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의 일상
나는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수없이 많은 편의점 중에, 서울 그리고 그 중에 강남의 한곳에 자리잡은 편의점입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편의점 앞에는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습니다. 두 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명문학교라고 합니다. 내가 보기에는 특별한 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그냥 평범하고, 유쾌하고, 아직은 미숙한 학생들이 그곳으로 향합니다. 어른들은 그들을 특별 취급 하지만요. 아, 이렇게 이야기하는 나도 어쩌면 어른이라는 부류에 들어가는지도 모릅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나이가 아마도 30세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름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김성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오전 6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을 합니다. 12시간 동안 꼬박 일을 하다 보면 피곤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몰려드는 등교길과 하교길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시간은 한산할 때가 많아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좋아하는 책의 종류는 흔히 고전이라고 불리는 옛이야기들과 천문학에 관한 책, 그리고 미술 화보집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일이 끝나면 혼자서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합니다. 편의점 주변에서 집을 구하고 싶지만 주변은 한국에서 비싸기로 유명한 한강아파트 단지여서 버스정류장으로 3정거장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의 연립주택의 옥탑 방에 월세를 얻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기타를 치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10시 정도에 잠을 잡니다. 그리고 다음날 5시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되고 난 또다시 느긋하게 산책을 한다는 마음으로 일터로 걸어갑니다.
이상이 나의 일상이었습니다. 단조롭지만 최대한 그 일상의 템포를 여유롭게 유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