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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지나서 들어와보니 일년 전의 제 모습을 떠올리게...

일년 후에 |2005.11.08 02:18
조회 20,514 |추천 0

지금 이 곳의 모습은 일년전, 이년전 제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저도 헤어진 남편과 사랑해서 결혼한,  믿겨지지 않지만 진짜 그랬었던 평범한 가정주부였죠.

 

대단했던 바람둥이를 아버지로 둔 탓에,  남편의 이중성을 나름대로 일찍 깨닫았을 땐,

 이미 첫 아들을 낳은 후였고,  엄마 팔자 닮았다 소리날까 두렵고,

 이혼은 인내심 부족이라는 말 듣기도 싫었고,

혼자될 용기도 없었고,

남편을 한번 더 믿고 싶었고

("자식보고 더 참아라" ) 주위에서는 아직 더 있어야 한다며....

부부금실도 좋은데, 내가 더 노력하면 남편 바꿀 수 있을까,하는 사이

둘째를 임신하고,

출산  한달 뒤, 드디어

 

바로 이년 전

 

이중적인 행동이 극에 이르자 집 나가기전 핸드폰 통화목록을 본인이 직접 떼서 거실에 던지면서 왈

 

"잘 보고, 이혼하자하면 할께,

나 이렇게

 살았어. "

 

주점 여 3명, 채팅 여3명, 선배 여1명 =  상세 설명 없어도 아시리라...이건 최근3개월이란 기간의 자료임.

3년 자료를 모았다면.....

 

당시 생활은**********(관리비, 임대료 10달 못내서 선이자 제하고 제 친구에게 빌린돈으로 빚정리 할때, 분식집 주방에서 일하면서 혼자 사는 여자한테 돈 빌려선 주점 외상술값 주고-남편 집나가고 없을때 돈받으러 집(분식 녀)에 오게되어 알게됨

쌀 떨어져서 4키로짜리 봉지쌀 사주면서 차 의자밑에 숨겨둔 지갑에 현금 뭉치숨기고.....

점도 보고, 방지하는 뭐 그런것도 해 보고, 그냥 무시도 해보다가, 멱살 붙잡고 나한테 어떻게 이러냐고 대들다가, 죽느다고 협박도 해보고, 결국에 약도 먹어보고...)

************** 대충 이정도....

 

주위사람들은 저희 가족을 부러워했습니다. 빚과 보증도 많았던 탓에 집도 경매넘기고, 유채동산 경매도 2번이나 경험해보았던 저였지만, 부부금실도 좋았고, 이중적이라도, 여자인 나 하나만 참고 살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허나  삐뚤어진 인생관은  스스로의 인생을 쉽게 포기하게 된다는 것,  가정을 무시하고, 가족을 버리고, 자기의 자식마저도 버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일 뿐이라고

전 현실속에서 몸으로 부딪친 후에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보름, 한달, 두달, 잦은 가출 후에 드디어 다시 돌아온 남편은 착실하게 보였었지만(너무 완벽하게 착실, 특히 핸드폰)    

작년 10월,   6개월 버티다 아예 짐싸서 나가버렸죠. 또다시 그 입에서 '애들은 니가 자신없음 사설기간이든 고아원이든 보내던지"라며 사설기관이 뭔지도 모를  다섯살과 돌배기 자식에게 큰 돌을 던지고 가버렸습니다.

 

이번에 고민되지 않더군요.

 

둘째 돐잔치도 못해주고, 생일난 미역국만 올려진 상을 차린 형편에 핸드폰 두개 요금을 내면서 정신 못차린 남편은 이미 가장도, 가족도 아니었습니다.

남편은 다시 돌아온 후 핸드폰을 하나더 만들어 여성전용 통화폰으로 만들어 차 속에 모르게 숨기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pc방에서 채팅을 하던 남편을 보고, 그 싸이트에 저도 가입해서 친구요청을 했더니 문자 수신을 24시간 요청한 것이 수상해 시어머니(명의를 빌림)를 졸랐더니... ^^

 

어찌 그리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지... 그리고 한달 동안 여러명의 여자들을 관리하는 남편을 보면서 

 

차라리 어떤 한 여자를 버리지 못하고 사랑해서 가족을 속일수 밖에 없었다는 말을 하는

일말의 진심이라도 지닌 남자이길 바란  아이러니를 가지기도 했답니다. 

 

 

남편이  열흘 뒤에 이혼 운운할 때 전, 망설임없이 도장찍었습니다.(동사무소엔 남편이 서류내서 종결됨, 내 신용카드로 사업하느라 난 신불이었고, 시댁 대출까지 떠안음. 위자료 없음. 양육비 못준다함, 치사해서 줘도 안받음. )

 

어차피 빚 정리에 다 나가버릴,  얼마 후 돌아오는  남편 월급날은 그다지 기다려지질 않았습니다.

 

전 둘째 백일쯤에 남편이 나가버리는 바람에  아이를 맡기고 직장에 다녀서 이혼할 무렵엔 직장에 다닌지 1년이 되어가는 시점이라 동사무소에 가서 모자가정 등록하니 어린이집 둘다 무료로 지원을 받고,  미취학 아동이라 시청에서 매달 통장에 십만원씩 지원도 받습니다.

 

지금 전 파산신청 중이고, 비록 달세를 살지만, 친정에서 주는 도움을 아직 받아본 적 없습니다.

 

전 공무원도 아니고 큰 직장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력이 도움이 되서  년식이 좀 된 승용차에 회사에서 대주는 기름넣고,  핸드폰 회사꺼 쓰고, 월급 좀 받아서 그럭저럭 생활하고 있답니다.

못입고, 못먹고, 못사는 건 아니기에, 전 지금 제 생활에 만족합니다(뭐 오늘처럼 통계청 조사니 뭐니해서  이혼이란 칸에 체크하고, 사생활 침해인것 같아 조사원이 원망스러운  순간도 있지만요)

 

울 큰애가 여섯살인데 처음으로 동화책을 전집으로 사주었습니다. 책장을 정리하다, 흘러나오던 음악이 끊겨서 pc 앞에 앉았다가  여기 톡에 들어와서 보니, 새삼 이년전 일년전의 힘든 때가 생각나

 

남편의 대한 의심과 미움과 원망를 털어놨던 이년 전의 나,

이혼을 결심했던 일년 전 밤의 나처럼,

지금 이시간에 잠 못들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있다면,

 

이 오밤중에 올린 나의 두서없는 글을 읽으면서 그 더딘 시간을 보내는데 조금 보탬이 됐으면합니다.

 

 날밝은 오전에 제 글을 읽고,  혼자 사니까 밤에 할짓없어 떠드니 마니 뭐라 하는 분들이 있다면

양해 부탁드릴께요.

 

 

이런글 한번 쓰지 두번 쓸까요?

 

  '너 성형 수술 좀 해라,하고나서 연락해..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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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힘내세요|2005.11.08 09:47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죠 화이팅 언젠가는 좋은날 있을거예요 지금도 좋은날인가? 남편과 헤어지셨으니..하여간 지난날 회상하면 미소지을 날이 꼭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베플오늘글중에|2005.11.09 13:56
최고다. 별별 시덥지 않은 허접하고 어의없는 글들만 보다가 이런 멋진 글을 보니 전율마져 느껴지네요. 부디 앞으로 그보다 더한 힘들일들이 닥쳐오더라도 슬기롭게 이겨내시고요. 여섯살 아들과 세살 딸 부디 큰사랑 아낌없는 마음으로 훌륭하게 키워내시길 바랍니다. 훗날 그 자식들로 인하여 큰 행복과 그쁨을 받으실꺼라 믿어요. 꼭꼭!!! 행복하시구요. 오늘하루도 아니 앞으로 쭈우~~~욱 보람차고 행복한 날들만 있길 바래요. 몸건강하시구요.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는데요 그쪽분 너무 멋집니다.!!!!!!
베플깔룽누리|2005.11.09 15:23
당신은 이미..최고의여자..최고의 어머니로 자리잡으신것 같군요..축하드립니다..행복하게 애들과 오래오래 사셔야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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