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언제나 "오늘의 톡"만 즐겨보다 이렇게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제가 요즘 너무 제 스스로 바보같고 답답한데 어떻게 행동해야 현명한지를 모르겠어서
조언을 구할까 싶어서 글을 씁니다.
악플보단 한마디 조언 부탁드려요.
저는 작년부터 시작해서 올해 초까지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같은 학과 선배로
저보다 6살이 많은 남자였습니다. 제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사람을 좋아하기는 하나 막상
6살이나 차이나는 사람과 사귀려니 처음엔 부담이 많이 되었지만 결국 좋아하게 되니
나이차이는 중요한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고쳐야할 버릇 중 한가지가 말버릇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굉장히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듯한 말버릇입니다. 의례적으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괜찮아?아픈데는 없어? 몸 조심해."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이런 버릇은 괜찮은거 아니냐고 말하던 사람도 몇 있었는데, 평상시엔
좋을지 몰라도 상대방이 제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수차례나 있었습니다.
남자친구도 그런 사람중 한명이었습니다.
사귀지도 않는데 자꾸 저를 불러내고, 스킨쉽을 하고. 사귀지 않는 사람이 저에게 그런 행동
하는 거 안 좋아해서 이런저런 생각 끝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귀고나서 100일까지는
정말 그 사람만큼 저에게 자상하고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 없었습니다. 하루에 한번씩은
얼굴을 봐야한다면서 제가 어디에 있든간에 달려와서 짧고 조촐한 데이트를 즐겼고,
무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낮잠[;] 자는 제 머리맡에서 제가 깰 때까지 부채질을
해주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마음이 아닌 좋아하는 마음으로 저와 사귀어서 저에 대한 호감이
빨리 사라졌었나 봅니다. 100일이 지나니까 서서히 저를 대하는 행동들이 변하더라구요. 그가 저에게 했던 행동들을 몇가지 말해드릴게요.
학년 엠티가 끝나고 돌아오던 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습니다. 학교앞에 도착했는데 차마 짐이 너무 많아 다 들고 갈 수가 없더군요. 젖으면 안되는 짐도 있는데, 우산도 없고 짐은 많고.. 그렇다고 택시타고 갈 여분의 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우산 좀 빌려주세요"라고. 학교 앞에서 그의 집은 걸어서 [그의 걸음으로] 5분도 안 걸립니다. 그런데 20분 넘게 기다리니 그제서야 엄청 뚱한 표정으로 나타나선 우산만 휙 던져주고 다시 가버리더라구요. 산더미 같은 짐을 보며 내심 남자친구가 도와주길 바랬는데, 그러기는 커녕 엠티 잘 다녀왔냐는 말도 안하더라구요. 같이 있던 친구가 민망해할 정도로 뻘쭘한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원래는 마른 체형이었는데,대학교 들어와서 잦은 술자리와 낯선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갑자기 살이 쪄버렸습니다. 무려 한달 사이에 8Kg이나 찐 것입니다. 여자친구가 갑자기 살찌면 좋아할 남자가 어딨냐만은..그는 살이 찐 저를 더이상 여자친구가 아닌 짐처럼 대했습니다.
같이 밥 먹는 자리에서 제가 먹는 모습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질 않나, 제가 먹는 걸 아까워하질 않나..살 빼라,살 빼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사귄지 198일째 되던 날 친구들과 모여 과제하기에 여념이 없는데 갑자기 그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저에게 무관심해진 후로 문자가 뜸했던터라 저는 굉장히 기쁘게 그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자의 내용은 "난 니가 아직 좋기는 하지만.."으로 시작되더군요. 헤어진 후에 그런 문자를 받았으면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구나"라고 느꼈겠지만..겉으로 봐선 아직 잘 사귀고 있던 연인에게 "아직 좋기는 하지만"이라니, 정말 가슴에 대못이 박힐 정도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었습니다.
"난 뚱뚱한 여자가 싫고, 술 좋아하는 여자도 싫고, 고양이 좋아하는 여자도 싫고, 남자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여자도 싫어"라고 말하더군요. 그냥 아예 대놓고 제가 싫다고 말했으면 오히려 상처 덜 받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 당시 갑자기 찐 살 때문에 엄청 뚱뚱했었고, 술자리도 좋아하고, 고양이도 키웁니다. 남자선배들이랑도 많이 친하게 지냅니다.
자신은 애인인 저보다도 친하게 지내는 여자후배들이 몇이나 되고, 저보다 다른 여자 후배들과 있는걸 더 좋아하면서, 저보고는 남자선배들이랑 친하게 지낸다고 싫답니다. 그 남자선배들은 죄다 남자친구의 동기로써 '남자친구와 친한 친구이니 나도 그 선배들이랑 친하게 지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친하게 지낸 거였는데, 무작정 저보고 남자선배들이랑 친하게 지낸다고 싫다고 말하니 정말 할말이 없더라구요.
기분도 안 좋고 대꾸할 마음도 없어서 대충 얼버무리고 문자를 끝냈습니다. 그랬더니 미안했는지 장미꽃다발을 사들고 찾아왔더라구요. 아무런 일 없이 갑자기 장미꽃을 받았으면 아마 입이 귀까지 찢어지도록 웃으면서 좋다고 며칠이고 난리쳤을 저이지만, 그런 말을 들은 상태라 딱히 받아도 기분이 좋질 않더라구요. 제가 반응이 없어서 서운했던지 가고나선 연락도 없었습니다.
누구나 CC가 된다면 한번쯤은 꿈꾸는 연인과 손잡고 수업듣는 로망을 저는 한번도 해본 적 없습니다. 언제나 수업을 들어도 멀찌감치 떨어져 앉고 인사도 잘 안해줬습니다. 제가 딱 한번 수업시간에 남자친구 옆에 앉았더니 제 손을 뿌리치며 이러더라구요. "난 학교에서 공부는 안하고 연애질하는 년놈들이 제일 꼴보기 싫어."라구요. 제가 남들 앞에서 닭살 떠는 편이 아니어서 그냥 나란히 앉기만 한거였는데 그렇게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음 학기 수강신청 할 땐 저보고 무슨 과목 듣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무슨 무슨 과목 듣는다고 했더니 히죽 웃으면서 "같이 듣는 수업 없다!"이러면서 제 앞에서 엄청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수업 전체를 같이 듣는 것도 아니고, 한 과목 정도 같이 듣는 수업이 있길 바라는 제 마음이 어리광이고 철없는 행동입니까? 저보고 철없다고 혀를 차며 나무라더라구요. 철 좀 들라면서. 한번은 같이 듣던 수업이 30분 정도 남아있었는데, 그 사람이 일어나 가려는 것이었습니다. 어디 가냐고 했더니 집에 간다길래 얼마 안남았다고 가지 말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저보고 자길 구속 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수업 끝날 때 다 되었으니 가지 말라고 한게 왜 구속인지는 아직도 이해가 안갑니다.
저는 풋사랑이었던 첫사랑이 저에게 누누히 이야기 해왔던 게 "집착하는 사람 싫다"여서 웬만해선 질투나도 티 안내고, 집착도 안합니다. 그런데 단지 곧 끝나니 가지 말라는게 그렇게 심한 구속인가요?
그 사람은 저보단 친한 다른 여자 후배들을 더 좋아했습니다. 언제나 제 앞에서 05학번 후배 ○○양처럼 귀엽고 이쁜 애 처음 봤다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습니다. 제가 살찐 후로는 제 외모에 대해선 일절 언급도 없던 사람이 그애에 대해선 이쁘단 말밖에 안하고, 저랑은 듣기 싫다고 난리치던 수업도 다른 친한 여자선배랑은 나란히 앉아서 사이좋게 수다 떨더라구요.
○○후배 앞에서 저에게 윽박지르고 화내고, 제가 있는데도 ○○후배랑 둘이서만 이야기를 하고, ○○후배가 애인이랑 헤어졌다고 우울해하니까 자기가 위로해주겠다고 따로 불러내기까지 하더군요.
제일 섭섭했던 적은 크리스마스 때였습니다. 보통 기독교 신자가 아닌 이상은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엔 애인과 있고 싶어 하지 않나요? 게다가 사귄 후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인데.. 전 엄청 기대가 많았기 때문에 전시회 준비로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는 남자친구와 보낼거라며 부랴부랴 이브날 정오까지 전시회 준비를 끝냈습니다. 남자친구집에 갔습니다.[얼굴 보고 싶으면 언제나 제가 찾아가야 했습니다. 물론 찾아가도 자기 할일 하느라 저는 안중에도 없었지만.] "크리스마스 때 뭐할까요?" 저는 영화도 보고 케이크 사서 자축 파티도 하고..굉장히 많이 상상했었는데..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한마디 말로 잘라버리더라구요.
그래서 할말이 없어서 알겠다면서 고향집에 내려가려고 뒤돌아서니까 저보고 "오늘[이브] 영화나 보자"이러더라구요, 그래서 알았다고 했더니 택배만 받고 가자면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택배는 저녁 늦게 도착하고, 마음이 팍 상한채로 차 시간에 늦어서 저녁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고향에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때 연락 한번 없더라구요.
그토록 저한테 무관심하고 냉정했던 사람인데 많이 좋아해서.. 수십차례나 생각했던 이별을 미루고 미루다 그 사람이 먼저 헤어지자고 말해서 허무하게 헤어져 버렸습니다.
헤어질땐 눈물이 나고 가슴 아프고 죽을 것만 같았는데, 미련이 너무 남아 혹시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서 일부러 친한 친구 몇명 외에는 헤어진 이야기도 안했는데 그 사람은 ○○후배부터 시작해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헤어졌다고 선언을 하고 다니더군요. 그 사람들이 먼제 물은 것도 아닌데, 밥먹는 자리에서 "나 헤어졌다"라고 말했다고 저에게 자랑스러운 듯이 말하더군요.
그 행동이 굉장히 괘씸하고 어이없어서 그런지 정이 한순간 뚝 떨어지더군요.. 그리고 헤어진 후에도 같은 학과라 몇번 만났었는데, 그 사람이 저에게 걸어오는데 웬지 "아니다"싶은 느낌이 온 몸에 엄습하더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는데, 더이상 그사람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 후부터 그 사람을 봐도 아무 느낌 없었습니다. 헤어진 후 제가 식욕부진등 잡다한 이유로 갑자기 살이 확 빠졌습니다. 7Kg이 빠졌으니 거의 원상태로 돌아온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이렇게 계속 쳐진 채로 지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파마도 하고,치마도 사입고 멋을 부리고 다녔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인가 남자친구가 연락을 먼저 하고 굉장히 저를 챙겨주었습니다. 사귀던 당시에는 제가 문자 서너번을 보내면 겨우 한번 보내줄까 말까 하던 사람이 저한테 날씨 춥다고 안부문자도 엄청 수시로 보냅니다. 사귈땐 그렇게 이야기할때도 저 잘 안 쳐다보던 사람이 헤어지니 제 옆에 바짝 붙어 이야기 합니다.
사귈 땐 돈 없다면서 맛있는거 사주겠단 말도
잘 않던 사람이 헤어지고 나선 돈만 생기면 저보고 맛있는 거 사준다고 자꾸 오라고 합니다.
전 남자한테 얻어먹기만 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제가 영화도 많이 보여주고, 밥도 많이 사줬었습니다.
제가 낮에 치킨 먹고 싶어서 남자친구에게 "치킨 먹을래요?사줄게요."라고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말해서 사줬는데, 다 먹고나선 자긴 원래는 족발이 먹고 싶었다면서 제 앞에서 몇분간 계속 장○동 왕족발 CM송을 부르던 사람이 저보고 족발 사줄테니 와라, 유자차 줄테니 와라, 요새 계속 자기집에 놀러오라는 말밖에 안합니다. 사귈땐 문자보낼 때 쓰지도 않던 하트를 헤어지니 잔뜩 날리면서 "겨울엔 따뜻함을 공유해야죠♥"이렇게 문자를 보냅니다.
현재 4학년이라 원래 졸업해야 하는데, 학점도 덜 채웠고 여유롭게 졸업작품 준비할거라면서
내년 1학기까지 다니고 코스모스 졸업할거랍니다. 차라리 이번학기에 졸업하면 2주만 보면 더이상
얼굴 볼 일 없는데, 내년까지 다닌다는데 내년까지 어떻게 버텨야 하나 걱정입니다.
98학번 대선배인데다 남자친구랑 친한 동기들과 제가 친하게 지내서 제가 무슨 말을 하면 바로 그게
다른 선배들 귀에도 다 들어갑니다.
남자친구가 사귈때도 다정했는데 헤어지고도
다정한거면 아무렇지 않을텐데, 사귈 때와 태도가 너무 극과 극이라 거북하고 싫습니다.
그런데 대선배라 잘못 말하면 선배들 귀에 들어가 제가 굉장히 안 좋은 이미지로 남게
되거든요.[저희 학과는 남자가 많아 예비역이 학과를 꽉 잡고 있어서 어쩔 수 없어요..]
기분 안 상하고, 상처주지도 않고, 현명하게 남자친구에게 더이상 이러지 말라고
말할 좋은 방법 없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며칠이나 고민하다 어제도 자꾸 문자 보내서 이렇게 올립니다. 악플말고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