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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여 1동

황승우 |2005.09.04 04:40
조회 53 |추천 0

 

 반여 1동


두 팔 벌어진 골목길

소똥 뭉치는 내가 아는 작은 동산

그 징검동산을 밟고 울던 여자애


따스한 햇살

햇살이 은은해질 때 유난히 반짝이던 코 묻은 소매     

플라스틱 바가지 한손에 들고

동네 애들은 앞산으로 뛰어간다.

해가 떨어지며 산불을 지를 때

산에 오른 애들은 입가에 머루자국을 남긴 채 내려온다.

손에 든 바가지엔 만개가 가득히 담겨 있고

수세미 넝쿨이 돌담벽을 감춰버린 이층 양옥집

볼탱이 심술이 늘어진 누렁개가 갑자기 짖어대면

손에든 바가지도 떨어버리고 아이들은 뛰기 시작한다.

전봇대기 큰 갓 쓴 동그랑 전구가 대문 앞을 내려보면

아버지께서 고릿한 양말을 신고 방으로 들어오신다.

그 아버지의 땀 냄새가 방안에 고일 때

어머니의 궁실궁실 바가지 찾는 소리가 부엌에서 들린다.

눈을 감고 누워 있으면 그때가 떠오른다.

하얀 뱃살이 빠져나온 만개는 땅에 흩어졌고

그 길을 놀란 눈으로 헤매며 바가지 찾던 아이

어머니랑 아주머니들이 마당 평상위에 앉아

남편 흉보며 가죽피던 그 모습이



그 동네만 생각하면 아득 아득 무언가 멀어져 가는데

그 무언가 때문에 눈물이 흐릅니다.

나뭇잎 말아, 가는 실에 매달린 벌레가 징그럽기만 했는데

자전거 뒤에 간장 실고 민방위 모자 쓴 그

간장 아저씨가 왜 그렇게 보고 싶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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