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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신부의 신혼일기-18

아리엄마 |2004.11.26 14:13
조회 25,034 |추천 0

안녕하세요^^ 아리엄마입니다.

저번글을 새벽에 썼더니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제가 일부러 늦게 잔게 아니라 요놈의 아리때문입니다.

밤만되면 갈비뼈를 짓누르고 심장까지 압박해 숨도 못쉬고..

아리한테 시달리다 보면 새벽 네 다섯시 되서야 겨우 잠들죠..

곰팅은 낳기 전부터 불효한다고 난리지만..

개기니깐 자식이죠..안그럼 부모게요?

그럼 오늘도 올라가는 아리엄마 일기입니다~~~

 

1. 편지

 

곰팅이 제게 부르는 또 하나의 별명이 "미저리 스토커"입니다.

어떻게 사랑스런 부인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겠냐 하시겠지만..

제가 미저리스토커 짓을 잘합니다. ㅡ.ㅡ;;;;

곰팅의 여러 비밀을 다 알거든요.

전 다른 스토커와 다른 점이 있다면 훔쳐보고 꼭 고백합니다.

 

나; 나 오빠 메일봤다~

곰팅; 너 또 미저리스토커 짓 했구나!

나; 응~ 메일용량이 꽉 찼다고 비우래~

곰팅; ㅡ.ㅡ;;; 알겠오...

 

전 항상 당당한 미저리 스토커지요.

 

여느 때처럼 곰팅의 메일을 뒤지던 어느 날...

2백여통이 넘게 쌓인 메일함의 끝엔 뭐가 있나 궁금하더라구요.

그 2백여통은 대부분 광고 메일이지만, 끝에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쏴악~~~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어떤 뇬이 보낸 편지가 쌓여 있더군요.

물론 절 만나기 이전에 받았던 편지 들입니다.

미저리스토커 정신을 발휘해서 메일 한통을 클릭했죠.

 

" 오빠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에요~"

라면서 끈적끈적한 음악 메일을 보냈더군요..

 

흠...

그럼 이에 대한 답장을 곰팅이 보냈겟죠.

순간 눈이 간 곳은 보낸 편지함..

예상대로 답장이 보관 되어 있었습니다.

또 한번 미저리 스토커 정신을 발휘해서 클릭해보았죠.

깜딱 놀랬습니다.

저한테도 보낸 적이 없는 아주 아주 기~~~~ㄴ 장문의 편지였습니다.

머 이래저래 좋다는 말도 써있고

그 여자 별점도 봐준 것도 써있고..

음악까지 같이 보내서...

싸악 전신에서 피가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

 

울 곰팅은 글 쓰기를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그래서 저한테 메일보낼 때도 항상 가장 기본적인 "사랑해"를 내용으로 한

몇 줄 딸랑 보내고 말지요..

그런 정성이 담긴 메일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울 곰팅은 전형적인 B형 남자입니다.

B형 남자가 자기 중심적이라죠?

울 곰팅도 남에 일에 관심을 잘 안 갖어서 인지,

저랑 같이 잡지에 운세 같은 거 봐도 지 운세만 딱 보고 마는 남자입니다.

그런 남자가 그여자 별점까지 봐주고 별점 내용이 어때서 좋다느니 나쁘다느니..

그런 정성을 들인 것입니다.

 

이 놈의 우라질 곰팅 자식...

 

바로 곰팅에게 전화했습니다.

 

나; 나 또 미저리 스토커 짓했어!

곰팅; 또? -_-;;. 근데 왜 글케 당당해?

나; 흥흥흥!!!

곰팅; 왜~

나; 어떤 뇬한테는 그렇게 장문의 정성들인 메일을 써주면서..

      왜 나한테는 그런 적 한 번도 없는데?!

곰팅; ㅡ.ㅡ;;....또 뭘 본거냐...에휴..

        암튼 그래서 우리 공주 삐졌구나?

나; 몰라!! 흥흥흥!!!

곰팅; 알쏘 알쏘 안그래도 조만간 내가 쓸라 했지~

나; 구라쟁이!

곰팅; 진짜야 좀만 기달려 내가 아주 장문의 편지를 써주지~ ㅎㅎ

 

며칠 뒤...정말 장문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뭐...근데 기분이 썩 좋지 않더군요..

이럼..그여자와 똑같아 지는 거잖아?

그 뇬보다 더 나은 사랑의 대접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또 곰팅에게 전화했습니다.

 

나; 이런 거 말고 자필로 써줘~!

곰팅; 자...자필? ㅡ.ㅡ;;

나; 응!! 자필로!!!!

곰팅;.......저....그게....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데.....

나; 써줘~! 써달란 말야~!

곰팅; 아..알겠오..ㅡ.ㅡ;;;

 

며칠이 지난 뒤...곰팅이 자필로 쓴 편지를 주었습니다.

편지를 받자 마자 감격해서 곰팅을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려줬죠.

나 혼자 있을 때 읽는 다고 난리 치고..

 

드디어 혼자 있는 시간..

편지봉투를 열고..편지를 끄냈습니다...

 

헉....

 

음.......

 

끄응..........

 

편지를 읽으면서 저게 무슨 반응이냐구요?

내 만 이십년을 살아오면서 그런 악필은 첨 봤습니다.

오빠가 군대에서 무전병으로 있었다더니...무전암호를 써놓은 건지 뭔지..

제가 왼발로 써도 그렇게는 못쓰겠더군요..

한 세 줄 정도 암호를 해독해보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길래.. 동생까지 불렀습니다 .

그래도 안 되겠길래 엄마도..불르고...

아빠도..불르고....

 

러브레터를 해독하기 위해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결국 실패 했습니다.

 

그래서...곰팅은 제게 한 번도 자필로 쓴 편지를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두 장 빽빽이 쓴 편지...

누가 봐도 정성껏 쓴 편지이지만....내용을 알 수 없는 편지 였습니다.

더 난해한것은..두번째 장 마지막에 그려진..

드래곤볼의 초사이언으로 변신한 손오공의 그림입니다.

도대체 그 그림을 그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러브레터에 초사이언을 그린 이유가 옆에 설명 되있을 꺼 같은데

해독을 못하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편지는 제 인생 최고의 감동적인 편지였죠..

 

밤 중에 전화온 곰팅..

 

곰팅; 편지 잘 읽었어?

나; 어? 어? 아..응? ^^;;

곰팅; 좋아?^^

나; 응 무지 감동이야~ 오빠 고마워~~

곰팅; 마지막에 그린 그림도 멋있지?

나; 어? 아~ 그래 감동이었어~ ( -_-;;)

곰팅; 내가 그렇게 정성들여서 편지 써보긴 태어나서 처음이었는데..

         우리 공주 맘에 들었다니 참 다행이다^^

나; 아..그래...하하..ㅡㅡ;;;

 

그렇게..편지 사건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궁금한건...그 초사이언을 그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늘은 배가 상태가 안 좋아서 이만 쓸게요^^

아리가 자꾸 빨리 나오고 싶나봐요.

병원에선 맨날 입원하로 오래는데..

아직 제 FEEL은 아닌거 같아 개기고 있습니다.

아직 출산 준비물도 하나도 안했는데..ㅡ.ㅡ;;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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