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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만 사는여자...

홍성록 |2005.03.22 09:33
조회 2,696 |추천 0

얼마전이었습니다...


이군의 할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병원에


문상을 갔었습니다...


저하고,박군, 김군. 최군 이렇게 영정에 향피우고 첫번째 절을하는데..


느닷없이 어디선가 핸드폰 벨소리가 들리는겁니다...

 

"♪가슴아파서♬ 목이메어서♪~~~~"

 

박군 개색히의 전화 벨소리더군요...


저희들은 존나 황당한체 마지막 절을 드리고 상주들과 절을 하는데....

 

"♪가슴아파서♬ 목이메어서♪~~~~"

 

끝까지 울리더군요...

 

박군도 당황했는지 끌 생각도 못하고...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게 이군네 할아버님이 아흔을 사시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름대로 호상인지라....그리 눈치는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나서 제가 상주이신 이군 아버님께..

 

혀니 : 아버님 죄송합니다...저희도 경황이 없어서 이런 결례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용서 하십시요...


이군아버님 : 그럴수도 있네 바쁠텐데 여기까지 찾아와주셔서 고맙네...

저리 가서 식사나 좀 하고 가게나....


하시며 제손을 잡아주시더군요...

 

우린 일단 식당으로 안가고 박군을 끌고 야외 흡연 장소로 나왔습니다...


담배를 한대씩 피워물고...

 

최군 : 박군아 난 말야 니가 쫌 덜떨어진건 알고 있었는데 이번엔 좀 심하지 않냐??


혀니 : 박군이 그러고 싶어서 일부러 그랬겠냐....


박군 : 아 졸라 이상하단 말야 들어 갈때 끄고 들어갔는데...


김군 : 그럼 십알 귀신이 핸드폰 벨 울렸냐???


혀니 : 그만 하자 됐다...글고 음악도 딱 맞두만...얼마나 가슴이아프고 목이메어

상주들이....위로의 음악이라 생각하자....


박군 : 이상하다 분명히 껏는데....


일동 : 쉿-_-^....

 

그리곤 식당으로 가서 몇잔의 술과 음식을 먹은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몇해전 이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우리동네에 이상한 여자가 보이기 시작한겁니다...


아직 쌀쌀한 기운이 도는네 얇은 치마와 속옷이 비칠정도의 얇은 브라우스만입고


동네 공원 모래밭에서 모래장난을 하는것이 자주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정상은 아닌 여자 같았습니다...

 

얼핏 외모로 봐선 20대중후반에 꾸며 놓으면 이쁠법한 얼굴인데


그나이에 안됬더라구요...

 

어느날인가 슈퍼에 뭐 좀 사러갔다가 슈퍼 아저씨께 여쭈어봤죠...

(참고로 우리옆집 슈퍼아저씨는 저와 친하며 동네 통장을 하고 계셔서

동네에선 그보다 믿을만한 소식통이 없었습니다....)


혀니 : 아저씨 오다보니까 공원에서 다 큰 아가씨가 모래장난 하던데 누구에요??


아저씨 : 응.....얼마전에 이사온 아가씬데...좀 제정신이 아니야...


혀니 : 아니 그럼 병원에 보내야지 왜 그대로 둔데요 가족들이???


아저씨 : 잘은 모르는데 병원에 있으면 증세가 더 심각해진데나봐

의사가 퇴원해서 하고싶은대로 하게 놔두라 그랬다고 하더군....

그래서 데려 나왔는데....전에 살던 동네에서 양아치놈들이랑 꼬맹이들 등살에

이리로 급히 이사왔나 보더라구....


혀니 : 아 그렇구나...근데 정신은 왜 나갔데요???


아저씨 : 아 증말....바빠죽갔는디 ...너 사람 취조하냐???


혀니 : 에이 아저씨 그럴리가요 이따 저녁에 맥주 한잔 오케이???


아저씨 : 음.....그래....그 아가씨가 전엔 말짱했다더만...근데


혀니 : 근데요??


아저씨 : 말끊으면 입닫는다 -_-


혀니 : 네 -_-


아저씨 : 집안도 괜찮고한 어느집에 시집을 갔었대...근데 시어머니 등쌀이

보통이아니었던 모양이야....


혀니 : 아 그래서 정신이 나간거군요...


아저씨 : 말 안끝났어 자꾸 말끊으면 나 말 안한다....응?


혀니 : 네...-_-


아저씨 : 근데 결혼한지 일년이 안되서 신랑이 사업을 하다가 큰 빚을지고

자살을 했데....


혀니 : 어머나...세상에


아저씨 : 그뒤로 시어머니가 그 아가씨한테 "니가 내 아들 죽였다니 어쩌니"하면서

더욱 못살게 굴었나봐...그것이 반복이 되니까...이 아가씨도 견디다 못해

정신이 나갔다네...그리고 친정으로 돌려 보내졌다고 하더라구.....


혀니 : 참 한이 많은 아가씨로군요...


아저씨 : 이따 저녁에 몇시에 올거야??


혀니 : 왜요??


아저씨 : 맥주 산다며??


혀니 : 제가요???.....저 저녁에 약속있는데??


아저씨 : 하긴 내가 너한테 얻어먹는 자체가 챙피한거지...


혀니 : 안녕히계세요....


아저씨 : 잘가~~~

 

그런 사연을 알고 나니까....왠지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지구상 수많은 사람중에 왜 하필이면 그녀에게 그런 고통을 안겨 주었을까???


그녀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그런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다음날 오후에 어딜 다녀 오는데 공원 한켠에 햇빛 잘드는곳에 그녀가


역시 모래장난을 하고 있더군요...

 

전 궁금한건 못참습니다...


그래서 서서히 그녀 모르게 가까이 가봤습니다....


1,2,3,4,5,6,7,8,9....를쓰고 손으로 지우고 또 1,2,3,4,5,6,7,8,9...쓰고 지우고


계속 숫자만을 반복해서 쓰고 지우고 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뒤를 획 돌아보며 저에게 말을 하더군요...


그녀 : 내꺼 훔쳐 봤지???


혀니 : 아..아니요 전 그냥 쉬고 있는건데요??


그녀 : 내꺼 훔쳐 보지마....알았지 -_-^


혀니 : 네 -_-

 

그리곤 전 이제가려고 공원을 걸어 나가는데.....갑자기 그녀가

 

그녀 : 아저씨...아저씨이~~~


하고 절 부르더군요...


혀니 : 저요???


그녀 : 응.....


혀니 : 왜요??


그녀 : 난 귀신이다....헤헤 무섭지....


하며 머리를 헝클더니 눈에 흰자만을 남기고 두손을들고 메롱 하더군요....


그녀 : 헤헤 난 귀신이다....나한테 잘못하면 내가 잡아간다...헤헤


혀니 : 네 무서워요 안녕히 계세요....


하고 빠른걸음으로 공원을 빠져 나왔습니다...


아 정말 기분 묘하더군요 속된말로 미친년하고 말상대를 하니까 저까지


정신 상태가 이상해지는것 같더군요...

 

그렇게 공원에서 모래장난을 하는것을 보던 며칠째...


그날이 주말인가 그랬을겁니다...저녁에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던거보면 밀이죠...


공원앞을 지나는데 대여섯명들의 꼬마아이들이 낄낄대고 진짜 욕도하고


뭘 집어던지기도 하고....그러더군요...

 

전 꼬마들이 있는곳으로 급히 가보았습니다...


그 아가씨는 겁에 질린체 공원 담벼락에 쪼그려 앉아 있고 꼬맹이 녀석들한테


놀림을 당하고 있는 겁니다...

 

전 화가나서 그 꼬맹이색히들을 보이는 족족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고


도망가는 놈 잡아다가 땅바닥에 패대기 쳐버리고 그랬습니다...

 


어른이 되서 꼬맹이들을 때린다구요??


여러분도 그광경을 보셨으면 저보더 더하셨음 더했지 덜하시지는 않았을겁니다..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렇지.......아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질 않네요...휴우....-_-


제가 꼬맹이들을 다물리치고 그녀에게 다가가니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고 있더군요....제가 점점 더 다가가자 그녀는 몸을 더 웅크리고 이번엔 소리까지


내면서 울고 있는겁니다...


제가 폭력을 쓰는걸 보고 놀래서 그런걸로 판단하고 뒤로 물러 서면서

 

혀니 : 아가씨 이제 집에 들어가세요 쫌있으면 깜깜해져요...

 

그녀는 고개만 고개만 끄덕끄덕 하더군요...


그리고 안심하고 돌아서 가려는데 그녀가 절 부르더군요....

 

그녀 : 아저씨....아저씨이~~~~


혀니 : 왜요 할말있으세요...???


그녀 : 헤헤 나는 귀신이다 나 괴롭히면 다 잡아간다 헤헤...


혀니 : 네.....죄송합니다... -_-

 

전에 했던 행동들을 저에게 또하더군요....


자기가 귀신인줄 착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날저녁....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시며 제가 그 아가씨 얘길 했습니다...

 

혀니 : 아...십알 난 가슴이 짠하더라....그꼴을 보니...


박군 : 나도 보긴 몇번 봤는데 별 이상한거 못 느끼겠던데....


최군 : 박군아 넌 딴것도 못느끼잖아...나도 그아가씨 봤어....안되긴 했드라...


혀니 : 한 사람의 인생이 한순간에 돌아버리는구나...


박군 : 그것은 인생...


김군 : 혀니야 테이프좀 가져와....박군 아가리좀 다물게...


박군 : 쓉세들은 무슨말을 못해...-_-


혀니 : 내가보니까 아까도 꼬맹이들한테 놀림받고 그러든데...너희들도 그런거 보면

그 꼬꼬마 새퀴들 다 죽여 버려...


박군 : 혀니야 너 혹시 그여자 좋아하냐???


혀니 : 최군아 박군색히 아가리 찢어라....


최군 : 그냥 차라리 묻어버리자... -_-


박군 : 게색히들 난 농담도 못해... ㅜㅜ


김군 : 그걸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니가 이상한거야 이상황에서 그런말이 나오냐??


박군 : 아니...


혀니 : 그러니까 말할때 뇌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해...


박군 : 응...노력할께....

 

그리곤 집에 돌아와 가만 누워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의 운명이란 자기맘대로 못하는거네 그만큼 인간의 존재는 미약하구나"

"그러면서 성공하는 사람들 보면 독종들이네....에효 난 뭐냐 이도 저도 아니고"

 

공원에서 흙장난 하던 그아가씨를 보길 며칠째...


언제 부터인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질 않더군요...


한 일주일 정도 보이질 않길래 우리동네 정보통 슈퍼아저씨를 찾아갔습니다...

 

혀니 : 안녕하세요 아저씨...근데 그 아가씨가 안보이네요???


아저씨 : 누구??


혀니 : 왜 있잖아요 맛간 아가씨....


아저씨 : 응...그아가씨....부모가 무슨 기도원엔가 보내서 안수기도 받고

치료 시킨다고 데려갔데....


혀니 : 뉴스에서 보니까 그런데는 나쁜데라던데....


아저씨 : 그집이 돈이 많잖아 그래서 좀 괞찮은대로 보냈나봐....


혀니 : 네에 안녕히 계세요


아저씨 : 뭐야...물건도 안사고 정보만 얻어가는거야???


혀니 : 담에 또올께요....안녕히계세요...


아저씨 : 응 잘가 또와....

 

전 그녀가 그렇게 해서라도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오길 빌었습니다....

 

그로부터 몇달후...

 

그녀의 존재감이 거의 없어질 무렵이었습니다...

 

한낯의 태양이 뜨거운데 공원 그늘에 누가 앉아 있는겁니다...


전 혹시나 해서 가봤습니다...


몰라보게 변해버린 얼굴 몸은 뼈밖에 남질않은 그녀 서있기도 힘들어 보이는 그녀...


몇달전 이곳에서 흙장난 하던 그녀 였습니다...


제가 조심스레 말을 건넸습니다...

 

혀니 : 안녕하세요 아가씨??


그녀 :( 놀라 뒤로 자빠지며)누...누구야...저리가...저리가!!!!!!!


제가 더 놀랐습니다...-_-


그리곤 아니다 싶어 서둘러 공원엘 빠져 나왔습니다...


이번엔 귀신 흉내를 내지 않더군요...

 

전 슈퍼에서 음료수 한병을 사마시며...

 

혀니 : 아저씨 그 아가씨 돌아 왔던데요...기도원 갔다던...


아저씨 : 응....기도원에서도 포기했나봐 데려가라 그래서 데려왔데...


혀니 : 근데 완전 뼈만 남아 돌아왔더라구요??


아저씨 : 응...기도원에서 음식을 줘도 잘안먹고 그랬나봐..

그래서 목사가 포기하고 데리고 온거래....온지 며칠 됐지 아마....


혀니 : 꼭 죽기 일보직전의 몸상태 같던데....


아저씨 : 부모도 이젠 포기했나봐...한 사람인생 망가지는건 순간이더구만...

 

집으로돌아와 전 생각을 했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살바에는 죽는게 나을지도 모르는데...."

"잠재된 의식속의 고통과 현실에의 고통 남모르게 품고있는 원한이나 분노

이런것들 살아있으면 더 괴로운거 아닌가"

 

한숨만 나오더군요...

 


그리곤 며칠후....

 

또다시 그녀의 모습이 보이질 않더군요...

 

슈퍼 아저씨 이야기로는 며칠전 집에서 베란다 행거에다 목을 메 자살했다 하더군요...


그리고 또다시 그녀의 집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고...


그녀의 부모가 그랬답니다...


"차라리 죽는게 지도 편하고 우리도 편한거라고"


"한 많은세상 더 있어봐야 뭐 할거냐고 저세상가서 잘살면 고맙지"


그런말을 남기고 떠나셨다 하더군요...

 

제생각이 옳았던것 같았습니다...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혀니 : 그때 그아가씨 자살했덴다...


최군 : 그건 자살이 아니야 타살이지...


박군 : 그럼 어떤색히가 일부러 목메달은거야???


김군 : 박군아 조용 쉿~!!


혀니 : 최군말이 옳다....그녀가 그렇게 된건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거야...


최군 : 근데 그아가씨 부모님들은 최선을 다한거야 살릴라고 노력은 한거야??


혀니 : 안해본일이 없단다...병원에서도 거부하고 기도원목사마저 포기하고

절에서 염불도 받아보고 나중엔 무당이 칼까지 탓다더라...

아무래도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나봐...


김군 : 어쩌던지간에 다시태어나면 행복하게 살길바라고 아니면 천국가서

세상에서 못누렸던 행복누리면서 잘살았으면 한다...


일동 : 끄덕끄덕....

 

맞습니다....


그녀는 죽어야만 사는 여자였던겁니다...


자신이 죽음을 선택했건 그녀를 그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이건 어쨋거나


이런저런 이유는 다 필요 없고 확실한건 한가지...


그녀는 세상에 존재하면 괴로움만 느낄뿐인 것입니다...


그저 그녀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간절히 기원하면서...

 

그나저나 전 그녀가 살아생전 공원 모래바닥에 써내려갔던 그숫자들은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는지가 궁금합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피투피아 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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