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1년 조금 넘게 사귄 남친이 있습니다. 알게된지는 햇수로 10년이 넘었네요.. 우린 고등학교 동창이었거든요..
늘 가까이에서 남녀 사이에도 우정이라는게 존재한다는 걸 자랑스럽게(?) 보여주다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그렇게 서로에게 젖어 들었나 봅니다.. 지금은 연인의 모습으로 있으니까요.
10년 동안 우린 참 친하게 잘 지내왔습니다. 서로 부모님들도 다 알고.. 남친이 군대 가 있는 동안도 남친 어머니 외로우실까봐 명절이면 전화도 드리고 스스럼 없이 서로 집에도 놀러다니구요..(이건 친구의 관계로 한 행동이었죠)
그래서 남친 부모님이 참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연애 초반부터 결혼하면 모시고 살기로 했구요..(형님이 있기는 하지만.. 형님은 결혼하면서 부터 분가 시켜달라고 해서 분가를 했거든요 그리고 2년만 모시고 살면 부모님 시골에 내려가 사실 거니까 그 때 분가하기로 한거랍니다.)
물론 저희 엄마는 무진장 섭섭해 하셨지만..
그런데 남친 부모님을 만나러 가기 얼마 전이었습니다.. 사실 아버지가 절 그리 탐탁치 않아 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머님은 몇번 뵈었지만 아버님은 한번도 못 뵌 상태였거든요) 이유인 즉슨 제가 나이도 남친하고 동갑이고 학교도 남친보다 좋지 않은 대학을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분은 나빴지만 그렇다고 내색을 할 수도 없고.. 어쨌든 몇일 후 남친 부모님을 뵈었고.. 다행이 아버님은 제 인상이 맘에 드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남친 친척 결혼식도 같이가고 조카 돌잔치도 같이가고.. 그렇게 어느 덧 그 집의 예비며느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인가부터 저희 둘이 놀다가 늦으면 남친한테 전화를 안하시고 저한테 전화를 하시는 겁니다. 처음엔 그런가 보다 했는데 횟수가 한번 두번 되다보니 그것도 은근히 스트레스 더군요.. 그리고 결혼해도 둘이 벌어야 빨리 돈을 모을 수 있다고.. 결혼해도 일을 계속 하라 하십니다. 저두 물론 결혼하고 집에서 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시고 살겠다고 까지 하는데.. 예의상 이라도 일을 하지 말라고 해 주셨음 하고 바라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김치 담는법은 꼭 배워 오라고 하시더랍니다. 그리곤.. "**이 김치 담는 건 배웠데니??" 하고 재차 물어보기까지 하더랍니다.. 남하고 비교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얼마전에 결혼한 저희 언니 시 어머니는 저희 엄마가 김치 담는 법이랑 반찬이랑 잘 못가르쳤다며 죄송하다 인사했더니.. 요즘같이 바쁜시대에 김치쯤은 사먹어도 된다 하시더랍니다.. 결혼 날짜도 안잡은 저와 결혼 한 울 언니.. 어찌나 비교가 되던지요..
그리고 어차피 들어와서 살거면 살림 이것저것 사 올 필요 없다고.. (여기까지는 무진장 좋았습니다. 하지만...) 살림살이 사지말고 그거 돈으로 가져오라고 그러셨딥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갈 수록..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점점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얼만 전에.. 오랜만에 남친과 공연을 보러 갔었습니다.. 공연 중이라 핸펀을 꺼놨었는데.. 그 사이에 어머님이 조금 다치셨나 봅니다.. 우리 둘다 전화가 안되 답답하셨던지.. 남친과 저에게 음성을 남겨 놓으셨더군요.. 근데.. 아주 차가운 목소리로 핸드폰은 언제든지 받으라고 있는건데 꺼놓고 받지 않으니 정말 깝깝하다 하시면서 핸드폰은 밤이고 낮이고 언제든지 받으라고 하시더군요.. 목소리가 어찌나 차가운지.. 그리고 깝깝하다는 그 말이 어찌나 제 귀에 맴돌던지요..
혹자는 널 정말 며느리로 완전히 받이 들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그럼 좋은거 아니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그래.. 그럴수도 있지 하며 좋게 생각하고 넘기려 노력했습니다..
근데.. 절 정말 며느리로 완전 인정하셨다면.. 차사한 얘기지만.. 저희 언니 결혼 때 직접 오지는 않으시더라고.. 축의금 정도는 보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근데.. 축하전화 한통 없으시더군요.. 다른집도 사돈댁 집안 경사에.. 이렇게 모르는 척 하고 넘어가나요??
결혼을 하자는 약속은 있었지만.. 아직 양가가 상견례를 한 것도 아니고 날을 잡은 건 더더욱 아니고.. 제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내가 정말 이 사람과 결혼해서 비록 2~3년 이지만 부모님 모시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만 드네요.. 다들 결혼은 현실리아는데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