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오강호 영호충입니다. 한주일 동안 건강하셨는지요? 오늘은 H양과의 이별 이후의 이야기를 해 드릴까 합니다..
나의 옛날 이야기... PART 8... 그 후의 상황들...
1994년 1월 16일...
그녀와 마지막으로 만나고 며칠 후 밤 늦은 시간에 그녀가 전화를 해서 화를 낸 이후로 저는 그녀와의 그 어떤 연락도 닿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제가 연락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스스로가 그녀에게서 물러났다고 보는게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그날밤의 그녀의 전화이후... 저는 이 사실을 S양과 오씨에게 하소연을 했었고 그 때부터 제 친구들과 S양은 본격적으로 나서서 저와 H양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려 애쓰기 시작합니다.
그 당시 제 생각으로는 그런 이유로 H양이 저한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고 뭔가 어이가 없기도 하였고 또 제 스스로가 정신이 빠진 사람마냥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지내게 되었습니다.
제 친구들과 S양은 제가 모르게 H양을 만나기도 했었나 봅니다. 계속 H양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설득도 하고 때로는 협박아닌 협박(???)도 했었고 또 H양의 친구들 이었던 J양, P양등도 같이 나서서 저를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도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S양이 해주더군요..)
그 당시 저를 위해서 애써준 제 친구 오씨, 배씨, 한씨, 유씨등과 특히 H양의 친구인 S양에게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심정은 아마도 아시거나 이해하실 게시판 가족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거의 사람의 몰골도 아니었고 넋도 나갔었고 폐인으로 돌변했었으니까요...
아마도 제가 머리털나고 술이란 놈을 먹고 필름이 끊긴적이 그때가 처음일 겁니다. 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오죽하면 우리 어머니께서 H양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제 친구들한테 말씀을 하셨을까요..
그러나 제 친구들과 S양의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노력이 헛되고 맙니다. H양은 저하고 헤어지겠다는 생각이 요지부동이었고 오히려 제 친구들과 S양의 그런 노력들이 자기 자신한텐 짜증이 나고 견디기 힘들 정도의 스트레스 였었나 봅니다.
그래서 더더욱 마음을 돌리지 않고 저하고 헤어지는 것에 대한 확실한 마음을 밝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당시 S양과는 자주 다투고 큰 소리를 냈었나 봅니다(역시 나중에 S양이 말해주더군요..)
------------------------------------------------------------------------------------
그렇게 1월이 다 가던 어느 추운 겨울 밤늦은 시간...S양이 상계동으로 오더니 저를 불러내더군요. 긴히 할 말이 있다면서 말이지요..
S양 - "성진아...미안하다 도움이 못돼서..."
나 - "이제 그만해도 괜찮다. 너무 고맙고 너한테도 못할짓 시킨거 같아서 내가 오히려 미안해. 이제 그만하자. H양하고 나하고는 이승에서의 인연은 아닌가 보다..."
S양은 뭔가 생각하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S양 - "성진아. 나 있잖아. 오씨랑 계속 만나도 너 기분 나쁘거나 화내지 않을거니?"
나 - "그거야 당연한거지 왜 그걸 나한테 물어? 너하고 오씨하고 서로 만나게 해준건 나하고 H양이지만 H양하고 나하고 헤어졌다고 너네까지 헤어져야만 하는 게 어느나라 법도냐? 나 신경쓰지 말고 너네는 계속 만나서 결혼까지 해"
S양 - "정말이지? 난 그럼 내 마음이 가는데로 해도 되는거지?"
나 - "당연하지 너의 마음가는 데로 행동하는게 제일 중요한거고 제일 행복한거야. 너네는 나처럼 깨지지 말고 잘해봐..^^"
S양 - "고마워.." 그러면서 S양은 계속 울더군요.
나 - "너 왜 그래? 눈물이 많은건 알고 있었지만 요즘 무슨 일 있어?"
S양 - "아니야. 그런거 없어..."
S양이 그 당시 왜 이렇게 울면서 저를 찾아왔는지는 오랜 시간이 흐른후에 밝혀집니다...
그 당시 H양과 S양은 서로간에 가장 친한 친구사이 였지만 여러가지 가치관이나 생각이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티격태격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조금씩 서로간의 마음속에 감정의 앙금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던 중에 저하고 H양 하고의 사건이 일어났고 S양은 H양과 이야기하면서 때로는 다투기도 하면서 그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저를 도와주려는 S양에게 H양이 폭탄선언을 했었나 봅니다.
H양이 S양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너 자꾸만 성진이 문제로 나하고 이러는 거 싫으니깐 지금 만나는 오씨랑 헤어지고 그쪽 친구들하고도 인연을 끊고 나하고 계속 친구사이로 남던지 아니면 너하고 나하고의 친구사이를 끊자" 고 했다고 합니다.
그 날 그 말을 들은 S양은 고민하다가 저한테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 날 S양은 자기의 최종결심 대로 해도 되는지 그 생각이 맞는지 저한테 확인하러 온 셈이었지요. 이래서 결국은 S양은 H양과 친구사이의 인연을 끊게 됩니다.(시간이 흐른 후 제가 S양에게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S양은 저의 문제가 H양과 절교한 주된 이유가 아니었다고 극구 부인을 했지만 저의 문제가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였음은 부인하지 않더군요..)
------------------------------------------------------------------------------------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저의 군대 제대에 관련된 일들이 처리됩니다..
1994년 2월 19일... 그녀와 마지막으로 만난지 약 1달이 지난 후 저는 '가정사정에 의한 사유'로 군대를 의가사 제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대 후 바로 S양과 P양, J양, 제 친구 배씨, 오씨, 한씨와 같이 바람이나 쐬자고 H양과 같이 갔었던 대천 앞바다에 다같이 갔다 오게 됩니다.
그 후에도 저와 제 친구들은 H양을 제외한 그녀의 친구들과 한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했었고 S양은 H양과 헤어졌지만 H양의 친구들인 P양, J양하고는 계속 친한 친구로 남게 됩니다..
만약 H양이 1달만 더 기다려줬다면 어찌 되었을까요...하긴 1월달만 하더라도 저의 제대가 언제가 될지 저도 몰랐으니 이런 가정은 전혀 쓸데없는 것이겠지요...
저는 3월에 바로 복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대 기간이 복학하는 시기와 맞물려서 가능했던 일이지요..
저는 복학을 하였고 학과내에서 어느 귀여운 후배와 우연치 않은 인연으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지만 솔직히 그 후로 몇년을 정말 힘들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99년에 제 마음속에 남아있던 그녀를 어떠한 사유로 인해서 완전히 지운 후 기억의 저편으로 보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말 웃으면서 그 당시의 일들을 추억이라고 말할수 있는 것이지요^^
------------------------------------------------------------------------------------
- Epilogue -
1.
S양과 저의 친한 친구 오씨와는 그 후로도 서로 굳건한 사랑을 유지합니다.
오씨 녀석의 잘못과 배려없음으로 인해서 몇번을 헤어지네 마네 하고 또 헤어지기도 했었지만 그때마다 오씨 녀석은 술병을 들고 우리 집으로 찾아왔었고 때로는 S양이 저를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기도 하고... 참으로 가관이었습니다.ㅎㅎㅎ
그때마다 저는 그 둘 사이를 위해서 분주했었고 그 둘은 결국 3일도 지나지 않아 다시 팔짱끼면서 '헤헤' 웃으면서 저를 만나러 오곤 했습니다.(염장의 극치였지요 ㅎㅎㅎ)
그렇게 그 둘은 한쌍의 바퀴벌레마냥 알콩달콩 소꼽장난 같은 사랑을 하였고 부모님의 반대라는 엄청난 난관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버티면서 사랑을 하더군요. 그 당시에도 제가 그 두사람을 위로해주고 힘을 주려고 했었습니다. 오씨와 S양때문에 제가 오히려 머리털이 빠질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었습니다. 술도 무진장 많이 먹었었지요^^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맞는지 그렇게 열렬히 사랑하던 그 두 사람은 결국 1999년에 결혼을 하였고 지금은 5살 먹은 아이까지 낳으며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2.
1999년도에 오씨와 S양이 결혼하고 얼마 후 제가 그 친구들의 집으로 술을 사들고 놀러갔었습니다.
셋이서 같이 술을 먹으면서 S양이(이젠 결혼했으니 S씨가 되겠네요^^)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S씨 - "성진씨. 나 너한테 하나 물어볼거 있는데 대답해 줄래?"
나 - "말해 S씨"
S씨 - "너 H양 소식 알아?"
나 - "아니? 나야 모르지. 벌써 몇년이 지난거야? 그때 그 남자랑 결혼은 한거야?"
S씨 - "그러고 보니 벌써 5년이나 지났네? 그리고 너하고 문제 있을때 만나던 남자하고도 얼마 안있다가 헤어지고 그 다음번에 만난 남자하고 결혼했데"
나 - "그래? 그럼 잘됐네. 결혼할 때도 됐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면 되는거 아닌가? 애기는 몇이나 있다고 하니?"
S씨 - "나도 며칠전에 멀리서 들은 소문이라 잘은 모르겠는데 결혼한지 한 3년 됐다나? 그리고 딸 하나 두고 산다고 하는거 같더라"
나 - "잘 됐네. 행복하면 그걸로 된거지..."
S씨 - "너 솔직히 말해봐. 내가 너를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물어보는건데 너 아직 H가 마음에 남아있지?"
나 - "이제와서 그런 말 하는 것도 우습지 않나?"
S씨 - "너 만약에 정말 만약에 H가 이혼하고 애기까지 데리고 너한테 다시 돌아온다고 하면 넌 어떻게 할거야?"
나 - "..."
S씨 - "내가 맞춰볼까?"
나 - "..."
S씨 - "넌 분명히 다른거 묻지도 않고 H양을 받아들일걸? 내가 아는 문성진 이라는 사람은 그러고도 남으니까.. 내 말이 맞지?"
나 - "맞아.."
S씨 - "그럴거 같았다. 너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지...술이나 한잔 하자"
그런 말을 하면서 S씨는 제가 앞의 이야기 들에서 말했었던 그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등을 저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구나 하고 그 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지요...
저는 그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H양을 아직까지 마음에 두고 있는것이 과연 잘하는 일인가... 지금 현재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그 당시 제 옆에 누군가가 있었습니다...)에게 적어도 실망이나 아픔은 절대 주지로 않기로 맹세했었는데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 사람한텐 죄악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리 오래 생각하지 않고 생각의 결론을 내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H양을 마음에 두고 있는것은 그녀를 아직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이루어지지 못한 아쉬움에 대한 연민이다. 그녀와 내가 인연이었다면 그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그녀와 맺어졌을 것이고 인연이 아니었기에 그렇게 여러가지 일들이 있으면서도 맺어지지 못한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지금 내 옆에 있는 누군가가 내가 이런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다면 과연 어떤 마음일까? 나의 이런 생각 자체가 내 옆에 있는 누군가에는 큰 죄악이고 절대로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추억은 추억일 뿐이고 기억을 못한다는 것은 거짓말이기에 기억을 하지 말자. 나중에 나의 이런 생각들은 정말 웃으면서 말 할수 있는 좋은 추억거리로만 남겨두자' 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바로 그 이후로는 H양에 대한 생각은 아쉬움이나 미련이 아닌 아름답진 못해도 좋은 추억으로 기억 저편에 밀어넣게 되었습니다...
1999년의 어느 날 이후로 저와 H양과 연결되어 있었던 저 혼자만의 기억의 끈 자체를 제 스스로가 끊어 버리게 됩니다. 1989년 고 2때 그녀를 알게 된지 10년 후, 그녀와 헤어진지 5년후에 이젠 그녀를 저의 기억의 저 편으로 밀어넣게 됩니다..
나의 옛날 첫사랑 이야기 끝...^^
이렇게 해서 오늘로서 저의 옛날 첫사랑 이야기는 끝이 나게 되었습니다.
S씨와 제 친구 오씨는 이렇게 해서 아이러니하게도 부부가 되었고(다른 사람들은 기막힌 반전이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H양의 다른 친구들과는 한 몇 년동안은 연락이 되었던 것 같았는데 그 후에 누가 먼저라 할것 없이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깁니다. 아마도 S씨하고는 연락이 될지 모르지요..
H양과의 추억은 이젠 아득한 기억이 되었고 나름대로는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한동안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도 사랑이 아닌 연민이나 아쉬움 같은거라고 생각이 되는군요.
제가 늘 생각해 왔었던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랑' 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그 자체 만으로도 또한 그렇게 사랑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길지 않은 인생에서 후회없이 살아온 인생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의 이런 마음은 H양을 그렇게 사랑해 주지 못한 아쉬움이라던지 미련때문이 절대 아닙니다. 어느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은 지금 현재의 내 옆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사랑을 하는 것이고 H양은 지금 현재 내가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을 하기 위해서 건너왔던 하나의 징검다리이고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 H양에게는 이제는 '그때는 정말 고마웠다고, 앞으론 영원히 행복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언젠가 제가 말했었던... 자기의 연인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난 몇주동안 저의 옛날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게시판 가족분 여러분들께서도 저와 같은 추억을 가지고 계시겠지만 추억은 추억이고 기억은 기억일 뿐입니다.
지금 현재 내 옆에 있는 누군가가 나의 인연이고 내가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이 사랑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가열차게, 진심으로, 미치도록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주 부터는 또 어떤 이야기로 게시판 가족분들을 만나뵈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되는군요(^^) 좋은 소재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여기 네이트 게시판에서 만나서 사귀었었던 여인에 대해서 말해볼까요? ㅎㅎㅎ
저는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화요일의 객원게시판지기 소오강호 영호충
![]()
사진은 디시인사이드 브랜드갤러리 中 SLR 갤러리 sony637 님의 "서로 다른길.."
(디시인사이드 SLR 갤러리 2003년 4월 16일자 작품)노래는 이문세 4집 "사랑이 지나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