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니 참 오래된 일인데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중2 여름방학때 친구들과 평창으로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뭐 수련회 비스무리하게 하려는 의도로 간건데 막상 가보니 계획은
엉망이 되고 다들 하고 싶은데로 놀면서 지내게 되었지만요.
친구들 중에 한 명이 평창의 외곽쪽에 외가댁쪽 집으로 가자고 했었는데
그 집은 방은 많고 사는 사람은 나이많은 아저씨랑 아줌마 둘 뿐이어서
가게 된 거였고요.
말이 집이지 완전 초가집 수준의 허름한 판자집이었습니다.
주위는 논밭에 가로등도 없고 찻길로 가려면 차타고 한참을 (10분?) 달려야 하는
그런 외딴 곳이었죠. 주변엔 강물도 흐르고 뒷쪽엔 자그마한 산도 있고요.
거기서 첫날엔 낚시도 하고 개구리도 잡고 온갖 뻘짓하면서 놀았는데....
문제는 다음날 밤이었죠.
몇박몇일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확실한 건 그 둘째날 밤이었습니다.
모두가 모여서 촛불과 랜턴을 켜놓은 방안, 바깥은 온통 칠흑같이 어둡고
개구리랑 알 수 없는 생물들이 우는 제법 소름끼치는 소리들에 저희는 감히
바깥에 나가 어디인가를 쳐다볼 용기도 나지 않을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그 때 당시 가로등 없는 농촌의 시골 밤은 정말 무섭습니다.
도시에서 살다온 어른들도 무서워 할 정도죠.
저희는 그 날 밤 잠을 안자고 서로가 돌아가면서 무서운 얘기들 하나씩
주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한 자정 넘어 한 두시 쯤이었을까 갑자기 화장실이
가도 싶더군요.
다시 말하지만 거긴 판자집이 있는 외딴 시골이고 화장실은 당연히 집에서 좀 떨어져
있는 시골집입니다.
혼자 랜턴을 들고 밖에 나가 나무로 된 화장실 문을 여니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다 낡은 나무 문이 열렸는데 정말 무서웠습니다. 물론 그 푸세식 화장실 안엔
전등이 없었습니다. 조용히 바지를 내리고 볼 일을 보고 있는데 그 순간은 정말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꾸 뭔가 윗쪽에서 저를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서둘러 일을 마치고 젭싸게 나왔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랜턴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발길을 돌렸어요.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가니까 랜턴이 안쪽에서
켜져 있는 채로 화장실을 밝히고 있더군요. 그 광경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기회 되시면 해보세요. 소름이 쫘~악 돋을 겁니다.
잽싸게 랜턴을 들고 후다닥 뛰는데 논밭쪽에 있는 휘어진 나무에 뭔가 흰 물체가 퍼덕이더군요,
저는 그때 하마터면 기절할 뻔 했습니다.
하얀 소복을 입은 귀신인 줄 알았어요
저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뛰어 돌아왔는데 모두 자는 분위기더군요,
할 수 없이 누워 잤는데 새벽에 갑자기 오줌에 마려워서 자고 있던
누군가를 깨웠죠. 근데 저쪽에서 무슨 쓰레빠 끄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제가 있는 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던데 온 몸이 땀으로 젖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과연 그건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