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 그 날이 생각난다.
박봉과 사회적인 편견(일이 편할거라는)에 시달리던 우리를 하나로 단단히 묶어주던 그녀, 미미..
우리는 그녀를 미미라 불렀다.
어느 곳에서나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일관성 없는 대책없는 진두지휘 아래 3년을 지내고 보니 군면제자였음에도 어지간한 삽질은 능숙하다. 그 땐 그 시간들이 참 끔찍했었는데 그래도 미미가 있었기에 끈끈한 동료애만큼은 누구못지 않게 키웠다고들 우리는 자부한다.
아, 여기서 잠깐.. 미미의 뜻을 짚고 넘어가자.
미(쌀 미米)미(맛 미味) : '밥맛'이란 뜻으로 여러가지로 꽤 못마땅할 때 쓰이는 은어.
암튼 많은 사건들은 다른 글에서도 많이 봤으니 생략하고 오늘은 미미의 껌사랑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오늘의 톡 내용중에 있길래 문득 생각이 나는구나...)
늘 음식앞에서 조절못하고 게걸스러운 미미... 그러면서 소화가 안된다고 소화제를 찾으나 실제론 약복용대신 늘 껌을 입에 달고 살던 미미.. 점심시간이 끝나면 어디서 귀신처럼 껌을 얻어서는 근무시간 내내 씹어댄다.
껌도 어찌나 게걸스럽게 씹어대는지 저러다 껌이 찢어지든, 턱이 빠지든 둘 중 하나는 사단날까 걱정이었다(실은 무척 거슬려 미미가 껌만 씹고 들어오면 우리네 손은 메신져로 서로에게 경고문구 날리느라 정신 없어진다)
심지어 전화할때도 무의식중에 껌을 짝짝 씹는 미미.. 불안불안 하던 참에 결국 일은 터지고야 말았다.
우리야, 늘 미미 말마따나 '때로는 늬들 언니같고 엄마같은 존재' 이기에 감히 껌씹는 걸 자제해 달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가운데, 미미는 전화번호를 묻기위해 구내교환으로 전화를 걸었고 그 날도 어김없이 껌은 고문당하고 있었다.
연결을 요청하며 껌을 씹는 미미.. 그러나 전화를 하다 미미는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유인 즉슨 교환원이 연결을 하는 과정에서 혼자 한 말이 전화기를 통해 그대로 들린 것!
내용은 "껌 씹는 거 하고는... " 이었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교환원은 실수를 한것이다. 뭐 기술적인 것이야 알수 없고, 암튼 끊긴 줄 알고 한 말이 귀신같이 미미의 귀에 꽂힌 것!
평소에도 오지랍으로 사내를 평정했던 미미! 사내외 모든 행사에 한마디를 잊지 않았으며, 심지어 타부서 홈페이지가서도 오타를 지적해내는 '진정한 실력자'에게 딱 걸린 것이다! "옳치~! 너 제대로 걸렸다!!!"
미미, 교환과 쌈 붙었다.
미미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1. 내가 누군줄 아시나요. 2. 교환원으로서 서비스의 기본이 안 되었다고 생각지 않나요 3. 난 평소 속이 좋지않아 그저 껌을 딱 두번 짝짝 씹은 것 뿐인데 이게 당신에게 어떤 피해를 주었나요!
뭐 이런 내용..
미미의 계산으로는 교환원이 사과를 하며 절절 맬줄 알았는가보다. 그런데 의외로 베테랑 교환원은 그런말이 흘러들어가게 하여 몹시 죄송하지만.. '간부급 직원이 근무중에 껌을 그리 씹으며 통화해도 되느냐. 교환원으로 듣기에도 몹시 불쾌한데 그 상대방이 거래처였으면 어쩔뻔 하였으냐' 라는 내용으로 맞대응 했고..
몹시 분개한 미미 가만두지 않겠다며 '빅마우스 출동!'
교내 여기저기 전화하여 사건전말을 퍼트렸다. 우리?? 말렸다. 물론 교환원의 실수가 있었지만 '껌씹다 딱 걸린것!' 의 데미지가 더 크다고 생각되었기에 미우나 고우나 한 팀원으로써 말려도 보았다.
그러나 미미 참을 수 없는 분노! (뭐가 그리 분했을지는....)
결국, 미미는 '그러게 왜 전화하며 껌을 씹느냐' 라는 공론에 밀렸고 그 때 던진 그녀의 울부짖듯 내뱉은 한마디..!
"난... 난 그저 껌을 두번, 그냥 두번 짝짝 씹었을 뿐이라구!!"
아... 지금 미미는 어느 곳에서 또 껌을 씹고 계실까....