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은 아니구나ㅠ0ㅠ 오늘도 허리까지 아프도록 늦잠을 잔 나는 이불속에서 잠시 비비적
대고 있었다.
삐릭 - 베베야. 나 수업 2시에 끝나거든. 수업끝나고 베베네 집으로 달려갈께에-0- -
일어나기 귀찮은데ㅠㅠ벌써 11신데ㅠㅠ
나는 겨우 몸을 일으켜 오빠에게 알았다는 문자를 보낸 후,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무리 요즘 밖에서 밥을 좀 먹어줬다지만-_- 사람 사는 집의 냉장고의 모습이 아니었다. 반찬거리
라고는 쉬어빠진 김치뿐-_-;;
나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슈퍼로 향했다.
오늘은 뭘 해먹는담...그래-0- 간만에 카레를 만들어 먹는거야-0-
굿아이디어!!!
나는 카레 재료를 장바구니에 이것 저것 담기 시작했다.
나는 카레를 참 좋아한다. 예전엔 거의 혼자 해먹거나 경진이가 놀러오면 같이 먹곤 했었다.
카레 재료를 사면서 지금처럼 마음이 벅찬건 처음이다. 요리를 잘하는 편이긴 해도 카레는 정말
맛있게 만들수 있다고 자부하기에 더더욱 오빠가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고 싶어진다.
룰루랄라~ 즐거워라아-0- 신난다, 신난다!!!
어? 저기....저 사람....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누구지?
동네 사람인가? 동네에 딱히 잘 안다 할만한 사람은 없기에 어디선가 본거 같은 남자를 자세히
쳐다보니. 어머? 민석이 오빠잖아. 민석이 오빠가 여긴 왠일이지? 우리집에 오는 길인가? 연락도
없었는데... 진우 오빠가 깜빡하고 말 안해준건가?
나는 오빠를 깜짝 놀래켜 주려고 조심스레 민석이 오빠 쪽으로 한걸음 한걸음 조용히 다가갔다.
오빠의 몇발자국 옆에서 나는 오빠의 등을 툭! 치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리려는 찰나.
"오빠! 골랐어?"
"아니.'
"음료수 하나 고르는데 뭐가 그렇게 어렵냐?"
"-_-; 왠지 땡기는게 없네."
"아무거나 먹어-_-"
"어-_-"
무척 귀여워 보이는 여자가 민석이 오빠와 동행인가보다. 누굴까?
괜히 내가 아는척 할 상황이 아닌 듯해서 나는 조용히 저쪽으로 걸어가서 이것저것 둘러보지만
민석이 오빠 쪽으로 향하는 시선을 막을수가 없기에-_-힐끔거리고 있었다.
"겨우 고른게 콜라냐?"
"시끄러-_-가자."
"응.오빠 근데..."
카운터 쪽으로 걸어가며 그 여자는 쫑알 쫑알 민석이 오빠의 팔을 붙들고 얘기를 하고, 민석이
오빠는 뿌리쳐도 계속 잡는-_-여자의 손을 포기하지 않고 뿌리치고 있었다.
저 여자는 누구지? 민석이 오빠 여자친구 없다고 했는데..... 아...혹시 지갑을 함께 골라줬다는 그
후배? 이거이거....감사의 인사라도 해야 하는거 아냐? 아니다-_-; 참자..-_-;
"여보-0-"
"-_-오빠 왔어?"
"와~ 카레다-0- 냄새 끝장인걸?"
"히힛. 앉아서 기다려. 금방 상차려 줄께. 기대하시라-0- 이혜미표 카레."
"냄새만 맡아도 배부르다. 야. 냄새 진짜 죽인다-0-"
"맛은 더 있을껄?^-^"
"빨리 주세요-0-"
우리는 카레밥을 앞에 놓고 식사를 시작했다. 오빠는 밥한입, 말 열마디-_-; 저래서야 어디 배가
차겠나-_-;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니, 오늘 어떤 사람을 봤는데 어쨌다느니 신나게 얘기를
하며 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공원으로 나가서 부른 배를 두드리며 바람을 쑀다.
"베베야. 너 진짜 나한테 꼭 시집와야되! 무조건!!"
"왜?"
"나 이제 베베가 해준 밥 아니면 ㅠㅠ 다 맛이 없어ㅠㅠ"
"피..."
"진짜라니까? 오죽하면 엄마가 해주는 밥보다 베베가 해주는 밥이 더 맛있을까ㅠㅠ"
"내가 식모야?-_- 밥해줄려고 오빠한테 시집가게."
나는 토라진 척 입을 빼쭉 내밀며 말했다.
"아잉~"
토라진 척 하지말자-_- 요즘들어 공포의 쭈그려 앉아 울기 자세를 자제하는 편이지만 혹시 모른다.
이런 공공장소에서 그런 자세를 취했다가는 잡혀갈지도 몰라ㅠ0 ㅠ
"아. 맞다. 나 아까 민석이 오빠 봤다?"
"민석이? 어디서?"
"저기 슈퍼 있잖아. 할인마트. 아까 카레 재료 사러 갔는데 어떤 여자랑 슈퍼에 있던데?"
"여자랑?-0-"
"응. 꽤 친해 보이던데?"
"누구지? 누굴까? 아..궁금하다. 누구지?"
"나야 모르지. 아는척 하려다가 왠지 좀 그래서 그냥 왔어."
"전화해봐야지-0-"
오빠는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민석이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나 진우."
"내가 봤다고 말하지마-_-"
오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통화를 했다.
"어젠 잘들어갔냐? 어. 어...그렇지 뭐. 어디냐? 뭐? 어... 그래? 집에서 뭐하는데? 어... 그래?
어? 아니. 그냥 뭐하나 하고 전화했지. 어. 혜미랑 있어. 응. 혜미 오늘까지 회사 쉬잖냐.
그래. 좋다. 새끼야. 어..알았다. 나중에 보자."
전화를 끊은 진우 오빠는 이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아까 본거 민석이 확실해?"
"응."
"뭐지?"
"왜?"
"집이라는데?"
"벌써 집에 갔나?"
"아.. 그럴수도 있겠네. 근데 왜 이 동네 까지 왔지? 아.. 궁금하네."
"나중에 만나서 물어봐-_-뭘 그렇게 궁금해 하냐?"
"민석이 그놈에 여자한테 진짜 무관심하거든. 뭐...우리 혜미한테 잠시 한눈 팔기는 했어도-0-"
나는 오빠를 힐끗 째려보며
"그 얘긴 하지마!-_-"
"응-_-하튼 진짜 무관심한 편인데 여자랑....아씨. 누구지?"
"민석이 오빠한테 오빠라고 부르던데?"
"오빠? 그놈 여동생도 없는데....누구지ㅠㅠ"
"뭐 그냥 아는 사람일수도 있지. 신경쓰지마."
"민석이놈 만나면 그거부터 물어봐야지-0-"
"호기심 천국이야. 완전히. 궁금한거도 많아-0-"
"나 베베 천국 할래-0- 호기심 천국 시러~시러~ 베베 천국 시켜줘-0-"
"-_-"
내가 정말 진우 오빠를 사랑하기에 망정이지... 사랑하지 않았다면-_-순하디 순한 내 성격에도
민석이 오빠처럼 주먹이 날아갔을 꺼다-_-;;;;
띠리리리링♬
"베베 전화왔다-0- 누구얐! 어떤 놈이얐!!!!"
"원장 어머닌데?-_-"
"어-_-어서 받아-_-"
"네. 원장 어머니. 잘 지내셨어요? 예...그럼요. 잘지내죠.... 원장어머니는요? 네? 아.... 저 지금
진우 오빠랑 동네에 있어요. 네...오늘 회사 안갔어요^^ 네? 회사 쉬는 날이예요^^"
요즘들어 거짓말이 부쩍 늘었다-_-;
"네? 지금요? 어디신데요? 터미널이요? 아...네....경준이도요? 네^^ 네... 네에-0-"
전화를 끊자마자 오빠는 궁금하다는 듯이 반짝이는 눈을 나에게 들이대며 묻는다.
"뭐라셔?"
"응.. 지금 터미널이시래. 경준이랑 잠깐 들렸다가 가신다고^-^"
"지금? 오신대?"
"응...빨리 집에 가자^-^"
"응응-0-"
우리는 몇몇 음식거리와 경준이와 아이들에게 보낼 학용품, 장난감 등을 좀 산 후, 집으로 향했다.
띵똥~
"원장어머니세요?"
"그래^-^"
"원장어머니-0-"
나는 문을 열고 원장어머니 손을 잡으며 집안으로 모시고 들어왔다. 그 뒤엔 원장 어머니 치마자락
을 붙들고 어울리지 않게 부끄러워하는 경준이가 서 있었다.
"경준아. 어서 들어와-0-"
"누나. 안녕^-^ 장인어...아저씨...안녕하세요-_-"
경준이는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듯이 안절부절 하며 진우 오빠의 눈길을 피했다. 무슨일이지-_-
진우 오빠는 그런 경준이에게 눈인사를 하고 원장어머니에게 꾸벅 인사를 드렸다.
"앉으세요. 경준아 앉아. 식사는 하셨어요? 밥 차려드릴까요?"
"아니. 먹었다.^-^"
"네^-^ 마실것좀 드릴께요. 오빠도 앉아있어^-^"
"응^-^ 원장어머님. 절받으세요."
"아니네. 여기 앉게나. 무슨... 절인가-_-"
"아..예-_-"
원장어머니 앞에선 항상 긴장하는 진우오빠. 그런 오빠의 모습이 참 귀엽다-0-
우리는 앞에 놓인 차와 음료수를 홀짝 거리며 안부를 물었다.
"원장어머니. 근데 연락도 없이 갑자기 서울엔 무슨일이세요?"
"응. 전에 입양되 갔던 애가 아프다고 해서, 입양해간 부부가 놀래서 전화를 했더라구. 그래서 거기
갔다가 경준이가 혜미랑 진우 자네한테 할말이 있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
원장 어머니는 경준이를 보며 빙그레 웃으시며,
"경준이. 할말 있다며. 어서 해봐^-^"
"사위. 무슨 일인데?-0-"
원장어머니의 표정은 굉장히 재미있으시다는 표정이시다. 경준이는 우물쭈물 거리며 점점 빨개지
는 얼굴로 앉아 있었다.
"경준아. 누나한테 할말있어? 해봐. 왜그래? 무슨 잘못했어?"
"아냐!"
갑자기 소리를 빽! 지르는 경준이-_-
"사위. 깜짝 놀랬잖아ㅠㅠ"
"나 이제 사위 안할꺼야! 아저씨도 장인어른 하지마!"
"응? 왜? 혜미 닮은 딸 색시 안삼을꺼야?"
"응!"
점점 더 빨개지는 경준이의 얼굴과 점점 더 재밌어 죽겠다는 듯한 원장어머니의 얼굴-_-;;
"왜? 아저씨 사위 하기 싫어?"
"나 다른 사람한테 장가갈꺼야. 혜미 닮은 딸한테 장가 안갈꺼야!"
"누구한테 장가갈껀데?"
"아저씨는 몰라도되!"
"그런게 어딨냐? 남자끼리 약속을 해놓고. 누군지 말도 안해주고. 그런게 어딨어-0-"
경준이는 또 다시 우물 쭈물 거린다. 그걸 보고 계시던 원장 어머니께서 말씀하신다.
"경준이. 어서 말씀드려야지^-^"
경준이는 원장어머니의 꽉 움켜 잡은채 중대한 결심이라도 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 유리한테 장가갈꺼야!"
나는 순간 마시던 커피를 쏵!-_- 뿜어내며 웃어버렸다.
"왜 웃어! 누나! 나 유리한테 장가갈꺼야. 그러니까 아저씨랑 누나 나한테 사위라고 하지마! 그말
할려고 온거야!"
아... 너무 웃기다ㅠㅠ 그때 갔을때만 해도 유리 때리고 괴롭히더니 그새 장가까지 간다는 사이가
되다니-0-
"우리 경준이. 유리 좋아해?"
"아냐! 안좋아해! 맨날 울어서 불쌍해서 내가 장가가 주는거야!"
"그래? 경준이 착하네^-^
경준이를 제외한 나와 오빠와 원장어머니는 다들 웃음을 참으며 경준이를 보고 있었다.
"에이. 경준이같이 씩씩한 남자가 내 사위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할수 없지! 알았어. 유리한테
장가 가!"
"고마워. 아저씨."
이제서야 안심이라는 표정을 짓는 경준이. 어린 마음에 내심 유리를 좋아하면서 나 닮은 딸-_-
하고 결혼하려니 힘들었나보다. 근데 나 닮은 딸이 어때서!!
"내가 요즘 아주 경준이 때문에 못살겠다. 희망원에 모르는 어른만 오면 달려와서는 유리 어디보
내는거 아닌가 어찌나 울고 불고 하는지..원..."
"정말요? 우리 경준이 정말 그랬어?"
여전히 새빨간 얼굴을 한 채 경준이는 아니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_-;;
"요녀석! 거짓말할꺼야? 매일 나한테 와서 유리 어디 보내지 말라고, 입양같은거 보내지 말라고
때 쓰면서!!"
결국은 울음을 터트리는 경준이-_-;; 그래도 어린애라고 많이 챙피했나보다.
울고 있는 경준이를 보면서도 우리는 자꾸만 삐져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아가며, 경준이를 달랬고,
울음은 그쳤지만 여전히 뾰루퉁하게 삐져있는 경준이 때문에 이야기 화재를 돌렸다.
잠시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눈 후 원장어머니는 사다 놓은 학용품과 장난감을 보고 계속 왜 이런걸
샀냐며 뭐라고 하시더니 할수 없다는 듯이 받으시곤 차시간이 다 되셨다고 가신다고 했다.
우리는 택시를 잡은 후 마다 하시는 원장어머니와 경준이를 태우고 운전 기사에게 만원을 쥐어
주며 잘 모시고 가달라고 당부를 한뒤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와... 나 정말 웃겨 죽을뻔 했어ㅠㅠ"
"나도^-^"
"원장어머니 계신데 막 크게 웃지도 못하고ㅠㅠ 힘들었어ㅠㅠ"
"바보..^-^ 경준이랑 유리가 그새 그런 사이가 됬단 말이야?-0- 너무 귀여워-0-"
"그러게. 그때 보니까 유리 때리고 그러더니 좋아해서 그런건가봐-0-"
"그러니까 말이야^-^"
"우리 합동 결혼식 할까-0-"
"-_-;;;"
띠리리리링♬
"어. 박쌍. 왠일이냐. 뭐? 진짜? 누구한테 들었어? 어. 어..그래서 뭐래? 어..알았어. 어. 그래. 어."
"상호 오빠야?"
"응."
"뭐래?"
"민석이 여자친구 생겼대."
"정말? 아까 민석이 오빠 한테 전화했을땐 그런 소리 없었잖아."
"그러니까!! 아. 이거 배신감 느끼네!!!"
"-_-;; 상호 오빠는 어떻게 알았대? 민석이 오빠가 말해줬대?"
"아니. 아는 후배가 말해줬대. 일단 민석이한텐 아는 척 하지 말자는데. 우씨-_- 그새끼 애인이
생겼으면 나한테 먼저 고해바쳐야지-_- 죽었어 이새끼-_-"
"-_-친구가 애인이 생겼으면 축하를 해줘야지-_-"
"축하는 축하고-_- 죽었쓰!"
"어떤 분인지 보고싶다-0-"
"그러게. 그놈이랑 사귀려면 고생좀 할텐데ㅠㅠ 불쌍하다ㅠㅠ"
"-_-하여튼 심술은-_-"
"히히히-0-"
"아까 슈퍼에 있던 그여자분인가?"
"아...그런가? 어땠어? 이뻤어?"
"응. 예쁘고...귀엽고...괜찮은 여자분 같았어."
"그렇단 말이지-0- 이자식-0- 능력 좋네!"
"왜? 부러워?-_-+"
"아니-_-"
"부러운거 같은데 뭐?-_-"
"아냐! 우씨 민석이 놈때문에!!!! 하여튼 이 자식 죽었어!!"
집에 갈때까지 계속 민석이 오빠 가만 안둔다면서-_- 승질을 버럭 버럭 내던 진우 오빠는 뜨거운
키스를 남긴채-_-; 훌쩍 가버렸고, 나는 화분에 물도 주고 물고기들 잘 있나 확인도 한번 한 후,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다.
꽤나 즐거운 하루였다. 경준이가 유리를 좋아하고 있었다니-0- 이제 8살, 5살 된 애들이 벌써부터
결혼한다고 난리라니ㅠㅠ 나 어릴땐 안그랬는데-0-
그래도 아무리 어리다지만....알건 다 아는구나... 입양될까봐....유리가 입양되서 다시는 못볼까봐...
걱정하고 있었구나... 어쩌면 유리를 위해서 입양을 시키는 것도 좋긴 할텐데.. 워낙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라서.... 뭐.... 확실하진 않아도 오지 않을....아마도 오지 않을 엄마를 아직까지 기다리는
유리.... 차라리 그냥 희망원에 두는 편이 좋을것 같기도 하다.
경준이가 유리 지켜 줄테니까... 유리 외롭지 않게 경준이가 지켜 줄테니까.... 귀여운 것들..-0-
나는 슬며시 잠이 들며 경준이와 유리. 나와 진우 오빠의 합동 결혼식을 꿈꿨다-_-;;
진우 오빠때문에 세뇌된거야ㅠ0 ㅠ
"은주 언니. 여기 서류요."
"오케이. 혜미씨가 한거는 뭐 확인 안해도 완벽하겠지?^-^"
"에이..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한번 검토해보세요. 괜히 제가 실수해서 언니가 혼날라.."
"혜미씨가 정리해준 파일이 언제 한번 틀린적 있나?^-^"
"^-^"
3일만에 나온 회사는 정말 바빴다. 게다가 나마저 이틀이나 자리를 비웠으니 완전히 전쟁터가
따로 없을 정도였다.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정신 없이 일을 했더니 머리가 띵히다.-_-
삐릭 - 베베야. 언제끈나? 나 회사 앞이야 -
나는 사무실 눈치를 보며 책상 밑에서 몰래 문자를 썼다.
- 벌써? 퇴근하려면 아직 1시간이나 남았는데? -
삐릭 - 조퇴해버려-0- -
-안돼-_-얼마나 바쁜데! -
삐릭 - 알았어. 지하 커피숍에 있을께에-0- -
- 응-_- 끝나면 바로 내려갈께^-^ 있다봐^-^ -
삐릭 -응응!! 우리 베베 사랑해요 -
"여기 바쁜 사람 또 하나 있네-_-"
진우 오빠의 마지막 문자를 확인하던 중-_-; 들리는 부장님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나-_-;
"어! 부장님-_-"
"우리 혜미씨-_- 연애 한다더니 핸드폰들고 아주 바쁘네?"
"아니..저기-_- 죄송해요. 저기 회의 자료 다 정리 해놨어요^-^"
"누가 물어봤어?-0-"
또 놀리신 건가보다ㅠㅠ 아무래도 나를 좋아하시는게 분명해-_- 경준이가 유리 괴롭혔던것처럼!!!
부장님 이러시면 안되요-0-.
내가 생각해도 요즘에 나는 정신이 살짝 들락 날락 하긴 하는것 같다-_-;;
이 바쁜 와중에 이틀이나 쉬어 놓고도 나는 6시 땡! 치자 마자 큰 소리로 인사를 꾸벅 하고는 지하
커피숍으로 팔랑 팔랑 달려갔다. 커피숍 문을 열고 오빠가 어딨나 두리번 거리니, 저 구석 자리에
서 꾸벅 꾸벅 졸고 있는 오빠가 보인다-_-;;;챙피하게시리ㅠㅠ
"오빠. 일어나-_-"
"어? 베베왔어?-0- 왜 이렇게 졸리지-0-"
"그렇다고 여기서 혼자 졸고 있어?-_-"
"원래 졸릴땐 장소 불문하고 일단 자줘야되는거야-0-"
"-_-;; 그렇게 피곤하면 학교 끝나고 집에가서 좀 자고 오던지, 아니면 내일 보던지 하지.."
"안돼! 오늘은 아~ 주 중요한 약속이 있어!!!"
"무슨 약속?"
"어제 박쌍이 민석이 놈한테 전화해서 은근히 떠봤대. 아는 여자애 중에 은경이라고 있는데 은경이
친구랑 민석이랑 사귀는거라서 은경이가 박쌍한테 말해준거였나봐. 그래서 민석이 놈한테 은경이
가 이상한 소리 하더라고 하면서 떠봤더니 그렇게 됐다고 그러드래! 그래서 오늘 신고식하라고 했
지!!!! 구경가자아-0-"
"정말? 와... 잘됐네^-^"
"그러니까!! 이제 민석이 놈이 우리 베베한테 딴 맘 가질까봐 불안해 할 필요도 없다아-0-"
또 그소리에 오빠를 잠깐 째려보긴 했지만, 아무렇지 않은듯이, 다 해결된듯이, 다 잊은 듯이,
편하게만 보이던 두 사람 사이에 조금은 그런 앙금이 남아 있었나보다. 이제 민석이 오빠도 여자친
구 생기고 했으니까 나도 민석이 오빠 더 편하게 대할수 있을것 같다. 어제 슈퍼에서 본 그 분이었
으면 좋을것 같다. 정말 귀여운 분이셨고, 두사람 참 잘어울려 보였다. 말수가 적은 민석이 오빠에
비해 재잘 재잘 오빠에게 말을 붙이는 모습도 보기 좋아 보였으니까...
그 여자분이면 참 좋을것 같다.
진우 오빠는 시켜놓고 마시지도 못한... 꾸벅 꾸벅 조느라고 한입도 안댄 식어 빠진 커피에 불만을
호소하며-_- 우리는 커피숍에서 나와 약속 장소로 향했다.
늘상 오빠들은 이 술집에서 만난다며 오늘도 그때 그 술집이다.
아직 민석이 오빠는 오지 않은듯 했고 상호 오빠 혼자 담배를 피우며 앉아 있었다.
"박쌍!!!"
"왔냐!!! 혜미 왔어?"
"응. 오빠 안녕^^"
"백일때 보고 첨보는 거네? 이뻐졌네에-0-"
"에이~"
"당연하지! 누구 애인이신데 안이쁘겠냐-0-"
"꺼져라-_-"
"아씨-_-왜 내 친구놈들은 나만 구박해ㅠ0 ㅠ"
"혜미야. 저런 놈 신경쓰지 말고 앉자-_-"
"어-_-"
우리는 앉아서 술과 약간의 안주를 미리 주문했다.
"야. 박쌍. 이제 너만 남았다. 너도 애인하나 만들어야지!"
"다들 나랑 사귀고 싶어 하니까 내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쌍. 같이 꺼지자-_-"
"그럴까-_-"
장난섞인 농담이 오고가는 동안 술집 문이 열리며 민석이 오빠가 들어왔다. 뒤에 여자 한명이 쫄래
쫄래 오빠가 입은 남방 끝을 붙잡고 쫓아오고 있었다. 역시!!! 어제 슈퍼에서 본 그 여자다-0-
그때도 느낀거지만 내 눈도 쌍커플은 참 예쁜 편이다. 그런데 저분은 나보다 더 예쁘다ㅠ0ㅠ
나보다 눈도 더 크고 초롱초롱 빛까지 나는듯 하다ㅠㅠ
"오~ 민석!! 왔냐?"
"어. 일찍들 왔네."
"니가 늦은거란 생각은 못하냐?-_-"
"내 잘못 아니다. 얘가 늦게 나왔다-_-"
"오~ 여자친구?"
"뭐...그냥..."
"뭐 그냥은 무슨!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저는 민석이 오빠 여! 자! 친! 구! 박정아라고해요^-^"
여자친구냐는 물음에 확실히 대답을 안한 민석이 오빠를 흘겨본 후 여자친구라는 단어에 힘까지
줘가며-_-또박또박 인사를 해오는 그 여자분.
"네에-0- 저는 민석이놈 친구 차진우예요. 얘는 제 여자친구 혜미구요."
"네^-^ 안녕하세요. 혜미씨도... 안녕하세요^-^"
"네.. 반가워요^-^"
"난 박상호! 넌 나 전에 본적있지? 은경이랑 그때 같이 술마셨잖아."
"네^-^ 오빠 오랬만이예요^-^"
"오냐-0-"
인사를 나눈 우리는 도란 도란 앉았다.
나는 언제나 처럼 조용히 얘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고, 진우오빠와 상호 오빠는 호기심이 가득
한 표정으로 민석이 오빠와 오빠의 여자친구에게 이런 저런 질문들을 해댔다. 정말 환하게 웃으며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민석이 오빠의 여자친구와는 달리 똥씹은 얼굴로 앉아서 홀짝 홀짝 술을 마시
는 민석이 오빠-_-;;
거의 6개월 동안을 정아 언니가 민석이 오빠를 좋아해서 이제서야 겨우 사귀게 됐다고 했다.
정말 많이 좋아해서 민석이 오빠가 나오는 모임이나 장소엔 꼭 꼭 찾아 갔고, 수도 없이 좋아 한다
고 고백도 하고, 힘들어 울기도 해봤지만, 그래도 꿈쩍안하고 외면만 했단다. 얼마전 둘이 술을 마
시다가 제발 나좀 봐달라고, 왜 자꾸만 밀어 내려고만 하냐고, 내가 그렇게 부족하냐고 따지듯이,
애원하듯이....울면서 얘기했었다고 한다. 민석이 오빠는 그런 정아 언니를 한참을 보고있기만 하다
가 그랬단다. 자기랑 사귀게 되서 더 힘들어 질수도 있다고, 나 이기적이라 너 만족스럽게, 행복하
게못해줄 수도 있다고, 너 더 힘들어 질거라고...항상 틈도 안주던 오빠가 그런 말을 해준 것만으로
도 고맙고, 또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겨 다 괜찮다고.. 괜찮다고...나좀 봐달라고...그랬었단다.
지금은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정아 언니 참 많이 힘들었을것 같다. 그래도 저렇게 웃고 있는
걸 보니.. 사랑이 좋긴 좋은가보다. 나만 봐도 알수있지 않은가-0-
어느덧 이런 저런 호기심이 풀린 오빠들은 술잔을 기우리며 자기들만의 세상에 빠져들었고-_-
나와 정아 언니는 멀건히 서로 바라보며 민망함에 빙긋이 웃었다-_-;;
민석이 오빠의 여자친구인 정아라는 분은 23살이라고 해서 나와는 언니 동생으로 편하게 지내기로
했다.
"넌 진우 오빠랑 사귄지 얼마나 됐어?"
"얼마 전이 백일이었어^-^"
"어머. 그래? 좋았겠다. 축하해-0-"
"고마워^-^"
"민석이 오빠랑 친해?"
"음...그냥 진우 오빠때문에 알게 된건데... 처음엔 엄청 무서웠는데, 요즘은 그래도 전보단 많이 가
까워졌어^-^"
"무서웠어?"
"응-_-"
"왜?"
"모르겠어-_-; 그냥 하는 행동이나 말투나...다 무서웠어-_-"
"무뚝뚝하긴 해도 무섭진 않은데^-^"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 그래도 사귀게 되서 좋지? 진짜 축하해^-^"
"축하는 무슨^-^ 근데 좋긴 좋아-0-"
"힛. 언니 입 찢어 지겠다-0-"
"니 입은 안그럴꺼 같아?-0-"
원래 처음 만난 사람과는 금새 잘 친해 지지 못하는 성격인데 정아 언니와는 금새 얘기도 잘한것
같다. 얼굴도 이쁘고 귀여우시지만 성격도 참 좋은것 같다. 민석이 오빠에겐 너무 과분한 그녀-0-
"베베야아-0- 나 어지러워어어-0-"
"오빠-_- 취했어? 괜찮아?"
"아니ㅠ0 ㅠ 안괜찮아아-0- 머리가 아파아-0-"
"-_-;;; 집에 어떻게 가려구? 하여튼-_-;; 못말려!!"
"나 베베네 집에서 자고 갈래에-0-"
"이 자쉭~ 지금 내 앞에서 애인 있다고 유세하냐아-0-"
"그래에-0- 유세한다아-0-"
-_-;; 빨리 술자리를 쫑내야 겠다. 정아 언니와 얘기하느라 오빠들에게 신경을 안썼더니, 언제나처
럼-_-잔뜩 취했다.
"언니. 민석이 오빠는 언니가 책임져-0-"
"그래야지-0- 상호오빠는 어떻해?"
"일단 상호오빠 택시 태워 보내자. 진우 오빤 우리집에 그냥 데려가면 되니까-0- "
"그래에-0-"
언니와 나는 상황을 대충 정리 한 후, 연락처를 주고 받고는 정아 언니는 민석이 오빠를, 나는 진우
오빠를 질질 끌다싶이 하며-_-각자의 길로 향했다.
흥건히 취한 오빠들을 부축하며 이젠 민석이 오빠도 여자친구도 생기고, 나와 진우 오빠도 더이상
무엇이 필요하다 하지 않을만큼 행복했고, 상호 오빠야 뭐....여자친구에 얶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_-사람 같기에 우린 모두 행복해보였다.
휘훔...여기에 처음 올릴때 그래도 많은 양을 쓴 상태여서 올리기가 참 쉬웠고, 올리는 속도도 빠른편이었는데 지금 쓰는 부분이 너무 막혀서 참 ㅠㅠ 암담해요.
감기때문에 몸도 아프고.. 이 글을 쓰는 동안은 그래도 혜미의 감정에 많이 몰입을 해야하는데...
지금 쓰는 부분이...아주 울적해서-_-;; 괜시리 우울해지고ㅠㅠ
여튼 제 소설 읽어주시고 관심가져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욤
막막 리플있고 추천있고 하면 너무너무 좋아욤^-^
키득-0- 부족한 소설인걸 제가 잘 알지만 그래도 사람이라는게 간사한지. 기분은 좋더라구욤^-^
그럼 남은 부분도 열심히 써서 더 많이 사랑받을수 있는 글 쓰도록 노력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