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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의 두 매너!

웰빙플래너 |2004.11.09 22:53
조회 354 |추천 0

사이버의 두 매너!

 

 

 

 

 

몇 년전, 만남에 대한 심한 공포증의 현대인들이 하루종일 전화통만 붙잡고 사는 일상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설마 그렇게 각박하고 이기적인 세상이 올까 했는데 요즘은 한술 더 뜬다.

전화통화 보다도 오히려 최신 성능의 카메라 폰으로 안부 동영상, 사진, 문자를 보내 소식을 전하는

깔끔하고 쿨한 시대가 왔다.

 

디지털 카메라나 성능 좋은 카메라 폰으로 세상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세대들에겐 본인의 작품을 마음껏 뽐내고

공개하는 공간도 필요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10대에서 20대 혹은 30대까지 널리 퍼져있는 ‘싸이월드’나 ‘블로그’등의

인터넷 세상 속의 무수한 방이 화젯거리다. 처음 만난 사람과도  “싸이 주소가 어떻게 돼요?” “블로그 하세요?” 가

안부인사처럼 당연하고 그걸 못 알아 듣는 사람들은 ‘세대차이’라며 혀를 차는 상대의 얼굴을 보게 된다.

 

스스로 찍은 사진과 글을 올리고 세상에 돌고 도는 수많은 유머들을 스크랩해서 즐거움을 공유하는 방,

이름 모를 방문객들과의 대화로도 쉽게 맺어지는 조심스럽고 예의 바른 친목도모의 장이다.

이 세상에 일단 들어가게 되면 마치 중독처럼 찾게 되고 싸이를 하는 본인들이 ‘싸이질’이라고 하는

신종 질병에 걸려있음을 시인할 정도다.

 

현대인들은 직접적인 대화나 만남보다도 방명록을 통해 소식을 알리고 “언제 한번 보자”는 막연한 약속을 남긴 채

총총히 사라지는 것을 즐긴다. 실명과 얼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노출되어 있어서 타고 타고 들어간

모르는 사람의 방에 글을 남기더라도 그 예의 바름이 절친한 사람들과의 우정, 그 이상이다.

평소 안티 팬이 너무 많아 늘 상처를 받던 스타 A씨, B씨의 미니 룸에 들어가보면 “너무 예뻐요, 멋져요”라는

칭찬의 글이 그득하다.

실지로 젊은 연예인들의 방은 하루 방문객수가 만명대에 이르르며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더불어

또 다른 연예인들과 찍은 사진들이 있어 볼거리도 많다. 연일 누군가에게 스크랩되어 이리저리 옮겨지는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만 그곳에서는 “퍼가도 될까요”라는 정중한 약속도 지켜진다.

인터넷이 주는 양질의 문화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고 ‘칭찬합시다’를 능가하는 격려와 따뜻함이

묻어있는 이유는 하나다. 바로 방문객 본인의 얼굴과 주소가 함께 노출되어 있다는 실명제라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개성을 살린 방을 통해 가까운 사람들과의 소통창구로, 모르는 사람들과의 정보공유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이 생활패턴은 꽤나 매력적이고 책임감이 따른다. 

 

인터넷에는 욕설과 비난을 쏟아내는 익명의 사람들과 칭찬과 겸손이 묻어있는 실명으로 글을 올리는 사람들인

극과 극의 두 매너가 공존한다. 이렇듯 이름을 알리느냐 마느냐로 글의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이는데

그들이 서로 전혀 다른 사람들인가가 가끔은 궁금하다.

어쨌든 이 새로운 세상에 집 짓기가 심어준 것은 긍정적인 시각과 상대에 대한 배려이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이름값을 한다는 것이다. 이제 근본도 없는 익명 토론에 광분하는 것은 소모적일 뿐이고

어느 누구도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

 

머리 아프고 화가 나는 이즈음의 세상사, 대부분의 사람들이 울컥하는 분노의 마음을 토해내고 싶어한다.

이름을 걸고, 정당하고 세련된 언어로 의견을 전달하는 ‘실명제 한마디’가 지켜졌으면 좋겠다.

 

수많은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바로 어눌하더라도 솔직하고 당당한 자신의 목소리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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