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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신데렐라..★3★

샤랄라 |2004.10.29 09:10
조회 3,037 |추천 0

 

-기자들에겐 늘 하던 말 해주고 미란다에겐 나 출장갔다고 해줘.

 

요한센이 수첩을 꺼내 한 말을 적더니, 말했다.

 

-그리고 인터뷰는 내일 오전 10시 30분입니다.

 

레오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요한센은 곧 밖으로 나갔다. 레오는 화가 나 견딜수가 없었다. 그에게는 미란다가 있었다. 그녀가 그의 많은 스캔들을 3년이나 견뎠다는 것은 기적이었다. 그는 미란다를 사랑했고 미란다도 그를 사랑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스트립 걸과 스캔들이 잠잠해진 지 3개월도 넘지 않았다. 미란다에겐 또 뭐라고 변명을 해야하지? 레오는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효은은 늦잠을 잤다. 같이 살고 있는 친구 베스가 흔들어 깨우지만 안았다면 아마 오후에 일어났을 것이다.

 

-왜?

 

-효은, 너 이거봐.

눈을 비빈 효은은 안경을 찾아 쓰고 베스가 넘긴 신문을 쳐다보고 경악했다. 우리가 저렇게 다정히 웃었던가?

 

-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진짜 레오폴드 그로스배너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야?

 

베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지르듯 물었다.

 

-말도 안돼. 난 어제 그 남자랑 차 사고가 났을 뿐이야.

 

-차사고가 났으면 싸워야지 왜 웃고 있는데?

 

-그 남자가 차 수리비를 많이 줬나보지!

 

효은은 짜증난다는 듯 말하고는 신문을 홱 집어 던졌다.

 

-진짜 무슨 스캔들이라도 있었으면 억울하지는 않지.

 

소리친 효은은 그냥 침대에 누워버렸다.

 

-효은, 그냥 눕지 말고 이야기 좀 해봐. 그로스배너 저택에두 간거야? 그 저택은 대문에서 현관까지 진짜 차로 10분이 걸리니? 그 저택은 사방에 감시 카메라라던데, 진짜 그래? 그리고 레오폴드는 정말 성격이 괴팍하니? 그 남자는 처음 만난 여자두 맘에 들면 키스한다던데? 넌 어땠어? 혹시 녹여버릴 듯이 바라보진 않든?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 마! 키스는 무슨.. 그래, 키스는 그 사람 차랑 내 차랑 했고 그 사람이랑 나는 대판 싸운거 밖에 없어.

 

-와! 어쨌든 이거 뉴스 감이네. 나 나가서 자랑해야겠다. 내 룸메이트가 레오폴드 그로스베너 자작하구 스캔들이 났다구.. 너 그거 알지? 저번에 스캔들 난 스트립 댄서 인터뷰 수입만 어마어마하게 올렸다드라.

 

-야!

 

이불을 머리 위까지 덮어 썼던 효은이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그 바람에 베스는 움찔 놀랐지만 곧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렇다구. 사실 우리 지금 방세는 2주나 밀렸구 냉장고 안에는 계란 두개 뿐이야. 오늘 아침엔 빵살 돈도 없어서 계란 하나밖에 못 먹었다구... 그건 그렇구 어제 인터뷰는 어떻게 됬어?

 

-인터뷰? 그거 저 사진 속 남자 때문에 망했어.

 

-어떡하냐. 그거 하워드 교수님이 특별히 말씀하신건데...

 

베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내가 우리 엄마한테 또 말해볼게.

 

베스가 말하자 효은이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 저번에도 보내주셨잖아. 이번엔 돈이 생겼으니까 내 돈으로 내구 우선 밖에 나가서 푸짐한 점심 먹고 같이 아르바이트라두 찾아보자.

 

효은의 말에 베스의 얼굴이 밝아졌다.

 

-근데 무슨 돈이야?

 

-말했잖아. 그로스베너 자작님께서 차 수리비로 금일봉을 주셨다구!

 

효은은 한껏 비꼬는 투로 말하고 베스의 질문을 피해 욕실로 도망쳤다.


밖으로 나온 효은과 베스는 잠깐 행복한 고민에 잠겼다. 그들에게는 어쨌든 천 파운드짜리 수표가 있었고, 그 중에서 3백 파운드를 제하더라도 꽤 많은 액수였다. 우선은 은행에 가서 아파트 관리비와 밀린 방세를 냈다. 그리고 통장에 저금도 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근사한 식당에서 푸짐한 점심을 먹는 것. 효은과 베스는 근처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 삼백파운드 돌려줄 거야?

 

주문을 하고 나서 음식을 기다리는데 베스가 물었다.

 

-당연하지. 돈이 없어두 신용하나는 지켜야해.

 

-흥. 그 남자한테 삼백 파운드는 정말 개 껌 값도 안될 텐데.

 

-개 껌 값이든 사람 껌 값이든 돈은 돈이잖아.

 

효은은 말을 하며 밖을 내다 봤다. 한 남자가 신문을 읽으며 지나가고 있었다. 바로 효은의 스캔들이 난 신문이었다. 순간, 하룻밤 사이에 자신이 너무 유명인사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 효은은 혹시 알아보는 사람이 없나 레스토랑을 둘러보았다. 다행이 없는 것 같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녀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베스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볼까?

 

-글쎄. 너야 워낙 평범하게 생겼잖아. 못 알아볼걸?

 

평범한게 아니라 남루하지. 효은은 자기 모습을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목이 늘어진 스웨터에 다 헤진 청바지. 천이 다 닳아 양말이 보이는 켄버스 운동화에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 돗수 높은 안경. 게다가 노란 피부, 까만 머리카락...

 

-어, 저게 누구야? 로렌스 윈즈버그 아냐? 로리! 로-리! 여기야, 여기! 저 멍청이, 어딜 보는거야? 여기라구!

 

창 밖으로 지나가던 남자를 알아본 베스가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레스토랑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들의 테이블을 주목했다. 일 순, 머쓱해진 베스가 자리에 앉았고, 둘을 알아본 로리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

 

효은이 인사했다. 로렌스 윈즈버그. 영국 최대의 언론 기업 윈즈버그 컴퍼니의 상속자였으며, 효은과 대학 동기였다. 베스의 짝사랑이기도 하고.

 

-안녕. 기사봤어.

 

로리가 말했다. 그랬겠지. 너 네 신문이잖아. 베스가 중얼거렸다. 웨이터가 메뉴판과 물 잔을 가지고 왔다.

 

-그저 스캔들이야. 난 관심없어.

 

-그래야지. 내 사촌 누나가 그 사람 애인이니까.

 

로리는 특유의 거만함이 묻어나는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베스가 나이프를 휘두르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로리? 네 사촌 누나가 그렇게 대단하니?

 

-그만해, 베스. 로리, 난 그 사람한테 관심 없어. 그 사람이 에드워드 왕자나 헨리 왕자도 아니잖아.

 

-그래야지. 그러니 다음부턴 조심하라구. 난 네 친구지만 우리 누나 동생이기도 해.

 

-뭐야?

 

베스가 소리쳤다. 다시 레스토랑의 모든 눈동자가 그들의 테이블을 향했다. 몇 몇은 수군대며 짜증난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야, 얘가 지금 이러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 흥, 렌즈끼고 머리 풀고 그러면 얼마나 분위기 있는데. 넌 몰라서 그러는데, 얘 몸매두 이뻐.

 

-그만!

 

효은이 소리쳤고 로리는 고개를 흔들었다. 웨이터가 다가와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베스가 큰소리로 말했다.

 

-아니, 이봐요. 오늘 가디언도 못봤어요? 레오 그로스베너의 새로운 여자친구구만!

 

-베스!

 

효은과 로리가 동시에 소리쳤다. 그러자 레스토랑 안이 벌집을 쑤신 듯 소란스러워졌다. 마침 카메라를 가지고 있던 한 남자가 효은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시끄럽게 그로스베너의 새로운 여자친구를 보고 있다고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안돼!

 

신경질적으로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소리친 효은은 레스토랑을 뛰쳐나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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