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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스탠드[4]

크레이지쑥e |2005.05.15 22:40
조회 2,941 |추천 0

 

원나잇 스탠드.[제4화]


사람은 못생겼거나, 혹은 너무 예쁘거나 하면 외면을 당한다. 그 외면이라 함은 소위

왕따를 일컫는다. 하지만, 나에게 왕따 라는 단어는 그리 두렵지도, 생소하지도 않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왜 아웃사이더가 되어야 했는지, 그걸 깨우치기엔 수많은 시간이 러흘러 버렸다. 그리고 깨닫고 난 후엔 이미 내 곁엔  친구란 존재가 거의 없었다.

내 주변에 모여드는 사람은 남자가 전부 였다. 그래서였을지 모른다.

내가 적절한 때에 적절한 단어나 문장을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 것은 그냥

거침없이 나오는 대로 내 뱉는다. 그게 상처가 될지, 약이 될지도 모른 체. 내 짝이라는

아이에게 퍼 부은 것과 같이 말이다.


“학교는 어땠니?”


전학 날 첫 수업을 마치고, 윤희와 난 당구를 치러왔다. 먼저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한

윤희가 오늘일과를 내게 물어온다.


“또, 왕따가 됐다.”

“어련하시겠어? 아이스퀸께서”

“빈정대지마. 난 넌덜머리나”


딱 잘라 차갑게 내뱉은 나의 한마디에, 윤희는 싸늘했던 학교에서의 모든 상황을 짐작

할 수 있었으리라. 그래서인지, 더 이상의 반문은 없었다. 말없이 흰 공을 향해 큐대를

펌프질 하는 윤희를 바라보고 있는 찰라,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네 명의 녀석들이 당구장에 얼굴을 들이 밀었다.

‘파직’

유독, 한명과 스파크가 튄다. 그 아이는 바로 오늘 나의 짝. 교실 이란 곳에 발을 넣은지,

새로운 아이들 무리에 섞인 지, 그리고 그 아이들과 정상적인 말 한마디 하기도전에,

단 5분 만에, 나를 왕따로 지목해버린 그놈. 무의식적으로 한번 그쪽에 시선을 두던

난, 나와 눈이 마주친 짝이 된 그 아이 때문에 기분이 조금씩 나빠져 왔다.


“어라? 전학생이잖아 오자마자 왕따된 전학생! 쿡.”


마음껏 나를 비웃는 짝 아이의 말에 그 안의 모든 시선이 나를 향한다. 그 시선들이 짝

아이로 로 하여금 또다시 나의 화를 치밀게 한다.


“눈 깔아라, 안 그럼 총명한 니들 눈 에서 눈물 나올라”


숱하게 이런 상황을 보았던 윤희가 나보다 먼저 거친 명령을 그 놈들에게 내뱉었다.

몸은 사각다이에 엉덩이를 살짝 거치고, 당구 큐를 잡고 공을 치고 있지만 분명 그들에게 내던진 말이다.


“윤희, 그만 나가자.”

“그러자.”


우선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윤희 에게 나갈 것을 요구 하고, 가방을

메고 당구장을 나오려는 윤희 팔을 내 짝이 된 그 아이가 잡는다.

멈칫한 윤희의 발걸음 때문에 나또한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 짝이 된 아이를

쳐다봤다.


“태후야, 내가 말한 싸가지 전학생.”


고해성사라도 하듯, 짝이 된 그 아이. 나를 태후라는 아이에게 밀고 한다. 작게 속삭이듯

내 눈치를 보며 귓속말을 하지만 내 귀엔 너무도 선명히 들려온다.

그 아이 말에 태후라고 불리운 남자애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입술을 이죽 거리며,냉막 한 눈빛과 함께 살짝 미소를 띄웠다.


“야, 똘마니 내 팔을 잡은 이유부터 듣자.”

“이 기집애들이 겁 대가리를 상실 했나? 이걸 그냥 콱”


여전히 내 짝 아이에게 팔목을 잡혀있는 윤희가, 그 아이 손아귀에서 팔목을 빼내며 말하자, 내 짝은 똘마니라는 말에 화가 났는지, 윤희얼굴에 손을 들어올려 때리려는 포즈를

취했다.


“좋게 말 할 때, 이 손 놓고 꺼져!”

“그렇게 못하겠다면?”


내 짝 아이의 행동에 어이없는 웃음을 지어보이던 윤희의 반 명령에 태후라고 하는 남자아이가 물어왔다.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기엔 그 녀석들의 행동이 너무도 날 뒤틀리게

한다. 참을 수 없게 만든다. 난 살며시 짝 아이 옆으로가, 윤희의 손목을 부여잡고 있는 그 아이의 오른팔을 비틀어주었다. 남자라는 걸 내세우는 것인가?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아픔을 삼키는 그 아이 모습이 내 눈에 포착 되고, 난 귀여운 듯한 그 행동에 웃지 않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래서, 넌 똘마니 인거다.”


일그러진 얼굴을 감추려 땀까지 흘리는 짝이라는 녀석에게 난 귓속말로 천천히 이유를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윤희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야, 거기서!”


뒤를 향했을 때, 나의 시선과 마주친 녀석의 눈은 다름 아닌 태후였다.

한손으로 자신의 턱 선을 매 만지며, 다가오던 태후가 한쪽 고개를 약간 갸우뚱 하더니

이내 내 앞에 다가와 섰다.


“내가 오늘시합이 있어서 학교를 못 나갔는데,

경호에게 들어서 너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

난, 서태후. 제일고의 지존이다.”


내 짝 아이 이름이 경호 였나 보다. 태후가 자신을 소개하며, 나에게 악수를 청해온다.

난, 그런 태후의 행동에 그저 가볍게 웃어 보인다.


“그런데?”


그리고 태후가 내민 손을 가볍게 툭 치고, 쳐다본다. 내 말과, 행동에 잠시 당황한 기색을 내 비춘 태후는 실소를 터트렸다.


“쿡. 전학생 경호 말대로 건방 지구 나 그 건방이

얼마나 가나 지켜보겠다. 너의 그 건방진 활약을 기대 하겠어

오늘은 그냥 넘어 가지만, 두 번은 재미없을 거다.”


나를 차갑게 한번 쏘아 보고는, 몹시 내 행동을 비아냥거리며,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던

태후는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다시 당구장으로 들어갔다.


“저녁석 제법 반반 한데, 내가 꼬셔볼까?”

태후의 뒷모습에 대고 윤희가 장난어린 말을 던져 나를 웃게 한다.

나에게 있는 유일한 동성친구인 윤희. 이렇게 굳이 말하려 하지 않아도 내 모든 것을

읽어 버리는 나의 유일한 친구이기에, 친구 이상의 다른 언어를 택하고 싶지만 도저히

나의 짧은 어휘로는 그 이상의 것은 찾아 낼 수가 없다.

아무것도 감추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나의 상처를 더 나보다 잘 아는 윤희.

그래서 많이 의지가 되고 늘 나와 별개의 인간으로 생각 치 못 하고 함께 묶어 두려고

하는가보다.

*                    *                    *                    *                   

버번위스키.

스트레이트로 벌써 몇 잔째인지 모른다. 바에 둘러앉아 앞에 놓인 호박색 액체를 쉬지

않고, 연거푸 마셔댔다.

유독, 오늘따라 위스키 맛이 쓰고 강하게 느껴진다. 승하 앞에 앉아 쉬지 않고 연실 재잘대는 한 여자. 빼어난 외모와 아리따운 미모로 이 바 안의 모든 남자들 시선을 사로잡고

승하는 그 여자와 함께인 이유로 그 바 안의 모든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유가희. 요즘 한창 잘나가는 영화배우. 유가희. 그녀의 이름이다.

오늘밤 그녀가 승하를 갈망한다.

승하는 또다시 앞에 놓인 잔을 들어 올린다. 그러나 어느새 그 잔을 낙아 채는 유가희.

그녀가 승하에게서 술잔을 빼앗고 가볍게 눈을 흘기더니, 살짝 손을 뻗어 승하에게

내밀며 잡아달라는 시늉을 한다.

승하는, 그녀 손끝으로 자신의 향기를 맡으며, 흔쾌히 그녀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그들이 들어 선 곳 승하가 소유한 호텔 그곳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시 그것을

기다리던 사이 느닷없이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하는 승하. 궁금했다. 그녀의

반응이.


“이걸 무슨 의미로 생각하나?”

“아잉, 뭐야 감질나 빨리 올라가자

자기, 오늘 화끈하게 가는 거지?”

“후후. 그렇지? 그런 의미로 느껴지지?”


유가희, 넌 이런데 왜 그녀는 이런 별거 아닌 입맞춤으로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헛된 상상을 품는 거지? 그는 그녀의 입술을, 갖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그래서, 그렇게 했을

뿐인데 그런 그의 행동이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잠시, 그의 마음에 깊은 파문이 일고 백짓장처럼 하얘진 그녀의 기억을 뒤로하고 다시

유가희 에게 로 돌아왔다.

유가희, 이여자는 지금 그에게 기쁘고, 즐겁게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라고, 곧 그렇게

자신이 만들 거라는 확고한 눈빛을 보내온다.


“자신은 자신이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 안 그래?

너도 내가 지켜주길 바라는 건가? 여자란 동물은 그런가?”

“난 화끈 한 걸 원해. 지켜 주는 건. 필요 없어. 난 내가 지켜.”

“후후. 그래 올라가지, 이미 달아 올랐다구.”


때 마쳐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17 이라는 숫자에서 열린 객실의 엘리베이터 안에선, 이미 두 사람의 혀가 엉켜 있었다. 복도 인 것도 잊은 채 두 사람은 그렇게 엉킨 혀를 붙잡고,

놓지 않은 채 룸으로 향한다.


“침대까지 갈 시간이 없어. 자기 좀더.”


겨우 룸의 문을 닫았을 뿐인데 이미 벽 쪽에 붙은 유가희의 상의는 거의 다 벗겨진

상태다. 승하의 빠른 손놀림에 가희역시 거침없이 승하의 타이와 셔츠를 제거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그렇게. 그렇게, 붉은 카펫위로 승하의 바지가 흘러내렸고, 두 사람이 침대에 다달 했을 땐 이미 그들은 전라가 되 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그에게 몸을 비벼 대며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훑어 내려가는  그녀에게서 승하는 또 다른 두 여자의 얼굴을 본다.

그를 약혼이란 울타리에 옭아매려고 하는 그녀. 그리고 그에게 '내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처녀를 뺏겨야 했던, 가녀렸던 그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로 인해 상처가 크지는 않았을까? 지금도 아파하진 않을까?

불현듯, 그녀 위로 오늘 전학 온 이 준희가 스쳐 가는 것을 승하는 느끼지 못하고, 등한시 했다. 늘, 그렇듯 허무한 관계가 끝이 나면 승하는 등을 돌리고 샤워를하러 들어간다.

그리고 말끔히 씻어 낸다.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까지 함께. 승하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유가희는 뭐가 좋은지 미소를 띄고 잠에 빠져있었다.

깊은 잠의 나락에 빠진 유가희를 뒤로 하고, 승하는 마이를 들고 쓸쓸히 그 방을 빠져

나왔다.


‘나를 옭아매는 약혼 따위에 잠시 반항이라고 치부하자.’


호텔 룸을 빠져 나오던 승하는 유가희 와의 잠자리를  합리화 시키듯,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호텔 현관 앞에서 도어맨이 차문을 열자, 운전석에 올라 운전대를 잡은 승하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곳으로 허나, 꼭 갈수밖에 없는 그곳. 몽블랑호텔. 그곳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그 장소에 다다르고 나서도, 한참을 차안에서 멍 한이 앉아있던 승하를 눈앞에 보이는

그 장소에 차마 들여 놓지 못하는 발을 움직이게 만든 건 요란하게 울어대는 핸드폰

이었다.


<윤혜원>


핸드폰 액정에 뜬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승하는 충분히 두통을 일으키고 남는다.

그것을 집어든 승하의 양쪽 미간은 저절로 구겨지고, 그는 액정화면에 뜨는 이름을

보기 싫은 듯 뒷자석 으로 휙 집어 던졌다.


‘알았다. 피하지 않는다 했는데 왜 이리 재촉을 하는 거야.

그게 날 더욱 질리게 하는 것을 왜 모르지.‘


그리고 운전석문을 열고 억지로 그 호텔의 연회장으로 들어섰다. 자신을 가두는 철창

같은 그 문을 밖에서 지켜만 보던 승하는 깊은 한숨을 한번 내쉬며, 그 문을 힘겹게

열고 마침내 들어섰다.

승하가 들어선 그곳에서 우아하고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화려하기 그지없는

그 안에는 무척이나 튀는 한 여자가 승하의 눈길을 잡는다.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핑크빛 민소매 이브닝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녀, 권승하의 약혼녀. 윤혜원.

그리고 그렇게 호텔을 들어가는 승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존재가 있었다 는걸 승하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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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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