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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계획된 우연
“너는...”
웬수 친구잖아. 이 동네 사나?
“앗, 내 정신좀 봐. 뭐 사러 왔니? 뭐 생각해둔거 없으면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구경해~.”
반대편에서 아이들이 장난감을 엎은걸 보고 가은은 급하게 자리를 떴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떨어진 장난감과 상자들을 정리하던 가은은, 누군가가 상자를 주워주는걸 무심코 받아들었다.
“여긴 이렇게 항상 정신이 없니?”
현락은 나란히 무릎을 꿇고 상자들을 쌓았다.
“도와주지 않아도 돼, 내 일인걸. 장난감 사러온거 아냐?”
“응, 조카 선물 한개 사려구.”
“네가 도우면 나 부담되서 일 못해. 가서 조카선물이나 골라.”
“몇시에 끝나니?”
“응?”
“...아니다. 그럼 일해-”
“어...”
거참 싱거운 녀석일세.
그나저나 용돈이 얼마나 많길래 조카 장난감을 사주는거야? 좋겠다...
“고모님! 정리 끝냈어요! 저 가보겠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저녁 9시가 되서야 매장 정리가 끝났다.
가은은 서둘러 매장을 나섰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매일 점심을 컵 라면으로 떼우고 9시까지 굶고 일하다 보니 현기증이 다 나려고 한다.
가은이 정류장으로 걸어가는데, 오토바이 한 대가 옆으로 붙었다.
가은은 소매치기 사건도 있고해서 잔뜩 긴장했다.
“어라... 쳐다도 안보는구나, 너?”
현락이었다.
“네가 여길 왜...”
“너 끝나는 시간 물어보고 기다렸어.”
“왜?”
“글쎄...”
이유가 뭐가 됐건간에 가은은 배고파 쓰러질 지경이었다.
“그럼 잘가-”
“잠깐만- 그냥 그렇게 가는게 어딨어?”
“그럼 어째...?”
“집이 어디야? 데려다줄께.”
“고맙지만 사양할께.”
여기서 너랑 실갱이할 힘도 없다... 제발 순순히 꺼져줘라...
“원수 때문에 오토바이에 겁먹었니?”
갑자기 가은이 걸음을 멈췄다.
“내 앞에서 그 놈 이야긴 좀 삼가줄래?”
지금 뱃속에서 천둥이 치는게 누구 때문인데!
“큭... 너처럼 원수를 싫어하는 여자애가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뭐라구?”
“아니야. 너, 떡볶이 좋아해?”
떡볶이 뿐이냐? 라면, 쫄면, 만두, 튀김, 오뎅...
으... 먹을거 생각하니까 더 배고프다...!
가은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큭... 저녁 안 먹었구나? 떡볶이 먹으러 가자!”
“응? 지, 집에가서 밥 먹어야돼.”
“얼른, 타~ 오늘 내가 사주는 떡볶이 안 먹으면 평생 후회하게 돼.”
머뭇거리면서도 어느새 가은의 다리는 지멋대로 오토바이 뒷좌석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라... 왜 따라 가려는거야! 안돼... 자존심을 지켜! 하지만... 분명히 말했잖아. 지가 사주는거라고... 흑흑...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일단 먹고 볼까...?’
“근데, 니가 사주는거 안 먹으면 왜 내가 후회하는데?”
현락은 헬멧을 뒤로 넘겨주며 큰소리로 한 마디 했다.
“그거야... 맛있으니까!”
무슨 여자애가...
떡볶이 2인분에...
튀김에...
오뎅에... 김밥까지...
쉬지 않고 먹어대냐...
현락은 쉬지 않고 젓가락질을 하는 가은을 외계인보듯 보고 있었다.
“우와... 진짜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건 첨이야~!”
평소같으면, 폭탄이라 먹는 재미 외엔 사는 낙이 없나보다하면서 속으로 비웃었을텐데... 이상하게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런게 사람들이 강아지를 키우는 심정인가...
주는걸 잘 먹는거 보면 뿌듯한 뭐 그런...
원수 녀석도 이런걸 느낀걸까?
하지만, 녀석이 목을 메고 매달리기엔 부족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뭔가가 더 있는거야...
“뭐, 더 먹을래?”
“배부른데...”
“그래도 더 먹을 수 있으면 먹어~”
여자애한테 이런 멘트를 날리는 일이 다 생기다니.
“오징어 튀김!”
“아줌마! 여기 오징어 튀김 일인분 더 주시구요, 튀김 2인분만 싸주세요~”
“앗, 괜찮은데...”
가은은 감동했다.
오뎅이며 떡볶이며... 냄새도 못맡은지 어언 한달째...
순간 현락이 잘생기고 멋진 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잘 먹었어. 데려다 줘서 고맙구.”
가은은 오토바이에서 내리며 인사했다.
“고맙긴... 잘 먹어줘서 내가 다 고맙더라.”
“너같이 친절한 애가 원수 친구라니...”
“넌 원수가 그렇게 싫니?”
“그럼 좋을 리가 있어! 발목을 잡고 안 놔주는데...”
“...그래?”
오늘 현락이 장난감 가게에 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현락이도 원수 수법은 훤히 꿰고 있는 녀석인것이다.
인맥을 총동원해서 가은의 신상조사를 마친 후였다.
“순 사기꾼에, 쫀쫀하고 치사한 자식이야.”
말하고나서 가은은 아차 했다.
“친구욕해서 미안해.”
“아냐- 언젠간 여자한테 된통 당하지 싶었는걸 뭐...”
“그래? 전적이 화려했나보군. 어쩐지... 수법이 뻔하더라니.”
‘흐음... 이 여자애 하나 때문에 온갖 수법을 다 동원했다 이건데...’
“앞으로도 원수 때문에 힘든일 있거나 하면, 연락해. 이거 내 전화번호야.”
“하지만...”
“다른건 몰라도, 떡볶이로 위로 정도는 해줄 수 있어.”
현락은 한쪽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가은은 감동한 눈치였다.
“고마워...”
“뭘...”
‘이 애도 별 수 없는 여자긴 하네. 별거 아닌걸로 눈물까지 글썽이고.’
하지만 가은의 속마음은...
‘밥값 벌었다...!’
현락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자신의 오해와 착각이란것도 모른채 휘파람을 불며 떠났다.
그런대로 운동신경이 뛰어난데다 충돌당시 오토바이에서 튕겨져 나간덕에 골절상과 타박상 외에는 크게 다친곳이 없었다.
퇴원하느라 옷을 챙겨입던 원수는 한쪽에 던져뒀던 봉투를 발견했다.
“쳇... 이깟 돈 받으려고 그런줄 아나? 날 뭘로 보고...! 생각할수록 열받네. 퇴원하는데 코빼기도 안보이고말야. 누구땜에 다친건데!”
“준비 다 했니? 어머니 지금 수속 밟고 계시니까 우리 먼저 차에 가 있자.”
“형! 나 물어볼 말이 있는데...”
“응.”
“그... 가은이란 애 말야. 형이랑 언제부터 알았던거야? 전에 편의점 사건으로 갔을땐 서로 몰랐잖아.”
“아아- 그땐 내가 못알아본거지. 사실, 그 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알았어.”
“에엥, 정말이야?”
“우리 대치동 살때... 넌 잘 모르겠지만, 옆 집 살았어. 얼마나 날 졸졸 쫓아 다녔는지... 풋... 정말 귀여웠지.”
아하... 그랬군...
형을 볼때 눈빛이 다르더라니. 꼬맹이때의 첫사랑인가?
“걔... 고아야?”
“응?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부모님 다 계시고, 아버지가 요리사실걸-”
“그래...?”
그렇다면... 집에갔을때의 그 광경은 뭐지?
그리고, 제일 궁금한건...
지하철에서의 고백은 뭐야?
처음 원수는, 지하철에서 가은에게 고백 당했(?)을때, 자기만 보면 꺄악 소릴 질러대는 여자애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에 만났을때 가은은 언제 그랬냐는 듯 원수를 싸악~ 무시했다.
눈 하나 꿈쩍않는 가은에게 자존심도 상했지만, 좋아한다 어쩐다 고백했던 여자애가 하루아침에 안면몰수 한 사실은 더더욱 원수를 헷갈리고 분하게 했다.
“내가 왕자병이나 도끼병이라서가 아냐. 분명 그날 지하철에서 좋아한다고 고백했었다구!”
지금까지 남자친구 하나 없고, 미팅 한 번 안나갔다는게 지가 폭탄이라고 인정해서가 아니라... 혹시 너무 눈이 높아서...?
에잇, 그런 생각은 하지 말자. 그건 너무 재수없잖아. 지도 인간인데...
하지만... 알면 알수록 이상한 기집애다. 외계인일지도 몰라...
“너무 오랜만에 나오니까 적응 안되냐?”
원수가 학교에 나온걸 아는 현락이 반까지 찾아왔다.
“언젠 뭐 내가 학교에 적응하고 살았냐-”
“큭, 그건 그렇네.”
“당분간 오토바이 타기도 힘들거 같고... 무슨 낙으로 살지... 이게 다 그 기집애 때문이야.”
“참... 퇴원하고 연락 왔어?”
“무슨 연락.”
“가은이한테-”
“얼마나 싸가지가 바가지인 앤데 퇴원 축하한다고 해줄 것 같냐? 어? 근데 니가 가은이를 어떻게 알아?”
“아- 걔가 알바하는데서 우연히 만났거든.”
“아직도 주유소에서 일하디?”
“장난감 가게에서 일하던데...”
“흥, 하긴. 그 성질머리에 주유소도 짤렸겠지 진즉.”
현락인 자기 맘대로 되지 않으면 버럭버럭 성질내고 험담부터 늘어놓는 원수 성질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애가 타냐... 그래... 더 바짝바짝 타게 만들어주마. 니가 선영이 누나 만날 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근데 니가 장난감 가게는 왠일로 갔냐?”
“어? 어... 지금 만나는 애 장난감 좀 사주려구.”
“큭... 뭐냐, 초딩 사귀냐? 어쨌든 그 수법은 새롭네.”
“응...”
현락은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
원수를 잔뜩 골탕먹일 계획.
‘돈 내놓으면 안 잡아먹지이이이이~~~’
‘헉, 사, 살려 주세요!’
‘돈 안 내놓으면 콱 잡아먹는다아아아~~~’
가은은 쫓아오는 몽달귀신을 피해 죽어라 뛰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도 발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고... 결국 귀신에게 어깨를 잡히고만 가은은 빠져 나오려고 있는 힘을 다해 버둥거렸다.
‘앗! 너, 너는...!’
몽달귀신의 얼굴이 원수의 얼굴로 바뀌는 순간-
가은은 잠에서 깼다.
“아, 나 이거 재수 없어서... 지독한 녀석이 꿈까지 쫓아오네...”
토요일이라고 오랜만에 낮잠을 즐기고 있었던 가은은 확 잠이 깨고 말았다.
기분도 망했다.
가은은 소파위에 이불을 걷어들고 옥상으로 나왔다.
“날씨 좋다~”
가은은 큰 고무통에 이불을 넣고 팔을 걷어부쳤다.
기분 꿀꿀할땐 역시 육체노동이 짱이지.
세탁기용 세제가 없는 가은은 이불에 직접 비누칠을 했다.
“에이씨... 이불이 커서 힘드네...”
“어이, 학생-”
이때 누군가가 가은을 불렀다.
계단에 왠 아저씨가 한 분 서 있었다.
“네? 누구세요?”
“학생이 사는거야?”
“네? 네... 그런데요...”
“그 전에 아줌마는 어디 가고?”
“아- 저희 엄만데요 일이 생겨서 잠깐 딴데 계시거든요.”
“그래? 아니 이거 말도 없이...”
“네. 그런데 왜 그러세요?”
“이거 순 사기꾼 아니야...?”
“......네?”
“사정이 급하다고 보증금 빼달래서 월세로 돌려줬더니, 세를 떼먹고 도망가? 밀린게 벌써 넉달째라구!”
“네...?”
아저씨는 성큼성큼 마당을 가로질러 오더니 사무실 문을 열어제꼈다.
“아, 아저씨! 그렇다고 막 들어가시면 어떡해요!”
“세 안내놓으면, 여기 있는거 내 손으로 몽땅 들어낼거야!”
“아저씨!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드릴게요!”
아저씨는 입구에서 멈칫했다.
“왜, 돈 있어?”
“아, 아뇨... 그건 아니지만... 금방 마련해 드릴께요-”
“에헹... 그 에미에 그 딸이구만. 누가 속을 줄 알고? 돈이 있으면 이런데 딸만 팽개쳐두고 도망갔겠어?”
가은은 엄마를 욕하는 소리에 눈에 불이 올랐다.
“아저씨가 뭔데 우리 엄말 욕해요! 그깟 돈 몇푼 떼먹으려고 도망간 줄 알아욧! 준다는데 왜 그래욧!”
“아니, 이 학생이 좋게 좋게 말로 하니까 어른이 우습냐?”
아저씨의 두툼한 손이 번쩍 치켜 올라갔다.
가은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9편에서 계속
애이불비님, 그런거 아세요? 친구랑 둘이 동대문을 갔는데 한 스타일 옷을 놓고
친구는 이뿌다, 난 안 이뿌다. 그거 왜 그런지..
그 옷이 나한테는 안 어울리는 스타일 인거에요~
내가 입어서 안 이쁘거나, 도전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라던가...
보통 사람들의 눈은 아주 개인적인걸로 기준이 생기잖아요.
입고싶다- 라고 생각하는건 무의식중에 저 옷이 나한테 어울릴거다,
입을 수 있다- 란 생각을 하고있는 거거든요.
그걸 꺽는게 남들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이 긴 사설이 왜 나왔냐면, 애이불비님이 쓰고싶다~ 라고 생각하는건,
능력이 있기 때문이란... ^______________^
이런말을 쓰고나니까 제가 디게 잘난사람인냥 떠든것 같네요 -_-;;;;
절.대. 아닌거 알죠? ㅡ,.ㅡ;;;;
돼랑이님, 돼지♡내꼬 님과의 관계를 알려달라~! 알려달라~! >.<
닉넴 살짜기 바꾸신것? T_T 내가 닉넴갖고 너무 오도방정을 떨어서
그런거죠? 흑흑... - . -;; 그래도 잼난디 우째요...;;
그나저나 부산까지 왔다갔다 하시려면 진짜 힘들겠다... 감탄, 감탄~
나같으면 일년에 한 번 만나야 할 듯. -_-;;;
게으른자는 사랑할 자격도 없음. ㅡ.ㅜ
sisi님, 어제 또, 강아지 꼬리털을 뽑았어요. -.-;; 꼭 컴터 의자 뒤에 떡하니 앉아
있잖아요. 깜빡~하면 의자 뒤로 밀다가 꼬리털이 바퀴에 감겨서 ㅡ.ㅡ;;;
당해도 당해도 항상 그 자리를 고수하는걸 보면, 멍청한건지, 고집이
센건지... -_-; 쥔 닮았으면 똥고집에 깜박병까지 있을지도...
요즘 날도 추워지고 해서, 맨날 강아지한테 하는 농담이, 펄펄 끓는물에
살짝만 앉아있다 나오면 어떨까~ 고기국물 우러나게~ ㅎㅎㅎㅎ
음. 쥔님의 이런 잔인한 생각을 모르는 울 강아지는 천진스럽게 인형갖고
뒹굴거리는 중.
짱마님, 일하시려면 정말 잘 먹고 잘 자고 컨디션 조절 잘 하셔야죠.
고기 강추! -0-b 맛도좋고 영양도 좋고 냄새까지 좋은 고기 강추임돠~
고기만 드시면 영양 불균형이 되니까 풀도 많이 드세요~ ^,.^
그러므로, 쌈싸먹는 고기는 더욱 더 강추~ d^,.^b
막내님, 언니들이 있군요. 좋겠다... 어렸을땐 많이 싸우기도 하지만 다 크면
오빠형제들 보다는 언니형제가 훨씬 좋대요. 다들 그러더라구요.
오빠는 새언니가 생기는데, 언니가 있음 형부가 생기고...
같은 여자라는걸 다 크면 드뎌 느끼게 된다네요. 그래서 이런저런 고민도
이야기 할 수 있고... 전 언니가 있어도 좋고, 언니가 되어도 좋고,
여자 형제가 있었음 좋겠어요. 그것두, 많~~~이
그래서 제가 유독 친구들보다는 언니들하고 더 친하고, 가까운 사람들도
거의 언니인가봐요. ^^ 세상의 모든 언니들 홧팅!!!
30일 프리웨어 백신 프로그램을 연장해서 쓰려고 컴터 시계를 돌려놨더니, 오늘이 토요일인줄도
몰랐어요. ^^; 제꺼 컴터 시계는 현재 금요일. (이 방법 안 먹히면 망하는디 ㅡ,.ㅡ;)
어제 친구가 놀러와서, 언니랑 저랑 셋이 버섯 부추전을 만들어 먹었거든요.
언니가 화분에 키웠던 빨간고추를 따서 갖고왔었는데, 그것도 넣고~
색깔이 정말 이뻤어요. ^,.^ 물론 맛은 더더욱~!
우리 꼭 시골 아낙들 같았어요. ㅋㅋ
이렇게 사는게 재밌는거지- 란 생각이 들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