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우리는 지옥의 문을 열었다. -3
그들이 서로에게 막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라,
“이쪽이요!!”
하며 누군가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강민우가 소리 나는 곳을 바로 보니 하얀 옷을 입은 남자 하나가 좌측에서
손을 흔들며 서있었다.
좌측 벽은 막혀 있었는데 어떻게 그가 갑자기 나타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남자가 엘리베이터 같은 곳에 타고서 손을 흔드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곳도 비밀 장치가 되어서 마치 벽으로 보였지만 사실은 벽의 일부가
열리면 엘리베이터 입구가 나오는 장치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강민우와 칼슨과 빌 그리고 심운중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희망의 빛이 보이자
모두 밝게 웃으며 덤벼오는 미친 사람들을 총을 쏘며 남자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미 터진 뚝 처럼 좁은 복도를 넘어 들어온 미친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들을 덮쳐왔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강민우와 심운중 그리고 빌이 뛰어 들어갔지만 칼슨은
뒤 쪽에서 덮쳐오는 사람들에게 옷깃을 붙잡혔다.
“노우!!”
칼슨은 소리치며 총을 쏘았지만 이미 실탄은 바닥이 난 뒤였다.
찰칵!
그 모습을 본 빌이 달려 나가 그를 구하려 했지만 강민우가 붙잡았다.
“이거 놔요! 칼슨을 구해야 해요!!”
“이미 늦었어요.”
빌이 보니 칼슨은 이미 수 십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고통스런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칼슨을 보며 강민우는 총을 그의 머리에 겨누었다.
탕!!
한 발의 총성이 울리며 칼슨이 쓰러졌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그들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와중에도 상부에서는 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두두리는
소리가 무섭게 들려왔다. 당장이라도 그 문을 뚫고 미친 사람들이 덮쳐올까 두려웠다.
강민우가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사내에게 말했다.
“당신은 누구죠? 그리고 여긴 어떻게 된 거죠?”
그의 물음에 사내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전 고려일보 사건기자 정웅기라고 합니다.”
강민우가 놀라며 말했다.
“기자요? 기자가 어떻게?”
의문에 찬 그의 물음에 정웅기는 자신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엘리베이터는 2개 층 정도를 더 내려가는 듯 했다.
이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긴장된 얼굴로 내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들을 맞은 것은 강민아였다.
“모두 괜찮아요?”
그녀의 말에 정웅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그들에게 소개했다.
“제 동료 입니다.”
“강민아라고 합니다.”
그녀의 말에 강민우가 살아남은 자신의 동료들을 소개했다.
강민우는 자신의 소개에 빌과 심운중이 강민아에게 인사하는 것을 보며
실내를 둘러보았다.
실내는 크지는 않았다. 무슨 실험실인지 각종 실험 기구들이 가득차있었고,
이상스런 기계들도 많았다.
왼 쪽에 있는 방안에는 수많은 모니터가 켜져 있었는데 이곳 빛과 그림자의 성당
내부를 다 보여주고 있었다.
성당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때문에 실내를 다 볼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방금까지 있었던 곳도 카메라에 잡혀 있었는데 아직도 많은 미친 사람들이
복도에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였다.
강민우는 그곳 말고도 몇 개의 문들이 더 있는 것으로 보아 안쪽에 또 다른 실들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강민우는 강민아의 손에 들린 권총을 보고 의문스런 눈빛으로 물었다.
“이곳엔 당신들 뿐 입니까?”
정웅기가 강민우의 눈빛을 따라 보다 대답했다.
“아! 이곳 빛과 그림자 지부의 대법사라는 사람과 마집법사 그리고 외국인
한 명이 더 있습니다. 저 안쪽에 잡아 두고 있죠.“
그의 말에 강민우와 심운중 그리고 빌이 놀랐다.
“그래요? 그런데 그 외국인이라는 사람....혹시 이름이 제임스 칼튼 아닙니까?”
강민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제임스 칼튼 박사!”
그녀의 말에 강민우와 빌은 놀랐다. 그리고 강민우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저 여자는 좀 이상한 구석이 있는데....풍기는 것이 결코 기자는 아닌데...’
그는 정웅기가 자신의 동료라 소개했기 때문에 강민아를 기자로 생각한 것이다.
그의 의문에 찬 눈빛을 보았는지 강민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일단, 안쪽으로 들어가죠.”
강민우가 의문스런 듯 물었다.
“그런데 그들을 잡아두고 있다고요?”
정웅기가 약간 어색해 하며 말했다.
“사실은 민아씨가 기지를 발휘해서 목숨을 건진 겁니다. 그녀가 놈들에게서
총을 빼앗고 그들을 가둔 겁니다.“
그의 말에 강민우는 더욱 의심스런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연약해 보이는 여자가 건장한 사내를 쓰러트리고 총을 빼앗아?’
그의 의문스런 눈빛을 뒤로 한 채로 강민아가 앞장서서 앞 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간 곳도 실험실인 듯 각종 기기가 가득차있었다.
그리고 투명 유리막으로 막혀진 방들이 여러개 보였는데 그 중 한 곳에
그들이 말한 빛과 그림자의 간부들이 잡혀 있었다. 그리고 제임스 칼튼으로
보이는 젊은 금발의 사내가 눈을 감고 앉아있는 것도 보였다.
제임스 칼튼을 본 빌이 다가서며 그를 불렀다.
“제임스 칼튼 박사?”
그의 부름에 금발의 사내가 천천히 눈을 떴다.
“누구시죠?”
“FBI에서 나온 빌 카터요.”
“FBI? 후후...세계 모든 정보기관이 나를 찾는군!”
“무슨 소리지?”
그의 말에 제임스 칼튼은 빌 뒤 쪽의 강민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무슨 볼일로 날을 찾았소?”
“그걸 몰라서 묻는 거요? 당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후후후....악마의 심장 때문에 그런가?”
“당신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야?”
빌의 외침에 제임스 칼튼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후후...이미 내 손을 벗어났어.”
강민우는 옆에서 영어로 말하는 그들이 대화를 듣다 화가 나서 소리쳤다.
“젠장 할 놈!!”
그 말을 들은 제임스 칼튼이 갑자기 크게 웃으며 말했다.
“크하하하하....맞아! 맞아! 하하하....난 젠장 할 놈이야!!!”
갑자기 한국말을 하며 웃어대는 제임스 칼튼을 보고 사람들을 놀랐다.
정웅기가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천재라고 하더니 한국어도 할 줄 알았군. 그런데 우리말을 아까는 왜 모른 척 했어?”
그의 말에 제임스 칼튼이 정색하며 말했다.
“난 한국어를 모른다고 너희들에게 말한 적 없어. 아까 너희들이 물었을 때
대답을 하지 않았을 뿐이야.“
강민우가 제임스 칼튼을 보며 말했다.
“위쪽에 있던 신도들은 어떻게 된 거지? ‘빛과 그림자’의 신도들은 악마의 심장에
중독되지 않는다며? 그런데 왜 위에 있던 당신들 신도는 저렇게 미쳐 버린 거지?“
그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검은 신도복의 사람이 말했다.
“그건 우리도 모른다. 분명 모두 성스런 빛의 문에 들었던 사람인데 왜 저렇게
변했는지 우리도 의문이다. 그렇지 않습니까 민장호 대법사님?“
민장호 대법사로 불린 인물은 굳은 얼굴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뭔가 잘 못 된 거요. 그렇지 않고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그렇지 않소? 제임스 칼튼 박사!”
민장호 대법사가 묻자 제임스 칼튼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맞소! 잘 못되었소. 처음의 우리 계획은 선택된 자만이 악마의 심장에 전염되지 않게 하는
거였는데....실험도 성공이고....그런데 무언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 거요.“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강민우가 소리쳤다.
“무슨 소리야? 도대체가 어떻게 되었다는 소리지? 악마의 심장이 더 이상 퍼지는 것을
멈출 수는 있는 거지? 그렇지?“
제임스 칼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르겠소.”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심운중이 투명 유리벽을 쾅! 치며 소리쳤다.
“무슨 소리야? 막아야해!! 그렇지 않음 우리 가족은....안돼!!”
차분한 어조로 강민아가 물었다.
“제임스 칼튼 박사님! 정확하게 악마의 심장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거죠?”
그녀의 물음에 제임스 칼튼이 설명을 시작했다.
“처음 이 악마의 심장을 개발한 최초의 물질 발견된 것은 1940년대 구즈 마운즈라는
탐험가에 의해서 였소. 그는 아마존 유역의 고대 고분에서 일명 골드박스라는 것을
가지고 나왔소. 그 박스는 많은 다이아몬드가 박혀있어서 사람들이 욕심을 내기도 했소.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그 박스 안에 있던 물질이었소.
구즈 마운즈도 그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고 가져 와서 끝내는 죽었지만..
그 상자는 경매장을 돌다가 내게 오게 된 거요.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정부에서 내게
가져다 준 것 이지만...“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빌은 약간 당황한 듯 보였고 강민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아까 FBI에게 듣던 이야기군. 역시 짐작대로 미국에서 무언가 음모를 꾸미고 있었군.'
제임스 칼튼 박사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원래 난 미국정부에서 지원하는 과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정부에서 보낸
요원이라며 날 데려 가더군. 그리곤 내게 골드박스를 주며 박스의 비밀을 풀어
달라는 것이었소. 처음에는 난 무슨 영문인지 몰랐지만 이내 알 수 있었소.
그 골드박스는 주인을 정신병자로 이상하게 만들어서 죽게 만든다는 소문이
나 있는 ‘판도라의 상자’ 였던 것이오. 난 어렸을 때부터 고대 문화에 꾀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마야 문명의 보물인 그 상장에 호기심이 생겨서 수락했던 거요. 그러나
그것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었소. 그놈의 호기심 때문에.....휴!“
그의 말이 이어질수록 미국 정부요원인 빌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제임스 칼튼은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는 사람들 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처음 난 순수한 목적으로 연구했소. 도대체 어떤 물질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싶었소. 사람들을 미치게 만든다는 것은 그 상자에 인간의 뇌 신경계를
조절하는 화학물질인 세라토닌 이나 도파민 같은 성분을 과하게 분비 시키게 하여
환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소. 일단은 상자를 열어야 했소. 그러나
이상하게 상자는 열리지 않았소. 특별한 장치도 없고....그래서 더욱 자세히 연구를
했소.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오더군.“
그의 말을 진진하게 들으며 열심히 뭔가를 적고 있던 정웅기가 궁금한 듯 물었다.
“의외의 결과라면?”
옆에서 그의 모습을 힐긋 본 강민아는 살포시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역시, 기자라 지금 이 어려운 상황에도 특종을 놓치지 않는군.’
그녀의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제임스 칼튼 박사의 말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의외의 결과란....그 상자....판도라의 상자의 성분을 조사한 결과 그것은 지구에
있는 금속이 아니었소.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특이한 재질의 금속이었소.
내가 놀라 그 소식을 미국정부에 보고했는데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였소.
그들은 처음부터 그 상자가 지구에 없는 물질로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요. 난 그때부터 의문이 들었소. 그들이 그 재질을 알았다면 이미 많은 실험을
거쳤다는 말이 되는데 왜 내게 까지 가져와 연구를 부탁한 걸까?“
그는 말을 하며 빌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길을 받은 빌은 어색한 표정으로 아무 말이 없었다.
제임스 칼튼 박사는 계속 말을 이었다.
“최근 난 인간의 뇌에 미치는 화학물질에 대해 연구 중이었소.
그런데 그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오는 물질이 인간의 뇌에 치명적인 장애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소. 그 물질은 한번도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물질이었소. 아니, 바이러스라고 불러야 맞을 것이요. 그 물질은 마치 살아있는 듯
계속 변이하고 있었으니....처음에 나타나는 증상을 보고 테오나나카톨이란 버섯을
먹었을 때 나타나는 환각제 성분인 싸이로시빈(Psilocybin)아닐까 생각했으나
그 보다 수 십 배정도 더 강한 환각작용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있었소. 난 아마존 강 유역에서 발견된
파린(parin)’이란 식물에서 그와 비슷한 성분을 발견하고
곧바로 실험에 들어갔소. 이 물질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과 대책에 대한 연구였소."
말을 하며 제임스 칼튼은 한숨을 쉬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내가 연구하는 중 다른 곳에서는 상자를 열기위한 작업에 들어갔소. 상자 안의
물질을 검출해야만 진정한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오. 몇일 후 난 레이저로
상자를 절단 한다는 보고를 받고 그곳으로 갔소. 중앙에 상자가 놓여있었고
세 곳에서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상자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소.
처음엔 쉽게 뚫리는 듯 보였지만 상자의 물질은 무척이나 독특해서 5시간
이상이 흘러서야 겨우 바늘 같은 구멍이 뚫렸소. 그러나 레이저를 너무
강하게 쏘아서 그런지 상자 안에는 원하는 물질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소.
아주 극히 소량만이 남았기 때문에 그 성분을 철저하게 조사하지 않으면
모든 연구는 사실상 물거품이 되는 거였소.
연구 재료가 바닥이 난다면 연구를 할 수 없기 때문이오. 그래서 그 물질을
연구하여 가장 유사한 성분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물질을 창조해냈소.
우리는 그 물질을 b-alt7이라 불렀소. 그때 난 알았어야 했소.
우린 결코 열어서는 안되는 지옥의 문을 열었다는 것을....“
야근하면서 한 편 올려봅니다.......^^
계속 재미없는 글을 열심히 보아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럼..모두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