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지 않는 종은 종이 아니고..
불리지 않는 노래는 노래가 아니며..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랍니다.
그 사람도 알아줬으면 합니다. 나는..천년만년 당신곁에서 그저 당신만을 지키고 있는 문지기가
아니란것을..... 나는 더 이상 열리지 않을 문을 지키고 서있는 문지기는 되고 싶지 않다고...
그 사람을 만난건 초등학교 3학년 어린 나이였습니다.
처음엔 그저 좋은 친구처럼 그 사람과 초등학교 5학년 때 까지 친한 친구로 지냈습니다.
그리고 5학년 초에 그 사람이 제게 좋아한다는 마음을 다른 친구를 통해 전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사이는 .... 말 한마디 맘대로 걸지 못하는 어색한 사이로 친구도 아닌 연인도 아닌
뭐라 말하기 껄끄러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고백을 전해 들었을 때 ... 싫지는 않았습니다. 남자로써 좋아하는 마음이 드는건 아니었지만
별로 잘나지도 않고 많이 부족한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이란 것만으로 그를 좋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친구들사이에 소문이 날만큼 수줍은 커플이 되었습니다.
만나면 얼굴이 붉어져 쑥쓰러움에 서로를 피하기 바빴고 그 후로 함께 중학교를 올라가면서
열손가락에 꼽을 만큼 말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보기만 하면 그 쑥쓰러움에 서로를 피하기
바빳으니까요.... 그래도 그저.. 그것만으로 그 때는 좋았습니다. 얼굴도 쳐다보지 못할 만큼
쑥쓰럽고 그럴만큼 나를 좋아하는 거구나..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우린 서로의 기념일이 되면 꼭꼭 챙겨주었습니다. 서로의 생일이면 쑥쓰러움에
직접 전하지 못하고 친구를 통해서 전하거나 책상에 몰래 놓아두고는 했으니까요....
그런 생활이 고등학교까지 아니, 지금까지 쭉 이어져왔습니다.
저는 지금 대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스무살 여대생입니다. 이젠 몇일이 지나면 스물 한살이 되구요..
지금 그와의 사이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 때 그대로... 그 어색한 사이입니다.
고3 수능이 끝나고 제게 사귀자는 고백을 할줄 알았던 그는 재수생이되어 1년간 재수를 했습니다.
저는 제게 기다려달라는 말을 해주길..... 내가 먼저 말하기전에 기다려달라는 이 몇마디의 말을
해주길.... 바라고 바랬습니다. 그는 재수를 한다는 소식만 전한 채 저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해했습니다. 내게 너무 미안해서 기다려달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기다려달라는 말 한마디면 되잖아 바보야..' 그렇게 제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1년을 기다렸습니다. 그 1년간 그도 힘든 시간이었겠지만 저도 힘든시간이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제게 섣부른 고백을 해오는 사람도 있었고 저를 이해못한다는 듯 제게
핀잔을 늘어놓는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것들은 참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힘들었던 것은... 마음을 보여주지 않는 그 였습니다. 전화도 제가 먼저 해야 했고 문자도 제가
먼저 하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전화를 해도 저혼자 묻도 답하다가 끊는 횟수가 늘어났고....
일상적인 말투에 그저 마지 못해 문자를 주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게 1년을..... 혼자하는 사랑처럼 그렇게 1년을 보냈습니다.
고3 수능이 끝나면 받을 줄 알았던 사귀자는 그 고백... 재수생이 되야하는 그의 마음은 오죽하랴
생각하고 1년을 참고 기다렸는데..... 수능이 끝난 후 훨씬 지난 12월 11일까지 그는 거의 연락이
없었습니다. 간혹 일상적인 문자 한 두통.... 그리고 일상적인 전화 1통... 그게 다였습니다.
한번도 .... 단 한번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그....
간혹 친구들 모임에서 만나도 옆자리에 앉으면 쑥쓰럽다는 이유로 피하기 바쁜 그....
스무살이 되서도.. 하나도 바뀌지 않은 .. 용기 없는 그....
이제는 용기가 없는 건지 좋아하는 마음이 식은건지 헷갈리기까지 했습니다.
너무 혼란스러운 마음에 하루는 수업도 들어가지 않고 도서관에 혼자 앉아 고민해보았습니다.
그렇게 24시간 하루를 꼬박 생각하고 생각해서.... 결심을 했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그의 마음이 어떻든 이젠 그를 떠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한 결심이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랑이라는거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저만치 지쳐 나가떨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제 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메신저에 들어올수있느냐고... 말했습니다.
직접만나서는 말하지 못할것 같아서.... 전화로도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메신저에서 말했습니다.
어제 그저께 제가 꼭 할말이 있다고 메신저에 들어와달라고 문자를 했었는데 그는 오늘은 못들어
갈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물론 그에게 다른 사정이 있을수도 있겠다는거 생각 못해본거 아니지만...
무슨 이야기냐고 묻지도 않은채 오늘 못들어 간다고 잘자라고 문자를 보내는 그에게 더 많이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는 메신저에서 그에게 말했습니다.
좋은 친구로 지내자고.... 말했습니다.
의외로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습니다. " 그래 "
하루하고도 몇일을 잠 못자며 힘들고 아프게 결정한 제 말에 그는 너무나도 쉽게 대답했습니다.
그래 라고.... 말입니다.
눈물이 뚝... 하고 의지와 무관하게 키보드에 떨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표현하지 않는건 사랑이 아니래.. 여자는 파랑새와 같아서 곁에 있을 때 잡지 않으면
영영 잡을 수 없대... 나중에라도 정말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꼭 잡아.."
그랬더니 그가 말하더군요... 잘해준것도 없이 기다리게만 해서 미안하다고.. 잘지내라고..
그렇게 제 9년의 사랑을 보냈습니다. 슬펐습니다. 눈물이 뚝뚝 소리내지 않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메신저 대화창을 나온 몇분후 문자가 한통 왔습니다. 그였습니다.
'싫다 무조건 싫어 이렇게 끝나는거 싫어' 그가 보낸 문자였습니다.
가슴이 콱콱 메여져 왔습니다.
그래도 ... 내가 비참하지않게 한번은 잡아주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두통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 너무 기다리게만 해서 미안해..' 미안하다는 한통의 문자와..
'이제 내가 기다릴게 언제든지..' 기다린다는 한통의 문자였습니다.
저는... 미안하다는 말을 원한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기다린다는 말을 원한게 아니였습니다.
저는.... 좋아한 다는 말.... 사랑하다는 말은 아니어도... 가지말라는 말...
이 작은 몇마디의 말을 기다린것 뿐입니다.
그것도 어렵다면... 가지마... 이 한 마디.. 이 말 한마디를 원했습니다.
기다린다는 미안하다는 그런.. 우리의 사이처럼 애매한 그런 알 수 없는 말..... 이젠 제 자신이
받아들이질 못합니다. 기다린다는 말은... 그러니까 지금은 너를 보낸다는 말이 아닙니까....
용기가 없는건지... 나에 대한 마음이 확실하지 못해서 그러는건지... 그...너무 바보같습니다.
약한 마음이 들어 답문을 보냈습니다.
' 미안해 하지마...이것 밖에 안되는 나라서 내가 더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항상.. '
그리고 몇분후 그의 답문자가 도착했습니다. ' 그래 알았다ㅋㅋ'
그래서 저는 또 보냈습니다.
' 친구로도 남지 못하는 그런 사이는 되지 말자.. 너를 정말 잃고 싶지는 않아..'
마지막으로 보낸 제 문자 뒤로 그에게선 문자가 없습니다.
그렇게 그런 후... 저는 한 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혹시 상처 받지는 않았을까... 어쩜 걱정할 필요도 없는 그의 상처를 걱정하는 것인지...
저는 한편으로 제가 바보같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그가 걱정이 됩니다.
누우면 눈을 감으면.. 눈물이 흐르다가도 마음이 갑갑하고 이상한 통증아닌 통증이 옵니다.
아침에 일어나선 신경을 너무써서인지 이유없이 배가아파 기말시험을 조금 망치기까지 했습니다.
술이라도 벌컥 벌컥 마시고 한 사흘 술병이라도 앓고 마음 툭툭 털어버리고 싶지만...
기말시험기간이라 그러지도 못하고... 혼자서 가슴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이젠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천년만년 아무도 바라보지 않고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친구녀석에게 전화해봤자 그 녀석은 저보고 나쁘다고 질타하며 그렇게 제 마음에 또 한번
못을 박습니다. 그냥 더 참지그랬냐고.... 그러지 그랬냐고... 그렇게 질타만 합니다.
그래도 저....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상황이 와도 제 생각은 변함 없으니까요..
곁에 있을 땐 잡지 않고 그 곁을 떠나려하니.. 언제든 기다릴거라는 알수 없는 말을 하는 그..
가지말라는 그 한마디 말이 정답인 것을..... 그는 알지 못하는 걸까요?......
곁에 있을때도 잡아주지 않더니... 떠나려할때도 잡아주지 않는 그입니다.
그의 기다린다는 말을 머릿속에서 지우려합니다. 그리고 그를 잊을까합니다....
힘들더라도.... 꼭 그래보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