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남자를 만나고 싶다. 2
리아의 지민 외에 멋진 남자 말이다.
물론, 지민도 나름대로 괜찮은 개성을 가지고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에 나름대로 잘 잡힌 체격은 짙은 베이지색의 자유로운 클럽 모나코 옷들이 아주 잘 어울린다. 가끔씩 언뜻언뜻 보이는 사회증오심이 섬뜻하기는 하지만.
리아는 포도알 같은 눈동자를 굴렸다. 리아의 포도알 같이 똘망똘망 둥글고 커다란 눈동자는 깨끗하게 하아얀 눈자위에 더욱 돋보이는데, 그것은 핑크빛 아이새도우 아래선 더욱 그랬다.
포도알 같은 눈동자를 굴려가며 리아는 생각했다.
‘ 유지민 이상의 개성을 원해! 단박에 사로잡힐.’
그리곤 식탁으로부터 까마득한 창밖의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역시 식탁에서 내려다보이는 파크빌의 풍경은 훌륭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파크빌의 풍경은 마치 조각공원의 배경을 그대로 듬뚝 담아 놓은 것 같았는데, 그것은 담아도 너무 듬뿍 담아 끝이 없을 것만 같았다. 꼭, 조각공원을 너머 공원멀리 호수까지도 배경이 끝없이 펼쳐질 것만 같았다.
리아는 말했다.
“ 나 오늘 백화점에 좀 갈까해.”
지민은 답했다.
“ 왜?”
백화점에 좀 가겠다다던 리아는 노란색 오므라이스를 하던 숟가락을 들어올렸고 왜라고 묻던 지민은 노란색 오므라이스를 하던 숟가락을 식탁에 들어 내렸다.
“ 응 백화점에 이벤트 행사 있거든.”
“ 행사! 백화점 행사는 어수선하기만 해.
진정한 부자란 백화점에서 필요한 것만 사는 거야.
치! 괜히 쓸데없이 이 매장 저 매장 기웃거리는 거 정말 싫어.”
지민다운 발상이기도 하다. 지민은 부유층에 속하는 자제이지만 쇼핑광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민은 그냥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사는 남자다. 옷도 소위 말하는 미친놈들처럼 명품브랜드에 목숨 걸지는 안는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옷, 젊은이 넘치는 스타일이면 된다. 어떠한 면으로 생각할 때 지민의 그러한 점은 장점이기도 하다. 필요한 것이 많아서 그렇지.
“ 난 너처럼 부자가 아냐.
그리고 백화점의 진짜 분위기는 그런데 있어!”
“ 그래? 너 좋을 대로 해
난 오늘도 하루 종일 집에 있을 거야!”
지민은 리아의 대답에 식탁에서 일어나 미니바로 걸어가 원두커피 한 컵을 들었다.
“ 그래!”
리아도 식탁에서 일어나 미니바로 걸어가 원두커피를 한 컵 들곤 또르르 아무거나 걸치고 세트키를 집었다.
“ 집 잘 봐.”
리아는 타다닥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을 나왔다.
집을 나와서는 뛰쳐나온 파크빌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오늘따라 하늘이 굉장히 높아보였다.
리아가 룸메이트 유지민과 함께 사는 집은 파크빌의 13층, 파크빌의 맨 꼭대기 층 펜트하우스에는 이태원 영화사장이 산다.
리아는 자기자신을 향해 상상했다.
‘ 백화점에 가면 뭔가 재미난 일이 있겠지?’
리아는 백화점에라도 가면 낯선 남자, 리아가 원하는 아주 멋진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