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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혼...

D-2 |2004.10.06 00:58
조회 2,619 |추천 0

그와 이혼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아이도 있지만...

그것이 우리 세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아이에겐 더할 나위 없이 미안하지만.. 살면서 끊임없이 부모의 불화와 갈등을 보게 하느니.. 헤어지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리 부부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10년을 살았으니 어느정도의 정도 남아 있지만... 그것에 미련을 갖기엔 서로에게 전해 준 상처가 너무도 깊다...

그가 나와 이혼하려는 이유는... 아마도 상식과 정석을 내세우는 나의 FM적인 사고가 견디기 힘들 것이다..

내가 그와 이혼하려는 이유는... 난.. 그의 자유분방함이 견디기 힘들만큼 버겁다..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나가고 싶으면 나가고..

일주일이면 닷새이상 술마시고...

친구라면 만사 제치고 최우선이고...

주말이면 애가 아무리 보채도 방구들에서 등을 떼려 하지 않는다...

싸우고 말하기 싫으면 집 나가 며칠이고 연락 끊고...

술마시면 주사를 부리기도 해서 몇차례의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자기가 사고 싶은 건 꼭 사야 한다...

외식을 해도 안주가 되는 식사를 한다... 칼국수, 비빔밥.. 이런거 먹자고 해도 절대 안간다..

약속을 지키는 일도 거의 없다... 하기로 한거.. 가기로 한거.. 안하기로 한거.. 시간...

무엇보다도 그에게 있어서... 나와 아이... 그리고 처가는 매사에 가장 하순위라는 거다...

결혼해서 10년을 살면서... 단 한번도 처가에 안부전화를 한 적이 없다...

무슨 날들은 커녕.. 장모 환갑 여행을 다녀오셨을 때조차...

그리고 사위 셋중에 처가에 가장 자주 가는 사위가 자기란다...

형부는 목회자라 아무래도 자주 못오신다... 게다가 전에는 강원도에서  멀리 살았고, 지금도 지방에 살고 있다..

제부는 경북에 살고 있구..

그런 상황에 자기가 처가에 가장 자주 간다고 생색이다...

심지어 평일에 이사하신 처가에... 사위중에 누가 왔냔다.. 자기만 왔다고...

당시 그는 백수였다....

그의 무능함도 싫다...

과거의 2년6개월의 실직 때도.. 이렇게 실망스럽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 5개월간의 실직상태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매일 TV에.. 컴퓨터 게임에... 본가에 가면 집에 올 생각도 않고...

본가 동네에 친구들이 있다..

그에게 어떤 비젼도 희망도 믿음도 느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바람도 피웠었다..

당시에는 덮어주고 살려고 했지만, 이혼을 앞두고 있자니 그것도 내겐 큰 상처로 남아 있음을 새삼 알았다..

그것도... 그가 자라는 동안 내내 같이 살았다는...거동 불편하신 그의 외할머니를 수발하고 있을때..

삼시 세끼 따뜻한 밥에.. 못하나마 정성스런 반찬에.. 좋아하시는 간식까지 챙겨드리고 있을때...

대소변 치워가면서... 벽이며 방바닥 여기저기 묻혀 놓은 대변 닦아내고 있을 때...

따뜻한 물 받아서.. 욕조까지 번쩍 안아 옮기며 때밀어 목욕시키고 있을 때..

그는 사무실 아줌마랑 바람이 나 있었다...

수십통의 문자와 너무 많은 휴대폰 요금... 내겐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었다...

그 바람이 8개월이나 무르익어서야... 음성메세지에 담긴  그녀의 '자기'라는 목소리로 물증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후로 난... 14주 된 뱃속의 아이가 유산 되었다...

그 때만 해도 그의 변화를 기대하고.. 덮어주면..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내가 너무도 미련했다...

어차피 이렇게 될꺼였더라면... 그 때 정리 할 걸...

그는 양육권과 친권을 망설임 없이 내게 맡긴다...

위자료, 재산분할... 이런거 상관없이 아이와 살아갈  작은집 전세값을 내어 주겠단다...

정말 제대로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걸까....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다섯살박이가 뭘 알까 했는데... 녀석은 다 알고 있었다..

이젠 아빠와 함께 살지 않을 꺼라는 거...

세식구 같이 살자고 하길래,, 엄마 아빠는 서로... 너무 힘든 사정이 생겨서 같이 살 수 없다고 했다...

어떤 사정이냐고 묻길래,, 망설이다가 엄마 아빠는 서로 사랑하지 않는가보다고 했다...

사랑해서 결혼 한 거 아니냔다,,, 너무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같이 살진 않지만... 언제든지 아빠한테 전화하거나 만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더니... 울먹인다..

엄마가 정말 열심히 살꺼고 최선을 다해서 널 키울테니.. 바르게 자라야 한다고 했더니... 엄마 아빠가 같이 키워주면 더 잘 자랄 수 있을텐데...한다... 내가 해 줄 말이...미안하다는 말 밖에...

미안해 하지 말란다...엄마가 자기 사랑하는 거.. 다 아니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단다...

지금은 가슴이 찢어지지만... 내 결심을 바꿀 수는 없다..

당장은 번복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변하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젠가는 결국 이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새삼 변할리가 없지 않은가...

어쩌면 그는, '내가 생각하는 그'에 대해서 조차 인정하기 싫어할 것이다...

이런 그에게 내가 어떠한 기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우리는 돌아오는 8일에 법원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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