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그림으로 그려준 생일 선물..!!
나는 내가 결혼하는 날까지 집에서 생일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음력으로 나는 9월 5일이고 친정아버지께서 9월 13일이라 가족 중 같은 달에 아랫사람이
생일이 먼저면 윗사람과 같이 한다고 하는데 아직 나는 그 이유를 잘 모른다.
결혼을 하고 부터는 남편에게 장미꽃 바구니를 선물 받곤 했는데 아이가 태어나며
왠지 그 돈이 아까워 실속있는 옷이나 평소 내가 갖고 싶은 것으로 사 달라고 해서
받곤 한다.
아이들이 자라 조금식 철이 들며 나는 아이들에게 내 생일 한달전부터 선물타령을..
올해도 어김없이 선물을 뭘로 줄건지 물으며 안주면 난 엄마 안할 거라고 협박도 하곤
했는데 막상 아이들이 뭘 줬으면 좋겠냐고 물었을때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일주일에 큰아이는 이천원 막내는 천오백원 용돈을 주는데 그것으로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문방구에서 파는 반지나 목걸이를 사줄려고 하는데
그것은 내가 사양을 했더니 아이들이 의논을 해서..
"엄마 우리 둘이 일주일 용돈을 드릴테니 필요한 것 사세요"라고 했다.
그래도 큰아이는 엄마 생일을 그냥 지나칠수 없었던지 어젯밤 내가 자는 동안 거실에서
그림을 그렸다가 아침에 선물로 줬다.
그림엔 예쁜 케익에 촛불이 내 나이 숫자 만큼 큰 것과 작은 것이 그려져 있고 꽃다발,
예쁜수첩 그리고 편지를 그렸는데 정말 예쁘게 잘 그려 어떤 선물보다 감동적이었으며
큰아이지만 남들 늦둥이 같이 늦게 얻은 아이를 키운 보람을 느꼈다.
나는 어린날 문학을 좋아해 밤을 지새우며 책을 읽고 친구랑 음악회를 즐겨 다녔으며
그림을 좋아해 아무도 몰래 혼자 갤러리를 자주 다녀 화랑 주인들과 서로 이름은 몰라도
눈인사를 하며 지내곤 했는데 결혼과 더불어 음악회도 갤러리도 잘 가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내 생일날 큰아이가 정성들여 그린 뜻밖의 그림 선물을 받으니 가슴 뭉클하게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내가 그림을 좋아해 갤러리를 다녔지만 가난한 나는 그림을
감상만 했을 뿐 한장도 사지 못했는데..
올해 내 생일엔 집에서 간단하게 미역국을 끓여 먹고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 했다. 책을
사며 큰아이 전과도 사줬는데 어린날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하게 자란 남편은 그 전과가
갖고 싶었지만 가난해서 친구것 빌려 공부했다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 안정된 직장 다니며 자신이 못했던 것을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행복을 누리고 사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할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며칠후
아이들 중간 고사 시험이 끝나면 붉게 물든 단풍놀이를 떠나기로 했다.
오늘 큰아이가 그림으로 그려준 생일 선물은 내 평생 잊지못할 선물이 될 것이며 참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사랑하는 남편과 건강하게 자라나는 두 아들이 함께하기에..!!
Vincent - Don Mclean
위에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고호)의 Starry Night 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