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9개월, 임신한지도 9개월째인 새댁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시댁의 첫 명절, 첫 제사, 등등을 겪어내느라 정신 없었죠.
그중에서도 몇가지는, 제가 30년동안 친정에서 보던 거랑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서 시친결 선배님들께 여쭤봅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16년 전에 남편과 사별하신 미망인이세요.
아들 둘을 혼자 키워내셨죠. 큰 아들이 34세 둘째 아들이 33세.
둘 다 결혼해서 탈없이 살고 있습니다.
제가 맏며느리구요, 우리 동서내외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저희 시집이 큰집이거든요.
돌아가신 시아버님이 맏아들이셨고, 그 밑으로 남동생 두 분과 막내 여동생 한 분이 (아직 살아) 계십니다.
그러니 제사나 명절이나, 당연히 우리 시어머님 댁에서 치러지죠.
그런데 이상한 건요.....
제사날이고 명절이고 간에 작은 어머님들이 일절 안 오신다는 겁니다.
작은 아버님 두 분만 달랑 오시구, 작은 어머님들은 안 오시네요.
원래는 내외가 같이 오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아주 당연한 듯이 작은 어머님들은 불참이시구요
이렇다할 설명도 없으십니다.
특히 막내 작은 어머님은, 명절날 당연한 듯이 친정집으로 가신답니다.
안 오신지 거의 십 년 이상 된 거 같아요.
처음엔 사이가 나빠서 그런가도 했어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시어머니, 작은 어머니랑 정답게 통화하고 보고 싶어하고 그러시네요.
그리고 이렇다하게 싸워본 적도 없답니다.
그냥, 안 오길래 안 오는가보다 하는 모양이에요.
그 위의 작은 어머님은, 또 설 전날이 자기 생신이라서 안 오신다네요.
설 전날이 자기 생일인 여자들, 명절에 시집 안 가나요?
말씀은 그렇대요. "설날 내가 가면 큰질부(나)가 내 생일 상 따로 차리느라 또 얼마나 고생할까 싶어 안 간다"
그게 말이 되나요?
생신이니까 그냥은 못넘어가고 케잌 사고 술과 떡 사서 짝짝짝 박수는 치겠지만요,
작은 어머님 생신상을 명절 전날 따로 차려드리는 조카며느리도 있습니까?
설날이면 작은 어머님이나 그 집 며느리도 큰집에 모이는 걸로 아는데, 그럼 자기 며느리가 한 상 차리면 되는 거 아닌지...
그럼 저 시집 오기 전엔, 형님(우리 시어머니)이 자기 생일 상 따로 차리게 만들기 미안해서 안 오셨나? 동서가 설 전 날 생일이면 형님이 따로 생일상 차려줍니까?
저희 친정에도 설날 생일인 사람 있는데, 그냥 그 생일은 소리도 없이 사라지기 일쑤던데.....
여자들끼리 간단한 선물이나 하고, 부엌에 모여서 케잌이나 잘라 먹고 말거든요.
그 작은 어머니, 그래도 추석에는 오시더라구요.
그런데 희한한 건... 전혀 일을 안 하시고 마루에 앉아 계시거나 방에 들어가 누워서 쉬시더라는 거죠.
우리 시어머님이랑 저랑 꽁지에 불붙은 거 같이 음식장만하는동안 그 분이 하신 일은 딱 두 가지.
밤 깎은 거하고 시금치 다듬은 거.
거의 남자분들과 같은 수준으로 티비만 보시는 거 있죠.
그래도 우리 시어머니는 아무 느낌이 없는지, 마냥 좋아하시구요.
우리 동서 우리 동서,,,, 챙겨주기 바쁘네요.
우리 시어머님, 참 좋으신 분이지만 나름대로 까다롭고 예법 엄청 따지는 분이거든요.
며느리들한테 따뜻하게 잘 해주시지만, 경우 틀린 건 못 보는 분이세요.
그런데 어떻게 동서들에 대해 아무런 불만이 없으신지.
속으로는 서운하면서 말을 못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맏며느리의 당연한 의무라고 모든 걸 혼자 감내하실 작정인지?
여러가지로 친정과는 다르네요.
우리 친정 엄마도 맏며느리에 큰집입니다. 명절이면 작은엄마가 우리 집으로 오시죠.
하지만 꼭 당일날 아침에야 온다고, 우리 엄마는 굉장히 얄미워하십니다.
음식 다 해놓고 나면 온다고 말이죠.
그러나 우리 친정 작은 어머니는 시집의 작은 어머니들에 비하면 양반이네요.
적어도 명절날 아무 말도 없이 안 온 일은 없거든요.
물론 친정에는 아직 할머니 할아버님이 살아계시긴 합니다.
시집에는 두 분 다 돌아가시고 없구요.
시어머니 시아버지 다 가시면 작은 며느리는 제사나 명절과 무관해지는 건가요?
맏며느리는 그 제사까지 더 보태져서 계속 고생하구요?
친정 엄마에게 우리 시집 이야기를 했더니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하시네요.
서로 유난히 의가 좋으시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구요.
우리 시어머니가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게 아니면 그럴 수는 없다네요.
작은 어머니들 오셔봐야 크게 좋을 것도 없긴 합니다.
괜히 식구들 많이 모이는 것보다는 작은 아버님 두 분만 오시면 단촐해서 더 편하다는 것두요.
하지만 옳고 그름의 문제라는 건 남잖아요.
저도 맏며느리 된 입장에서, 맏며느리인 시어머니가 혼자서 고생하는 거 그냥 보기 그렇네요.
혹시나 10년 쯤 세월 흐른 후에 저 혼자 다 떠맡으라고 할까봐 겁도 나구요.
우리 동서는 미국에 있으니까 당연히 명절에 못 오는데요
전화는 바리바리 합니다.
죄송죄송하다구요.
같이 해야 하는데 어떡하냐구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 밉지는 않아요.
그런데 우리 시어머니 머리속에는 이런 생각이 있는 거 같아요.
명절, 제사야 원래 맏며느리 독차지인데 둘째가 뭘 그렇게 미안해하는지....
하여간 궁금합니다.
시집과 친정 중 어느 집 풍속이 맞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