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20 집구하러 댕기다"
회사 갔다가 저녁 늦게 도착했다. 연희동 집 들어가는 입구까지는
캬~~~~정말 멋진데, 이 길을 걸어 갈때마다 느낀다.
"된장, 서럽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벼룩시장 통이 보여, 얼떨결에 구인잡지 하나
옆구리에 끼고, 노래를 불렀다.
"오늘따라 연희동 밤길이 나를 울리는 구낭~~~
높은 담너머로 정원구경 할라카이 된장, 내 키만한 똥강아지가
짖어 대쌌네. 우리가 세 들어 사는 방의 몇배나 되는 공간도
망할 차고로 쓴다네. 흑, 그래도 아직은 나는 살만하다네.
내를 사랑해주는 민이가 있다네. 마음만은 내가 더 부자라네.
당신들은 단돈100원으로 사랑하는 법 아나요!! 난 알지요.
오늘 100원짜리 요구르트 하나 사서 입으로 주고 받을끼라!
파하하~~~~쩝.........에이 씨.........슬푸다......"
혼자 유일하게 반짝거리는 별님을 보면서 작사작곡 다했다.
근데 갑자기 기분이 풀렸다.
요구르트 하나 사니깐 20원 거슬러 준다... 흐흐~~~
내 주머니에도 십원짜리가 있는데... 50원....
지나가다가 대단한걸 발견했다. 공중전화에 30원이 남아 있지
않은가.... 갑자기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70원을 더 넣고, 재 다이얼을 눌렀다가 100원을
뽑아 내느냐!! 아니면 민이한테 사랑의 전화를 때리느냐!!..
어떤 방법이 더 사랑스러울까...
아이 그냥 100원 뽑아내서 요구르트 하나 더 사고, 20원 남기자!!
전화박스로 달려가 돈 70원을 넣었다.
재다이얼을 눌리고, 뽑아내려는 순간,
"저, 아가씨, 그거 제돈인데요? 잔돈 바꿔오느라고..."
"어머머머머나.....(와따 부끄럽데이) 제가 전화가 급해서 제돈
70원을 넣고 통화 할라카는 중이 었거덩요. 잠만기다려요."
아, 진짜 땀이 뽀질뽀질 난다. 걍 모른척 해주믄 될꺼가꼬 짠넘..
민이한테 전화 걸었다. 사랑에 메시지를 날리기로 결심했다.
(E)띠리리~~~ 여보세요??
"민아!!!!!!!!!!!! 내 공중전화에 동전이 들어있길래 전화해봤다!!!
(아 참, 이런 얘길하면 시간 금방 가잖아, 아씌 이게 아인데)민아!!
(E) 어, 그래, 오늘 기분 좋은가베...
"내 니가 참 좋데이!!!!!!!!!! (통화시간 다됐다고 삑삑~~~) 민아!!!!!
(E) 오야!!! 나도 니 사랑~~~~~~~~
"(민이 말 다 듣지도 않고, 혼자 급해서) 된장꾹 끓이 노께이!!!"(딸깍~!)
아씨....된장국이 여서 와 튀어 나오노....이기 아인데....
명색히 작가라는 것이 와이래 입담도 없노...
짧은시간내에 사랑고백 멋있게 할라캤는데..
"저기, 동전 빌려 드릴께요....통화 더 하실래요...?"
"(???)........아하하,,,,, 아니예요... 말이라도 고마워요, 그냥 청승떤거예요."
"아....예,,,, 그럼........(전화한다) 어머니, 잘 계시죠? 네, 잘있어요. 그럼.."
웩? 전화통화 디기 짧네. 저아저씨... 아니다. 총각인가부다.
우리 민이보단 못생겼지만,
"저 아저씨??"
"총각인데요?"
"아 네,, 요구르트 받아요. 서울바닥에서 따뜻한 말 첨 듣네요."
"하하, 전 방금 박깨스 한병 먹었는데요. 말이라도 고맙습니다."
"네, 그럼 안녕히 가세요."
정말 어줍잖은 만남에, 아리삼삼한 분위기, 그래도 왠지 목표
달성한 것 같은 뿌듯함과 쾌감이 느껴졌다.
참, 민이 된장국 끊여 준댔지. 된장은 있는데, 조미료랑 건더기가..
민이가 퇴근하고 들어왔다.
"와, 된장국!! 진짜 된장국이네?? 파하하하~~~~"
"맛있나?"
"맛있다~!"
"근데 건더기가 없어서 그런지 난 쫌 씹다."
"건데기가 와 없노......... 캬~~~국 한숫가락 떠묵고,"
"(뽀뽀) 웁.................?? "
"쫍~! 이렇게 건데기도 묵고"
"아아야,,,,,입술이 니 목구멍까지 겨 들어갔다 아이가..히히"
"당근 이렇게 계속묵으면 니 입술이 퉁퉁 뿔어삐니까 안돼고
이 미소 된장국에다가 밥을 말아 묵으면, 건데기가 된다는 말씀!"
"오오오(박수세례) 역시, 우리 민이야. 나는 여따가 밑반찬도 섞고"
"그래그래,,,,맛있재!!!"
"어, 히히~~~ 꼭 개밥그따~~~~"
"(?~) 하하~ 우리 사랑스런 똥강아지~~~왈왈!!!"
맛있는 저녁식사를 즐겁게 끝냈다. 배가 따뜻하니까 행복했다.
"아, 배부르다... 민아 오늘은 니가 설거지해라. 나 하기싫다."
"그래. (앉은채로180도 뺑 뒤돌아) 뭐 이런거 쯤이야."
"(민이 등뒤에 앉아서) 외할매 인제 개안은그재."
"어."
"나는 아직 느그 외할매는 몬봤지만, 내를 참 이뻐해주실거 같다."
"니 알고있나? 우리 외할머니 일본분이신거."
"어머어머? 진짜?? 와~~~외할베도 참 멋진 분이네, 국제결혼도 하고"
"우리 외할아버지가 국회의원 낙선하면서 집안이....좀 그래됐다드라."
"어....집안이라....또 일으켜 세우면 되자나 머."
"우째가꼬?"
"(손바닥 등짝에 찰싹~~!) 짜스가 그걸 알믄 내가 이런데서 살겠나."
민이 넓은 등짝에 엎혔다. 볼에 볼을 대고 허리에 다리를 꼬았다.
내 체중을 이용해서 앞으로 뒤로 까딱까딱 거리니까 기분 좋다..
"니는 내 흔들의자다 인자."
"음. 희야, 우리 이사 가까?"
"(깜짝) 어?? (정말 반가운 말이었다) 그래그래~~우리 이사가자!!"
"아 목!! 캑캑!! 농담이닷"
"므라꼬!!!!!! 다 큰기 능글맞게 농담 따묵기 하노. 쯧...아잉아잉 하자"
"그거?? 옹야옹야??"
"이사!!!!!!!!!!!"
"그러자."
"(민이 볼따구 꼬집으며) 이기, 또 뻥치나! 그라면 잼있나."
"아아아, 아프다. 히히~ 뻥아이다. 진심이다. 니를 위해서 하는기다."
"(숙연)........................"
"(뒤돌아 보며) 희야, 어디서 비샌다. 밖에 비오......??.........."
말없이 민이는 설거지를 끝냈고, 나는 민이 어깨에 흘린 눈물반
콧물반을 조용히 닦고, 낮에 가져온 벼룩시장을 꺼냈다.
"(기세 등등) 자! 여서 잘 골라바라." 300에 20짜리 한에서."
"와,,,,생각보다 싼집 많네??"
"내일 일요일이니까 우리 같이 댕겨보자."
"그러자."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일주일 내내 돌아 다녀봤지만
보증금 300에 월20짜리는, 지금 사는 감옥과 다를게 없었다.
빛이 그리워 주로 옥탑을 찾아 다녔지만, 정말 비쌌다.
그리고 일주일이 또 지나가고 한달이 그렇게 지나갔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찾은 홍제동 옥탑! 4층건물 위에 있는
이 옥탑은 정말이지 신혼부부가 살기에 딱딱딱 이었다!!
민이랑 같이 와보고 싶었는데, 오늘 늦게 마쳐서 나혼자 왔다.
혼자보기 아까웠다. 주인에게 보자마자 계약 하려고 했다.
"아줌마 이방 저 할래요!!"
"아이그, 아가씨 혼자 살기엔 정말 딱이지뭐야...하하~~"
"........네? 혼자가 아니고 둘이예요. 하하~~"
"여자 둘도 괜찮아요. 방이 크니까, 남자만 아니면 되요.하하"
"........네??......저 남자는 왜 안되나요?"
"??.....아가씨 결혼 했어요?? 신혼부부??"
".....하.....아직.....결혼은 안했는데, 곧 날짜 잡은 동거부부예요."
"뭐시 동거?? (인상이 바뀐다) 우린 남자는 안받아요."
"네?? 아줌마. 여자 둘이는 되면서 왜 부부는 안된다고 그래요."
"요즘 아무리 세상이 좋다지만, 동거부부는 애들 교육상 않좋아요."
"아니예요 아니예요!! 전 방송작가구요, 남편은 만화가예요."
"하하....좋은 직업이네요. 그래도 우리 딸래미들이 있어서 노노노."
"아줌마!! 이러시면 안돼요. 제가 얼마나 이집을 찾아헤맸다구요."
"미안하게 됐어요, 아가씨.. 아니,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저 이 옥탑방 너무 맘에 들어요,, 제발 제발"
"미안하다니까요..."
"안돼요 안돼요...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저 꼭 사야돼요.."
"........................"
"아줌마 제발, 우리 남편은요 덩치는 디따 크지만, 사람이 워낙
조용해서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도 모르구요, 정말 착해요.."
".....................아가씨 울지말고...또 좋은 집 있을테니까...."
"아니예요, 여기가 젤 좋아요, 전 이집이 너무 좋다니까요, 제발요,.."
".....................여기 몇몇 사람들도 와서 내가 보내기 참 힘들었는데..."
"그럼 왜 벽보는, 광고는 왜 했어요, 이렇게 보낼꺼......"
"..................미안해요 아가씨, 담에 또........"
"어? 아줌마, 안돼요 저 이집 꼭 사고 싶단말예요 , 아줌마 아줌마!!"
그냥 문닫고 들어가버렸다. 정말 처참하고 비참한 심정이다...
그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진 옥탑방을 보면서 한참을 서럽게 울다가
다리가 풀려 도저히 걸을수가 없어서 길거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1시간이 지났을까....
퉁퉁부은 눈을하고 돌아다니기 부끄러워서 가게에 들어가 쭈쭈바
하나 사서 눈에 맛사지 하면서 집으로 간신히 들어왔다.
민이가 집앞에 마중나와 있었다. 내 마음을 다 안다는 표정으로...
나를 업고 우리가 잘 가던 언덕배기로 갔다..
"우리 언젠간 여기에서 살던 때를 그리워 할날이 올꺼다."
"웅...."
"희야... 고생시켜서 미안하다...정말 미안하다..."
"..............(오늘 혼자 겪은일이 분해서 민이 똥꼬를 찔러버렸다)"
"아........아프다.............고생시킨 대가치곤 쫌 약하네. 희야 고맙데이"
*그동안 헐크이야기를 읽어주신 동거이야기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동거이야기로 울고 웃었던 날들을 떠올리며 써내려 왔던
시간들이 제겐 정말 행복이었습니다.
30회로 동거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지금까지는 '친구가 연인이 되기까지' 였지만
31회 부터는 '연인에서 부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너무 긴 분량에 지루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31회부터는 제 개인 홈피에서만 업댓하려 합니다.
http://www.cyworld.com/saccharina
헐크 이야기에 힘을 실어 주신 분들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