚝뚝 흘리시며

호박이랑 고추랑 썰어넣고 끓인 된장찌개에 그 여린 무잎 겉절이를 해서

대문간에 멍석 펴놓고 상을 펴시고

우리가 먹는 사이 옆에 앉으셔서 부채질을 해주시는데

시원한 우물에서 막 퍼올린 주전자에 담긴 물은  얼마나 시원하고

할머니의 정성은 또 얼나나 시원하게 느껴지는지..

거기에 더불어 먹는, 그 겉절이며 된장찌개의 맛이란...

음.. 지금도 그 냄새가 나는거 같아

행복했겠지...?

 

그런데 지금.. 

그 된장찌개며 겉절이를 해주시던 그 때도 할머니였던 그 분은

과수원 농사가 힘드셔서

도시의 삼촌들께 가서 사시고

그 땐..

아직 중년도 안되었던 내 엄만 내 곁에 안계시고

추억속에만 존재하셔..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기다 엄마에게 생각이 미쳐

좀..쓸쓸해진 아침을 맞은 나...

 

오늘도 행복해야 해..

나도..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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