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학 동기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그리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4년동안 같은 수업을 자주 들었던 아이다.
부잣집 딸이라 그런가...대학생이면 다 하는 등록금 걱정은 해 본적이 없는 아이였다.
4년동안 자기 하고 싶은 것 다하면서 놀다가 졸업을 했고
전문적인 능력은 커녕 그 흔한 워드나 컴활 자격증도 하나 없어 취업이 안 되어
한 2년 공무원 수험서 끄적거리다가 시험 몇 번 떨어지더니
결혼이나 하자 생각하고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하여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단다......
이 친구를 생각하니 갑자기 내 어릴 적 친구들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연락하며 계절 바뀔 때마다 한 번씩 보는 내 친구들...
모두들 하나같이 정말 열심히 부지런히 사는 친구들이다.
집안이 넉넉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대학 다닐 때부터 절대 부모님께 손벌리지 않았고(물론 나도 그랬다.)
공부든...알바든...연애든...취미생활이든...뭐든지 잘하려고 노력하는
참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었다.
그런데...요즘 친구들이 참 많이 힘들어한다.
중힉교 친구 하나는 대학 다닐 때 학자금 대출을 자주 받았었다.
공부도 곧잘 하는 학점도 높은 친구였는데 장학금은 받지 못했다.
확실히 그 과엔 공부벌레들이 많긴 많았나보다. 4.2를 받고도 장학금을 못 받았으니...
대출 받아서 이자부터 원금까지 스스로 다 갚아나가면서 집의 생활비며 집세까지
부담하는 친구였다...엄마가 한 3~4년정도는 집안 좀 도와 달랬단다.
지금 부모님이 버는 것은 빚 갚는 데 다 들어간다고 4년쯤 뒤면 다 갚을 수 있다고 하셨단다.
그 친구 월급 받으면 정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
돈 모으는 재미가 없으니 일을 해도 짜증만 나고 보람이 없단다...
다른 친구 하나는(고딩 친구) 4학년 여름방학 때 취업을 해서 낮에는 직장일을
밤에는 음식점이나 호프집에서 써빙 알바를 하며 열심히 저축을 했다.
사랑하는 남친과 결혼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그 결과 작년 말엔 2000만원까지 모았다고 했다.
남친과의 행복한 신혼생활을 꿈꾸던 친구였다.
하지만...아버지가 가까운 친척의 보증을 선 게 잘못되어 엄청난 빚을 지게 되었다.
수많은 독촉장이 날라오고...티비에서나 보던 빨간 딱지가 붙을수도 있다고 하여
친구는 눈물을 머금고 통장을 내놓았다고 한다.
올 가을이나 겨울쯤에 결혼할 거라고 들뜨던 친구...
그 일로 망연자실하여 우울증에 걸려 있다.
참으로 부지런하고 앳살(?)많은 친구들인데...
열심히 사는 만큼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친구들인데...
다른 얘기지만 초딩 친구 둘은 어렸을 적에 집안이 많이 힘들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대 간호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같은 대학병원에 취업하여 전문직 여성으로 돈도 잘 벌고 있다.
집안도 그 후엔 일이 잘 풀려 둘 다 넓은 아파트로 이사도 갔다.
멋진 남친도 사귀어 결혼 얘기가 오가는 중이라고 한다.
워낙 친한 친구들이었기에 좋은 대학엘 들어가도 넓은 아파트에 살아도
나보다 연봉이 높아도 멋있는 남친을 사귀어도 전혀 배가 아프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렸을 적 그렇게 힘들게 살았었기에
그런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친구들이었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이 친구들처럼 위의 두 친구들도 웃으면서 행복해야 하는데...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는 친구들인데...
이렇게 얘길하고 보니 맨 처음 얘기한 부잣집 대학 동기는 무척 나쁜 애가 된 것 같다.
물론...부잣집 자식이라고 해서 행복해질 권리가 없다는 건 절대 아니다.
본인이 스스로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면 모를까...
아무런 걱정없이 학교 다니며 학점도 겨우 겨우 턱걸이로 졸업하여
취업도 안하다가? 못하다가? 결혼정보업체에 비싼 가입비 내가며 조건 좋은 남자 하나 골라
부모가 시켜주는(혼수비용 부모님이 다 대주신다하니) 결혼해서 사는
애가 행복하게 산다고 하면
등록금 본인이 해결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고 직장생활 잘 하여 돈도 부지런히 모아서
결혼하는 애는 훨~~~씬 더 행복해져야 할 것만 같은데...내 생각이 틀린 건가? -_-;
그래...집안이 어려워 그렇게 장학금에 목숨걸고 적금 하나 더 들려고 아등바등 했을 수도 있지.
넉넉한 집이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그렇게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좋으면 참으로 좋으련만...
정말 잘난 부모 만나는 것도 지 복이고 있는 집에 태어난 것도 지 팔자인지...
그렇게 태어나기만 하면 별 노력 없이도 학점만 겨우 채워서 대학졸업장 받고
백조로 놀아도 잘난 남자 만나 결혼해서 살 수 있는 건지...
공무원 수험생이라고 본인은 그렇게 말하고 다녔지만...ㅡ.ㅡ
(앗...이 표현으로 전국의 수많은 공무원 수험생들이 머리가 빠직?하진 않을런지...
수험생이라고 전부 놀고 먹는 백수 백조란 말은 아닙니다.
수험생이면서도 공부는 안 하고 맨날 놀러다녔으니...ㅡ.ㅡ)
난 부잣집 딸도 아니고 집에 빚이 있어 내 월급을 몽땅 내놓아야 할 형편도 아니다.
하지만 부모 덕으로 아무 문제 없이 생활하는 아이와는 반대로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보겠다고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하는 친구는 매일 눈물을 흘리니
조금...아니...많이 속상하다.
자기가 노력하면 노력한만큼 그만한 대가를 받을수는 없을까?
세상은 정말 공평하지 못한 걸까?
아직은 이십대 중반이기에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기에...
먼 훗날엔 친구들도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내 소중한 친구들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글을 다 쓰고 쭉~읽어보니 돈 있는 삶은 행복한 삶이고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제가 읽어도 그런 뉘앙스가 느껴지네요...
세상을 살면서 돈이 최고인 것만은 아니겠지요.
건강이나 사랑같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많겠지요...
아닌가? 돈이 많으면 병원비 걱정 안 해도 되니 병에 걸려도 빨리 치료 받을 수 있고
사랑도 돈으로 사는 세상이라 하니 이런 것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해야 하나? ㅡ.ㅡ
뭐...암튼...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돈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 돈으로 인해 울고 웃는 세상이니 중요한 것만은 사실이겠지요.
요즘 계속 불경기인데...호경기가 빨리 찾아와서
돈 때문에 눈물 흘리는 분들이 줄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