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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어머니께

사랑하는 ... |2005.07.01 03:08
조회 195 |추천 0

엄마!

1년만에 엄마 얼굴 보고서 차마 감정을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있지도 않은 약속을 핑계로 황급히 도망 왔지만, 그 순간에도 수십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마음은 늘 그것이 아닌데, 늘 어긋나는 현실들 때문에 너무나도 자포자기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엄마에게 보여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작년 4월에 정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일 때문에 이천에 가는 날 엄마는 다시 입원을 하고, 저는 희희낙락거리면서 아무 걱정없이 지내다가 3일이 지나서야 친구에게 엄마의 입원 소식을 듣고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늘 장남이고, 장손이라고 의지하시던 엄마의 입원 소식 조차도 친구들을 통해 전해 들어야 하는 제 위치때문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며칠을 먹지 못하는 술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생들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제 잘못일걸요....

믿음을 주지 못한 제 잘못인걸요......

 

그때 며칠을 술로 시간을 보내면서, 결심을 한 것이 있었습니다.

저 때문에 날라가버린 모든 것을 제 자리에 돌려 놓기 전에는 다시는 식구들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이제는 허황된 꿈을 꾸지 않습니다.

이제는 노력하지 않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1년 몇개월 동안 처해진 현실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그 날은 너무나도 엄마가 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꿈에 나타나시고, 10일 동안 전화가 없으셔서 또 입원 하신거라고 단정을 지면서 너무나도 엄마가 보고 싶었습니다.

 

역시 엄마의 얼굴은 병마와 싸움에 많이 지쳐 계시더군요!

더 깊게 파인 주름 때문에.....

약 기운때문에 점점 하얀색으로 변해버린 머리카락......

눈물이 쏟아지는데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 조금이라도 더 버티고 있었으면, 정말 미쳐버리는 내 자신이 될 것 같아서요.....

 

잠시 들어왔다가 가라는 엄마의 말씀이 무슨 의미인 줄 알아요!

조심스럽게 동생들과 화해 시키려는 엄마의 간절함이라는 것을 알아요!

엄마!

정말로 사랑하는 엄마!

나 동생들 많이 사랑하고 있어요!

너무도 불쌍한 내 막내 동생! 결혼식에 너무나도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사랑해요!

예쁜 조카 낳아 준 수현이 아빠의 생뚱한 얼굴도 너무 사랑해요!

묵묵히 집안 대들보 역할하는 여동생도 너무나도 사랑해요!

원망해서 동생들 보지 않으려는 것 아니에요!

자신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요, 그래서 그 자리에 있지 못한거에요!

조금은 더 당당해진 모습으로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씩 형과 오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모습이 될때 그 때 만나려는 몸부림이었어요!

 

정말로 사랑하는 엄마!

마음 많이 아파하시는걸 알아요!

그러나 아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나름대로 온전한 모습으로 설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중이니까. 하늘이 그것까지 어쩌지는 않을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사랑하는 엄마!

그때까지만

그때까지만

정말로 그때까지만

건강하세요!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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