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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끝나야 하나요? 도와주세요...

죽고싶은심정 |2005.08.30 20:09
조회 54,075 |추천 1

속이 너무 상해서 한풀이 푸념 겸 글을 올려 봅니다. (길어질 것 같네요)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상황이니까 악플은 사양 부탁 드립니다.

저도 제 자신이 얼마나 답답하게 행동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이대로 묻어두려면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한 스러울 것 같아요...

 

남자친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3년 6월 즈음 입니다.
11월부터 본격적인 만남을 가지던 중, 2004년 3월에 계획에 없는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낳아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던 중, 낳지 말자는 결정을 내렸고 결국 중절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겁도 났고 힘들었지만, 여자인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결심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제 뜻을 먼저 내비치지 않고 남자친구의 최종적인 의견을 듣고자 그 사람의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그 사람이 낳자고 하면 그를 믿고 낳아 키울 용기가 생길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당장 경제적인 문제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살 여건이 안된다는 이유 등을 들며
그 사람은 결국 아이를 지우기 바랬고, 여자인 저는 혼자만의 용기나 생각으로 아이를 낳을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그 의견에 따르기로 하고 3월 6일 중절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집에 알릴까 고민도 했었지만, 집안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그 상황에서 어른들께 걱정거리 하나를 더 보태드리는 것은 집안의 장녀인 저로선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혼자 고민하고 그 사람과의 상의 하에 그렇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벌이가 있기는 했지만 집안 형편상 돈 관리는 그 사람의 어머니께서 도맡아 하셨고, 목돈의 수술비를 마련 하려면 그 사람은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받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조금씩 빌려 마련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수술비를 마련해보겠다고 말했지만, 그 당시 저는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있는 상태가 못됐습니다.직장을 다니는 저로선 밀려오는 졸음과 피로, 날마다 소화 불량에 나중에는 저도 모르게 나오는 입덧 까지... 하루가 다르게 몸은 변해갔고 주변에 알려져서는 안되는 저로서는 하루 하루가 힘든 고통의 나날들이었습니다.게다가 중절수술을 할 것이라면 하루라도 지체 없이 빨리 받는 것이 여자 몸에는 덜 해롭단 소리도 들었고...
그래서 저는 그 사람이 수술비를 마련 할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 제 돈으로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수술 받는게 급했던지 미안하다고만 할 뿐 후에 수술비를 부담한다거나 하는 말은 없었습니다. 저도 남자친구의 형편이나 사정을 모른는게 아니라서 굳이 달라 소리 하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수술을 받고 난 후 저는 몸을 위해 잘 먹기 보단 아이를 지운 죄책감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그 후로 몸은 몸대로 약해졌고 무엇보다 하루하루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생명을 버렸다는 죄책감에 힘든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로 나와서 순간 ‘이제는 내 몸이 예전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에 잠깐이었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그 때 제 자신이 떠올리면 죽이고 싶도록 원망스럽고 자책감이 더했습니다.
남자친구도 책임지지 못한 상황에 대해 미안해하고 힘들어했지만, 솔직히 제 눈에는 아기를 품었던 여자만큼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힘들어하는 제게 “아이는 지웠지만 널 꼭 끝까지 책임지고 결혼하겠다”고 위안을 주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그 사람 말만 믿고 ‘이렇게 된 이상 나는 이 사람 밖에 없구나’ 생각하고 남자친구만 믿고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어느 날 아랫배에 복통이 생겼고 3월에 찾았던 병원을 다시 찾으니 뱃속에 출혈이 생겨 피가 고여 응급상황으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개인병원 보다는 의술을
믿을만한 큰 병원으로 옮겼고 그 곳에서 ‘난소 내 기능성 낭종의 비이상적 출혈’ 이라는 판명을 듣고 6월 17일 복강경 내시경술을 받았습니다.
평소 아무 이상 없던 저에게 이런 비이상적인 출혈이 생긴 것에 대해 저 스스로는 3월에 받은 중절수술 때문이 아닌가 의심은 들었지만 그 사람과 저 둘만이 알고 있는 일이라 겉으로 내색 할 수 없어 그렇게 두 번째 수술을 받고 지났습니다. 3개월 사이 두 번의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저는 몸이 하루가 다르게 약해져 갔고 거듭된 자궁에 관련된 수술 때문인지 특히 허리와 골반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 갔습니다.
 그 때 까지는 그 사람이 저만 알고 저만 보는 사람으로 믿음이 가고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성격차이로 가끔 다툼도 있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모든 커플들이 맞춰 가는 과정이 있듯 저희도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나온 일에 대한 원망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두 번째 수술 후에 건강검진 차 받았던 자궁경부암 검사에서 자궁경부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를 받았고, 의사 선생님과 상담한 결과 자궁경부 세포가 변이를 일으켜 계속 진행되면 암세포가 될 것이라고 지금 암이 된 것은 아니지만 암세포가 되어 가는 단계 중에 있다고 절제수술이 불가피하다는 판명을 받았습니다. 병의 원인을 여쭤보니 처녀에게는 있을 수 없는 병이며, 성관계를 가짐으로 인해 발병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성관계를 가지면서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여 변이를 일으켜 이상세포가 되는 것인데, 바이러스가 침투했다고 모든 사람이 다 걸리는 것은 아니고 개인의 체질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발병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첫 상대였고 성관계로 인한 발병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그 사람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에게 물으니 저를 만나기 전 그 동안 사귀었던 3~4명의 여자들과 관계를 가졌었고 직업여성과도 2~3명 정도 관계를 과거에 가졌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와중에 사귀었던 여자들 중 고등학생과 사귀고 관계를 가진 적도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고, 저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만큼 지내온 저로서는 과거의 남자친구 모습보다 현재의 모습을 믿고 싶었고, 그래서 ‘지나온 과거 보다는 현재 내 옆에 있는 남자친구를 믿자‘ 마음 먹었습니다.
 세 번째 ‘자궁경부 절제술(원추절제술)’을 받으면서 부모님께서 이 일을 알게 되셨고 그렇게 저는 세 번째 수술을 또 받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남자친구와는 다툼으로 인해 사이가 조금 소원해져 있는 상태였고 같은 병원에 남자친구 어머니도 자궁 적출술을 받기 위해 입원해 계시는 상황이라 저는 저의 수술 당일 아침까지도 제 할 도리는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죽을 쑤어서 출근 전 새벽에 병문안을 갔습니다. 물론 어머니께서는 제가 자궁경부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는다는 것을 모르고 계셨고 남자친구도 그 사실을 어머니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남자친구는 수술 당일에 병원에 같이 가주겠다고 말했지만 저는 그 사람이 직장에 눈치 보일까 걱정되는 마음에 괜찮다고 말하고 혼자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6개월 사이에 3번이나 계속 된 전신마취와 수술들로 저는 회복이 더뎠고 집에 혼자 귀가 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되어 때마침 남자친구 어머니 병문안을 온 그 사람의 친구 도움으로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장기간의 입원을 요하는 수술은 아니었기에 저는 수술 다다음날 제 진료와 어머니 병문안을 겸해서 병원을 갔습니다. 수술 뒤라 통증이 심했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힘든 제가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남자친구뿐이기에 저는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했고 한참동안 통화가 안되다 나중에 전화를 받기에 “몸이 아파 너무 힘들다.”라고 울며 말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남자친구는 “후배와 술 마시는 중이니 전화 끊어라“라고 저를 냉대했습니다. 저는 암만 다툼으로 사이가 안 좋을 때라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수술 받고 힘들어하는 여자친구를 버려 두고 밖에서 노는 남자친구가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남자친구와 화해를 했고 속은 정말 상했지만 싸워서 다툰 맘에 그런것일거라 생각하고 다시 잘 지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는 제게 헤어짐을 얘기했고 저는 지나온 일들과 감정 때문에 헤어질 수 없다고 매달렸습니다.

어렵게 마음을 돌려 다시 잘 지낸 시간이 일주일 정도... 후에 저는 우연히 남자친구가 저 몰래 어떤 여자의 생일파티를 가려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여자가 예전에 사귀던 여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수술 뒤 힘들어하던 저를 냉대하며 핑계 댔던 후배와의 술자리도 저 몰래 그 여자를 만나 영화보고 술 마시고 놀았던 것임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저는 남자친구가 솔직해주길 바랬지만, 그 사람은 끝까지 거짓말로 숨기려 했고 결국 제가 다그치며 알고 있는걸 말하자 그때서야 모든 것을 인정하고 시인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이 사람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어렵게 용서하고 제가 보는 앞에서 사귀었던 그 여자와의 관계를 정리하라고 통화를 시켰습니다. 남자친구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고 엄마 앞에서도 지난 일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사랑하며 아끼겠다고 책임을 다짐하였습니다.
 엄마께서는 자궁경부수술을 하게 된 것으로 저와 남자친구에게 실망을 하셨고 수술 뒤에도 다른 여자를 만나 한눈 팔고 저울질 끝에 책임져야 할 여자를 버리려고 마음 먹었었던 남자친구를 분노 하셨지만 저 때문에 용서하셨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저는 자궁경부 진료를 위해 3개월에 한번씩 검사 겸 치료를 다녔고, 좋을 때는 좋게 싸울 때는 힘들게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남자친구와 지냈습니다. 그러면서 성격차이로 제가 남자친구에게 적잖이 실망도 많이 했고 서로 싸우기도 여러번이었습니다. 그러다 연말에 크게 싸움을 했고 저는 속상한 마음에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할거면 헤어져”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마치 기회를 노렸다는 듯 저를 잡기는커녕 냉냉함으로만 대하며 정말 헤어지려고만
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의 이런 모습을 보며 홧김에 헤어지자고 말한 것을 후회했고 ‘이 사람 아니면 내 몸 이해하고 받아줄 사람이 없다‘라는 생각에 자존심 다 버리고 매달려 울고 빌었습니다. 이미 상황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 헤어져서 아쉬울 사람이 잡고 봐야한다는 식이 되어버렸고, 제가 무릎을 꿇고 빌어도 남자친구는 꿈쩍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남자친구의 어머니께 지난 사실을 알리는 것뿐이었습니다. 평소에도 가족같이 생각하고 따랐던 분이라 같은 여자로서 제 마음이나 처지를 이해 해주실거라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올해 1월 중순쯤 양가 어머니 두 분은 3월 중절수술부터 1년에 가까운 우리 둘 사이의 일들을 다 알게 되셨고, 남자친구는 양가 어른들께 꾸지람을 듣고 저희 어머니는 자궁경부수술만으로도 충격이셨는데 중절수술까지 했다는 사실을 아시고 가만두지 않으시겠다고 무책임한 행동들에 치를 떠셨습니다. 남자친구는 자신이 무책임한 남자였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달았다고 저희 집에 와서 빌었고 저희 어머니는 이번에도 제 감정 때문에 힘들게 마음을 돌리셨습니다.
이런 와중에 저는 제가 울며 빌고 갔던 날 남자친구가 연락 않기로 약속했던 헤어졌던 여자친구를 만나 또 영화보고 술 먹고 놀며 시간을 보냈던 것을 알게 되었고, 지난 가을 즈음부터 저 몰래 다시 연락하고 지냈던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아프고 힘들어하는 여자친구 놔두고 옛 여자친구 만나 노닥거리고, 자존심 다 버리고 울며 빌던 여자친구 왔다 간 날 저녁 얼마나 싫어하고 힘들어 할 지 뻔히 알면서 또...
저는 더 이상 남자친구에게 믿음을 가질 수가 없었고 배신감에 너무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걸핏하면 옛 여자친구 만나고 어른(저희 어머니)과의 약속도 어기는 이 남자를 계속 믿고 만나야하나 겁이 나고 불안했습니다.  그렇다고 분노와 배신감으로 정리하고 헤어지기에는 제 과거가 마음에 걸리고 아직 남아 있는 감정 때문에 결국 힘들게 정말 힘들게 다시 한번 용서하고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모든 사실을 아신 남자친구 어머니께서는 집안 형편에 맞춰 내년 가을에 결혼식을 올려주마 하셨고 저와 저희 어머니는 그 말씀만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1월 중순부터 7월초까지 이렇다 할 무책임한 행동이나 한눈 파는 일 없이 어른들께도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려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지내면서도 성격 차이로 인한 작고 큰 다툼은 계속 됐고 어느 날부터 ‘결혼’ 얘기만 나오면 민감하게 짜증내고 조금만 진지한 얘기를 할라치면 화부터 내고 피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며 왠지 내가 ‘짐’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 내심 속상했지만, 흔히 남들도 결혼 앞두고 받는 스트레스라 생각하고 이해하며 최대한 싸움을 피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실 1년 뒤 결혼이지만, 솔직히 아직 준비된 게 없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고 과거의 일들로 남자친구만 믿고 바라보던 저는 ‘나와 결혼하려고 했던 것이 맞나.. 진심인가... 결혼 못하고 또 예전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불안함과 초조함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1년 가까이 힘든 수술을 여러 차례 받고 그 와중에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남자친구였기에 자존심이 강한 저로서는 지내온 시간이 저 스스로 비참하고 초라한 여자가 됐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지내 왔었습니다.

평소에도 제가 더 남자친구를 좋아하고 아꼈고 그에 반해 그 사람은 뭐하나 아쉬운 게 없다는 듯 헤어짐을 말했을 때도 뒤돌아보는 법 없고 마음 떠난 사람을 양가 부모님이 아심으로 인해 다시 제 옆에 붙들어 놓아서 다시 지내게 된 것이었기 때문에 저는 제 앞에서 결혼 얘기로 짜증을 내는 그 사람을 보며 몸 때문에 떠맡겨지고 책임져주길 바라는 비참하고 초라한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지냈었습니다.
 그러던 중 7월초 큰 싸움 중에 “사실 난 너 없이도 잊고 잘 살 수 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로서는 하늘이 노랗고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히는 말이었고 싸우는 중에 홧김에 한 말 일거라고 생각하며 며칠 뒤 다시 잘 지내게 됐을 때 다시 한번 물었습니다. 그 때 했던 말이 진심이냐고... 너무나도 차갑고 냉정하게 그 사람은 그렇다고 했습니다. 저는 제 마음을 애써 진정 시키며 “그러면 나와 왜 사귀고 결혼하려고 해?”라고 물었습니다. “싫지 않으니까..." 시큰둥한 대답을 하는 그 사람을 보며 저는 그때서야 ‘이렇게 평생 떠맡겨지면 내가 너무 비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일들로 힘들고 비참한 맘 애써 누르고 지내는 것 너도 그런 내 마음 뻔히 알면서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하니... 헤어지자...“라고 말을 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에게 있어서 제가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고 사랑하는 여자라면 이렇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마지막 제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진심을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 또 헤어지자 소리를 기회 잡은 듯 “네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다.”라는 명분만 거듭 중시하며 남 될 생각만 했습니다. 저는 화도 나고 지금껏 지내온 것은 무슨 마음인가 하는 배신감과 분노에 이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헤어지고 싶었었는데 책임감 때문에 당장 어쩌지는 못하고 꾹 참으며 때만 기다려온 사람처럼...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어떻게 결혼까지 하려고 했던 여자에 대한 마음이 한순간 변할 수 있는지... 지내온 시간동안 진심이 아니었냐고 물었더니 그것은 진심이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마음이 돌아서게 된 것은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성격차이로 인해 지쳤고 이제는 사랑하는 마음도 미련도 없어 지내기가 싫다고만 했습니다.
 저는 제가 헤어지자고 말하게 된 심정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남자친구는 다 듣고 알면서도 막무가내로 “헤어지자 소리는 네가 먼저 한거고 그래서 헤어진거고 난 마음이 없기 때문에 다시 지내기 싫다.”라고만 했습니다.
저는 ‘여자로서 남자한테 사랑 받고 싶고 비참하지 않게 살고 싶은 마음이 과한 욕심인갗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과 평생을 살려면 비참함도 참고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대하든 저는 계속 참았어야 했나 봅니다.
 저는 그 사람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에게는 설득하는 제가 점점 귀찮고 짜증나게 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생각 할 시간을 주고 싶어도 하루하루 마음 멀어져 남이 되려고만 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저는 피가 마르는 듯 했고, 마음을 돌리기 위한 노력은 다 해보았습니다. 지내면서 상처 주었던 말, 제가 부족하고 생각이 짧았던 지난 일들.. 깨달은 만큼 사과하고 잘못과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제 진심을 보이려 최대한 애를 썼습니다.
“이제와 사랑이 식었다고 이렇게 나오면 너만 믿고 지내온 나는 어떻게 하니... 이 몸으로 누구한테 이해를 받고 살라고..”
그렇게 한달 가까이가 지나도 남자친구는 먼저 연락해 오는 법이 없었고, 그러다 통화중에 “나 때문에 몸 그렇게 됐어도 몸 갖다 내 발목 잡지 말아줬음 좋겠다.”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더러 “애 지우고 수술한 몸이라도 꼭 비참하게 살 걱정만 하지말고 속이고 다른 사람 만나 잘 살 수도 있는 거니까 비관적인 생각 좀 하지 마라“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낙관적이던 애가 이럴 땐 왜 비관적으로 생각 하냐고 비꼬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저는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습니다.
‘어떻게 자신과 함께 지내서 그런 일을 겪어온 여자를 앞에 두고 남도 아닌 본인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정말 한 사람한테 이렇게 까지 해도 되는것인가...‘ 눈물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부터 저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분노로 조금씩 변해갔고, 사랑하는 마음이 컸던 만큼 증오심도 커져 갔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변해버린 그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저는 계속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자친구를 만나 “네가 원하는대로 널 놓아주겠다. 대신, 너도 네가 한 여자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책임을 져.. 내가 지금껏 네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상처를 줘도 다 감내하고 인내 해왔던 것은 너와 내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고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라 생각하고 믿고 지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와 네가 변심을 이유로 이렇게 나오니 나도 이런 마음을 먹을 수 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헤어지고 몇 분 뒤 저희 엄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남자친구가 걸어온 전화인데, 남자친구 어머니가 밤늦은 시간이지만 뵙자고 하셨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난 일들만으로도 엄마한테 끼쳐드린 걱정이 너무 많아서 저희 둘 사이에 일을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고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무슨 일 있으면 그 날 저녁 족족 다 말씀드리곤 했다는 것을 그 때 알았습니다. 헤어진 사이라는 소리는 한달 전부터 듣고 알고 계시던 분이 그 날 밤 갑자기 보자고 하신 이유는 뻔했습니다. 조용히 헤어질 줄 알았는데, 당신 아들이 쉽게 헤어지지 못할 것 같으니까 드디어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오셨구나 싶었습니다.

 엄마는 뒤늦게 제게 자초지정을 들으시고 화가 극에 달하셔서 “1월 그 일 있을 때부터 지낼 맘이 없었던거야”라고 하시며 남자친구 집을 찾아가셨습니다. 결국 가서 엄마와 저는 기암 할 일만 당하고 돌아왔습니다. 성격상 말을 잘 못하는 남자친구라 남자친구 대신 여동생이 끼어 앉았습니다.
저희 엄마는 연세도 있으신 분인데 딸 뻘 되는 어린애 상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고, 그 여동생은 저희 엄마를 상대로 눈 똑바로 치켜 뜨며 할 말 다 하고 언성 올라가면 질세라 같이 소리 지르고 해댔습니다. 그런 딸을 보면서도 그 사람 어머니나 남자친구는 말리거나 꾸짖기는커녕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제껏 내 식구 될 분들이라 믿고 하느라고 성심 성의껏 마음 다해 지내왔던 저는 눈앞의 광경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어이없고 충격이었습니다.

 ‘어떻게 지내왔든 과거에 얼마나 잘했든 간에 헤어지면 다 소용없고 끝이구나‘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당신 아들 말만 듣고 저를 원망하는 그 집 식구들을 보며 제 진심이 묻혀 지는게 너무 속상하고 억울해서 울며 여동생에게 말했습니다. 그러한 일들을 겪고 지내온 여자 심정을 아느냐고... 같은 여자로서 그래도 남자보단 이해되지 않느냐고...

 그런데 그렇게 물은 제가 바보였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저는 언니 같은 일 안 만들어요. 저더러 입장 빗대어 묻지 마세요” 였습니다.
저는 너무 속상해서 “나도 막살던 사람 아니에요, 오빠 만나서 사랑하는 마음에 정 주고 이렇게 되게 된 것이지, 가볍게 사는 여자 같았으면 이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아요“라고 울며 말했습니다.

정말 사람은 본인이 겪어보지 않으면 그 마음 모른다고, 오빠 같은 남자 만나봐야 저런 말 안나올 여동생이겠구나 싶었습니다. 나중에 어머니가 자리 끝에 하신 말씀도 제 가슴에는 비수로 꽂혔습니다.

“내 아들이 운이 참 없다.”라고... 

제 귀에는 ‘적당히 지내다 헤어지면 조용히 놔주는 그런 여자를 만났어야 했는데 어쩌다 저런 애를 만나서‘라고 들렸습니다. 오히려 제 진심 알아달라고, 어머니 아들이 한 여자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지내오는 동안 정말 상처들과 비참함에 힘들었었다고 그 말씀드리러 갔다가 세상에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깨닫고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엄마는 “내 딸만 이렇게 망가진 채로 끝낼 수는 없다” 라고 화 내시면서도, 아들 가진 당당함 앞에 딸 가진 서러움으로 발길을 돌리셨습니다. 저희 엄마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 내 식구 될 사람이겠거니 믿어 의심치 않고 힘들게 과거 잘못들 용서하며 미움 버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품으려 무단히도 애 쓰셨었는데 이런 일을 겪게 해드려서 장녀인 저로선 정말 죽고 싶을 만큼
괴롭고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제 몸 아프고 제 마음 힘든 것 보다 저 때문에 엄마가 상처 받으셔야 한다는 것이 너무너무 괴롭고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투서 넣어서 군복 벗기려면 벗겨라, 군복 벗는다고 밥 세끼 못 먹고 살겠냐?”
하시는 남자친구의 어머니, 그 집 식구들의 아들 가진 당당함과 기본도 없는 떳떳함 때문에 옛정과 남아있는 감정들로 나쁘게 끝내고 싶지 않은 제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고 제가 갖고 있는 단점이나 부족함은 탓 삼아 그것은 용서 안될 일이라고만 하는 남자친구와 그 집 식구들, 평생 원망하며 증오하고 살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인격을 이렇게 밑바닥까지 짓이겨서 밟아놓을 수 있는지 이래도 되는 것인지 세상 사람들에게 묻고 싶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 믿고 진심으로 대하고 지내온 것이 이렇게 끝나버림을 아무 말 없이 감수해야 할 만큼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남자, 이런 집안인 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적어도 1월에 엄마께서 투서 넣어서 남자친구 벌하겠다 하셨을 때 사랑에 눈멀어 제 목숨 담보 삼아 엄마 가슴에 두 번 못 박아 가며 말렸던 일은 안 했을 것입니다. 분노와 배신감에 복수하고 싶다가도 투서 넣으면 그 사람 앞날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내심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제 자신이 너무나 바보스럽고 후회됩니다.
 지금 저에게는 하루 하루가 고통의 나날입니다. 진심으로 지내온 만큼 상처도 크고 충격도 크고 머릿속에 제가 본 행동과 들은 말들이 떠오를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힙니다. 요즘 겪는 심정은 이루다 말로 표현이 어렵습니다.
 ‘몸 주고 마음 줘봐야 결국은 여자만 손해‘ 이 말에 묻혀서 저도 지난 일들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하는 별 수 없는 여자인 것이 죽도록 한스럽습니다.  그 사람과의 재회를 바란 것도 아니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심,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사람이라면 스스로 느끼는 감정 그 무엇을 조금이라도 가져주길 바랬던 것인데...
 귀한 아들, 귀한 오빠로만 생각하는 가족들에 묻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남자였는지도 모른 채 그냥 살아갈 그 사람에게 세상의 잣대를 드리워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당연하다고 믿고 살텐데 사람이라면 그렇게 살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습니다.
 남자친구와 끝까지 잘 지내는 것이 먼저 보낸 아가에 대한 속죄의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상 빛 한 번 보여주지 못하고 순간의 우매함으로 제 손으로 먼저 보낸 아가를 훗날 어떤 얼굴로 봐야 할지 죽고 싶도록 죄스러운 마음 뿐 입니다.

 

  고소까지 하려던 남친과 결혼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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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마음을 편...|2005.08.31 03:46
지나치려다가 마음이 아파서 남깁니다. 몸도 안좋으신데 너무 힘든상황이라 제가 다 걱정되는군요.맘을 편안하게 먹으세요. 지금은 그 남자분이 혈기왕성하고 책임감 강한 사람도 못되는데 어쩔수없이 책임져야될 상황때문에 더 도망가고 싶어한게 아닐까요. 하지만 분명한건 그 남자도 세월이 많이 흐르면 후회하고 반성할 것입니다. 그 가족들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저조차 화나게 만들지만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듯이 분명히 피눈물흘리며 반성할 일이 일생중에 생길것입니다. 그러니 맘편히 갖으시고 몸조리신경쓰세요. 원망스럽다고 해서 미워하고 저주하는거 보다는 하루빨리 몸상태 회복해서 보란듯이 즐겁게 살아주는게 정답인것같아요. 그 남자와 가족들에 대한 벌은 님께서 주지않아도 기필코 받게 될거예요. 그러니 괜히 정신건강에 해롭게 나쁜생각하지 마시고 하루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시길 바래요. 같은 여자로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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