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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_동거녀 - 19

nkygood |2004.12.07 21:51
조회 1,878 |추천 0

글을 막상 연재 해놓고 이렇게 책임감 없이 늦게 올리는 점

상당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저도 개인 생활이 있고 사정이 있는지라,

그런 점 이해해주시고 기다려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겠습니다.










*동거녀에게 기대해선 안될 두 가지 - 19













나의 꿈과 목표는 거의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다.

앞도 안보고 그냥 달렸다.

다른건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지금 내가 할수 있는건 그냥 무작정 달리는것뿐.

그러다 보면 지금의 성현민은 어떻게든 변할수 있을꺼란 생각이 들었다.











-지켜봐주고 싶어-










정신없이 달렸던지 길꺼라 생각했던 그 시간들은 어느새 훌쩍 지나가 있었고

내 앞엔 겨울을 지나 봄이 찾아와 있었다.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공부를 하던 나는 방안의 달력을 들여다 보다가

며칠 후가 시험일 이라는걸 새삼 깨닫고 있었다.



내 입가엔 여유로운 자만이 지을수 있는 미소가 지어진다.

대학으로 가는 길은 모든게 순조로웠다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 검정고시 공부..

합격할 꺼란 확신이 든건 몇 개월 전부터였다.

준비를 철저히 한 만큼 난 두려울게 없었다.



하지만 방심은 하지 않는다.

힘들게 준비한만큼 그런것들로 나의 목표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아니,사실 시험을 합격 하고 안하고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기에

나 성현민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다.

꼭..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일요일인 오늘도 쉬지 않고 ..

방안에서 홀로 문제지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원래 일요일엔 지나와 함께 하루종일 복습을 하는 시간인데

그날 지나는 중요한 약속이 있은듯 보였다.





"현민아."


"어?"


"오늘은 하나랑 같이 공부 할래?"



지나를 쳐다보는 나의 얼굴은 굳어진다.



"이거 왜 이래?넌 내가 직접 고용한 과외 선생이야.

그냥 하는게 아니라 나한테서 돈 받고 하는거라고."



지나는 나의 그 말에 잠시 침묵을 지켰고,곧 입을 열었다.



"미안해.하지만 오늘은 나에게 정말 중요한 날이야."


"나보다 더 중요해?"


"응."




너무 쉽게 대답하는 지나였다.

순간 나의 마음은 착잡함으로 가득해진다.

나의 모든것이 지나로 시작되어 지나로 끝나는것과 달리,

지나에게선 나보다 더 중요한 일이 수도 없이 많을 터였다.



하지만 내가 지나에게 무슨 말을 할수 있단 말인가?

갈자천정(渴者穿井)이라고,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기 마련이다.





난 할수 없이 지나를 외면하며 성의 없이 대답했다.



"가라."


"......"


"왜 그러고 서 있어?가라니까."



날 쳐다보던 지나의 얼굴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내가 이런식으로 나오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나의 마음을 풀어줄 지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날은 달랐다.




"응.갈께.고마워.현민아."




그렇게 말하며 내 방에서 나가던 지나였고,

난 지나의 뒷모습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무슨 생각에선지

나도 모르게 지나의 이름을 불렀다.




"야."




방문을 열려고 하던 지나는 날 향해 고개를 돌린다.






"요즘 밤길 무섭다.그러니까 너무 늦지는 마라."



지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응."



지나는 그렇게 방문을 닫고 나가버렸고,

난 침대위에 힘없이 쓰러져서는 천장을 보며 중얼 거렸다.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은게 아니였는데.."





침대에 누워 있던 나는 스르륵 눈을 감았고,

한 10초 정도 눈을 감고 있었을까?

나의 입술엔 뭔가 야릇한것이 느껴진다.

깜짝 놀라며 눈을 뜨니 침대 구석에서 자고 있던 나나가

나의 입술에다가 혓바닥질을 해대고 있었다.



평소 같았음 나나의 머리를 강타해버렸겠지만;;

그날 만큼은 그러고 싶진 않았다.

난 천천히 나나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나나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나나는 항상 나 처럼 슬픈 눈을 하고 있었다.

나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나나의 눈동자에서 날 발견하게 된다.




난 마치 나나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듯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나나야.넌 그런거 아니?

함께 있어도,떨어져 있어도 슬픈거.."


"........"


"내 자신을 내 뜻데로 할수 없다는걸 처음으로 깨달았어.

그 사람이 내 마음속에 들어온 순간,내 몸은 더이상 내것이 아니야."


"........"


"힘들어.나 지금 너무 힘들면서도..

이런것이 행복이라는걸 알아.그래서 지켜봐주고 싶어.

그애의 웃는 모습을 항상 지켜봐주고 싶어.

그러기 위해선 나나처럼 항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런 존재가 되야해."


"........"


"나 너무 힘들어 하면 나나가 위로 해주기야.알았지?"





나나의 머리를 쓰다듬던 나는 나나의 몸을 들어 올려

나의 가슴 깊숙한 곳에 품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왜 하필-









똑똑..



홀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내 방문에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들어와."



그러자 방문이 열렸다.



"오빠.공부는 잘 되요?"



이제 막 일어났는지 잠옷을 갈아입지도 않은 하나가 그렇게 쳐다보고 있었다.



"일요일이라고 아주 실컷 잔다?"


"치.그래도 나 오빠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다구요."



입을 쭉 내밀고는 삐졌다는 투로 말하고 있는 하나였다.

난 그런 하나를 무시한채 다시 하던 공부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나는 나의 맞은편에 앉아 날 쳐다보았다.

하나의 시선때문에 통 집중이 되질 않는다.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하나를 쳐다보았다.

하나는 날 향해 넌스레 웃는다.





"아.뭐 어쩌라고!!"




결국 참다 못한 나는 하나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하나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말한다.




"아니,아까 언니가 오빠 공부하는거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갔거든요."


"쓸데 없는짓 하고 있구만;"



그러자 하나는 상을 내려치며 언성을 높힌다.



"오빠!저 이래뵈도 공부 잘해요!"


"어머니 한테서 네 성적에 대해 다 들었거든?"


"그,그랬어요?;;"


"응-_-"


"그러니까;오빠!우리 같이 공부하자구요!"


"그러던지."



그러자 하나는 방긋 웃는다.



"그럼 오빠 문 잠그지-_-;말고 좀 기달려요.

저도 공부할 책 들고 올께요!"



혼자 공부하면 될텐데,굳이 나랑 함께 공부하겠다는 하나였다.

지나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간건지 모르겠다.





하나는 3분후에 다시 내방으로 들어왔고

상위에다 책을 소리나게 내려놓았다.





쾅;





난 고개를 번쩍 들어 소리쳤다.



"쉬발;조용히 안 내려놔?"


"........"


"욕해서 미안-_-;"




하나는 나의 맞은 편에 앉더니 날 물끄러미 쳐다본다.




"오빠."


"욕한건 미안하다고 했잖아."


"아니,그게 아니고요.오빠 언니 좋아하죠?"


"응."


"진짜요?"


"응?"


"......."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오로지

시팔;jot됐다;;밖에 없었다...





하지만 난 재빨리 침착을 되찾으며 시치미를 떼기 시작했다.




"물론 지나를 좋아하지.하나도 좋아하구.새 어머니도 좋아하고~"


"시치미 안떼셔도 되요."




-_-;




"무슨 근거로 그런 질문을 하지?우습구나."


"오빠 눈빛이요."


"내 눈빛?"


"언니를 바라보는 오빠 눈빛 보면 안다구요."


"하긴;내가 지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긴 하지;"


"저 안다니까요?"


"......."




난 당황을 하기 시작했다.

지나와 매일 붙어 지내는 하나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문제는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진다.

새 어머니가 아는것과 하나가 아는것은 천지차이였다.




"전 오빠에게 힘이 되주고 싶어요."


"........."


"그래서 말하는건데 언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




고개를 들어 하나의 눈빛을 응시했다.

하나의 눈빛은 너무나 강해서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고 말았다.




"난 지금 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구나."


"제가 정말 무슨 말 하는지 몰라요?아니,모르고 싶겠죠?"


"그만하지 그래?"


"오빠."





들고 있던 펜을 문을 향해 던지며 소리쳤다.




"그만하라고!"


"........"


"나 혼자 있고 싶거든.좀 나가줄래?"




하지만 하나는 나가지 않았다.




"좀 나가달란 말 안들리니?"




하나는 한참동안 가만히 앉아 있더니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언니 좋아하는 사람 있다는거 아시잖아요?

오늘 그 사람 제대하는 날이래요.

그래서 언니는 거기 간거라구요.

현민 오빤 왜 자꾸 힘든 길만 걸으려 해요?"


"......."




더이상 부인할수가 없었다.

하나는 새 어머니보다 더 깊숙하고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하긴 나는 표정 관리를 전혀 못하는 성격이였고,

순간 순간의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들어나는지라

항상 얼굴을 마주치는 하나가 나의 마음을 눈치 채지 못한다는것이

더 이상한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혼자 축 늘어져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데

하나의 목소리가 나의 귀를 파고든다.






"이 바보.."





난 순간 귀를 의심하며 하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의 귀는 정상이였다.







"왜 하필 언니야?

언니 대신에 날 좋아했으면 얼마나 좋아?이 바보야!"








그랬다.

내 앞에 있던 꼬마가 순식간에 사라지던 순간이였다.













-꼬마와 여자사이-











모든게 뒤죽 박죽이였다.

만약 이 상태로 그녀들과 남매가 된다면,

우린 흔히 말하는 콩가루 집안이 될터였다.






"왜 하필 언니야?

언니 대신에 날 좋아했으면 얼마나 좋아?이 바보야!"




하나는 나에게 이 한마디만 던져놓고 방안에서 나가버렸다.

물론 그녀의 그말 한마디로 모든걸 판단할수 없지만,

날 대하던 하나의 마음이 그런 것이였는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것이였다.

문득 하나의 그 말이 떠오른다.





"오빤내가 참 밉죠?알아요.나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내가 오늘부터 변할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럼 하나는 그때부터 변했단 말인가?

아니다.이건 말도 안된다.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단 말이다!

그럼 하나의 이 얘긴 또 뭔가?








"참고 지내다 보면 미운 정이라도 들줄 알았다?

그런데 너란 남자애.진짜 불가사의 하다.

보면 볼수록 싫증나고 꼴 보기 싫어져.

아.모르겠다.이럼 안되는데 말 너무 막나오네."






보면 볼수록 싫증난다며?

내가 너무 꼴보기 싫다며?






이 모든것을 종합해보면 결국 하나도

지금의 날 가지고 놀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여자들이란 존재가 너무나 두려워졌다.

침대 구석에 쳐박혀 이불을 목 까지 덮은채로 덜덜 떨고 있었다.

온몸의 모든 기운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볼 사이로 서러운 눈물 한방울이 흘러 내렸다.

알고 있으면서도,예상하고 있었으면서도 너무나 서러웠다.

하지만 그건 지나 한명으로도 족했다.

하나 까지도 날 가식으로 대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서러운것이였다.

즉,날 대하는 지나와 하나의 행동이 거짓이라면,

새 어머니의 행동은 보나 마나 뻔한것이였다.




그러니까 난 이 집안에서 홀로 여우 세 마리를 상대하고 있었던것이다.




그녀들이 내 예상대로 진짜 여우라면?

날 속이는것이 그녀들의 목표라면?



그녀들은 제대로 하고 있는것이였다.



나의 마음을 순식간에 빼앗아 가버리고선

그 마음을 갈기 갈기 찢어 먹고 있을터였다.

하지만 내가 원했기에,허락했기에 소리를 지를수도 없었다.




그저 여자에게 빠져 아무것도 모르는 아버지가 가장 원망스러울 뿐이였다.




나나는 그런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손가락을 핥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세상은 점점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곧 모든것이 암흑으로 변해버렸다.

난 그렇게 의식을 잃고 말았다.








눈을 뜨니 내 주위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이였다.

내가 누워있는 이곳이 어딘지는 몰라도 너무나 차가웠다

차가운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기분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지라 앞으로 전진하는게 무척 꺼림칙했지만,

제자리에 있는것 보단 낫다는 생각에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나 보다.

저 멀리에서 내 쪽을 향해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는걸 깨달았다.

나와 그 사람은 서로를 향해 걷더니 결국 마주보며 서게 되었고,

난 내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이 지나라는걸 알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전혀 확인할수 없다.






지나는 날 한참동안 바라보고 서 있더니 입을 열었다.






"나 어떡할까?"




난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말했다.




"어떻게 하고 싶은데?"


"니가 하라는데로 할께."




난 지나의 그 말이 왜 그렇게 슬프게 들렸는지 모르겠다.




"그럼 나 기다리지마.

네 기억속의 현민인 깨끗히 잊어줘.

니가 날 위해 할수 있는건 그것 뿐이야.

네 기억속에서 내가 깨끗히 지워지면,

난 정말 현민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서 돌아올지도 몰라."






알수 없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그때 암흑의 공간을 무너지게 만드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빠.오빠??"





지나가 아닌 하나의 목소리였다.

힘겹게 눈을 뜨려하자 그때서야 밝은 빛이 내 시야속으로 들어온다.

난 더이상 암흑속이 아닌 현실로 돌아온것이다.





눈을 뜨니 하나가 걱정스런 얼굴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날 쳐다보던 하나의 눈엔 곧 커다란 물방울 하나가 볼을 타고 흐른다.

하나는 울먹이며 나의 몸을 흔들며 소리쳤다.






"이 바보!내가 오빠에게 이상한 소리해서 놀랐던거야?

그래서 아팠던거야?그런거라면 오빠 아프지마.

나 항상 그랬던것처럼 오빠에게 꼬마가 될께.

그러니까 다신 아프지마.."







하나의 눈물이 내 가슴위로 떨어졌을때,

난 그때서야 따스한 미소를 지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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