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습니다. 누구보다도 믿었습니다.
첫사랑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몸도 마음도 전부를 허락한 남자였습니다.
그렇게 다정하던 사람이...
어느날 부터인가 전화가 뜸해 집니다.
제 싸이에도 들어오지 않고 제가 글을 달아도 답글도 안달아주고.
커플요금제였는데 전화요금이 많이 나왔길래 요금 내역을 보니
다른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만나도...피곤해합니다. 웃지 않습니다. 시선이 나를 향해 있지 않습니다.
방심했던거죠.
고향 떠나 타지에서 일하면서 혼자 살아야 하면서...
아무래도 남자이다보니 사는 것이 좀 부실했겠지요.
저도 새로 취업해 일한지 얼마 안되서 바쁘게 지내다보니 챙겨주지 못한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하루에 꼭 몇통씩은 전화하고, 걱정해주고, 주말에는 만나고...
오빠 마음에 새로 들어왔다던 그 사람은...
같은 회사 아줌마입니다. 혼자사는 오빠 쌀챙겨주고 김치 챙겨주고...
그런다 그랬을때 '아 참 좋은 분이네'하고 고마워했습니다.
그 아줌마 아이들하고도 만나고 그랬다 그랬을대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고마워서 밥이라도 한끼 대접해야 되겠네'하고 제가 말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의심했었습니다. 어떤 여자인들 의심하지 않겠습니까.
전에 하지도 않던 행동들. 제가 휴대폰 보여달라고 하면 기분나뻐합니다.
왜 넌 남의걸 뒤져보려고 하느냐.
저랑은 올해들어 단 한번도 가지 않은 영화관, 1월에 멤버쉽카드로 두번이나
영화관 간 기록이 있습니다. 제가 나한테는 전화도 안하면서 누구랑 그렇게 통화하냐
누구랑 영화보러 간거냐 핀잔아닌 핀잔을 줬더니 그때도 뒷조사 한다고 불쾌해 합니다.
전화를 몇십통을 걸어도 받지 않길래 찾아갔더니 꼭 봐서는 안될 사람 본것 처럼 놀랍니다.
저랑 같이 발품 팔아 구했던 방입니다. 제가 못갈 곳이 아니지않습니까.
스타하던 중이었는지 문열어주고 다시 스타합니다. 그동안 전 내버려두고 말한마디 없습니다.
오빠 방은...남자 혼자 사는 방같지 않게, 전에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던 방이
제가 치운것 보다 더 깔끔하고 칼같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전화를 안받느냐 했더니 얘기합니다. 마음 정리하고 있었다고.
이유를 물었더니 경제적인 이유, 학벌차...그런 이유를 듭니다. 사실...오빠네 집 형편 어려운거
저랑 학벌차 나는거 맞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다 알고 있던거 너무 새삼스러웠죠.
집도 가난하니 그냥 결혼안하고 어머니 모시고 살겠다. 넌 여자고 결혼해야 되니 다른 사람
만나라. 난 오빠 떠나면 다시는 사랑 안한다. 다시는 남자같은거 안만난다.
정말 그것 뿐이냐, 솔직히 말해라. 그랬더니 솔직히...그 아줌마한테 마음이 기울었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애도 있고 남편도 있고...그러니 그건 더이상 안되니 마음 정리하고 다시 고향으로 가겠답니다.
그러지 말라 했습니다. 오빠가 먼저 다가올땐 언제고 먼저 떠나는게 어디있냐 했습니다.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기다리기로 했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내가 더 많이 사랑할거라 하고 기다린다 했습니다.
우연히...오빠 싸이에서 그 아줌마 싸이홈피로 갔습니다.
......
스타할때 자꾸 전화해서 귀찮게 한다고 저한테 화낸 적이 있습니다.
그 날짜로 그 아줌마 방명록에 오빠가...'사랑해'라고 쓴 글이 있더군요.
저한테 연락이 뜸해진 그 즈음부터 그 아줌마 방명록에는 오빠가 남긴 흔적들이 있는걸
눈으로 보고...다시 눈비비고 봐도 사실이고...
그걸 보니...깔끔하게 정리된 오빠의 방...그럴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자 손을 탄 것이 확실하다는...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미칠듯한 생각이 밀려옵니다.
설마 방까지 들였을까. 설마 둘이...설마...
술도 못먹는 제가 그동안 술로 살았습니다. 눈물에 젖어 살았습니다.
진짜 이해안되고, 죽지못해 살았다는 말이 실감이 났었습니다.
오늘 그걸 보고...너무 쇼킹해서 눈물도 안나옵니다. 피식피식 웃음만 나옵니다.
점심밥을 먹으며 차마 직장에서까지 울지는 못해 눈물도 씹어 삽켰습니다.
제가 뚜렷하게 못한것이 있다면 말도 안합니다. 오빠가 섭하게 해줄때도 제대로 화한번 안냈습니다.
길을 가면서 옷집을 지나칠때는 '오빠한테 잘 어울리겠다' 그생각만 하고 살았습니다.
항상 밥먹었냐 전화하고 걱정하고...24시간 오빠를 향해 레이더를 켜고 있었습니다.
결국엔 제게 처음에 '사랑해'라고 했던 말도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그 아줌마에게 한것 처럼...
단지 정의 이끌림입니다. 잘해주니까 이끌린것...저때도 그 전 여자친구랑 헤어진지 얼마 안되서
제가 잘해주니까...자기도 그랬을지도 모른답니다. 미안하답니다. 먼저 다가가놓고 먼저 떠나서.
나쁜 사람 입니다. 저한테 이렇게 잔인하게 했는데...지푸라기 한가닥이라도 잡고싶은 미련은...
시작하지 않는건데...원래 남자같은거 믿지 않았는데...
계속 그랬어야 하는데...
혹시나 남자 사귀었다가 헤어지게 되는 것이 두려워 아무도 마음에 들이지 않았었는데...
내 인생에 이렇게...된장맞을 일이 일어 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군요.
단지 저를 볼 낯이 없어서 일까요. 제가 다 이해하고 받아준다 하고 기다리면...돌아올까요...?
남자분들...연인이 곁에 있어도 다른 사람이 더 잘해주면...그사람에게 끌리나요?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미치겠습니다.
전에 원거리 연애할때 이런적이 없었는데...이러지 않았는데...
오히려 가까운 곳에 있으니 이런 일이 생기네요.
연인을 너무 믿지마세요. 방심하지 마세요. 저처럼...어느 순간에 잃게될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