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변두리 마을..
가정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가운데 조그마한 약국이 있었습니다.
당시엔 의약분업이니 이런것이 안되어있어서..
아프면 약국에서 약을 조제해먹고 그랬었죠.
저희 집도 가게를 하고 있었고.. 이웃 가게가 약국이다보니 우리 가족은 자연스레 약국과 친해졌습니다.
그야말로 이웃사촌지간으로 몇년의 시간을 그렇게 지냈드랬죠...
어느날 약국 주인이 넌지시 말을 건네옵니다.
"XX동이 재개발해서 거대한 아파트단지가 들어선다는데...
이참에 그쪽으로 이사가려고~"
마침 불황이었고 조그마한 주택들 모여있는 곳에선 더이상 제가 하는 가게도 성장가능성이 없었습니다.
잘되었다 하는 생각에 그 약국 주인 말을 믿어보기로 결심하고 함께 재개발이 한창이던 그 동네를 찾았습니다.
마침 분양을 맡은 쪽과 약국 주인이 잘 아는 사이라 하여 친절하게 건축중이던 아파트 상가도 둘러보았죠.
가게 위치도 좋고 분양하는 측에서 제시하는 조건도 좋아서..
시일이 촉박한지라 하던 하던 가게를 팔고 빚을 내어 계약을 했습니다.
직접 가게에서 계약을 해서 전혀 문제없으리라고 생각했었죠.
상가가 거의 완성이 되고 가게 설비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여기서 뭐하는 짓이냐며...
누군가가 다짜고짜 말을 걸어옵니다.
이 가게를 분양받은 사람이라고 했더니 무슨말이냐며... 본인이 그 가게의 주인이랍니다.
믿기지 않아 약국주인에게 연락을 해봤는데 전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바보같이 이웃사촌 믿고 전재산을 다 맡긴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바보같이 이웃을 너무 믿었다는 것을 말이죠...
결국 모든 것을 다 날리고 빚더미에까지 올라 앉아 그렇게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겨우겨우 수소문하여 약국주인 잡아서 재판까지 했지만...
저희 온가족의 삶을 뿌리채 뽑은 죄값이 고작 징역 8개월이라는게.....
씁쓸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이웃사촌... 믿지 못하고 평생을 살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