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자주가는 블로그의 박찬석님께서
안부게시판에 남겨준 그림입니다.
이분은 아마추어 사진작가라고
겸손하게 낮추어 말하지만 그분의 사진을
보노라면 일가를 이룬 프로의 경지 입니다.
9월 29일 창경궁에서 노 부부의 모습을 찍은 것인데
봄날의 햇살처럼 따뜻하고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아름다운 정경이라
제가 좋아하는 중국 唐나라때의 詩人 王維
(왕유, 701~761)의 詩
'가을밤에 홀로 앉아'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같이 감상했으면 합니다. ^^*
가을밤에 홀로 앉아 秋景獨坐
혼자 앉아 늙어감을 슬퍼하는데
빈 방에 二更(이경)이 되려 하나니
빗소리 속에 山과일 떨어지고
등불 밑에서는 풀벌레 운다.
白髮(백발)은 끝내 검어지기 어렵고
쇠로는 黃金(황금)이 되는 것 아니다.
늙음과 병을 없애려 하면
오직 無生(무생)을 배움에 있다.
백년가약은 젊은 남녀가 결혼하여
한 평생을 함께 아름답게 지내자는 언약입니다.
백년가약을 하면 백년해로를 해야합니다.
백년해로란 부부가 서로 화락하고
사이좋게 늙어감을 말합니다.
위의 노부부의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사랑 가득한 그림이었습니다.
티끌 하나 없는 순수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찡 했습니다.
너무도 감동먹은 그림이었습니다.
우리도 저같이 온화하고 꾸밈없는
순정한 늙음으로 가야할 것입니다.
아래의 시조도 한번 음미해 보시겠습니까?
고려말 역동 우탁이 지은 우리말 최초의
시조로서 국문학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시조입니다.
한손에 가시 쥐고
역동 우탁
한손에 가시 쥐고 또 한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렀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백발이 되어 늙는다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쉬우면서도 적절한 비유로 재치있게 표현하였습니다.
말하듯이 술술 나오는 노래에
인생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백발을 싫어하는 , 늙기를 억울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닌가 합니다.
쳐들어오는 백발을 가시와 막대로 막아 보겠다는
익살이,
함께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짓게 합니다.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어느새인가
먼저와 있었답니다.
사람은 누구나 늙어 갑니다.
오늘도 우리는 시계의 초침을 따라
하루 하루 늙어가고 있습니다.
늙는다는 것은 하늘도 못 막습니다.
그러나 그 늙음속에 사람들은 지혜를 쌓아 갑니다.
우리 모두, 지혜롭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귀한 늙음으로 가야 하겠습니다.
김 명 수 (푸 른 바 다)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