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설레였던 날 : 선을 본 날 (너무나 예쁘고 선녀같은 그 녀를 내 눈에 처음 들어온 날)
제일 행복한 날 : 그녀가 결혼해주겠다고 하는 날 (내맘에 넘 들어서 그녀가 안할꺼라고 생각했는데)
제일 후회가 되는 날 : 결혼 전에 넘 좋아서 사고 친 날 (그 일만 없었으면 결혼 자체를 안했을텐데)
제일 주저가 되었던 날 : 결혼식 날 (이쁜 그 녀의 한 성질을 알고 식장 갈까 말까, 입장 할까 말까)
제일 불행했던 날 : 결혼한 날부터 쭈욱...별거한 날까지
(이쁜 그 녀를 가질 순 있었지만, 눈은 좋았어도 단 하루도 맘편한 날이 없었다.)
제일 손해보았던 날 : 결혼한 날부터 쭈욱...이혼한한 날까지
(눈에 좋아서 늘 짝사랑만 하고 그 녀에게서 단 한번도 사랑도 정도, 인간 대접 받아본 적이 없었다.)
제일 안타까웠던 날 : 그 집 친정 식구들이 쳐들어왔던/내가 갔던 여하간 서로 대면한 무수한 날 전부
(늘상 자기 딸말이 무조건 진실이고, 자기 딸이 무조건 옳고, 이혼해도 자식/외손자 미련 없다며 아들 하나 일때도 둘일 때도 얘를 약점 삼아 얘딸린 가난한 이혼남 운운하며 늘상 회유공갈협박했다. )
제일 속에서 피 눈물 흘리고 황당한 날 : 얘 엄마가 기분 나쁜 날, 별거 후 만난 날
아이들더러 너희 외할머니가 뱃 속에 있을 때 낳지말고 지워버리라고 할 때 지워버릴 껄 괜히 낳았다고 한 날
아이들더러 나는 내것 다 가지고 갈테니까 너희들은 너희 아빠랑 반지하방에서 살아라 하며 자기 덕에 넓은 집에서 편하게 살면서 은혜도 모르는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라고 도매값으로 넘긴 날
아이들더러 너희 들이 아빠편 드는데 이제 부터 너희 집안이랑 우리 집안이랑 싸워보자면서 강씨 대 남씨 중 누가 이기는지 한번 해보자고 한 날
김치며 미역이며 휴지/치약/비누까지 깡그리 다 챙겨간 별거 기간 중 집안 정리를 하다가 복잡한 친정 사정으로 몆장 가지고 오지 않은 처녀적 찍은 사진들을 모아놓은 귀한 사진첩이 있길래 우리 어머니 보면 태워버릴까 싶어 몰래 감추어 두었다가 법원서 만날 일이 있어서 챙겨 갖다 주었더니 고맙다는 소리는 커녕 사진 한 장 없는데 어디로 빼돌렸는냐고 따지듯이 추궁하며 날 도둑 취급한 날 등등
제일 기쁜 날 : 짐 싸들고 친정간 날 (각 방을 쓰는데, 온갖 앙탈 부리며 집 재산 거의 다 내놓으라면서 지랄발광을 하고, 내/자식한테 온갖 욕설을 하고, 친정 식구 쳐들어오고,...각 방 쓸 때 약 타 먹여서 우리 다 죽일까봐 싶어 집에서 물 한잔도 맘대로 못 먹고, 잘때도 칼들고 들어올까 싶어 한여름에도 창문/방문 다 잠그고 잤다....그 날 이후 물도 마음대로 마시고, 집에도 일찍 들어오고 아이들도 맘대로 챙기고, 우리 편한 생활이 시작되었다...원래 내가 챙겨온 일이라 얘엄마 없어도 나도 아이들도 하나도 불편한 것이 없었다...)
제일 속 시원한 날 : 재산 정확하게 분할해서, 하루 연체한 이자(22000원)까지 다 계산해서 부쳐준 날
10월 1일 결혼해서 10월 1일 계산해 주고 끝냈다..(10월 1일은 인생 망친 날이자 인생 꽃 핀 날이다.)
결혼 기념일이자 이혼 기념일인 셈이다...잘난 인물과 잘 사는 집안에 속아 사기 결혼 당했는데 정말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날짜가 그렇게 앞뒤가 맞을 수가 없는데...재판 이혼을 했는데도 그렇게 기가 막히게 날짜가 맞게 떨어졌다...
거의 이년이 다되어 가지만 이후 행복한 날의 연속이다....
아이들을 봐서라도 그렇게 참고 살라며 가슴 졸이며 말한마디 못하고 며느리 무서워 아들과 거의 절연하다시피 십수년을 외롭게 홀로 산 우리 어머니는 이혼이 효도였다며 이제 자식/손자 얼굴 마음대로 보며 산다...아이들은 담임 선생님조차도 얼굴이 오히려 더 밝아졌다고 하며 이혼으로는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은 것 같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나는 보는 사람마다 옷차림도 깨끗말쑥해졌다고 하고, 얼굴도 좋아졋다고 한다..그 때는 1000원짜리 한장도 눈치보면서 받고 살았는데...주는대로 먹고, 주는 대로 입고, 아르바이트 해서 내용돈하고, 월급 100% 아니 그 이상 더주었는데도. 삼각 팬티가 사다리 팬티가 되고, 직장 여자들이 남자들 옷차림 점수 매길 때 난 늘 심사 대상 제외였는데도, 최소한 2년에 한번 쯤 바꾸어야 하는 안경을 말해도 돈 안주길래 10년동안 끼고 다녔는데도, 아이들 것은 전부 빌려서 얻어서 주려고 하다 무지 싸웠는데도, 그 여자 살림 솜씨가 경제 관념이 그래서 자기만 재미있게 잘 먹고 잘 입고 잘 놀고 살았지 우린 전부 거지였는데도 돈이 별로 안되었는데 웃기게도 우리는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도 돈도 잘 모인다...뭔가 부족한 것이 있으면 아쉬워 생각이라도 날텐데...전혀 없다. 눈에 이쁜 것이 무엇 그리 중요하다고, 거지 대접 받으면서 왕비같이 받들면서 그렇게 마음까지 다 주고 참고 살았는지 ,,그런데도 나는 한심하게 아직도 그 여자를 처음 만난 날이 제일 가슴 설레였던 날로 기억하고, 제일 행복한 날이 과분했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나와 결혼해주겠다고 하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두심하다...사실은 사실이니까..기억일뿐이니까...이젠 사랑도 미련도 정도 후회도 아무 것도 없다...그저 기억 상실증이나 걸려서 그 기간을 잊고 싶을 뿐이다...맘 속 상처가 워낙 컸기에...일분이초도 내 맘 같은 순간이 없었기에...그 잘난, 잘사는 집안이, 자기 자식조차 원수 취급하면서 모성이 뭐지, 사랑이 뭔지 조차 몰랐던 그 여자가 불쌍할 뿐이다...내가 볼 때는 전혀 아닐 것 같은데 그 잘난 친정 식구들이 그 잘날 여자를 얼마나 책임질 지...나처럼 잘 받들고 잘 책임지겠지..
어제 저녁에 일찍 잤더니 잠이 일찍 깨여서....잠 안오고 심심할 때는 이게 참 좋더군요...
이혼남의 주절주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