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어제 저녁...지하철 2호선 합정역 정도 지났을까...노약자 석에 혼자서 앉아 있는데 느닷없이 40대 초반 정도 남자가 옆에 오더니 응석(?)을 떨기 시작합니다.
면 색장갑 낀 손을 벗고는 수첩을 꺼내 읽고 있는 내 손을 잡아 흔들기 시작합니다.
돈을 달라는지 뭐라고 하더니 팔을 끼고 잡아 당깁니다. 어깨를 두 손으로 안마하듯 두들겨 대기도 합니다...아무 대꾸도 않고 옆으로 제지하듯 밀어 냈지요. 조그만 등산 베낭도 하나 매었습니다. 잡은 손은 따뜻하더구만...완전히 망가진 사람은 아닌듯 한데... 내린다고 말하는 것 같길래...내리세요...하고 나즈막히 말했더니 당신이 그럴 (내려라 말라 얘기할) 권리가 없다...고 대꾸합니다. 그렇게 두 정거장 쯤 지났을까...이번에는 진짜 내리는데 내 손을 끌어다가 입맞춤을 하는 겁니다...(안녕...)
건너편에선 뭔 일이 벌어지나 하고 지켜보는 사람도 있었겠지요.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심장의 맥박하나 흐뜨러지지 않았답니다. 뭐 처음 당하는 일도 아니고...뭔 느낌이 오는데 가만히 보니 이 사람이 구걸질을 한다기 보다는 누군가와 접촉을 원하는 마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혹시 내 모습이 그를 잡아 당겼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아무 한테나 그런 짓을 하지는 않겠지요...잘못하다간 한방 얻어 터지거나 저 만큼 걷어 채일 수도 있을터...암튼...)
만약 내가 화를 내면서... 아니, 이 자식이 이거 왜 이래... 이 손 놓지 못해?! 떼밀어 내며 소란이라도 벌였다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었을까요. 그 사람이 그러한 행동을 하며 겪었을...또는 앞으로 겪을 일들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이 사람은 지금 나 한테 시비를 걸자고 다가온 사람이 아닐 수 있다...)
(B)
우리네 삶이란 것...
배우자... 자식...주위 사람과의 관계...이것들은 내가 아는 한 최상의 것도 아니고, 최선도 아니며, 이상적인 것도 아니다. 이 말에 얼마나 공감하십니까...?
기러기 아빠만 해도 그렇지요. 본인은 팔자에 없는 생이별 홀애비가 된 것입니다. 본인은 애써 자식을 위한 희생이라고 위안하겠지만...
우리들 삶이 다 이 모양 이꼴 입니다. 그러니 어쩔겁니까? 때려 업으면 뭔 수가 나올까요...
부질없는 생각...그러니 그냥 사는 겁니다. 주어진 조건...이라고 생각하며...거기서 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을 내 딛는 것...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후회, 한탄일랑 말고 아무런 불평도 말고...지금의 이 삶에선 이것이 나 한테 주어진 현실이로구나...뭐 다음 생이 있다면 그 때는 뭔가 기대를 해 보자...그럴려면 지금 무언가 또 덕을 쌓아야 할지도 모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