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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잠결에 라면

밧데리 |2005.02.17 09:31
조회 795 |추천 0

며칠째 밤이면 라면이 먹고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뱃속에서 면발 한뭉탱이가 삯고있는 느낌...

며칠 화장실 안가서 배가 딱딱하게 아프도록 묵직한 그 느낌을 생각하면서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꼭 라면을 먹으리라...

그렇게 다짐 또 다짐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웬걸...

아침에 10분 더 자는 잠은 스릴 만땅이고

30분 더 자는 잠은 하루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어쩌다 착각해서

1시간 일찍 일어났다가 다시 잠드는 날...

다시 잠들때의 그 기분이란....

생각만 해도 온 몸에 엔돌핀이 오뉴월 개 혓바닥에 침샘 솟아나듯이

뽕뽕뽕 솟아나는 기분입니다.

 

그러하건데...

아침에 라면을 먹으려면 최소한 15분은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아침에 15분이라...

아침잠 15분의 교환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일단 점심식사보다...아니다, 15분은 너무 짧다.

돈으로 따진다면....흠...

아침잠 15분 더 자게 해준다면 3천원정도는 낼 의향이 있습니다.

아침 잠빨좀 서는 날이면 5천원도 생각해보져

(아이~ 생각만해도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가...)

 

하지만 그제, 어제 연짱 이틀 지각한 밧데리는

오늘은 정말 비장의 각오를 하고 일어났습니다.

아얘 넉넉히 일어나서 준비를 하자는 것이었지요.

그런데...어라?

시간이 조금 남는 것.이.었.어.요...

 

그래, 오늘은 라면한번 먹어보잣!

신라면 사발면을 냄비에 끓였습니다.

조리 시간이 짧은 것도 있고,

양도 좀 적을거 같아서지요.

게다가 냉장고의 계란...

빨리 안먹으면 또 갖다 버릴지 모릅니다.

오호~라...

 

뉴스 틀어놓고,

물 끓는동안 와이셔츠 입고,

면하고 스프 넣고와서 넥타이 매고 간만에 조끼도 입고...

바지는 구겨지니까 다 먹고 입어야지~

 

먹는데 여유시간 6분.

충분하다...

 

그런데...다 먹어갈때쯤 중요한 계산상의 오류가...

양치할 시간을 생각 못한겁니다.

아 씨...

지하철에서 숨도 쉬지 말아야지...

집에 냄새배니까 일단 급한대로 냄비는 설겆이 대신에 두세번 헹궈서 담궈놓고,

베란다 창문 좀 열어놓구...

일단 생수 꺼낼 시간도 없어서 수돗물로 입을 헹구고

다시 한입 가득 머금고 구두를 신으려고 하는데,

어제 눈비가 와서 구두가 더럽습니다.

다른 구두 꺼내서 신고...

문 잠그고 나가려는데 핸펀이 없어서 다시 들어오고...

 

그 사이에 입안은 수돗물 반, 침 반...

이정도면 희석 됐겠지...싶어서 뱉으려고 하는데

아래층 언니가 학원수업을 듣고 돌아오는지 주차장으로 차가 들어오는데

눈 마주쳤습니다.

물 뱉으려고 옴죽 오무렸던 입술 원위치 하면서...꿀꺽!

아...비위상해

 

이번엔 입안 환기할겸 지하철역까지 천천히나마 뛰어갑니다.

심호흡...후...하....후...하...

그딴짓 하면서 막 길을 돌아서는데...

...

갑자기 어귀 공사현장 옆에 서있던 KATO라고 씌여있는 엄청 큰 바퀴달린 크레인이

커거걱~~~~~하면서 시동을 거는겁니다.

순간, 배기구에서 시커먼 디젤 매연이 심호흡과 함께 폐부 깊숙히...

켁!!!!!

원래 그 자리엔 걔가 서있으면 안되는 거주자 전용 주차구역이었기에

운전석 문을 열고 사람 불러내렸어야 하는건데...

출근시간에 쫓기다 보니...

이틀연속 지각만 한했어도 그 사람은 아침부터 일진 사나웠을껀데....

 

이미 출근시간 5분전에 도착할수 있는 지하철은 포기하고

가시는 걸음걸음마다 칵~퉤, 칵~퉤, 카가가~퉤....하면서

가끔가다가는 눈물 찍 흘리면서 콜록콜록 기침도 하면서...

그렇게 폐병환자처럼 지하철에 올라야만 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도 혹시나 싶어서 맨 끝에 앉아서 출입구쪽으로 몸 돌리고

열심히 FOCUS에 머리 처박고 읽는척 했더랬죠.

(요즘은 연재만화 '와탕카'가 없어서 재미가 덜해요)

 

그렇게 출근 했습니다.

아침 잠결에 라면을 먹어서 그런건지,

입 헹구려던 수돗물을 삼켜서 그런건지,

아님 그 크레인 매연을 심호흡해서 그런건지,

그것도 아님 매연 빼낸다고 일부러 해댄 기침때문에 그런건지....

 

지금 속이 조금 쓰립니다.

비타민 먹어야겠다...

 

이제 아침잠결엔 라면을 먹지 말아야 하겠다고

굳게 다짐하였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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