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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 56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35

내글[影舞] |2004.12.24 09:37
조회 266 |추천 0

그림자의 춤(影舞) 56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35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35


잠시 말을 멈춘 연정의 영혼은 정민의 반응을 살핀 후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시작 했다.

- 이제 15년 뒷면 하늘님의 결계가 완전히 무너져 그들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될 거예요. 특히 이곳 한반도를 우선적으로 자신의 영역으로 삼고 나서, 그들은 자신들의 공허한 영혼을 채우기 위해 사람의 영을 흡수하기 시작할거에요. 이세상의 모든 만물은 그들의 뜻에 의하여 조정되는 꼭두각시가 되는 거죠. 그렇게 되는 것을 막아야 될 사람이 바로 위대한 영의 주인인 바로 당신이에요.

정민은 연정의 설명이 거의 끝나자 불편한 심기를 다시 들어내기 시작했다. 신이나 초월자들이 사람들을 가지고 장난하듯 가지고 노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자신이 그런 일에 관여한 영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거부감이 들었다.

“흥, 그런 것쯤이야 하늘님의 뜻만 있다면 다 소멸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싫다는 나 같은 사람을 구지 앞세우지 않아도 될 것 아니가? 나는 만 이천 년 전의 허된, 아니 허망한 이상을 가진 영의 반쪽이 아니라고, 나는 나일뿐이야! 당신을 사랑하고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는 아버지이고, 죽은 식구들 때문에 괴로워하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란 말이요.”

연정은 정민의 절규를 듣고 침묵하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연정의 소리가 정민의 귀를 울리기 시작했다.

- 그래요. 하늘님이 직접 개입하신다면 쉽게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요. 하지만 하늘님의 뜻이 다시 개입하게 되어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하늘님이 처음 이 세상을 만드시며 세운 뜻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하늘님의 뜻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세상이 소멸된다는 것이에요. 때문에 당신이 선택받은 자로서 그들을 막아야 해요. 지하상제를 복속 시키고, 더불어 하늘님이 봉인한 천상상제가 남긴 네 가지 신수를 깨워 당신의 부하로 삼아 그들을 막아야 해요.

정민은 문득 죽음 뒤에 찾아온 21번의 영을 생각해내곤 연정의 말에 끼어들었다.

“알리가 말한 그 네 가지 구슬을 뜻하는 것이겠지?”

- 네, 맞아요. 네 가지 구슬에 깃들어 있는 신수의 영을 반드시 찾아야 해요.

연정은 정민이 다시 기운을 차린 것으로 오해를 하고 신이 나서 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정민의 입에서는 연정의 생각을 산산이 부수는 맥없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한다면 말짱 헛일 아닌가? 이렇게 손가락이나 겨우 움직이는 주제에 이곳을 빠져나가기는커녕, 굶어 죽기 딱 맞겠다. 게다가 나를 이렇게 만든 괴수를 물리쳐야 되는데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리고 내 사랑하는 식구가 모두 죽었어. 이런 이 세상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단지 연이가 걱정되긴 하지만 그건 그녀석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운명이니 그 녀석 팔자고….”

- 정민 씨…!

“더 이상 긴말이 필요 없어. 위대한 영혼의 반쪽이 나의 영혼이라면 네가 왜 그런 것을 몰랐을까? 당신도 나 때문에 육신을 버렸어. 그리고 더 이상 나로 인해서 딴사람이 죽는 것 원치 않아. 우리 식구를 죽인 자가 죽었다니 복수할 대상도 없잖아. 단지 자기하고 나하고 함께 있을 곳을 하나쯤 갖고 싶을 뿐이야. 위대하신 하늘님에게 선택받은 자라는 것 때문에 당신에게 고통 속을 헤매는 몹쓸 짓을 시키는 것 이젠 싫어. 당신이 육신이 없는 상태로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런 일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어. 알리 그 놈이 떠나면서 한말을 나는 분명히 기억 하고 있단 말이야. 육신을 떠난 영과 혼이 어떻게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 나의 욕심으로 붙들고 있었던 거야.”

- 그건 제가 원해서 한일이에요. 그러니…!

“아니야, 당신이 원했던 일이라도 이젠 그 업보에서 벋어나야 돼. 더 이상 육신이 없는 고통 속에서….”

연정은 정민의 말을 더 이상 들을 필요 없다는 듯 말을 자르며 외쳤다.

- 어쩌면 그렇게 제 뜻을 알아주지 않을 수 있죠? 전 다만 당신과 연이의 곁에만 있을 수 있다면 이까짓 고통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구요. 순 고집통에 독불장군…! 그래요 혼자서 잘 해봐요, 전 연이에게나 갈 거예요!

순간 정민의 뒷머리가 서늘해지며 연정의 영혼이 떠났다.

“…!” 

정민은 한동안 침묵 속에서 죽은 듯 가만있었다. 연정의 영혼이 떠나자 쓸쓸하고 텅 비어 버린 듯 적막감만 정민을 휘감아왔다.

“후후, 내가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라고? 웃기는 일이군…!”

정민의 자조의 말을 하면서 식구들의 죽음이 몰고 온 슬픔에 깊이 빠져들었다. 지금까지 몸을 풀려고 안간힘을 썼던 때와 달리 자포자기가 되어 죽음이라 도 부르려는 듯 두 눈을 감고 꼼짝하지 않고 상당한 시간을 그대로 있었다. 얼마를 지났을까, 정민의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다시 세 시간 정도 흘렀을 때 정민이 감았던 눈을 뜨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연정의 영혼이 깃들었을 때 정민의 몸에 무슨 일을 해 놓았는지 어렵지 않게 몸이 움직여졌다.

‘어라, 웬일로 꼼짝 않던 몸이 쉽게 움직일 수가 있지…? 음, 연정이 손을 썼군!’

정민은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정민이 누워있던 머리맡에는 아주 조금씩 신단수의 맑은 수액이 흘러나와 누런 액체와 섞이고 있었고, 고여 있던 누런 액체는 넘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신단수 밖으로 흘러나가게 되어있었다. 정민이 괴수에게 당한 뒤로 삼 년 이란 시간이 지났으나 특별하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정민은 연정의 영혼을 위해서 자신이 만들었던 기 덩어리를 찾았으나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갔지…? 결국 흩어진 모양이군. 참 그게 어디로 갔나?’

정민은 자신의 왼손위에 놓여있던 물체를 찾기 시작했다. 누런 액체가 고여 있는 왼쪽구석에 잠긴 형태로 떠있는 둥근 공 모양의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그 물체는 야간 붉은 빛이 돌고 지름이 15cm 정도크기였다. 정민은 왼손을 뻗어 그 물체를 들어 올리려다 흠칫했다. 정민의 왼손은 괴수의 독이 아직 남아있어 피부색이 파랗게 변색되어 있었다.

‘이게…? 그렇군, 괴수의 발톱에 독이 있었어!’

정민은 괴수와의 대결 후에 자신이 느낀 어지러움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정민은 다시 손을 뻗어 붉은 공을 집어 들려고 하다가 머리에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붉은색 공과 노란색 액체 그리고 파란색으로 변한 피부, 각기 양과 음 그리고 중을 뜻하는 삼원색이 묘하게 한곳에 모였다.

“으응, 이것은 삼 태극의 색이 아닌가! … 마, 맞아! 하늘님의 마지막 봉인문양이 이것이군. 지하상제를 풀어줄 마지막 봉인의 문양이 삼 태극이라니…!”

정민은 갑자기 떠오른 삼 태극문양을 머릿속에 그리며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

“후후후, 묘한 시기에 봉인 문양을 완성해 냈군!”

정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동방상제가 주고 간 붉은 물체를 집어 들었다. 붉은 물체는 정민의 손이 닿자 자석에 끌린 쇠붙이처럼 그의 손아귀에 들어와 잡혔다. 물 풍선처럼 정민의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스럽게 모양이 변화되었고, 오랫동안 키워 정이든 애완동물처럼 결코 정민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정민은 한동안 동방상제가 선물이라며 주고 간 물체의 정체를 파악하기위해서 던져보기도 했고, 바닥에 튀겨보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아무리 멀리 떨어 졌다가도 반드시 정민에게 돌아왔고, 잡아 늘이면 늘여진 형태로 유지하다가 다시 뭉치면 원래의 공 모양으로 돌아왔다. 일정한 자극을 받으면 휘파람소리 비슷한 새소리도 냈다. 눈, 코, 귀 그리고 입만 있다면 완전히 애완동물이었다.

‘이것 봐라, 동방상제가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게 이상한 생명체 아닌가? 이걸 연정에게 주면 무엇에 쓴다는 거지? 후후, 영혼에게 애완동물을 맡기는 것인가! 헹 하니 떠나 버렸으니 이걸 어떻게 한다? … 나중에 다시 돌아오면 의논 해야겠군.’

정민은 붉은 물체에서 관심을 거두고 몸을 일으켜 자신의 짐을 챙겨둔 곳으로 가려다 멈칫했다. 자신이 완전히 알몸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옷이 어디로 갔나?’

정민은 두리번거리며 옷을 찾았으나 어디에도 그의 옷은 물론 군화역시 보이지 않았다. 장비에 다가가 한참을 뒤적이며 입을 만 한 옷을 찾았으나 보이질 않았다. 속옷이 담긴 배낭도 텅 비어있었고, 심지어 붕대와 솜도 보이지 않았다. 걸치고 있는 거라곤 목각을 지니기 위해 만든 띠만 차고 있는 볼 상 사나운 꼴을 하고 지내야 할 것으로 보였다.

“어떻게 한다. 아니 저건 뭐지…!”

정민은 입구 쪽에 가지런히 정리 되어 있는 괴수의 가죽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서 다가갔다. 그건 괴수의 가죽과 뼈, 그리고 힘줄로 만들어진 옷이었다. 펼쳐보니 윗저고리는 완벽하게 만들어 졌지만 바지는 가죽이 모자랐음인지 반바지였고, 뼈를 바닥에 댄 목이긴 가죽신도 한 켤레가 만들어져 있었다.

“… 으흠…!”

정민이 힘들게 만들어준 기 덩어리를 모두 소진해가면서 정민의 의복을 만들었으리라는 추측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이 옷을 만들기 위해 고생 꽤나 했겠는 걸…!’

정민은 괴수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었다. 문자 그대로 맞춤옷이었다. 중요한 급소는 괴수의 등가죽과 뼈로, 연결부나 움직임이 많은 곳은 탄력과 신축성이 좋은 뱃가죽에 등가죽을 대어 보강한 형태로 만들었는데, 조금 무거웠지만 싸움을 위한 전투복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옷이었다.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가장 완벽한 전투복이군. 나중에 고맙다고 해야겠군!”

정민은 화를 내며 연정을 대하던 때를 잊은 듯 딴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정민은 삼 태극 문양을 생각해 낸 이후로 딴사람이 된 듯 행동하고 있었다. 전에는 동방상제에게 어르신이라는 존칭을 썼었지만, 지금은 그냥 친구를 부르듯 호칭을 쓰고 있었고, 그의 모든 식구가 죽었다는 사실도 벌써 잊은 듯 감정도 이미 추스르고 냉정하게 행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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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잘보내세요.

월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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