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사랑 세컨드
앞으로 당신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서글퍼집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무래도 저, 당신을 만나는 동안 당신을 많이도 좋아했었나 봅니다.
선을 그어 하나의 경계선을 만들어 놓고
한 발짝 조심스레 내밀다가 멈칫하고를 반복하며
그렇게 시작했던 당신과 나의 만남은
결코 이렇게 평행선을 그으며 연결될 수만은 없는 인연이고 말았나봅니다.
어쩌면 우리,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나봅니다.
언제고 예견된, 둘 모두에게 닥칠 상처를 우리는 모르지 않았으니까요.
내 인생에 있어 대관절 사랑은 무엇인가요.
내 인생에 있어 사랑은 몇이나 될까요.
나는 지금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
지금 내 곁에 있는,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그 사람인가요?
아니면 뒤늦게 만난 것이 억울할 뿐임을 호소하고 있는 당신이 내 사랑인가요?
사랑도 내 삶도 지금 내게 처한 현실 모두가 서글플 따름입니다.
당신은 내게 이 세상 살아가면서 내가 망각했던 것들을,
내가 주저주저하고 있던 내 내부에서의 잠재웠던 것들을
봄날 청춘 피어나듯 하나둘 깨어나게 해 준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늦게 만났습니다.
이미 사랑을 약속한 사람이 있는 내게 당신은 너무 늦은 후발대입니다.
나 나름대로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친구들의 충고 어린 충고도 가슴 깊이 새겨도 보았습니다.
'마음가는 대로하라.'
당신을 만날 때면 어느덧 내 마음도 당신 곁에 가 있고
그동안 내 사람에게 느끼지 못한 활기를, 일상에서의 지혜를, 박력을,
미래 지향적인 삶의 태도를.... 보면서
내 마음도 당신에게 가 어느덧 쿵쿵거리고 있었나봅니다.
그러나, 그러나 내 마음이 당신에게 가 내 온 마음이 당신에게 흔들리고 있을 때
가슴앓이하며 쓰러져가는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다 재치고 자기 삶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는 이 남자가 흘리는 눈물을
차마 가슴 아파 볼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이 내게 말했듯, 나 못난 사람입니다.
여자 앞에서 눈물 보이는 남자를, 한 여자에게 목숨거는
어쩌면 지지리 궁상맞아 보이는 이 남자를 당신은 경멸하고 못났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 남자를 사랑하고 결과적으로 당신 아닌 이 남자를 택한 내가 미울 거라는 것도 압니다.
저도 가슴이 아플 따름입니다.
어쩌면 그냥 친구였으면 좋았을, 아니 오빠였으면 좋았을 사람인데
우리 서로에게 잠시나마 욕심을 냈던 모양입니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당신 내게 묵묵히 잘해주었던 것들을
때때로 나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것도 당신만의 정신세계(?)이겠고
그 심오함을 내가 어찌 알겠냐만은...
그러나, 당신이 진실로 나를 많이도 좋아했음을 알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나를 만나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고 했던 당신
오늘 식사는 거르지 않았나요?
또 회사 일은 땡땡이 치고 어느 곳에 숨어들어 이른 시간부터
술잔을 기울이지 않고 있나요?
나 때문에 적금 드는 거라고 했는데 설마 해약하지는 않겠지요?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답니다.
그동안 뜸했던 운동도 꾸준하게 잘 나가고
술도 줄이고 삼겹살 너무 좋아해 자주 먹지 말고(다이어트에 좋지 않잖아요!)
나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정말로 사랑하고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좋은 여자 만나세요. 진심으로.
이제 나 아닌 그 여자에게 올인하세요.
마지막으로 그동안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난 시간동안 정말 행복했노라고
그간, 농담삼아 했던 말들이라 더 가슴이 징하지만 정말로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당신이 정말 듣기 싫어했던 '세컨드'라는 말도 이제 이 글과 함께 접습니다.
같은 하늘 아래 있으므로 언젠가 또 만나질 날이 있겠지요?
그땐 웃으며 서로 안부 물을 수 있길 바라며.
안녕. 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