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군이 대치한 채로 작은 국지전을 수십여 차례 치르면서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이제는 계절이 바뀌어서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계절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때 천변 주변 강변에는 위장한 대규모의 봉의 군함이 이미 출정 준비를 마쳤고, 부역을 돕던 수군들은 다시 군복으로 옷을 갈아 입고 있었다. 또한 무진주에서는 대규모의 수송용 도하선이 완성되어 출정준비가 끝나가고 있었다.
“젠장… 병사들에게 부역이나 시키더니… 이제야 싸우려나?”
“이제… 천양으로 진군하는 건가?”
그 시각. 무해도(霧海島)와 무해진(霧海陣)에서는 봉국의 대규모 수군이 북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수군은 필연적으로 현의 수군을 맞게 되었다.
“아니? 수백여 척의 전함을 침몰시켰는데도 아직도 저리 많은 군함이 남아 있단 말인가?”
“배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수병이 대부분 수몰되었는데 텅 빈 배가 무순 소용이 있겠습니까?”
계속 되는 승전으로 자만심에 가득 차 있던 현국의 수군은 이미 철저하게 준비 된 봉의 수군을 맞서 먼저 선제공격을 개시했다. 그러나 이번 해전은 다른 따와는 다른 것이었다. 항상 발뺌을 하며 도주하던 봉의 수군이 이번에는 노도같이 현의 수군에게 달려드는 것이었다.
“이것은… 지금까지와의 전투와는 다르다.”
양 국의 배를 서로 교차하며, 거센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현국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고, 무해를 다스리는 봉국 수군의 진정한 힘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그 전투는 너무나 싱거운 것이 되어 버렸다.
한편, 무해진에서 북상하는 봉의 수군을 막지 못하고 현의 수군이 대패하자 그 소식을 들은 현국의 황도에는 크게 놀라고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 인가?”
황제는 대노 해서 반문했고, 그때 군사 유다(惟多)가 말했다.
“아마… 이곳 인성을 노리는 듯 합니다.”
“황도를?”
“그렇습니다. 전하!”
군사의 이 갑작스러운 발언에 모두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신하들는 그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봉국이 수군은 천양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요?”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라면 이곳 인성(仁聖)을 노릴 것입니다.”
“그건 말도 안 됩니다. 동시에 2국가와 전쟁이라니…”
“바로 그것이 저들이 노리는 바 라면…?”
유다의 판단은 매우 날카롭고 정확한 것이었으나 아무도 유다의 말을 납득하려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금 군사 유다는 더욱 납득할 후 없는 청을 하고 있었다.
“전하… 속히 정진(政進)으로 천도하심이….”
그의 이 말에 많은 신료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그를 힐책했다.
“닥치시오! 유다! 수군이 한번 패한 것으로 천도라니… 지금 제정신이오. 만 백성이 비웃을 것이오.”
그렇게 황도에서 논쟁을 벌이는 사이 천변에 주둔해 있던 용의 수군은 전격적으로 남하하고 있었다. 그렇게 남하를 계속 한 천변의 봉국 수군은 현국의 수군이 인성 앞의 지강에서 무해도에서 출발한 봉국의 수군이 2차 해전을 벌이고 있을 때 전장의 상류에서 현국의 수군을 향해 상류에서 밀려들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예측을 불허하는 봉군의 전략에 현의 수군은 상, 하의 협공을 받는 형세가 되었다. 사태가 이리 전개되자 곧 현은 그 군세가 꺾이고 말았다. 이리하여 이미 결과가 정해져 버린 해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양면에서 포위된 현의 수군은 곧 궤멸되고 말았던 것이다. 현의 땅에 상륙한 봉의 수군은 곧 여세를 몰아 인성으로 진군했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접한 현의 황제는 인성의 수성을 명하면서도 자신은 황급히 황도를 빠져 나와 정진으로 말을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황도를 버리고 도주하면서 황제는 사신을 급히 천위국에 보냈다.
‘이럴수가… 이리 어처구니 없게 허를 찔리다니…’
천도를 하며 군사 유다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무진주의 봉군은 단순히 시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말인가…? 저들은 처음부터… 우리 현국을 노린 것이란 말인가…? 실로 무서운 자가 아닌가… 도대체, 누가 이런 황당한 전략을 구사한단 말인가?’
그러나 그는 그 시각 천변에서 그 동안 건조했던 수송선이 무진주에 이미 정박하고 있음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무진주의 봉군은 이미 그곳에서 만든 수송선과 함께 대규모 수송 선단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쉬지 않고 말을 달린 현군의 사신은 이틀 만에 천위국의 황도 도착했다. 그리고 그는 원군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천위의 황제 양정후(陽定后)는 냉담했다.
“우리도 지금 침략을 받고 있는데… 어찌 현국을 도우란 말인가?”
“전하… 저들이 무진주에 진을 친 것은 우리 현국을 노리기 위한 계책에 불과합니다.”
“그렇지 않네… 저들은 지금도 천변에서 전함을 건설하고 있지 않은가?”
“전하 저희가 알고 있는 바로는 그 수군은 이미 남하하여 인성에 상륙 했나이다.”
“하지만, 그들은 무진주에서 대규모의 수송선단을 진에 늘어 놓고는 곧 도하를 할 참이네”
“전하! 그것은 천위가 현에 원군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한 거짓 책략 입니다.”
현의 신하는 그 자리에서 통곡하며 애원했지만 천위의 황제 양정후는 냉담했다.
“봉이 어찌 군사를 움직이는가 하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정 그러하다면 현의 사신은 지금 천양의 진으로 나아가 그대의 군사를 데리고 돌아가시오”
“전하!”
그렇게 현국의 사자는 통곡하며 황도를 쫓겨 나오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결국, 현국에서 보내 원군이라도 회수하기 위해 지강의 천위국 진영으로 향하고 있었으며, 밤은 어두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