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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황당한 경우..

잠자고싶어.. |2004.11.29 17:48
조회 708 |추천 0

어젯밤 일입니다..  암튼 꽤나 황당한 일이 벌어져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어제 압구정에서 놀다가 밤 12시 다되어서 집에 왔죠.  참고로 전 원룸촌에 살고 있습니다.

건물 현관으로 들어설 때 한 여자가 쓰레기를 버리고 저랑 같이 현관으로 들어왔습니다.

전 2층이라 제방에 갔고, 그 여자는 다시 계단을 올라가더군요.

전 대충 씻고 오디오를 틀어 놓은 다음 잘려고 침대에 몸을 눕혔죠.

한 5분 정도 지났나?  갑자기 초인종이 울리더군요.

저 이쪽으로 이사오고 나서 초인종 울린 적은 손꼽아 다섯번이 안될껍니다.  순간 스치는 생각, 아 내가 오디오를 너무 크게 틀어놓았구나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대충 옷을 걸쳐입고 문을 열어보니 왠 여자분이 서계시더군요.

얼핏 봐서는 복길이 김지영을 닮았는데 약간 더 살이 좀 있으신 분 같더군요.

저는 죄송합니다.  음악소리 줄일께요라고 말하고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 그 여자분이 아무 말도 없으시더군요.  대신 무슨 말을 하는데 도통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혼자 뭘 중얼중얼 거리시는데 전 또 제가 뭘 크게 실수했나 싶어서 다시 물어보니 그분이 그냥 술한잔 하자구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얼마나 황당하던지..

전 첨에 그 여자분이 들어올때 그분인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야기 하다보니 아까 같이 올라오는데 제가 그 쪽으로 들어가는거 보고 방문을 두드렸다는군요.

아무리 그래도.. 나야 혼자 자취하고 있으니 다행이지만 혹시 결혼한 유부남이었다면 도대체 그 상황을 어떻게 모면했을까 싶네요.

가만히 보니 술을 이미 얼큰하게 한잔 하시고 온 것 같고, 술기운 때문에 말을 잘 못하시는 것인지 원래 말투가 그런 것인지 약간은 좀 모자란듯이 말씀하시더군요.  백치미라고 할까?? ㅋㅋㅋ

뭐 담날이 월요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두시간 정도 술마시는 정도라면야 뭐 상관없을꺼라는 생각에 술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근처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사오고 집에 있는 에이스 크래커에 치즈 잘라서 얹은 안주를 꺼내왔습니다.

내방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던 그녀는 내가 가지고 있는 CD와 기타에 흥미를 보이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왜 술마시냐고 물으니 남자친구가 자기를 속여서 화가나서 술을 마셨다고 하더군요.  에그.. 하기야 사랑싸움은 칼로 물베기지..

남자친구가 주말만 되면 지방으로 결혼식을 간다고 그러네요. 몇 달째 계속...

그녀와 그 남친은 28살로 동갑이라더군요.

그리고 토요일에는 그 남친이 서울대 출신인데 학교 도서관에 공부하러 간다고 합니다.

그것 때문에 자기를 못 만난다면서 아마 틀림없이 다른 여자가 생겼을꺼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말을 하지는 않았답니다.  혼자서 그걸 끌어안고 고민하고 있더군요.

 

그럭저럭 말을 계속 들어주었습니다.

1시가 지나고 술이 떨어졌을 무렵, 술한잔 더하자고 하더군요.

사실 그 무렵에서 더 술을 하면 그 다음날이 무지무지 힘든거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거 갈 때 까지 한번 가보자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케이 사인을 보내니 그녀가 자기 방에 가서 와인을 한 병 가지고 오더군요.

둘이서 와인 한병을 다 마시고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죠.

갑자기 그녀는 그남자가 자기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아까랑 뭐 말이 틀리기는 하지만 취한 와중에 뭔 소리를 못하겠습니까??

 

2시 가까이 되서 와인도 다 마시고 그녀가 이제 가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나더군요.

뭐 조심해서 가라고 그랬죠.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그런데..

현관문을 열고 나가던 그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여기서 자고 가면 안되냐고 묻더군요.

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나도 남자다.  자고 가는 것은 상관없지만 내가 당신을 안건드린다는 장담은 못하겠다라구요.

그랬더니 제발 소원이라며 그냥 자기 여기서 자게 해 달라고 하더군요.

무슨 CF 찍냐??

알았다 그러고 침대에 베게 하나를 더 두었습니다.

 

그녀는 따로 옷을 벗지는 않고 청바지 차림에 셔츠를 걸친 그대로 자리에 누웠습니다.

사실 나도 남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잘 자라 그러고 잠을 푹 자겠습니까??

그래도 마지막 인내심을 다해서 눈을 감고 누웠습니다.

그런데 자는데 자꾸 저를 깨우더군요.  물가져다 달라, 오빠 사귀는 여자 있냐, 이 음악이 뭐냐...

이씨... 성질 같으면 그냥 확 덮치고 그냥 골아 떨어지고 싶지만 참았습니다.

암튼 그렇게 억지로 잘려고 누웠더니 다행히 잠을 좀 자는 분위기더군요.

나도 어느 정도 거리를 띄워놓고 잠을 청하는데 잠이 들락말락 거리는데 갑자기 다리가 내 배위로 올라옵니다.  허걱..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ㅠ,.ㅠ

손으로 내 볼을 만지는게 느껴지더군요..  오호라.. 드디어 건져 먹으면 되는건가? 라는 생각에.

그녀의 몸에 손을 대니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저리가라고 하더군요.. ㅠ,.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이제 좀 잠좀 잘려나 하고 눈을 붙였습니다.

또 잠이 들락말락 거리는데 갑자기 그녀 벌떡 일어나더니 주섬주섬 옷을 벗더군요.

나는 갑자기 잠이 깨서 실눈으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ㅋㅋㅋ

그냥 셔츠 안에 긴 잠옷같은 긴 티 하나를 입었더군요.  물론 밑에는 팬티 한장만 걸치구요.

그러더니 다시 잠을 자기 시작합니다.

속으로 나는 오늘 서맹덕이다.  악마야 물러가라.. 주문을 외우면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녀 또다시 다리를 내 배위로 올립니다.  더워서 이불까지 내던지구요.

그녀의 적나라한 모습이 다 보이더군요.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는 느낌...

왜 이여자는 자기 방에서 안자고 내방에서 이렇게 나를 고문해가면서 자는 것일까요?

그것도 정말 생면부지인 저에게 말입니다.

 

그녀는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계속 몸을 뒤틉니다.

저는 잘 때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잠을 깹니다.

계속 선잠자다 깼다 선잠자다 깼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날이 새더군요.

 

전 보통 출근을 7시에 집을 나섭니다.

회사가 가깝기는 해도 회사에 일찍 나가는 편이죠.

나는 6시에 그녀를 깨웠습니다.  나 출근해야 한다고...

그녀 아.. 그럼 난 내방에 가서 좀 더 잘께요 그러더니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더니 제 방을 나가더군요.

 

남자 혼자 자취하는 방에 윗층에서 자취하는 여자가 무방비로 술마시러 놀러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취하는 남자의 어떤 꿈같은 로맨스같은 느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잠 제대로 한숨도 못잤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계속 방아찍고 있습니다.

이 여자 오늘도 내방에 올까 무섭습니다.

물론 저를 바보같은 남자라고 놀리는 분들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20대라면 몰라도 30대가 되고 나니 이런 정도는 자제가 되더군요.

오는 것은 상관없지만 걍 술만 마시고 음악이나 듣고 잠은 자기방에 가서 잤음 좋겠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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