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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안주(安州)성.
목진의 적귀대는 용의 동에 위치한 안주성에서 용군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적귀대의 붉은 깃발을 본 용군은 성에서 나아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를 보며 묘기가 물었다.
“어째서 성 밖으로 나오지 않는 거죠? 우리는 전투병에 마부까지 다 해야 겨우 5천인데…”
묘기의 말을 듣고 있던 장수 여산박(與疝珀)이 말했다.
“그것은 비록 우리가 전투병이 5천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적귀대(赤鬼隊)이기 때문이다.”
“적귀대가 그리 대단한 것인가요?”
“응?”
여산박 장군은 적령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묘기가 조금 의외였다.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느냐?”
“네? 무엇을요?
그러자 이번에는 장수 이자현이 말해 주었다.
“제가 속한 적귀대는 귀신도 두려워 하는 부대란다.”
“흠… 누님이 유명하다는 소리는 군영의 아저씨들한테 들었지만… 적귀대가 그리 대단한가요?”
“정말 엉뚱한 녀석이구나. 너는…”
그대 적령이 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묘기 야!”
“응?”
“저 성을 어떻게 얻으면 좋겠니?”
“흠… 성이 비교적 저지대에 있으니… 여기에서도 성 내가 공략이 가능할 것 같은데?”
“하지만, 성에 가까이 가면 평지야.”
“화살의 사거리를 높이면 되는 거지?”
“그저 조금 높이는 것으로는 부족해.”
“내가 연발 화살대를 만들어 보이지.”
“연발… 화살대?”
“이 설계도를 봐. 사실은 3년 전에 처음 장난 삼아 그런 본 것을 좀더 실용성 있게 수정한 건데…”
자신 있게 설계도를 펼치는 묘기에게 여산박이 물었다.
“12살 때 장난 삼아 그렸다고?”
“뭐가 잘못 되었나요?”
“아니…아무것도 아니다.”
다음날부터 용의 진영은 모든 군사가 무기를 놓은 채 묘기의 지시를 따라 도끼와 망치를 들었다.
“기마대인 적귀대가 이게 도대체 뭔 짓이야?”
“낸들 아나? 장군의 명이니 따를 수 밖에…”
“저 꼬마가 시키는 대로 말인가?”
“그러게… 저 녀석 장군님을 누님이라고 부른다지?”
“장군님께는 가족이 없다고 들었는데?”
“그러게…?”
그렇게 5천 군사가 부역 아닌 부역을 한지 한달 여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광경을 보며 장수 여산박이 무위에게 물었다.
“저런 무기 만들지 않아도 우리가 그냥 밀고 들어가면 안주성 쯤이야 반나절이면 얻을 수 있는데 어찌 이리 번거로운 일을 하는 것입니까? 장군.”
“우리는 5천의 군사로 안주 뿐 아니라, 성림, 양주, 장진을 얻을 것입니다. 단 한명의 희생도 아껴야 합니다. 그리고 온전히 남은 5천 군사로 계속 북진하여 연주평야까지 진군할 것입니다.”
적령이 여산박에게 이리 말하자 이자현마저 놀라 물었다.
“네? 겨우 5천으로요?”
“네… 아무리 우리가 계속 승전해도 황도에서는 더 이상 군을 내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어째서…”
이번에는 무위가 말했다.
“적령장군도 그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네?”
“대군으로 작은 영토를 취한다면 과연 공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것을 묻기는 조심스럽지만, 적령장군을 따르는 장수나 군사는 이제 목진의 전체 군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장군!”
여산박의 이 말에 무위가 그를 책망했다.
“그러기에 적령장군이 견제를 받는 것입니다. 좀 더 삼가셔야 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한달 보름이 지나자 곧 100여대의 연발 화살대가 완성 되었다. 그것을 보며 무위가 묘기에게 물었다.
“이 큰 활이 장전이 되는 것이냐?”
“단순히 인간이 힘이라면 불가능 하죠.”
“그래서 너는 어찌할 거냐?”
“기어장치 입니다.”
“기어라…”
“여러 개의 톱니를 연결해서 힘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누구나 쉽게 장전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활을 20개를 한 조로 해서 한대의 화차를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1000명의 궁수부대인 것입니다. 그리고 격발하면, 보통 활 보다 수배 이상 큰 화살을 적진에 쏟아 부을 수 있습니다.”
“화살은 어느 정도 준비 된 것이냐?”
“30분이면 이 연발 화차를 통해서 10센티 간격으로 적 성에 화살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그래…”
묘기의 설명을 듣고 있던 다를 장수들은 반신반의 하며 모두 놀라운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무위는 망설임 없이 곧 화차 한대에 2명을 한 조로 해서 200명의 궁수를 구성하고 곧 4천의 기마대에 출정을 명했다.
안주성.
목진이 공격의 움직임을 보이자 안주성의 용군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특히 기마대의 후방에 대열을 이루고 있는 거대한 화차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저 이상한 기계는 뭐죠?”
“활 같은데?”
“그런데 저런 먼 거리에서 뭘 하려는 거죠?”
“글세…”
“설마 쏘려는 건 아니겠죠?”
“저 거리에서? 여기까지 오기 전에 땅에 박힐 걸세.”
“어? 저기…”
“이런?”
어느새 화살이 빗발처럼 연주성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아악~”
순식간에 거대한 비명이 성내를 아비귀환으로 만들고 있었다. 지금 2미터가 넘는 화살이 계속해서 성내로 날아들었으며, 단 한 명도 빠져나갈 틈을 만들지 않으면서 화살이 쏟아져 내리고 이었다.
목진의 군영.
적령이 출정을 하기 전에 묘기에게 명했다.
“묘기 넌 여기 남아 있어라.”
“뭐? 어째서…”
“군령 이다.”
“누님?”
“지금은 너도 병사니. 명을 따르거라.”
“…알았어…”
궁수부재의 공격이 끝나자 곧 기마대를 비롯한 보병이 진군했다. 그러나, 안주성은 이미 초토화 되어서 저항 자체가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이건…”
성 내에 들어선 적귀대는 그만 할 말을 잃어 버렸다. 그들은 이미 싸움이 끝나버린 성에 들어선 것이었다. 성 내는 거대한 화살에 박혀 매달린 시체들 뿐이었다. 그것은 그 동안 수 많은 정쟁을 경험을 그들로서도 너무나 일방적인 실로 참혹한 광경이었다.
“여산박 장군!”
“네?”
“병사를 모두 동원해 성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시죠.”
“…”
“묘기에게 이런 참담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묘기는 성을 얻은 지 이틀 만에 성에 들어설 수 있었다.
“참… 누님도 나의 첫 참전인데… 아무것도 못하게 하시다니…”
그렇게 용은 안주성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